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이 곧 空이다 132

반야심경-77(알기쉬운반야심경,222페)

반야심경-77(알기쉬운반야심경,222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심무가애(心無罣礙)- 그러면 마음에 가애(罣礙) 없다고 하는 마음의 풍광(風光)이 느껴지게 됩니다. 가애(罣礙)란 다 같이‘가로막다·방해한다’는 의미이며, 반야심경의 현대어역에는‘가리어지는 일 없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더욱 평명(平明)하게 구애되는 일이 없다, 구애되지 않는다고 해도 좋을 듯합니다. 구애 받는 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다---두려울 것이 없다, 이것이---가애(罣礙)가 없으므로 공포가 있을 수 없다---고 심경에 나와 있는 뜻입니다. 참고 심무가애(心無罣礙,1544)-뉴사전 : 마음을 뒤덮는 일이 없다는 뜻. 마음의 가리워짐이 존재하지 않음. 마음을 가리는 것이 없다는 것은 미오(迷悟)·생사(生死)·..

반야심경-76(알기쉬운반야심경,220페)

반야심경-76(알기쉬운반야심경,220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의반야바라밀고(依般若波羅蜜多故)- 남김없이 홀로 독립해서 존재할 수 있는 실체가 없음을 확인하여 날려 버리고 공(空)이 되게 함으로써, 자신의 것은 무엇 하나 없는, 무엇 하나 없다고 하는 것도 없는, 자신도 없는, 없는 자신이라고 하는 것도 없는---이 무소득의 의미를 바르게 아는 것이 반야의 지혜인 것입니다. 그러나 그 지혜를 얻었다고 하는 자각마저도 없는 것이 반야바라밀다(般若波羅蜜多)에 의(依)하므로 고(故)인 것입니다. 남김없이 날려 버리고 공(空)이 되게 한다는 것은 어느 곳에도 머물러 있지 않는다고 해도 좋은 것입니다. 모든 것은 멈추면 그 순간부터 기능이 정지되어 버립니다. 고속도로에서도 차량이 멈추면 바..

반야심경-75(알기쉬운반야심경,219페)

반야심경-75(알기쉬운반야심경,219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제행무상(諸行無常)이란 현재 진행의 세계관- -이무소득고(以無所得故) 보리살타(菩提薩埵)- 이 대목의 한 절(節)은 옛날부터 두 가지로 문장의 단락을 짓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첫 머리의 한문역(漢文譯)“무소득(無所得---얻는 바 없음으로써)인 까닭에”를 앞 절에 붙이는가, 뒷 절에 붙이는가 하는 것입니다. 선인(先人)들은 대개의 경우 후자를 택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문맥이 분명해지기 때문입니다. 여기서“소득이 없는 까닭에”라고 하면 세무서에 과세감액의 청구를 하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할지 모릅니다. 또 돈벌이에 안색이 변하고 있는 현대인은 무슨 웃기는 소리냐고 반문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반야심경은 ..

반야심경-74(알기쉬운반야심경,213페)

반야심경-74(알기쉬운반야심경,213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무지역무득(無智亦無得)- “아는 것도 없고, 또 얻은 것도 없다.”우리 현대인은 여러 가지의 잡다한 지식을 너무 많이 흡수하고 있습니다. 탱크에 가득 찬 지식은 혀 끝에서 나오는 말만 반지르르할 뿐 살아 있는 정신으로 몸에 배어 있지를 못합니다. 그저 알기 위해서 알아 둔 것만의 세계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에, 아무런 불만도, 이래서 될 것인가 하는 느낌도 없어진 것입니다. -지식이 아닌 지혜의 존재, 반야- 어느 젊은 여대생이“사람은 아는 것(to know)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루어지는 것, 되는 것(to be)으로 옮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을 배우고 감격했다”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생(生)·노(老..

반야심경-73(알기쉬운반야심경,211페)

반야심경-73(알기쉬운반야심경,211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가득차 있는 지식과 살아 있는 지혜- 도제(道諦)는“팔정도(八正道)”라고 하는 여덟 가지 실천 덕목(德目)의 하나입니다. 여기서 말하는“정도(正道)”는“중도(中道)”와 같은 뜻의 말입니다. 앞에서도 본 바와 같이 중도(中道)란 단순히 어느 정도로, 웬만큼, 적당히라든가 보태어 둘로 나눈다는 식의 안이한 의미가 아닙니다. 중도(中道)는 도리에 들어맞는 것, 도리에 적중한다는 뜻입니다. 인간이 마땅히 해야 할 도리에 일치되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도리(道理)는 인연(因緣)입니다. 인연의 이치에 따르는 것이 중도(中道)입니다. 인연의 이치를 밝혀 깨닫는 것이 정도(正道)인 것입니다. 인연의 법(法)에 따르고, ..

