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修行)도움말씀 133

무심과 중도의 수행(참선경어-제2장-25,78페)

무심과 중도의 수행(참선경어-제2장-25,78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현사스님이 말씀하셨다. “바깥의 티끌 경계를 마주해서는 죽은 나무나 꺼진 재처럼 되었다가 마음을 써야 할 때 가서는 중도(中道)를 잃지 말아야 한다. 거울이 모든 물체를 비추지만 자기 빛을 잃지 않고, 새가 공중을 날면서도 하늘 바탕을 더럽히지 않는 것처럼.” 나는 이렇게 평한다. ‘죽은 나무나 꺼진 재처럼 하라’함은 무심(無心)하라는 말이고,‘중도를 잃지 말라’함은 사물에 응하는 태도를 말하는 것이다. 그러니 어찌 아무 감각없이 꺼진 재처럼 되어버린 사람과 같은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겠는가. 그런데‘자기 빛을 잃지 않는다’거나‘하늘 바탕을 더럽히지 않는다’고 한 것은,‘바깥 경계는 경계일 뿐이니 그것이 나를 어..

공(空)에 빠지는 장애(참선경어-제3장-4,91페)

공(空)에 빠지는 장애(참선경어-제3장-4,91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하는 데 의정이 일어나지 않으면 자기 심신과 바깥 세계를 모두 공(空)으로 돌리고, 텅 비어 아무 매일 곳도 의지할 곳도 없는 경지에 다다라, 자기 심신이 있는 것도 세계가 있는 것도 보이지 않고, 안팎을 구분할 수 없이 모든 것이 공(空)이 된다”라고 하는 이가 있다. 여기서 이런 경지가 바로 선(禪)이라 여기면서‘이렇게 공(空)해질 수 있으면 그것이 바로 부처’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앉아도 길을 가도 다 공(空)이어서 오고감이 모두 공이다. 행주좌와(行住坐臥) 언제나 마치 허공 속에서 하는 듯하게 되니 이것은 생멸심이지 선은 아니다. 집착하지 않는 경우는 완공(頑空 ; 斷滅空의 허물)에 빠져 캄캄무지하..

선문답으로는 도를 믿지 못한다(참선경어-제2장-14,70페)

선문답으로는 도를 믿지 못한다(참선경어-제2장-14,70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운문(雲門 : ?~949)스님이 말씀하셨다. “이런 식으로 거짓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말하자면 남의 이론이나 우려먹고 한 무더기 닳아빠진 옛말이나 주워 챙겨가며, 가는 곳마다 꼴사납게 떠들어대면서, 나는 선문답을 5번이고 10번이고 이해했노라 과시하고 다니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문답을 하고 이런 식으로 겁(劫)을 지나도록 논해보았자 꿈속엔들 도를 볼 수 있겠는가?” 나는 이렇게 평한다. 운문스님이 그 당시 대놓고 꾸짖은 사람은 열에 하나 둘뿐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너나 할것없이 다 그렇다. 이런 사람이 언제 한번 피부에 닿듯이 절실하게 참구해 보았겠는가. 설혹 꼼짝 않고 ..

일념으로 정진하라(참선경어-제1장-3,28페)

일념으로 정진하라(참선경어-제1장-3,28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할 때‘죽음’이라는 하나의 문제를 가지고 늘 염두에 두면서 자기의 몸과 마음을 죽은 상태와 똑같이 하는 방법이 있다. 그렇게 되면 오직 이 문제를 밝혀야겠다는 그 한 생각만이 눈앞에 남아있게 된다. 이 때의 한 생각이란 하늘을 찌를 정도의 긴 칼과 같아서 무엇이든 갖다대는 족족 베어지므로, 도저히 어찌해 볼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막힌 것을 걸러내고 둔한 것을 갈다보면 칼은 사라진 지 오랜 뒤가 될 것이다. 참고 일념(一念,2132)-뉴사전 : ① 극히 짧은 시간. 60찰나, 또는 90찰나를 일념이라 한다. 또, 1찰나. 일순. ② 현재의 찰나의 마음. 극히 짧은 시간에 일어나는 마음의 작용. 현재 일순의 마..

꼿꼿한 마음가짐으로 수행하라(참선경어-제2장-28,80페)

꼿꼿한 마음가짐으로 수행하라(참선경어-제2장-28,80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현사스님이 말씀하셨다. “불로 얼음을 녹여 다시는 얼음이 되지 않고, 화살이 한 번 시위를 떠났으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형편처럼, 수행자라면 이렇게 처신해야 한다. 이것이 편안한 곳에 가두어 두어도 머물려 하지 않고, 누가 불러도 돌아보지 않는 이유이다. 성인은 어디에도 안주하지 않았으므로 지금까지 일정한 처소가 없느니라.” 나는 이렇게 평한다. 수행자의 마음가짐은 마땅히 이래야 한다. 이 말씀을 자세히 연구하여 몸에 익히기만 하면 뒷날 저절로 깨닫게 되고 물들거나 끄달릴 일은 조금도 없게 될 것이다. 그런데 만일 알음알이(識心)를 일으켜 그곳에 쏠리면 이른바‘발심(因地)부터 진실되지 못하여 잘못된 ..

