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修行)도움말씀 133

몸 바깥에 본래면목이 있다는 견해를 짓지 말라(참선경어-제2장-9,67페)

몸 바깥에 본래면목이 있다는 견해를 짓지 말라(참선경어-제2장-9,67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소암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망상(妄想)덩어리인 이 육신을 떠난 바깥에 또 다른 해와 달, 그리고 허공을 포함하는 하나의 세계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본래면목이라고 생각하는 무리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 역시 외도(外道)의 견해일 뿐 마음을 밝힌다고는 할 수 없다.” 나는 이렇게 평한다. 이런 사람을‘공(空)에 치우친 외도’라고 부르니, 어떻게‘몸과 마음이 하나여서 이 몸을 떠나서는 다른 아무것도 있을 수 없다’는 도리를 알 수 있겠는가? 지금의 납자들은 다른 사람은 만나보지도 않고 스스로 최고라고 생각하여 공(空)만을 주장하는(偏空) 외도의 견해에 떨어지는 사람이 많다. 참고 망상(妄想,5..

무엇을 하든 다 나의 마음이라는 생각은 망상이다(참선경어-제2장-8,66페)

무엇을 하든 다 나의 마음이라는 생각은 망상이다(참선경어-제2장-8,66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소암(紹巖)스님이 말씀하셨다. “납자들이여, 오늘 임금께서 그대들을 초청하신 까닭은 오직 그대들의 마음 밝히는 일을 돕고자 해서이지 딴 뜻이 아니다. 여러분들은 자기 마음을 밝혔는가? 여러분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누군가와 대화하거나 말문을 닫고 묵언할 때, 또는 선지식을 찾아뵙거나 도반들과 토론할 때, 산수를 구경하거나 아예 보고 듣는 일들을 딱 끊었을 때, 이 모든 것이 나의 마음이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견해는 모두 마귀나 도깨비가 달라붙은 것이니, 이를 두고 어찌 마음을 밝힌다고 할 수 있겠는가?” 나는 이렇게 평한다. 말을 해도 틀리고, 침묵을 지켜도 틀리며, 경험을 ..

화두를 설명하는 일은 알음알이다(참선경어-제2장-5,64페)

화두를 설명하는 일은 알음알이다(참선경어-제2장-5,64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천태 덕소(天台德韶 : 891~972)국사(國師)께서 말씀하셨다. “설사 폭포처럼 유창하게 대답과 설명을 쏟아놓는다 하더라도 이것은 단지 전도된 알음알이일 뿐이다. 만일 그런 것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참선하는 일이 무엇이 어렵다고 하겠는가? 이러한 사람은 다른 납자에게 무익할 뿐 아니라 자기의 잘못을 남에게 거듭 팔아먹는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평한다. 지금 사람들은 겉핥기식으로만 공부하여 보통때에 오며 가며 법을 물으면서 불법(佛法)을 얘깃거리로나 여기고 있으니, 이런 태도는 공부에 무익할 뿐 아니라 많은 허물을 이룬다. 지금 세상에는 쓸모없는 말들을 마음대로 지껄이고는 그것을 선(..

판단이나 암기 등은 다 알음알이에 속한다(참선경어-제2장-6,64페)

판단이나 암기 등은 다 알음알이에 속한다(참선경어-제2장-6,64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국사께서 말씀하셨다. “스님네들이 이제껏 공부해 온 판단이나 문답, 암기 속에는 도리를 설명한 부분이 매우 많다. 그런데 어째서 의심이 끊어지지 않고 옛 스님들의 방편을 들으면 본래 뜻은 깨닫지도 못하고서 오직 빈틈만 많고 실속은 적다고 여기는가?” 나는 이렇게 평한다. 판단이나 암기 등은 모두 알음알이(緣慮)에 속하는 일이다. 그러니 생사의 뿌리가 끊어지지 않았는데 어떻게 옛사람의 뜻을 깨달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예로부터 이런 말이 있다. “오묘한 말씀이 마음을 꽉 메우면 도리어 알음알이의 소굴이 되고 만다. 참된 도는 바로 눈앞에 있는데도 말이나 모습(名相)을 통해서 파악되는 경계라고 생..

지식의 굴레를 벗고 그 자리에서 깨치라(참선경어-제2장-7,65페)

지식의 굴레를 벗고 그 자리에서 깨치라(참선경어-제2장-7,65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국사께서 말씀하셨다, “스님들은 바로 자기 선 자리에서 문득 깨치는 것이 상책이다.‘이것이 무슨 도리인가?’하는 화두를 들고, 또 자기에게 의심거리가 되어 줄 만한 어떤 법문이 있으면 그 의심을 풀려고 애써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이제껏 공부랍시고 해왔던 일들이 생사(生死)의 근원이었으며, 지옥에서 살길을 꾀하는 바보 같은 짓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옛날 어떤 스님도‘지식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면 마치 물속에 어린 달과 같다’고 지적하셨던 것이다.” 나는 이렇게 평한다. 지식과 사고가 누군들 없겠는가마는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한 번 탈바꿈을 해야만 비로소 깨닫게 된다는 것이다. 만일 공부와..

