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修行)도움말씀 133

억지로 망념을 다스려 공무(空無)에 떨어지는 병통(참선경어-제2장-30,81페)

억지로 망념을 다스려 공무(空無)에 떨어지는 병통(참선경어-제2장-30,81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현사스님이 말씀하셨다. “이런 식으로 수행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음(心念)을 단단히 검속하여 모든 현상(事)을 싸잡아 공(空)으로 귀결시키고, 눈을 딱 감고서 겨우 망념이 일어날라치면 갖은 방법으로 부숴 없애고, 미세한 생각이 일자마자 곧 억눌러버린다. 그러나 이러한 사람은 단견(斷見)에 빠진 외도(空無外道)로서 혼(魂)만 흩어지지 않았을 뿐 영락없는 죽은 사람이라, 깜깜하고 아득하여 아무런 느낌이나 인식이 없다. 이는 마치 자기 귀를 틀어막고 남도 못 듣겠거니 하면서 방울 달린 말(馬)을 훔친다는 이야기와 같으니 부질없이 자기를 속일 뿐이다.” 나는 이렇게 평한다. 이러한 사람의 ..

위급한 상황에서 살 길을 찾듯 하라(참선경어-제2장-13,70페)

위급한 상황에서 살 길을 찾듯 하라(참선경어-제2장-13,70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파초산(芭蕉山) 혜청(慧淸)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앞에는 만길 낭떠러지이고 뒤에서는 산불이 타 들어오며 양옆은 가시덤불인 상황을 만났다고 하자. 앞으로 나아가자니 낭떠러지로 떨어지겠고, 되돌아가자니 타 죽겠고, 옆으로 몸을 돌리자니 가시덤불에 찔리게 되어 있다. 여기서 어떻게 하면 헤쳐나갈 수가 있을까? 만약 빠져나갈 수가 있다면 살 길이 열리게 되지만, 빠져나가지 못하면 꼼짝없이 죽는 상황이다.” 나는 이렇게 평한다. 다만 위태롭다느니 죽는다느니 하는 생각을 내지 말아야 비로소 살 길이 하나 트인다. 그러니 조금이라도‘어떻게 할까?’하고 생각을 짜냈다가는 그 자리에서 목..

남의 말을 외우려 하지 말라(참선경어-제2장-19,74페)

남의 말을 외우려 하지 말라(참선경어-제2장-19,74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현사스님이 말씀하셨다. “납자들은 오직 말을 외우는 데 힘써서는 안된다. 이는 마치 다라니를 외는 것과 같아서 제자리걸음으로 전진하려는 격이다. 이렇게 입속에서는 어린애 반벙어리 같은 소리를 중얼거리다가 어떤 사람에게 붙잡혀서 질문이라도 받게 되면 꼼짝없이 피할 곳이 없다. 그리하여 발칵 성을 내면서,‘그대는 나더러 지금 선문답을 하라는 말인가?’라고 하니, 이런 사람에게는 공부하는 일이 매우 고통스러울 뿐이다. 알겠느냐!” 나는 이렇게 평한다. 남의 말이나 외우는 일을‘잡독(雜毒)이 마음 속으로 들어갔다’고 하니, 그것이 바른 견해를 막기 때문이다. 보통 세간에서 글 읽는다 하는 사람도 글 자체를 외우..

간절하게 참구하라(참선경어-제1장-18,40페)

간절하게 참구하라(참선경어-제1장-18,40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하는 데 있어서는‘간절함’이라는 한마디가 가장 요긴하다. 간절함은 무엇보다도 힘이 있는 말이니 간절하지 않으면 게으름이 생기고, 게으름이 생기게 되면 편한 곳으로 내쳐 마음대로 놀게 되며 못할 짓이 없게 된다. 만일 공부에 마음이 간절하면 방일할 겨를이 있겠는가 간절하다는 이 한마디만 알면 옛스님들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다고 근심할 필요도 없고, 생사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근심하지 않아도 된다. 이 간절하다는 말을 버리고 따로 불법을 구한다면 모두 어리석고 미친 사람들로서 형편없이 빗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엉터리와 참선하는 사람을 어떻게 동일시할 수 있겠는가. 간절하다는 이 한마디가 어찌 허물만 멀리..

주변사에 마음을 쓰지 말라(참선경어-제1장-20,41페)

주변사에 마음을 쓰지 말라(참선경어-제1장-20,41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하는 납자는 시(詩) 짓고 노래 부르며 글 쓰기를 생각하는 일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 시나 노래로 대가가 되면‘승려시인 아무개’라 불리우고, 문장력이 뛰어나면‘글 잘하는 아무개 스님’이라 불리게 되나 참선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일이다. 마음에 맞거나 거슬리는 바깥 경계가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경우를 만나게 되면 그 자리에서 알아차려 깨뜨려야 한다. 그리고는 화두를 들고서 바깥 경계를 따라 굴러가지 말아야 비로소 제대로 되었다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그렇게 바짝 조여댈 것 없다(不打緊)”라고 말하는데 이러한 태도가 가장 사람을 그르치게 하는 공부이니, 납자라면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참고 외경(外境,..

