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修行)도움말씀 133

팔만의 문에 생사 끊겼다(참선경어-제2장-26,79페)

팔만의 문에 생사 끊겼다(참선경어-제2장-26,79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현사스님이 말씀하셨다. “시방(十方) 어디에도 그림자가 없고 삼계(三界)에도 자취가 끊어졌으며, 오고가는 인연 속에 떨어지지도 않고 중간에도 머물 뜻이 없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이 가운데 실오라기만큼이라도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마왕의 권속이 될 것이다. 이 구절의 속뜻은 납자들이 알기 어려운 경지이니, 이것이 곧‘이 한 구절이 하늘에 닿으니 팔 만의 문(門)에 생사 뚝 끊겼다’하는 소식이다.” 나는 이렇게 평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대목은‘이 한 구절이 하늘에 닿으니……’하는 부분이다. 시방세계 어디에고 실오라기만한 빈틈과 이지러진 곳이 없고, 터럭만한 그림자와 자취도 없으니 과연 찬란한 빛으로 살아 움직이는..

가산(家産)을 타파하는 소식(참선경어-제2장-3,63페)

가산(家産)을 타파하는 소식(참선경어-제2장-3,63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조주스님이 말씀하셨다. “나는 18세에 가산(家産)을 타파하는 소식을 깨달았다. 그때까지 나는 하루 24시간의 노예로 살아왔지만 지금은 하루 24시간을 맘껏 부리며 산다.” 나는 이렇게 평한다. 가산(家産)에다가 살아나갈 계책을 세우다 보니 24시간의 노예가 되었지만, 가산을 깨어버린 자는 24시간을 부릴 수 있다. 홀연히 어떤 스님이 와서“무엇을 가산이라 합니까?”하고 묻는다면, 나 참선은 이렇게 대답하리라. “그 가죽주머니를 벗어버리면(죽을 때) 그때 가서 말해주마.” 참고 선법(善法,1318)-뉴사전 : 선한 일. 바른 일. 도리에 따르고 자타(自他)를 이익되게 하는 법(法). 세상의 선법. 오계·십..

세간법에서 자유로와야 한다(참선경어-제1장-14,37페)

세간법에서 자유로와야 한다(참선경어-제1장-14,37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하는 납자는 세간법(世間法)에 집착해서는 안된다. 불법(佛法)에도 오히려 조금이라도 집착해서는 안되거늘 하물며 세간에 매달려서야 되겠는가. 만약 화두공부가 제대로 되면 얼음을 뒤집어써도 차가운 줄을 모르며, 불을 밟고 가도 뜨거운 줄을 모르며, 가시덤불을 지나가도 걸리거나 막히는 일이 없다. 이렇게 되어야 비로소 세간법에서도 자유로와진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나 바깥 경계에 끄달린다. 여기에서는 조그만큼의 공부를 이루려 해도 당나귀해(驢年 ; 12간지에 없는 해로, 실현될 가능성이 없음을 비유함)가 되도록 끝없이 기다려 보았자 꿈속에서도 공부의 진전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참고 세간법(世間法,1375)-..

다급한 마음으로 생사문제에 매달려라(참선경어-제1장-34,50페)

다급한 마음으로 생사문제에 매달려라(참선경어-제1장-34,50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의정(疑情)이 막 일어나서 놓을래야 놓을 수 없게 되면 이것이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다. 생사문제를 늘 염두에 두고 마치 호랑이에게 쫓기는 듯 다급해야 한다. 만약 죽어라고 달려서 집에 도착하지 못하면 반드시 목숨을 잃게 되는데 이래도 어정거릴 것인가? 참고 의정(疑情,2033)-뉴사전 : (해석예) 의심하는 마음. 의심하는 죄. 선법(善法,1318)-뉴사전 : 선한 일. 바른 일. 도리에 따르고 자타(自他)를 이익되게 하는 법(法). 세상의 선법. 오계·십선을 말함. 혹은 출세간(出世間)의 선법. 삼학육도(三學六度)를 말함. 「因 善法 向上」산, dharmena gamanam urdhvam(미덕(..

유위공덕을 믿어 고행에 빠지는 장애(참선경어-제3장-8,94페)

유위공덕을 믿어 고행에 빠지는 장애(참선경어-제3장-8,94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하는 이가 의정은 일으키지 않고 유위(有爲)공덕을 지어 해탈코자 하거나 혹은 고행(苦行)을 하는 이가 있다. 그런 중에 겨울에 불도 피우지 않고 여름에도 부채질을 하지 않으며 누가 옷을 구걸하면 몽땅 다 벗어주고 자기는 얼어 죽어도 달갑게 여기는 일을 해탈이라 생각한다. 또는 밥을 구걸하는 사람이 있으면 자기는 굶어 죽어도 달갑게 여기는 것을 해탈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이러한 사례를 이루 다 말할 수는 없으나 총괄해 보면 모두 뽐내려는 속셈에서 나온 행위이니 무지한 이들을 속이는 짓이다. 저 무지한 사람들이 그를 생불이니 보살이니 하면서 신명을 다해 받들고 공양하나, 본인은 부처님 계율 중에 이..

