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修行)도움말씀 133

깨닫지 못하고서 남을 가르치지 말라(참선경어-제1장-38,52페)

깨닫지 못하고서 남을 가르치지 말라(참선경어-제1장-38,52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공부하는 사람은 자기가 깨닫지 못하였으면 오직 자기 공부만을 힘써야지 남을 가르쳐서는 안된다. 서울에 가보지도 않고 다른 사람을 위해 서울 이야기를 해주는 것은, 남을 속일 뿐 아니라 자기 자신까지도 속이는 일이다. 참고 선법(善法,1318)-뉴사전 : 선한 일. 바른 일. 도리에 따르고 자타(自他)를 이익되게 하는 법(法). 세상의 선법. 오계·십선을 말함. 혹은 출세간(出世間)의 선법. 삼학육도(三學六度)를 말함. 「因 善法 向上」산, dharmena gamanam urdhvam(미덕(美德)에 의해서 천상에 오른다.) .....오계(五戒,1786)-뉴사전 : ① 5가지 계율. 재가(在家)의 불..

알음알이를 공부로 오인하지 말라(참선경어-제1장-31,49페)

알음알이를 공부로 오인하지 말라(참선경어-제1장-31,49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할 때에는 알음알이를 공부로 오인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해야 한다. 혹 눈썹을 치켜뜨고 눈을 깜빡거리며 머리를 흔들고 생각을 굴리는 것에 무엇인가 있다고 여겨서 알음알이를 붙들고 참선에 임한다면 외도(外道)의 노예조차도 되기 힘들 것이다. 참고 알음알이-계교(計較,104)-뉴사전 : 계(計)는 생각함. 교(較)는 비교한다는 뜻. 이것저것 생각하는 것. ...알음알이→심념(心念,1543)-뉴사전 : 심식의 사념. 마음의 생각. 산, citta-carita 선법(善法,1318)-뉴사전 : 선한 일. 바른 일. 도리에 따르고 자타(自他)를 이익되게 하는 법(法). 세상의 선법. 오계·십선을 말함. 혹은 ..

지혜와 근기가 뛰어나야 한다(참선경어-제2장-17,73페)

지혜와 근기가 뛰어나야 한다(참선경어-제2장-17,73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현사(玄沙 : 835~908)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반야(般若)를 배우려는 모든 보살은 모름지기 공부할 만한 근기(根機)와 지혜가 뛰어나야만 될 수 있다. 만일 지혜가 있다면 당장에라도 이곳-번뇌의 사바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렇게 평한다. 근기가 뛰어나다 함은, 한 가지를 들으면 천 가지를 알아듣고 무량한 법문(大總持)을 깨치는 이를 말한다. 앞서‘벗어난다’는 말은 처음부터 방편으로 하신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본래부터 얽매여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참고 지혜(智慧,2445)-뉴사전 : ① 사물의 실상을 비추어 미혹을 밝혀 깨달음을 완성하는 작용. 사물을 올바르게 받아들여 진리를..

법신에 대한 두 가지 병통(참선경어-제2장-16,72페)

법신에 대한 두 가지 병통(참선경어-제2장-16,72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운문스님이 말씀하셨다. “빛이 통과하지 못하는 데는 두 가지의 병통이 있기 때문이다. 사방 깜깜한데 앞에 무엇인가가 있는 경우와, 또 모든 것이 공(空)임을 철저히 알고도 암암리에 어떤 것이 있는 듯하다(似有)고 보는 경우가 다 그 원인이다. 또한 법신(法身)에도 두 가지의 병통이 있다. 하나는 법신을 깨닫고서 법집(法執)을 떨어버리지 못하고‘나는 법신을 깨달았노라’하는 견해가 아직 남아 법신 쪽에 눌러 앉는 경우이다. 한편 법신을 깨닫고서 그것을 놓아버려서도 안되니 자세히 검토해보아 어떤 기미라도 있으면 병통이 되는 것이다.” 나는 이렇게 평한다. 이 병은 오로지 알음알이에서 살길을 꾀하기 때문에 생기는..

얻어진 경계에 집착하지 말라(참선경어-제1장-40,53페)

얻어진 경계에 집착하지 말라(참선경어-제1장-40,53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하는 중에 몸과 마음이 거뜬(輕安)해지거나 혹은 화두를 이해했을 때 그것을 깨달았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나 참선(博山)은 당시‘뱃사공 덕성(德誠)스님은 종적이 없어졌다’는 화두*를 들고 있었는데, 하루는「전등록(傳燈錄)」을 읽다가 조주(趙州 : 778~897)스님이 어떤 스님에게 부탁한 말씀인‘3천리 밖에서 사람을 만나거든…’대목을 보고는 나도 모르게 메고 있던 푸대를 끌러 천근 짐을 내려놓은 듯하였다. 그때 나는 확실하게 깨쳤다고 생각하였는데 나중에 보방(寶方)스님을 만나게 되자 나의 깨달음이란 것이 마치 네모난 나무를 둥근 구멍에 맞추려는 격으로 터무니없어 비로소 부끄러운 줄을 알게 되었다. 그..