알음알이를 내지 말라(참선경어-제1장-16,37페)

알음알이를 내지 말라(참선경어-제1장-16,37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할 때에는 알음알이를 가장 두려워해야 한다. 마음을 여러 갈래로 치닫게 되면 도(道)와는 점점 멀어지게 되니, 그런 식으로는 미륵이 하생할 때까지 해보아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만일 의정(疑情)이 문득 일어난 납자라면 허공 속에 갇혀 있어도 그것이 허공인 줄 모르고 또한 은산철벽(銀山鐵壁 ; 깨뜨리기 어려운 장애를 비유함) 속에 앉아 있듯 하여 오직 살아나갈 길만을 모색해야 하니,“살길을 찾지 못하면 어떻게 편안하게 은산철벽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겠는가.”라고 생각해야 한다. 단지 이렇게 공부해 나가다 보면 때가 올 것이니, 그때는 어쩔 수 없이 자연히 들어갈(入道) 곳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참고 알..

남의 설명을 기대하지 말라(참선경어-제1장-46,57페)

남의 설명을 기대하지 말라(참선경어-제1장-46,57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할 때에는 남이 다 설명해 주기를 바라서는 안된다. 만약 남이 설명해 준다고 해도 그것은 다른 사람의 도이므로 자기와는 아무 상관없다. 이것은 마치 어떤 사람이 서울가는 길을 묻는데 오직 길만 가르쳐 달라고 해야지 거기다가 서울 소식을 물어서는 안되는 것과 같다. 그가 낱낱이 서울 소식을 말로 전해준다 해도, 그것은 그 사람이 본 서울이지 길을 물은 사람이 직접 본 서울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자기는 힘써 노력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다 설명해 주기를 바란다면 바로 이런 꼴이 되는 것이다. 참고 선법(善法,1318)-뉴사전 : 선한 일. 바른 일. 도리에 따르고 자타(自他)를 이익되게 하는 법(法). 세상..

자기 공부에만 매진하라(참선경어-제1장-5,29페)

자기 공부에만 매진하라(참선경어-제1장-5,29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할 때에는 마음을 똑바르고 곧게 하여 남의 사정을 봐주지 말아야 한다. 남의 인정 사정 다 봐주다가는 자기 공부가 향상되지 못한다. 공부가 향상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서 세월이 오래 가면 반드시 속세에 물들어 스승에게 아부까지 하게 될 것이다. 참고 선법(善法,1318)-뉴사전 : 선한 일. 바른 일. 도리에 따르고 자타(自他)를 이익되게 하는 법(法). 세상의 선법. 오계·십선을 말함. 혹은 출세간(出世間)의 선법. 삼학육도(三學六度)를 말함. 「因 善法 向上」산, dharmena gamanam urdhvam(미덕(美德)에 의해서 천상에 오른다.) .....오계(五戒,1786)-뉴사전 : ① 5가지 ..

세 가지 폐단을 조심하라(참선경어-제1장-8,31페)

세 가지 폐단을 조심하라(참선경어-제1장-8,31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공부가 향상되기를 바란다면, 천근되는 짐을 어깨에 걸머진 듯하여 팽개치려 해도 내려놓지 못하는 형편이 되어야 한다. 또한 잃어버린 중요한 물건을 찾듯하여 확실하게 찾아내지 못하면 맹세코 마음을 놓지 말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아집(我執)과 집착(執着) 알음알이(計較)가 생기는 일이다. 아집은 병(病)이 되고 집착은 마(魔)가 되며 알음알이는 외도(外道)로 빠지게 된다. 결단코 마음을 한 곳에 집중하여 잃어버린 물건을 찾듯 열심히 공부하면 앞서 말한 세 가지 폐단이 얼음 녹듯 말짱해질 것이다. 이른바“마음을 일으켜 생각을 들뜨게 하면 그 자리에서 법체와 어긋난다(生心動念 即乖法體)”라고 한 것..

선에서의 바른 믿음(참선경어-제1장-12,33페)

선에서의 바른 믿음(참선경어-제1장-12,33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이 공부(禪)는 교학(敎學)과는 다르다. 그런 까닭에 오랫동안 대승(大乘)을 공부해 온 사람도 선(禪)을 알지 못한다. 그러니 하물며 성문(聲聞)·연각(緣覺)을 공부하는 소승(小乘)에 있어서랴! 3현 10성(三賢十聖 ; 10住·10行·10廻向의 3賢과 10地位 聖人)이 어찌 교(敎)에 통달하지 못했을까마는 오직 참선하는 일에 대해 설법할 때만은 그렇지 않아서 3현(三乘)*보살은 간담이 떨리고 10지(十地)*보살도 혼이 빠진다고 하였다. 또한 등각(等覺)보살도 마찬가지이다. 등각보살은 비오듯 자재한 설법으로 무량한 중생을 구제하시며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으신 분이다. 그런데도 아직은 소지장(所知障)*에 막혀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