참선에 필요한 몇 가지 태도(참선경어-제1장-23,44페)

참선에 필요한 몇 가지 태도(참선경어-제1장-23,44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에는 긴박함(緊)과 바름(正), 면밀함(綿密)과 융활함(融豁)이 요구된다. 무엇을‘긴박함’이라고 하는가? 사람의 생명은 호흡에 달려 있는데, 생사대사를 밝히지 못한 채로 숨이 떨어지면 앞길이 깜깜하여 어디로 가야할지 모른다. 그러므로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다. 옛날 어떤 큰스님도“삼으로 꼰 새끼를 물에 적시듯하여 한 발짝 한 발짝 갈수록 조여드는 것과 같다”라고 하셨다. 무엇을‘바름’이라고 하는가? 납자들은 모름지기 바른 법을 가려낼 수 있는 안목을 갖추어야 하니, 3천 7백 조사들에게도 다 공통된 안목이 있었다. 그러니 털끝만큼이라도 어긋남이 있으면 곧 잘못된 길로 들어가게 된다. 경(經)에서도 이..

생사심을 해결할 발심을 하라(참선경어-제1장-1,26페)

생사심을 해결할 발심을 하라(참선경어-제1장-1,26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할 때에는 가장 먼저 생사심(生死心)을 해결하겠다는 굳은 마음을 내야 한다. 그리고는 바깥 세계와 나의 심신이 모두 인연으로 이룩된 거짓 존재일 뿐 그것을 주재(主宰)하는 실체는 없다는 사실을 똑똑히 보아야 한다. 만약 누구에게나 본래 갖추어져 있는 큰 이치를 깨치지 못하면 생사에 집착하는 마음을 깨뜨릴 수가 없다. 그렇게 되면 죽음을 재촉하는 귀신이 순간순간 멈추지 않고 따라다니게 되니, 문득 이것을 어떻게 쫓아버릴 수 있겠는가? 오직 이 한 생각만을 가지고 수단 방편으로 삼아 마치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살아날 길을 찾듯 해야 한다. 비틀거리며 걸어나가려 해도 한 발자국도 나갈 수가 없고, 가만..

도안(道眼)을 갖추기 전에는 윤회를 벗지 못한다(참선경어-제2장-32,83페)

도안(道眼)을 갖추기 전에는 윤회를 벗지 못한다(참선경어-제2장-32,83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현사스님이 말씀하셨다. “어떤 수행을 하더라도 모두 또다른 윤회를 낳게 하여 여전히 윤회를 떠날 수 없게 한다. 그러므로‘제행무상(諸行無常)’을 설하신 것이다. 그러니 삼승(三乘 ; 성문·연각·보살)의 노력(功果)이 실로 엄청난 줄은 알겠으나 도를 볼 수 있는 안목이 없다면 완전히 깨달았다고 할 수는 없다.” 나는 이렇게 평한다. 위의 몇 줄 법어의 내용을 검토해 보자면, 모두 완전히 깨닫지 못한 경지에 대한 설명이다. 성문·연각·보살의 지위에 있는 사람이 비록 6바라밀과 온갖 수행을 다 한다 해도 이것은 모두 생멸법(生滅法)이다. 이들은 실제(實際) 도리(道理)를 보고서 잠시 기뻐하..

공부로는 도를 깨칠 수 없다는 사견을 조심하라(참선경어-제1장-17,38페)

공부로는 도를 깨칠 수 없다는 사견을 조심하라(참선경어-제1장-17,38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요즘 삿된 선사(禪師)가 납자들을 잘못 가르치는 일이 있다. 그들은“깨치는 길은 공부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또“옛사람들은 한번도 공부해서 도를 깨친 일은 없다”라고 가르친다. 그러나 이런 말은 가장 해로와서 후학을 미혹케 하여 쏜살같이 지옥으로 끌고 가는 것이다. 대의(大義)선사의「좌선명(坐禪銘)」에는 이런 글이 있다. 참구할 필요없다 절대로 큰소리 말지니 옛분이 애써서 모범이 되어주지 않았던가 지금은 낡은 누각 버려진 땅이라 해서 한번에 영영 황폐시켜서야 되겠는가 切莫信道不須參 古聖孜孜爲指南 雖然舊閣閑田地 一度羸來得也未 만약에 참구할 필요가 없다고 하면서 문득“나는 도를 깨쳤노라”..

고요함과 상대되는 또렷함은 참구가 아니다(참선경어-제2장-35,85페)

고요함과 상대되는 또렷함은 참구가 아니다(참선경어-제2장-35,85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대혜스님이 말씀하셨다. “이렇게 납자들을 지도하는 무리가 있다.‘이 일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그저 다만 쉬어라. 이렇게 쉬어질 수 있으면 미혹한 생각(情念)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이때 도달한 경지는 깜깜하게 인식작용이 없는 것이 아니고 또렷하게 깨어 있는 경지이다’라고. 이런 사람들은 납자들에게 독(毒)을 주고 그들의 눈을 애꾸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니 참으로 큰일 날 일이다.” 나는 이렇게 평한다. 비록 또렷하게 깨어 있는 경지에 도달했다 해도 그것은 고요함(寂寂)과 상대되는 상태일 뿐 참구는 아니다. 만약 참구를 하려면 바로 생사대사를 파헤쳐 밝혀내고자 해야 하는데 이미 그렇지 못하니,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