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修行)도움말씀 133

신기한 경계에 현혹되는 장애(참선경어-제4장-9,109페)

신기한 경계에 현혹되는 장애(참선경어-제4장-9,109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하다가 의정을 일으켜 법신도리와 상응하게 되면 어떤 이들은 무엇이나 된 듯 여긴다. 빛이나 꽃이 보이고 여러 가지 신기한 모습이 나타나면 자기가 성인(聖人)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이런 신기한 모습으로 사람을 현혹시키면서 스스로는 확실히 깨달았노라고 한다. 그러나 그들은 이것이 전부 병통이지 선이 아니라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 경계로 나타나는 신기한 모양은 자기 망심(妄心)이 맺혀서 만들어지는 경우도 있고, 혹은 마(魔)가 틈을 타고 들어와서 그런 경계를 짓는 수도 있고, 혹은 제석천신이 변화해서 수행인을 시험해 보느라 나타나는 수도 있다. 망심이 맺혀 그런 경계가 나타나는 경우는 정토(淨土)수..

조그만 경지에 집착하는 장애(참선경어-제4장-1,100페)

조그만 경지에 집착하는 장애(참선경어-제4장-1,100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하다가 의정을 일으켜 법신도리(法身道理)와 만나서 온누리가 밝고 밝아 조그만큼의 걸림도 없음을 보게 되는 이가 있다. 그들은 당장에 그것을 어떤 경지라고 받아들여서 놓아버리지 못하고 법신 주변에 눌러앉게 된다. 그리하여 미세한 번뇌가 끊기지 않은 채 법신 가운데 어떤 견지(見地)나 깨달음의 상태(受用)가 있는 듯(似有)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은 이것이 모두 종자(種子) 번뇌임을 까맣게 모르는 것이다. 옛사람은 이 법신을,‘언어를 초월한 소식(隔身句)’이라고 불렀다. 미세한 번뇌가 끊기지 않았다면 이미 온몸 그대로가 병통이니, 이는 선이 아니다. 이러한 경지에 도달하거든 오직 온몸으로 부딪쳐 들어가서 ..

경계에 빠져 나아갈 바를 모르는 장애(참선경어-제4장-2,101페)

경계에 빠져 나아갈 바를 모르는 장애(참선경어-제4장-2,101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하다가 의정을 일으켜 법신도리와 만나 세계를 뒤섞어서 파도물결이 뒤집히는 듯한 경지를 얻게 되면, 수행하는 사람들이 그 경지에 빠져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도, 뒤로 물러서려 하지도 않는다. 그리하여 온몸으로 부딪쳐 참구해 들어가지 못하게 되니, 이는 마치 가난한 사람이 황금산을 만나 떠날 줄을 모르는 꼴이다. 그것이 황금인 줄은 확실히 알지만 어찌 손 쓸 줄을 모르니, 옛사람은 이런 자를‘보물 지키는 바보(守寶漢)’라고 불렀다. 이는 온몸 그대로가 병통이지 선이 아니다. 이러한 경지에 도달하거든 오직 모름지기 위태로움을 돌보지 않아야 비로소 법(法)과 상응하게 된다. 천동사(天童寺) 정각(正覺..

알음알이로 공안을 해석하는 장애(참선경어-제3장-5,91페)

알음알이로 공안을 해석하는 장애(참선경어-제3장-5,91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어떤 이들은 참선할 때 의정이 일어나지 않으면 마침내 알음알이로 헤아려 옛스님들의 공안을 어지러이 천착해댄다. 그들은 공안에 대하여 전부를 들어주느니(全提) 부분만 들어주었느니(半提)하며, 향상구(向上句)니 향하구(向下句)니 한다. 또는 이것은 주(君)이며 저것은 객(臣)이고 어떤 것은 핵심적인 내용이며 어떤 것은 부수적인 이론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기는 알음알이를 따져 이해한 사람들로서는 미치지 못하는 경지에 왔다고 여긴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비록 옛사람이 하셨던 꼭 그대로 도리를 설명해낼 수 있다 하더라도 생멸심이지 선은 아니다. 옛사람들의 한마디 말씀은 마치 솜뭉치 같아서 삼킬 수도 토할 수..

고요한 경지에서 주재(主宰) 세우는 장애(참선경어-제4장-5,104페)

고요한 경지에서 주재(主宰) 세우는 장애(참선경어-제4장-5,104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하다가 의정을 일으켜 법신도리와 상응하게 된 어떤 이들은 고요하여 흔들리지 않는 경지에 이르러 마음에 아무런 장애도 겉치레도 없고 아무 것도 잡을 것이 없게 된다. 이들은 여기서 다 놓아버리고 지금의 경지를 바꾸어 깨달음의 기회를 잡을 줄 모른다. 오히려 그 속에서 억지로 주재(主宰)를 세워 법신 쪽에 꼭 막혀 있으니, 이는 온몸 그대로가 병통이지 선은 아니다. 동산(洞山 : 807~869)스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높은 묏부리 빼어나게 솟았으니 날으는 학(鶴)은 멈출 곳을 모르고 신령한 고목 먼 곳에 우뚝하니 봉황(鳳)새도 기댈 곳 없구나! 峯巒挺異 鶴不停機 靈木沼然 鳳無依倚 여기서‘높..