바른 생각으로 간절하게 참구하라(참선경어-제1장-49,60페)

바른 생각으로 간절하게 참구하라(참선경어-제1장-49,60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할 때 의심이 일어났거든 이제는 그것을 깨부숴야 한다. 그 의심이 깨어지지 않았을 때라면 바른 생각을 굳건히 하고 용맹심을 내어 간절, 또 간절하게 참구해야만 비로소 제대로 되어간다 하겠다. 경산 대혜(徑山大慧 : 1088~1163)스님께서도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대장부가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을 결판내려 한다면 모든 세상일을 돌보지 않고 조급한 마음으로 꼿꼿하게 앉아서 남 생각에 끌려가지 말고 평소부터 품어 오던 자기 의심을 붙들고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마치 멀쩡한 사람이 누가 돈이 없어졌다고 자기를 잡으러 쫓아오는 상황에서, 갚아줄 돈 한 푼 없고 사람들에게 창피를 당할까봐 도망가듯 ..

함부로 세상일에 간여하지 말라(참선경어-제2장-29,81페)

함부로 세상일에 간여하지 말라(참선경어-제2장-29,81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현사스님이 말씀하셨다. “요즘 사람들은 이 도리를 깨닫지 못하고서 함부로 세상일에 뛰어든다. 그리하여 가는 곳마다 물들고 하는 일마다 얽매이게 된다. 그런 사람은 도를 깨달았다 해도 바깥 경계를 만나면 금새 분주해지니, 깨달았다고 하는 것은 유명무실할 뿐이다.” 나는 이렇게 평한다. 가는 곳마다 물들고, 하는 일마다 매이는 이유는 참구하는 마음이 절실하지 못하여 미세한 번뇌(命根)를 끊지 못하고 죽지 않으려고 바둥대기 때문이다. 진정한 납자는 마치 전염병이 돌고 있는 마을을 지나가듯 물 한 방울도 묻지 않을 만큼 조심해야 비로소 철저하게 깨닫게 된다. 참고 명근(命根,591)-뉴사전 : ① 생명. 목숨..

진실되게 참구하라(참선경어-제2장-12,69페)

진실되게 참구하라(참선경어-제2장-12,69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본선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참구를 하려거든 모름지기 진실되게 참구해야 비로소 깨달음을 얻게 된다. 길을 갈 때에는 길 가는대로 참구하고, 서있을 때는 서있는대로 참구해야 한다. 앉거나 잠잘 때, 또는 대화하거나 묵언하며 다른 어떤 일들을 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미 이러저러한 모든 때에 참구하게 되거든, 이제는 자신에게 물어 보아라! 지금 참구하고 있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이며, 또한 참구하고 있는 내용은 무엇인가를. 여기까지 되었으면 모름지기 스스로 명백하게 보는 바가 있어서 비로소 깨달음의 경지를 얻게 된다. 만약 이렇게 하지 않으면‘작심삼일의 무리’라고 부르니, 깨닫겠다는 뜻이 원래 없었던 사람들이다.” 나는 이..

또렷하게 깨어 있는 채로 참구하라(참선경어-제1장-9,31페)

또렷하게 깨어 있는 채로 참구하라(참선경어-제1장-9,31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화두를 들고 공부하는 납자는 쥐를 잡으려는 고양이처럼 분명하고 또렷하게 깨어 있어야 한다. 옛사람도“적군의 목을 베지 않고는 맹세코 쉬지 않겠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렇지 않으면 망상의 도깨비굴 속에 들어앉게 되어 어둡고 깜깜한 채로 일생을 다 보내고 말 것이니 참선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고양이가 쥐를 잡을 때는 두 눈을 반짝 뜨고 목표물을 노려보며 네 다리에는 힘을 주고 곧추서서 오는 쥐를 잡아 입에 물어야만 비로소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 그런데 그때 비록 닭이나 개가 옆에 있다 하더라도 돌아볼 정신이 없다. 참선하는 사람도 마찬가지여서 오직 열심히 이 도리를 밝히기만 하면 될 뿐이다. 그렇..

분명한 경계라 해도 그것은 생사심이다(참선경어-제2장-27,80페)

분명한 경계라 해도 그것은 생사심이다(참선경어-제2장-27,80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현사스님이 말씀하셨다. “가령 가을 물에 비친 달그림자처럼, 고요한 밤에 들리는 종소리처럼 치는 대로 틀림없이 들리고 물결따라 흔들리며 흩어지지 않는 경지에 들었다 하자. 그러나 그것은 아직도 이곳 생사 언덕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나는 이렇게 평한다. 참선하는 사람들이 만일 이러한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면, 아니 도달했다손치더라도 이는 아직 생사 쪽의 일이니 반드시 스스로 살길을 찾아내야 비로소 되었다 하리라. 참고 차안(此岸,2483)-뉴사전 : ① 미혹의 세계. 생사의 세계. 피안(彼岸 ; 깨달음의 세계)의 반대. ② 미혹된 개인존재.「此岸者身也」 ③ 육근(六根)을 가리켜 말함. 팔, o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