色이 곧 空이다 132

반야심경-107(알기쉬운반야심경,274페)

반야심경-107(알기쉬운반야심경,274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독(毒) 묻은 화살- 우리들은 걸핏하면 죽겠다는 말을 많이 쓴다. 배가 좀 고파도 죽겠다 하고, 아파도 죽겠다 하며 누가 그리워 보고 싶어도 죽겠다는 말을 곧잘 한다. 이 말의 뜻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거기에는 반드시 괴로움이 스며들어 있게 마련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의 삶을 한 번 되돌아 보자. 거기에는 헐벗고 굶주리는 생활이 있다. 늙고 병드는 괴로움이 있다. 또 갖가지 다툼이 있고, 전쟁의 위기도 있다. 그리고 시선을 돌려 우리들의 마음 속을 들여다 보면 선망·질투·원망·야심·허영·욕심 등이 한 데 뒤섞여 잠시라도 평온하게 있을 수가 없다. 하고자 하는 일도 뜻대로 되지 않아 실망과 낙담이 우리를 우울하게 ..

반야심경-106(알기쉬운반야심경,269페)

반야심경-106(알기쉬운반야심경,269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보라, 모든 것은 불타고 있다- 당시 나이란자나 강가에는 카시아파라는 성을 가진 3형제의 바라문이 있었다. 맏형은 5백 명, 둘째는 3백 명, 셋째는 2백 명의 제자를 거느린 큰 교단(敎團)을 가지고 그 고장에서는 명망이 자못 높았다. 그들은 화신(火神) 아그니를 섬기고 있었다. 그리하여 불을 무엇보다도 신성한 것으로 예배하였다. 그러나 그 세 바라문도 부처님을 만나보고, 또 부처님의 말씀을 듣더니, 그만 지금까지 그들이 섬겨 오던 화신을 버리고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다. 그들을 스승으로 받들던 천 명의 제자들까지도 세 형제와 함께 부처님에게 귀의(歸依)하였다. 이렇게 하여 그때의 마가다국에서 가장 큰 교단이 그대로 부..

반야심경-105(알기쉬운반야심경,285페)

반야심경-105(알기쉬운반야심경,285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녹슨 쇠붙이- “쇠에서 생긴 녹이 쇠를 먹어 들어가듯, 죄인의 악행은 죄인을 지옥으로 몰고 간다.” 녹슨 쇠붙이라는 말이 있다. 아주 녹슬어 버린 쇠붙이는 썩은 나무 토막처럼 쓸모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 쇠에 붙은 녹은 밖에서 온 것이 아니고 쇠 자체로부터 나왔다는 것이 24장의 비유(比喩)다. 이와 같이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악행(惡行)에서 생긴 죄 때문에 지옥으로 떨어져 고통을 받게 된다고 이 비유(比喩)는 말해 주고 있다.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기 전에 사람의 죄는 밖에서 온다고 생각한 외도종파(外道宗派)가 있었다. 그들은 죄에 대한 법을 피하려고 하나님에게 제사를 드리거나 일정한 의식(儀式)을 행하였다. ..

반야심경-104(알기쉬운반야심경,282페)

반야심경-104(알기쉬운반야심경,282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眞實과 거짓- “진실 아닌 것을 진실로 생각하고 진실을 진실 아닌 것으로 보는 사람은 진실을 모르고 부질없이 망상만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진실을 진실인 줄 알고 진실 아닌 것을 진실 아닌 것으로 아는 사람은 진리에 도달하고 바른 생각을 따르리라.” 우리는 먼저 진실이 무엇이고 진실 아닌 것이 무엇인지를 똑똑히 분간할 줄 알아야 하겠다. 진실과 진실 아닌 것을 바로 분간하지 못하면 우리는 길 잃은 사람처럼 중도에서 헤매다가 진실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만다. 아무리 배가 훌륭히 꾸며져 있더라도 진짜 아닌 가짜 배로서는 피안(彼岸)에 건너갈 수 없는 것과 같다. 옛날 허영에 들뜬 어리석은 임금이 있었다. 그의 주변에서 ..

반야심경-103(알기쉬운반야심경,271페)

반야심경-103(알기쉬운반야심경,271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먼저 나를 찾아라- 어떤 사람은 혼자 있으면 고독하다고 한다. 혼자서는 외로워서 못 견디겠다고 한다. 그래서 라디오를 듣거나 영화를 보거나 혹은 벗을 찾아 밖으로 나가 하잘 것 없는 이야기로 혼자 있는 세계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그러나 혼자 있다는 것은 곧 자기 자신과 함께 있는 것이요, 자기의 마음 속 가장 깊은 데서 울려 나오는 내심(內心)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다. 그런데 사람들은 심심하다든가 적적하다든가 해서 밖으로 뛰쳐나가기 때문에 그 소리를 듣지 못하고 만다. 바깥 소리는 우리들의 시간을 앗아가기도 하고 기운을 빼앗아 가기도 한다. 소음에 귀를 팔다 보면 우리는 때묻지 않은 순수한 우리 자신의 목소리를..