방일과 무애를 혼돈하지 말라(참선경어-제1장-39,52페)

방일과 무애를 혼돈하지 말라(참선경어-제1장-39,52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할 때에는 새벽이나 밤이나 감히 게을러서는 안된다. 자명(慈明 : 985~1039)스님 같은 분은 밤에 잠이 오면 송곳으로 자기 살을 찌르면서,“옛사람은 도를 위해서라면 밥도 안 먹고 잠도 자지 않았다고 하는데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이냐?”라고 하였다 한다. 옛사람은 석회로 테두리를 그려놓고 깨치지 못하면 한 발자국도 그 안에서 니오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제멋대로 놀아제껴 법도를 따르지 않으면서 그것을‘걸림없는 공부’라 하고 있으니 매우 가소로운 일이다. 참고 방일(放逸,767)-뉴사전 : ① 멋대로 노는 것. 소홀. 게으름을 피우는 것. 태만. 방자. 나태. 게으르고 태만함. 부주..

더 이상 마음 쓸 곳 없는 경지(참선경어-제1장-26,46페)

더 이상 마음 쓸 곳 없는 경지(참선경어-제1장-26,46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할 때 더 이상 마음 쓸 곳이 없는 경지, 즉 만 길 낭떠러지나 물도 다하고 산도 다한 곳, 초승달 그림자가 물소뿔에 새겨지는 경지*에 이르게 되면 늙은 쥐가 쇠뿔 속에 덜컥 걸려들어가듯* 어찌할 수 없이 저절로 정(定)에 들게 되리라. * 나문결각(蘿紋結角) : 나문(蘿紋)은 주름살, 독문(濁紋), 결(結)은 단단히 매여짐. 새겨짐. 무소(犀)가 초사흘달을 보면 뿔에 달의 그림자가 새겨진다고 함. 범부가 깨달음을 얻고 불신(佛身)으로 전화하려는 경지. * 노서입우각(老鼠入牛角) : 옛날에는 쇠뿔에다 기름을 먹여 등잔불로 썼는데 쥐가 그리 걸려들어가면 꼼짝없이 나올 수가 없으니, 공부가 다 되어 ..

얻은 경계를 경론에 맞춰 이해하는 장애(참선경어-제4장-7,107페)

얻은 경계를 경론에 맞춰 이해하는 장애(참선경어-제4장-7,107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하다가 의정을 일으켜 법신도리와 상응하게 되면 어떤 이들은“온누리가 사문의 한 쪽 눈이며 온누리가 자기의 신령스런 마음이라 모두가 다 이 안에 있다”고 한 장사(長沙)스님의 말씀을 보게 되거나 또는“티끌 하나 속에 끝없는 법계의 진리가 담겨 있다”는 경전의 말씀을 끌어다가 대충 맞춰보고 만다. 그리고는 앞으로 더 나아가려 하지도 않고 살지도 죽지도 못하면서 이런 식의 이해를 깨닫는 공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온몸 그대로가 병통이지 선은 아니다. 설사 도리(理)와 상응했다 하더라도 여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전적으로 도리 자체가 장애일 뿐이며, 법신 쪽에만 치우쳐 있게 된다는 사실..

세속사를 무애행으로 착각하는 장애(참선경어-제3장-9,95페)

세속사를 무애행으로 착각하는 장애(참선경어-제3장-9,95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할 때 의정은 일으키지 못하고 문득 한가하게 처신하거나 부산하게 움직이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사람을 만나면 저절로 춤과 노래가 나오고 스스로 즐거워한다. 혹은 물가나 숲속에서 시(詩)를 읊조리면서 담소하거나 저자거리를 이리저리 휘젓고다니면서 자기 스스로를 공부 다 마친 도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어떤 선지식이 총림을 열고 법도를 세워 좌선이든 염불이든 혹은 어떤 수행이라도 하는 것을 보게 되면, 손뼉을 치고 웃으면서 업신여기고 모독하려는 마음을 낸다. 자기는 도를 닦지 않으면서 남 닦는 일은 방해하고, 자기는 경을 봉독(奉讀)하거나 예불참회하지 않으면서 남이 하는 것을 방해한다. 또 자기는 ..

하루에 공부를 다 마치듯 하라(참선경어-제1장-10,32페)

하루에 공부를 다 마치듯 하라(참선경어-제1장-10,32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할 때는 날마다 하루 할 공부를 다 마쳐야 한다. 미루고 질질 끌면 백겁천생(百劫千生)토록 끝내 공부를 다 마칠 날이 없을 것이다. 언젠가 나는 향 한 개비를 꽂아놓고 그것이 다 타는 것을 보고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공부가 늘 그저그러하여 나아진 것도 퇴보한 것도 없다. 이런 식으로 가면 하루에 몇 개비의 향이 타겠으며 1년이면 얼마만큼의 향이 타겠는가?” 그리고는 다시 생각해 보았다. “시간은 눈깜짝할 새 지나가 버리고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데 생사문제를 아직 밝히지 못했으니 어느 날에나 공부를 마치고 깨닫게 될 것인가?” 이런 생각으로 더욱 자신을 채찍질하였다. 참고 선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