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이 곧 空이다 134

반야심경-119(알기쉬운반야심경,232페)

반야심경-119(알기쉬운반야심경,232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반야의 지혜를 체득해도 모두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관음(觀音), 세지(勢至)의 끈 물[정원(庭園)과 경내(境內) 같은 곳에 물을 끌어 들여서 흐르게 한 것]은, 아뇩다라(阿耨多羅), 아뇩다라---(하며) 흘러 나오고, 흘러 내려간다”이렇게 부르는 노래가 있습니다. 그리고 옛 선사가 명산에 터를 닦고 본당을 건립하면서“아뇩다라(阿耨多羅) 삼먁(三藐) 삼보리(三菩提)의 부처님들, 내가 사는 이 산에 명가(冥加)---가호(加護)하소서”하고 불렀던 한 수는 널리 알려진 노래라고 합니다. 이 말은 범어의 아눗타라·삼먁·삼보디(anuttara-sam-yak-sambodhi)를 소리나는 대로 옮겨서 음사한 것이며, 약해서 한..

반야심경-118(알기쉬운반야심경,25페)

반야심경-118(알기쉬운반야심경,25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성급함이 빚은 인생의 원죄- 지금으로부터 600년 전에, 독일에 틸·오이렌·슈피겔이라는 기인(奇人)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침, 빠른 속도로 마차를 몰아서 달려온 나그네가 그의 앞에서 마차를 멈추고, 다음 도시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물었습니다. 그는“천천히 가면 4~5시간, 급하게 달리면 하루”라는 기묘한 대답을 해 주었습니다. 나그네는 발끈 화를 내어, 그곳에 올 때까지보다 더 빠른 속도로 마차를 몰아댔습니다. 그런데 그만 도중에서 수레바퀴의 굴대가 부러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빨리 가고 싶은 욕심이 지나쳐서, 마차의 굴대가 부러질 만큼 무리를 했던 것입니다. 나그네는 부러진 굴대를 수리해서 바꿔 끼우는 데 시간..

반야심경-117(알기쉬운반야심경,23페)

반야심경-117(알기쉬운반야심경,23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인생은 소인 찍힌 속달 소포- “바쁘다”, 이 말은 날마다 쓰이는 일상적인 인사말이 되어 버릴 만큼 우리들은 날마다 무엇인가에 쫓기고 있습니다. 교통 수단이 편리하게 되면 될수록 개인의 주변은 더욱 더 바쁘게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실로 어처구니 없는 부조리이며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지만 또한 숨길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렇게 분주한 몸과 마음의 소용돌이 속에서 시달림을 받고 있는 현대인 가운데 한 시인(詩人)이 어느 시골의 역을 통과하는 특급 열차에 앉아서 차창 밖을 바라보며 지은, 다음과 같은 라는 시를 읽어 보는 가운데 우리는 무엇인가를 공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급하게 서둘러도 되는 것일까 모내기 하는 사..

반야심경-116(알기쉬운반야심경,30페)

반야심경-116(알기쉬운반야심경,30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네 자신의 말로 집을 지어라- 이란 글자를 보면, 공중(空中)·공허(空虛)·공백(空白)·공간(空間)과 같은 몇 가지 의미로 쓰이는 글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전에는 ① 속이 빈 것 ② 공간·하늘 ③ 근거가 없는 일 ④ 헛 일 등으로 풀이되어 있습니다. 잡을 곳이 없는 마음이기 때문에 근거가 없는 것입니다. 어떤 계기에서 붙잡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사실은 실체가 없어서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것, 그러나 결코 없다고 할 수는 없는 것, 있는 것 같으면서도 없고, 없는 것 같으면서도 있는 것이 마음의 본질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수년 전 일본의 어느 국제공항에서 불행한 사고로 죽음을 당한, 한 학생의 일기에 다음과 같은..

반야심경-115(알기쉬운반야심경,32페)

반야심경-115(알기쉬운반야심경,32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보이는 것은 모두 무너지는가- 스스로 깨닫고 자각을 가진, 자신의 말로 이야기하고 쓰지 않는 한, 아무리 멋진 이야기를 했다 하더라도 메울 수 없는 공허감이 따라다닙니다. 그것은 단순히 말하라는, 이야기해 달라는 부탁에 의해서, 마치 이야기가 쏟아져 나오는 기계처럼 이야기가 쏟아져 나온 것이며, 글을 써 달라는 부탁에 의해서 그 글이 써지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자각된 자신의 의지로 인생을 걸어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또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깊이 사색하는 가운데 고민하고 괴로워해 본 일이 없는 사람들이 행동하기 때문에 모두가 공허하게 되는 것입니다. 더구나 이 공허함을 바르게 메우고, 채우려 하지도 않고 ..

