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이 곧 空이다 132

반야심경-97(알기쉬운반야심경,289페)

반야심경-97(알기쉬운반야심경,289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모든 것은 마음에서- 어느 날 정사(精舍)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부처님은 길 위에 떨어져 있는 헝겊을 보고, 제자한테 주워 오라고 하였다. 제자가 그것을 주워 오자, 부처님은 그게 무슨 헝겊이냐고 물었다. 한참 냄새를 맡던 제자는 대답했다. “이것은 고급 향을 쌌던 헝겊인가 봅니다. 아직도 향기가 남아 있습니다.” 부처님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이번에는 길가에 떨어져 있는 새끼 토막을 보게 되었다. 부처님은 곁에 있는 제자에게 그 새끼 토막을 주워 오라고 하였다. 그리고 어떤 새끼 토막이냐고 물었다. 새끼 토막의 냄새를 맡던 제자는 대답하였다. “이것은 생선을 묶었던 새끼입니다. 아직도 생선 비린내가 남아 있습니다.” ..

반야심경-96(알기쉬운반야심경,263페)

반야심경-96(알기쉬운반야심경,263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다른 사람이 인정하지 않을지라도- 자신의 지위나 학력과 신앙에 구애받거나 그것을 의식하는 일이 없이 결과와 효과를 염두에 두지 않고 묵묵히 헛수고를 계속하는 것입니다. 말없이 쌓아 올리는 이 헛수고의 소중함, 나아가서 그 소중함마저도 의식하지 않는 영원의 노력입니다. 이 송주(頌呪)에서 무등등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대상이 없는 절대의 생명을 느끼는 것입니다. 지금은 조금이라도 사람에게 인정을 받으려는 PR의 시대라고 해서 자기를 팔고 다니는 사람으로 꽉 차 있습니다. 그러한 사람들만으로는 사회가 결코 진보하는 것도 아니며 행복하게 될 수도 없습니다. 눈더미로 샘을 메우려고 하는, 어리석은 일에 상징되고 있는, 영원의 바..

반야심경-95(알기쉬운반야심경,261페)

반야심경-95(알기쉬운반야심경,261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눈더미로 샘물을 메울 수 있는가- 앞에서 시무등등주(是無等等呪)를 본 바 있습니다. 반야심경 최후의 이 주(呪)에서 무등등(無等等), 그 자체로서 비교할 것이 없다는 의미를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자기만의 행복이 아니며, 다른 사람만의 행복도 아닙니다. 다른 사람의 행복이 자신의 행복이 되는 그것이 자각(自覺)이며 타각(他覺)입니다. 언제나 진리를 깨닫고 진리에 눈 뜬 밝은 마음으로 생활해 가는 그것이 각행원만(覺行圓滿)이라는 것입니다. 이보다 더한 인생의 참된 의미가 있겠습니까? 이 맹서(盟誓)와 바람(願)을 소중히 해야 합니다. 소중히 하는 의미에 있어서 비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범하다는 이유 때문에 비밀로..

반야심경-94(알기쉬운반야심경,259페)

반야심경-94(알기쉬운반야심경,259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아제(揭諦) 아제(揭諦)- 아제(揭諦)는 백합(百合) 뿌리, 양파 등의 껍질을 벗기는 것처럼 제거(除去)한다는 뜻입니다. 집착을 제거하고, 진공(眞空)으로 나가고자 하는 것으로서 자각을 가리킵니다. -바라아제(波羅揭諦)- 다음의 바라아제(波羅揭諦)는 다른 사람의 집착을 벗기는 것이며 타각(他覺), 다시 말해서 타인을 깨닫게 하는 것에 해당됩니다. -바라승아제(波羅僧揭諦) 모지사바하(菩提娑婆訶)- 더 나가서 나와 남이 다 같이 진리의 깨달음을 원만히 성취하고자 하는 것이, 바라승아제·모지사바하(원어 : para-sama-te·bodhisvaha) 이며, 결국 자각(自覺)·타각(他覺)·각행원만(覺行圓滿)---깨달음과 실천이..

반야심경-93(알기쉬운반야심경,257페)

반야심경-93(알기쉬운반야심경,257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세태(世態)와 명예를 초월해서 사는 길- -평범한 까닭에 더 깊은 의미가 있다- -고설반야바라밀다주(故說般若波羅蜜多呪) 즉설주왈(即說呪曰)- 앞에서 라고 하는 말 그 자체가 이미 훌륭한 진실의 말임을 밝힌 바 있습니다. 여기서는 다시 그것을 더욱 압축된 진리의 말인 주(呪)로서 풀이하고 있습니다. 석가의 설법, 즉 진리를 풀어서 알리는 말은 대체적으로 산문(散文)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당시에는 활자가 없었기 때문에 외워서 암송(暗誦)하기 편리하도록, 시(詩)의 형식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반야심경의 경우도 짧은 270문자를 다시 짙게 압축한 것이, 여기 나오는“아제(揭諦) 아제(揭諦)……”라고 하는 주(呪)이며, 이것..