반야심경-72(알기쉬운반야심경,209페)

반야심경-72(알기쉬운반야심경,209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번뇌가 있어야만, 깨달음이 있다- 석가는 이에 관한 것을 십이인연(十二因緣)에서 밝혀 주고 있습니다. 즉 무명에서 태어난 우리들이 몸과 마음의 성장과 더불어 애(愛)·취(取)·유(有)의 과정을 거치면서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눈더미로 만든 눈사람처럼, 외부에서 붙여 놓은 살더미 위에 감아서, 제멋대로의 자아를 형성한 것입니다. 그것이 괴로움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느끼고 알게 되는 진리가 이 제2의“집제(集諦)”인 것입니다. 원인을 알면 그 처리법을 강구할 수 있습니다. 그 진리를 밝히는 것이 제3의“멸제(滅諦)”입니다. 멸(滅)이라고 하면, 우리는 멸망으로 직관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본래의 의미는 욕망의 집착에서..

반야심경-71(알기쉬운반야심경,207페)

반야심경-71(알기쉬운반야심경,207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왜 오래 사는 것에 집착하는가- 다음은 집제(集諦)입니다. 늙고 병들어 죽는 것이 싫다면 태어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이것이‘태어나지 않았더라면’이란 말이 갖는 어감(語感)인 듯합니다. 늙고 병들어 죽는 세 가지 괴로움(三苦)의 원인이 출생, 즉 이 세상에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추상적 논리적 귀결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석가는 다시 깊이 그것을 파고들어 가서, 괴로움의 인(因)을 멀리 무명에서 찾아낸 것입니다. 다시‘태어나지 않았더라면’하는 생각의 사고방식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자신의 일생 동안에는 괴로움도 있고 즐거움도 있습니다. 입학시험은 괴로우나 뜻이 맞는 친구와의 여행은 즐거운 ..

반야심경-70(알기쉬운반야심경,205페)

반야심경-70(알기쉬운반야심경,205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사신(死神)과 경쟁으로 일한다- 석가는 기회 있을 때마다“늙음은 무엇인가, 병은 무엇인가, 죽음은 무엇인가”하고 질문합니다. 그리하여 인생의 진실을 지켜보고 뚫어보려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에 대한 답변은 지극히 상식적이며 정의적(定義的)인 것으로서 그 안에는 조금도 놀라고 아프게 생각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들의 인생에 대한 무관심에 싯달타는 실망이 컸고, 불만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저 관(棺)은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화장터에 그리고 또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무덤으로 그 다음에는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모르겠습니다 어떤 시인이 쓴 이란 시(詩)였습니다. 우리들도 흔히 출상하는 상여와 장의 행렬을..

반야심경-69(알기쉬운반야심경,203페)

반야심경-69(알기쉬운반야심경,203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오늘 죽은 자는 내일의 나의 모습- 유명한 시인이 불치의 병석에서 쓴 짧은 시가 하나 있습니다.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은 뜻을 담고 있습니다. 흔들리지 않으리라 맹세한 마음 흔들리는구나 일어날 날이 있으리라는 기약도 없고 보면 병에 걸린 이상, 다시 일어나서 살 수 있게 되는 재기(再起)의 날은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맹세했던 마음도, 태풍에 일엽 편주가 휘말리듯 가엾게도 줄곧 흔들리고 있음을 술회하고 있는 것입니다. 진실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석가가 아직 출가하기 이전, 싯달타 왕자라고 불리우던 때의 일입니다. 어느 날 종자(從者)를 데리고 성 밖으로 나갔을 때 상여를 멘 장례의..

반야심경-68(알기쉬운반야심경,199페)

반야심경-68(알기쉬운반야심경,199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젊음의 아름다움보다 늙음의 아름다움을- 생, 즉 삶은 앞에서도 본 바와 같이 노·사, 즉 늙음과 죽음이라는 사실이 있어서 그것에 발목을 잡히고 끌리는 일이 없다면 있어도 없는 것과 같습니다. 늙음과 죽음이 있는 그대로 늙음과 죽음의 감정에 끌리지 않고 늙어가야 하며, 죽어가야 한다는 것을 늙음과 죽음이 없는 그대로 늙어서 죽어간다고 해도 같은 뜻이 됩니다. 그러나 이것은 관념, 즉 생각으로는 쉽게 이해되고 그런 생각을 가질 수 있을지라도 정작 자신에게 닥쳐온 절박한 현실의 문제가 되면 그렇게 간단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어떠한 행복이라 할지라도 그것에 젖어서 틀어잡고 매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