반야심경-114(알기쉬운반야심경,27페)

반야심경-114(알기쉬운반야심경,27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소중한 자기 자신- 사람은 세상 일이 바빠지면 누구나 는 현상이 생깁니다. 흔히 소지품을 잊고 아무 곳에나 떨어뜨리고 다녀서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곤 합니다. 이 바쁠 망(忙) 자를 위로 세워서 배치하면 잊을 망(忘) 자가 되는 것으로 매우 기발한 착상인 듯합니다. 일찍이 공자(孔子)가 여러 나라를 순력(巡歷)하고 귀국했을 때, 태수(太守)인 애공(哀公)에게 귀국인사를 하며 여행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보고했습니다. 그러자 애공도 공자에게 여행의 피로를 풀도록 위로해 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이곳을 비우고 여행 중에 계실 때에, 이웃나라로 이전해 간 부하가 있었습니다. 그 자는 대단한 건망증이 ..

반야심경-113(알기쉬운반야심경,45페)

반야심경-113(알기쉬운반야심경,45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증발하더라도 돌아오지 못하면- 지금의 네팔왕국 다라이 지방에 해당되는 히말라야산 기슭에 카필라바스투(Kapilavastu)라는 작은 나라가 있었습니다. 석가는 카필라바스투의 영주(領主)인 집정관(執政官), 즉 최고 통치자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어렸을 때 이름은 싯달타라고 불렀습니다. 한 마디로 이 석가도 역시 자기의 생활 환경에서 증발해 버릴 것을 계획했고 그것이 성공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석가는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어서 어머니를 여의고 말았기 때문에, 어린 싯달타는 자애로운 어머니의 모습도, 따뜻한 젖도 모르고 자랐습니다. 일찍이 어린 나이에 맛보아야만 했던 덧없는 인생, 즉 무상(無常)의 실감은 성장하고..

반야심경-112(알기쉬운반야심경,49페)

반야심경-112(알기쉬운반야심경,49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부처란 진실한 인간성을 의미한다- 기계문명이 발전하면 할수록 인간성이나 생활도 기계화되고 획일화되어 오히려 자유와 창조의 기쁨은 감소되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마음 속 깊은 밑바닥에 있는 무한한 창조성에 깊이 통달하게 될 때, 우리는 자신의 둘레나 자신 속에도, 참된 것과 착한 것, 아름다운 것, 그리고 거룩한 것이 있음을 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또 그러한 것들을 참된 의미에서 살려 주고 있는 커다란 생명을 응시할 수 있게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 눈은 반야심경의 주인공인 관자재보살의 눈에 상징되어 있습니다. 이 눈은 우리의 마음 속에 태어나기 전부터 묻혀 있었음을 이렇게 깨우쳐 주기도 합니다. ‘관자재보살..

반야심경-111(알기쉬운반야심경,43페)

반야심경-111(알기쉬운반야심경,43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풍요는 공허를 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물건이 부족할 때 욕구불만을 호소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우리 나라도 이제는 개발도상국에서 중진국으로 들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에 따라 먹고 입는 의식(衣食)이 족해야 예절을 안다는 말은 무의미하게 되고 말았습니다. 그 단계를 지나서 먹고 입는 것이 족하게 되면 공허(空虛)를 알 수 있게 된다고 말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옛날처럼 쪼들리는 일이 없는, 얼마간 넉넉한 생활이 지속되면 될수록, 소박하고 순진한 마음 속의 진실이 그리워지는 것이 아닙니까. 어느 유치원 원장이 원아들에게 엄마의 모습을 그리게 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어린이가 그려낸 작품은 두 손과 두 다리..

반야심경-110(알기쉬운반야심경,37페)

반야심경-110(알기쉬운반야심경,37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허무와 환희와 고뇌와 공감- 죽은 사람이 살아 있는 사람에게 무엇인가 가르쳐 줄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의 죽음을 통해 누가 가르쳐 주었는가, 누가 알게 해 주었는가, 이 누구를 추구해서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입니다. 추구해 보면 결과적으로 자기를 파헤치고 자기 안에 있는 스스로의 깨우침이며 터득임을 알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은 바로 자기 안에 깊이 묻혀서 잠겨 있던 진실한 자기 자신을 찾아서 만나게 되는 일임을 깨닫게 해 주는 것입니다. 이 가르침은 현실의 헛되고, 허무함과, 공허함을 철저하게 실감하는 것, 즉 ---이것이 확실해지면 현실에 사는 가치와 뜻을 충분히 자각할 수 있고, 즉 을 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