반야심경-102(알기쉬운반야심경,287페)

반야심경-102(알기쉬운반야심경,287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怨恨은 怨恨으로 없어지지 않는다- “미움은 미움에 의하여 풀어지지 않는다. 미움은 미움이 없는 때에만 풀어진다. 이것은 영원한 진리다.” 유명한 간디가 아프리카에 있을 때의 일이다. 백인 폭력배(暴力輩)가 간디를 불의에 습격하여 폭행을 한 일이 있었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질 수 있을 정도로 위급했었다. 이 사건 때문에 피해자인 간디는 법정의 증언대(證言臺)에 서게 되었다. 방청석에는 많은 백인들과 여러 나라 신문기자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모든 사람의 시선은 이 작달막한 유색인(有色人)의 입으로 쏠렸다. 간디의 입은 천천히 열리기 시작하더니 엄숙한 음성으로 또렷또렷하게 말하는 것이다. “지금 이 자리에서 나는 한 가지 ..

반야심경-101(알기쉬운반야심경,297페)

반야심경-101(알기쉬운반야심경,297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자기만이 주인(主人)이다- “자기만이 자기의 주인이다. 누가 따로 주인이 있으랴. 자기만 잘 억제하면 얻기 힘든 주인을 얻으리다.” 옛날 돼지 열 마리가 강을 건너간 일이 있었다. 다 건너간 다음 그들은 머리 수를 다시 세어 보았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다. 아무리 세어 보아도 아홉 마리밖에 되지 않았다. 그들은 한 마리가 물에 빠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한 마리씩 한 마리씩 훑어보면 물에 빠진 돼지는 없었다. 그런데 전체 머리 수는 한 마리가 없는 아홉 마리 뿐이다. 어리석은 돼지들은 갈 길도 못가고 그 자리에서 온 종일 꿀꿀대며 서로 셈하는 일만 되풀이하고 있었다. 자기를 빼놓고 남만 세는 이란 이야기가 여..

반야심경-100(알기쉬운반야심경,295페)

반야심경-100(알기쉬운반야심경,295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자신(自信)을 다듬는다- 옛날에 한 바라문이 있었다. 총명하고 재주가 남보다 뛰어나 못하는 일이 없었다. 어느 날 그는 스스로 맹세하였다. “한 가지 재주라도 능하지 못하면 천재라는 말을 듣지 못한다. 나는 이 세상의 모든 기술을 통해서 명성을 떨치겠다.” 다음날부터 그는 여러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훌륭한 스승과 술사(術師)들을 찾아가 열심히 공부하고 재주를 익혔다. 그랬더니 해를 거듭할수록 그의 재주는 늘어가고 또 재주가 늘어감에 따라 그의 명성은 점점 높아갔다. 이제 그는 아주 뽐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여러 나라 수도에서 많은 제자들을 가르치는 자리에 앉게 되었다. 어디를 가나 재주를 그와 겨루려고 하는 사람이..

반야심경-99(알기쉬운반야심경,293페)

반야심경-99(알기쉬운반야심경,293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말과 행동(行動)- “보기에는 아름다우나 향기가 없는 꽃처럼 훌륭한 말에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 꽃이 아무리 아름답더라도 향기가 없으면 열매를 맺지 못하는 법이다. 향기가 없으므로 나비와 벌들이 찾아들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아무리 말을 유창하게 잘 하더라도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그 말은 알맹이 없는 말이 되어 버린다. 요즈음 우리 주변에는 너무 말이 많다. 신문·라디오·잡지 등을 통하여 옛날 사람들은 상상조차 못할 만큼 말이 많아졌다. 이 땅 위에는 말이 홍수같이 범람하고 있다. 그런데 말은 홍수같이 범람하고 있지만 그 말대로 되어 가는 일은 아주 드문 것 같다. 사람들은 말만 그럴듯하게 늘..

반야심경-98(알기쉬운반야심경,291페)

반야심경-98(알기쉬운반야심경,291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어리석은 사람- “깨어 있는 이에겐 밤은 길고, 고달픈 사람에겐 지척도 천리다. 바로 진리를 알지 못한 어리석은 사람에게 윤회(輪廻)는 길기도 하다.” 대승불교에서 반야(般若)의 사상은 매우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반야는 지혜(智慧)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리고 반야와 지혜를 한 데 묶어 반야지(般若智)라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이 반야지는 우리가 보통 말하는 지혜보다는 한층 밝고 높은 지혜를 가리킨다. 태양처럼 밝고 히말라야처럼 높은 지혜를 어떠한 어둠이라도 뚫고 환히 비춰 주는 그러한 지혜를. 그러나 이 반야의 지혜를 알지 못하고 어두운 그늘에서 헤매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지혜의 등대를 보지 못하는 까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