거짓 몸짓으로 법을 보여주는 잘못(참선경어-제2장-20,75페)

거짓 몸짓으로 법을 보여주는 잘못(참선경어-제2장-20,75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현사스님이 말씀하셨다. “선상(禪床)에 앉아 있으면서 선지식(善知識)이라 불리우는 어떤 화상(和尙)들이 있다. 그런데 이들에게 법을 물으면, 몸을 흔들고 손을 움직이며 눈을 깜박거리고 혓바닥을 내밀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사람을 쏘아보곤 한다.” 나는 이렇게 평한다. 이런 무리들은 온몸이 마(魔)이며 온몸 그대로가 병통이니, 죽을 때까지도 시끄러운 속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참고 선지식(善知識,1330)-뉴사전 : ① 좋은 친구. 친우. 양우(良友). 자신을 잘 알아 주는 사람. 친구. 마음의 벗. 선우(善友)를 말함. 산, kalyana-mitra ② 높은 덕행을 갖춘 사람. 산, sat-pur..

쉼(休歇)에 빠져 의정을 놓아버리는 장애(참선경어-제4장-4,103페)

쉼(休歇)에 빠져 의정을 놓아버리는 장애(참선경어-제4장-4,103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할 때 의정을 일으켜 법신도리와 상응하게 되면 문득 가라앉고 고요한 쪽으로 기울게 된다. 그리하여“그곳에서 쉬어라, 쉬어라”하며 만년 부동(不動)의 일념을 갖고서 의정은 법신도리 속에 모셔두고 꺼내 쓰지 않아서 오직 죽어가고 있을 뿐이다. 다시는 돌아오지도 않고 아무 것도 개의치 않으며 아무런 기척도 없이 썩은 물(死水) 속에 빠져들고 있으면서 스스로는 그것이 최상의 진리라고 생각한다. 이 역시 온통 병들어 있는 것이지 선은 아니다. 석상(石霜 : 807~888)스님의 문하에 이런 식으로 공부한 사람이 극히 많았으니, 그들이 비록 앉아서 죽고 선 채로 입적한 다 해도 제대로 공부한 것은 ..

망념으로 망념을 다스리려는 장애(참선경어-제3장-3,90페)

망념으로 망념을 다스리려는 장애(참선경어-제3장-3,90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할 때 의정이 일어나지 않으면 알음알이(情識妄想心)를 가지고 망심을 억눌러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이들이 있다. 이렇게 망심이 일어나지 않는 경지에 이르게 되면, 맑고 고요하여 마음에 티끌 한 점 없기는 하다. 그러나 그들은 식심(識心)의 근원은 끝내 깨뜨리지 못하고서 맑고 고요하여 티끌 한 점 없는 그 경계를, 이치를 참구하는 것이라 여긴다. 그러다가 남에게 자기의 아픈 곳을 지적당하면, 마치 물위에 뜬 호롱박을 자꾸만 눌러대는 꼴이 되니 이는 생멸심이지 선은 아니다. 이러한 병통은 애초부터 화두를 참구할 적에 의정을 일으키려는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설사 심신을 눌러서 일어나지 못하게 했더라도 ..

경계를 헤아림에 빠지는 장애(참선경어-제4장-3,102페)

경계를 헤아림에 빠지는 장애(참선경어-제4장-3,102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하다가 의정을 일으켜 법신도리와 상응하게 되면 산을 보아도 산이 아니고 물을 보아도 물이 아니다. 그렇게 되면 온누리가 꽉 막혀 실오라기만한 빈틈도 없게 된다. 이런 가운데 홀연히 헤아리는 마음이 생겨서 마치 눈앞에 무엇이 가려져 있는 듯하고 심신을 가로막는 듯하여, 끄집어내려 해도 나오지 않고 쳐부수려 해도 깨지지 않는다. 문제 삼았을 때는 무엇인가 있는 듯하다가 놓아버리려 하면 아무 것도 없는 듯하여, 입을 열어도 숨을 내뿜을 수 없고 몸을 움직이려 해도 발을 뗄 수 없게 되는데, 이런 경계라 해도 역시 제대로 된 것은 아니다. 이런 경우도 온몸 그대로 병통이지 선이 아니다. 이런 이들은 옛스님들..

대중생활을 피해 고요함에 빠지는 장애(참선경어-제3장-10,96페)

대중생활을 피해 고요함에 빠지는 장애(참선경어-제3장-10,96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참선하는 데 의정을 일으키지 못하고서 대중과 함께 사는 것을 거동이 불편하고 구속이 심하여 매우 번거롭다고 느끼는 이들이 있다. 그리하여 사람 없는 깊은 산으로 들어가서 조용히 머물고자 하며 혹은 단칸 오두막을 찾아 고요하게 들어앉는다. 이들은 처음에는 주인공이 되어 눈을 딱 감고 마음을 굳게 먹으며 가부좌를 틀고 합장한 채 꼿꼿하게 공부해 간다. 그러다가 한 달 두 달, 혹은 1, 2년이 지나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 어떤 무리들은 작심삼일이어서. 2, 3일 지나면 벌써 앉아 있지 못한다. 그리하여 책을 보거나 한가하게 놀기도 하며 노래나 시를 짓기도 한다. 그런 중에는 아예 문 잠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