반야심경-92(알기쉬운반야심경,252페)

반야심경-92(알기쉬운반야심경,252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오직 하나(絶對)이며, 없는 곳이 없는 깨달음- 인간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도 살아 가는 기쁨을 자각하게 해 주는 것이 됩니다. 그것을 발견한 사람은 그 이상으로 진실한 기쁨을 느낍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 가운데서 진실한 인간성을 개발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기쁨은 없습니다. 이 이상 더 큰 삶의 보람을 느끼는 일은 없습니다. 불교에서는 이것을 가리켜서 눈 앞에서 제불(諸佛)을 만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자신이 눈으로 보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곳에서 많은 부처들과 대면한다고 하는 뜻입니다. 부처란, 진실한 인간성에 눈 뜬 사람이라고 하는 것은 앞에서 말한 바와 같습니다. 그것이 불지..

반야심경-91(알기쉬운반야심경,248페)

반야심경-91(알기쉬운반야심경,248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자기에게 고통을 주는 사람에게서 아름다움을 찾는다- 생활고에 시달린 나머지 아들을 등에 업고 무작정 상경하다가 기차길에 뛰어들어 한 많은 세상을 청산하려는 여성들---이런 장면은 텔레비전의 연속극에서만 있는 일은 아닙니다. 어느 날 해질 무렵 철로변을 헤매면서 죽을 장소를 찾고 다니는데, 등에 업힌 아이가 소리를 질렀습니다. “엄마, 저것 좀 봐, 저녁놀이 참 고운데!” 그때까지 고개를 숙이고 있던 엄마가 슬픔에 찬 얼굴을 들고 붉게 물든 해지는 저녁 하늘을 우러러 보는 순간,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있었습니다. “어머나, 정말 곱구나!” 하고 탄복하면서 동시에 이렇게 아름다운 것에 둘러싸여 있으면서 어두운 것밖에..

반야심경-90(알기쉬운반야심경,246페)

반야심경-90(알기쉬운반야심경,246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자기를 성장시키는 비결- -능제일체고(能除一切苦)- 이렇게 해서 반야의 지혜, 공(空)을 아는 지혜가 몸에 붙게 되면 반야심경의“능(能)히 일체의 괴로움을 제거할 수 있으며”하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오온(五蘊)이 모두 공(空)임을 비추어 보고, 일체의 고액(苦厄)을 넘어서 스스로 구제하기에 이르렀다”고 이어서 맺고 있는 말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비추어 본다는 뜻의 조견(照見)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 내용은 이미 설명돼 있지만 무등등주(無等等呪)를 바탕으로 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은 조견(照見) 즉, 비추어 보는 것은 자기 안에도 빛을 댐과 동시에 다른 사람의 마음 속..

반야심경-89(알기쉬운반야심경,244페)

반야심경-89(알기쉬운반야심경,244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매화꽃도 비를 만나야 핀다- 반야의 철학은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평범한 사실이기 때문에 도리어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해가 잘 안 되는 점을 불안하게 생각하지 말고 소중히 아껴 주어야 한다고 선인들은 말합니다. 새가 알을 품듯이 스스로의 체온으로 어렵고 까다롭게 느껴진 곳을 가슴에 안아서 따뜻한 체온이 감돌게 해야 합니다. 체온이란 우리가 오늘까지 살아온 슬프고 괴로운 인생의 체험이며 학문이나 지식이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잘못 품고 있을 경우 돌이키기 어려운 방향으로 나가고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는 동안 때가 익으면, 어미 새와 새끼가 같은 시점에서 알껍질을 안과 밖에서 ..

반야심경-88(알기쉬운반야심경,242페)

반야심경-88(알기쉬운반야심경,242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시무상주(是無上呪)- 반야바라밀은 또 무상주(無上呪)---다른 것과 비교할 것이 없는 최상이므로 이와 같이 칭송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 반야바라밀은 우리가 초월적 무의식으로서 보유하고 있으므로 무상(無上)·최상(最上)---이며, 최존(最尊), 즉 가장 존귀한 것입니다. 그것을 불러일으켜 깨우쳐 주는 말이므로 무상주(無上呪)인 것입니다. 무상(無上)---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위쪽만 쳐다 봅니다. 존귀한 것은 위쪽에만 있는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 집착을 버려야 합니다. 앞에서 입으로 말하지 말라, 대명주(大明呪)라고 했던 선사는 다시 자기 발 밑을 보라, 자신을 지켜 보라고 주의를 환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상의 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