참구에만 집중하라(참선경어-제2장-2,62페)

참구에만 집중하라(참선경어-제2장-2,62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조주스님이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오직 도리를 참구하는 일만을 하라. 20, 30년씩 참구해 보아도 깨닫는 바가 없다면 내 목을 잘라 가라." 나는 이렇게 평한다. 조주스님은 그까짓 죽는 일이 무엇이 그렇게 급하단 말인가? 그렇긴 하나 날이 갈수록 20년, 30년씩 다른 마음 먹지 않고 오직 외길을 지키는 사람을 찾아볼래도 정말 찾기 힘들다. 참고 참구(參究,2493)-뉴사전 : 참선하여 문제(공안 등)를 구명(究明)하는 것. ...구명(究明,275)-국어사전 : (사리나 원인 따위를) 깊이 연구하여 밝힘. 조주(趙州,2343)-뉴사전 : (778~897) 중국 승려. 임제종. 남전보원(南泉普願)의 법제자. 이름 :..

쓸데없이 마음 쓰지 않다(참선경어-제2장-1,62페)

쓸데없이 마음 쓰지 않다(참선경어-제2장-1,62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조주(趙州 : 778~897)스님이 말씀하셨다. “30년 동안 쓸데없는 마음을 쓰지 않았다. 옷 입고 밥 먹는 것 빼고는 모두 쓸데없이 마음을 쓰는 일일 뿐이다.” 나는 이렇게 평한다. 아예 마음을 쓰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라 쓸데없는 마음을 쓰지 말라는 뜻일 뿐이다. 이른바‘마음을 한 곳에만 쏟으면 무엇이고 안될 일이 없다’는 뜻이다. 참고 조주(趙州,2343)-뉴사전 : (778~897) 중국 승려. 임제종. 남전보원(南泉普願)의 법제자. 이름 : 종심(從諗). 속성 : 학(郝). 당나라 조주(趙州) 사람. 조주(趙州)의 관음원에 있었으므로 조주라 한다. 어려서 조주의 호통원(扈通院)에서 사문이 되었으나 계..

일상의 작용에 진성(眞性)이 있다고 보는 장애(참선경어-제3장-7,93페)

일상의 작용에 진성(眞性)이 있다고 보는 장애(참선경어-제3장-7,93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할 때 의정은 일으키지 않고 견문각지(見聞覺知)와 일거수일투족을 가지고 그것을 자기의 신령스런 진성(眞性)이라고 오인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여기에서 헤아리고는 이것이 깨닫는 방편이라 여긴다. 그리하여 사람을 만나면 눈을 둥그렇게 뜨고 귀를 빳빳하게 세우며 손가락질하고 발로 차고 하면서 그것을 불법(佛法)이라고 하나 이는 생멸심이지 선은 아니다. 옛날 어떤 스님은 이런 사람을 간질병이 발작한 환자와 같아서 선상(禪床)에 앉아 귀신의 눈동자나 농락하는 꼴이라 하셨다. 이렇게 농락해가다가 4대(四大)로 된 육신이 흩어지는 날에 가서는 더 이상 농락도 못하고 다시 한 가지의 악견(惡見)..

바른 생각을 지녀 사견에 빠지지 말라(참선경어-제1장-48,58페)

바른 생각을 지녀 사견에 빠지지 말라(참선경어-제1장-48,58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할 때에는 잠시도 바른 생각(正念)을 잃어버려서는 안된다. 만약 참구하는 한 생각을 잃어버리면 반드시 딴 길로 빠져들어 망망히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 예컨대 어떤 납자가 오직 깨끗한 곳에 앉아 맑고 고요하여 티끌 한 점 없는 것을 좋아하며 이것만이 공부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사람을‘바른 생각을 잃어버리고 맑고 고요한 데 빠진 사람’이라고 부른다. 혹 어떤 사람은 말로 도리를 설명해내며 동정(動靜)의 방편을 짓는 것을 공부라고 인정하는데, 이런 사람을‘바른 생각을 잃어버리고 알음알이를 인정하는 사람’이라고 부른다. 또 어떤 사람은 망심을 가지고 망심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억지로 내리누르는 일을 ..

공안만을 참구하라(참선경어-제1장-47,57페)

공안만을 참구하라(참선경어-제1장-47,57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할 때 오직 한 생각으로 공안(公案)만을 참구하지 않고 다른 생각이 오락가락하면 도(道)와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그런 식으로 미륵이 하생할 때까지 계속해 보았자 역시 도와는 아무 상관도 없을 것이다. 잡념이 일어날 때 왜 아미타불을 염(念)하지 않는가. 염불은 참선에 도움이 되는 일이다. 그것은 불필요한 생각을 없애줄 뿐만 아니라 하나하나 화두를 드는 데도 무방한 일이기 때문이다. 가령‘개에게는 불성(佛性)이 없다’는 화두를 들 때라면 그‘없다’는 말에 달라붙어 의정을 일으키고, 또‘뜰 앞의 잣나무니라’하는 화두를 들 때에는 그‘잣나무’에 대하여 의정을 일으키고,‘만법이 하나로 귀결되는데 그 하나는 어디로 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