色이 곧 空이다 132

반야심경-17(알기쉬운반야심경,157페)

반야심경-17(알기쉬운반야심경,157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죽음이란 밝은 안식이다- 생(生)과 사(死), 즉 삶과 죽음이 존재하는 것은 육체의 세계, 물질현상의 세계이며, 반야심경은“모든 존재하는 것에는 실체가 없다”---공(空)이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은 생겨나는 것도 아니며 멸망하는 것도 아니다---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육체에는 생사가 있고, 실체가 없는 공(空)의 세계에는 그것이 없다---그러나 이 두 가지가 접촉하는 곳에서 고뇌가 생기는 것이며, 인간은 이 접촉점에서 번뇌를 갖는 것입니다. 특히 이 괴로움을 짙게 갖는 것이 인간입니다. 또 인간이기 때문에 고뇌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그것을 해결하고자 노력을 하는 것도 인간뿐인 것 같습니다. 정치나 경제의 힘으로도 도저..

반야심경-16(알기쉬운반야심경,55페)

반야심경-16(알기쉬운반야심경,55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심경의 정수(精髓)는 10문자의 경전 제목에- 불교경전의 최장편은 이며, 그 정수(精髓)를 뽑은 것이 입니다. 이 경전은 많은 학자들에 의해서 번역되었고, 우리 나라에도 몇 권의 해설판이 나와 있습니다. 고대 인도의 표준적 문장어인 산스크리트의 원전에 애초부터 경의 명칭이 붙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원문의 말미(末尾)에 라고 되어 있는 것을 한문으로 번역한 사람이 첫머리에 이라는 제명(題名)으로 했다---고 불교학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흔히 이름은 몸을 나타낸다고 하지만, 불과 270자(字)의 본문은 글자 한자한자마다 부처의 생명이 약동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이란 10자의 경전..

반야심경-15(알기쉬운반야심경,111페)

반야심경-15(알기쉬운반야심경,111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악인에게도 마음 속에 불당(佛堂)이 있다- 인간완성을 위한 세 번째 목적은 인욕(忍辱)이며, 온갖 수모와 박해를 잘 견디고 참는 인내를 말합니다. 앞서 두 번째의 율(律)을 간직하고자 한다면, 먼저 자신의 안팎에서 일어나는 유혹에 잘 견디고 이겨내야 합니다. 불교의 인(忍)은 세상에서 흔히 말하고 있는 것처럼 이를 악물고,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의 운명이라고 생각하면서 참을 수 없는 것을 참는 것이 진짜 참음이라고 믿거나 체념하는 그런 것이 결코 아닙니다. 사람은 서로 사랑해야 하며 아껴 주어야 한다는 인간의 도리를 잘 알면서도 자칫하면 서로 미워하는 경우가 흔히 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흐트러진 리듬의 깊은 밑바..

반야심경-14(알기쉬운반야심경,66페)

반야심경-14(알기쉬운반야심경,66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곡주는 지혜를 어지럽히는가- 우리 나라 승려들은 술을 곡주라고 합니다. 승려의 은어(隱語)이지만 참된 지혜의 눈을 뜨지 못하게 어지럽히는 것이 곡주입니다. 술은 사람을 취하게 하고 여러 가지로 복잡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불교에서는 무명(無明)의 함정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 무명(無明)의 술에 취해서는 안 되는, 그 술에 취한 슬픈 마음을 감추기 위해서 곡주(쌀로 만든 술)라고 부르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를 생각해 보면서 다음의 시(詩)를 음미해 보고 싶습니다. 반야의 지혜가 가리워지고 어지럽혀진 슬픔을 자각하는 것이 인간에게 주어진 숙제인 것입니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대품반야(大品般若)는 봄..

반야심경-13(알기쉬운반야심경,150페)

반야심경-13(알기쉬운반야심경,150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수상행식역부여시(受想行識亦復如是)- 에도 수상행식(受想行識)도 또한 그와 같다고 여덟 자로 밝히고 있을 뿐입니다. 범문(梵文) 현대어역에도 이와 마찬가지로 감각도, 표상도, 의지도, 지식도 모두 실체가 없는 것이라고 되어 있을 뿐입니다. 원문의 수(受)·상(想)·행(行)·식(識)과 이제까지 말씀드린 을 합친 것이 앞에서 풀어본 오온(五蘊)이며 그것을 현대어역에 맞추면, 색(色)---물질적 현상, 수(受)---감각, 상(想)---표상, 행(行)---의지, 식(識)---지식이 됩니다. 그러한 것이 모두 실체가 없는 공(空)입니다. 평범하게 말하면 생각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모두 실체가 없는 공(空)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

반야심경-12(알기쉬운반야심경,192페)

반야심경-12(알기쉬운반야심경,192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인간의 생명은 쾌락의 원리인가- 깨닫고 벗어나 밝아짐도 없으며라고 하면, 어딘지 의아스럽게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여기에 공관(空觀)의 극치가 있습니다. 극한의 공관은 없는 그대로 있고, 있는 그대로 없다는 것으로 유(有)와 무(無)에 구애받지 아니하는 것입니다. 이율배반(二律背反) 그대로 실체를 응시하는 것이 공관(空觀)---공(空)의 눈입니다. 이것을 되풀이해서 설명하고 있는 것이 반야심경입니다. 이와 같은 반야심경의 사고방식을 실생활을 통해서 어떻게 포착해야 할 것인가---먼저 무명은 없는 그대로 있다, 그리고 무명은 있는 그대로 없다는 것이 실체인 것입니다. 어쩌면 마술적인 이야기로 들..

반야심경-11(알기쉬운반야심경,180페)

반야심경-11(알기쉬운반야심경,180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얼굴에 눈과 코가 있는 이유- 자신의 신체라는 하나의 존재, 즉 도, 내 몸에만 국한해서 생각하고 있으면 힘이 있는 것으로 알기가 쉽습니다. 그것을 스스로 자신의 신체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집착을 날려 버리고 공(空)이 되어 봅니다. 그러면 자신의 힘만으로 살고 있는 것이 아니며, 자기 이외의 많은 힘에 의해서 살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그때부터 자기 본위의 이기적인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확실히 존재하는 신체는 없다는 식의 무리를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특정한 신체(色)에 사로잡혀 집착하는 마음이 없어진 것이 무색(無色)이라고 하는 뜻입니다. 이렇게 되면 그 자리에서 색(色)..

반야심경-10(알기쉬운반야심경,96페)

반야심경-10(알기쉬운반야심경,96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고통을 체험해서 알게 되는 타인의 아픔- 조리(早離)와 즉리(即離)는 어린 형제였다. 이 두 형제는 너무 일찍이 양친과 사별했기 때문에 날마다 울고 있었다. 어느 날 마음씨가 고약한 사나이가 나타나 너희들 부모를 만나게 해 줄 테니 이 작은 배를 타라고 권했다. 두 소년은 속고 있는지는 꿈에도 모르고 그 말에 따라 배에 탔다. 작은 배는 포구(浦口)의 어귀에서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이름도 없는 섬에 닿자, 어린 두 형제를 내려 놓고 사나이는 그대로 되돌아 가버렸다. 두 아이는 좁은 섬 안을 뛰어다니며 부모를 찾지만 있을 까닭이 없다. 마침내 겹친 피로와 굶주림을 못이겨 이 어린 두 형제는 가엾게도 쓸쓸한 고도(孤島)에서 ..

반야심경-9(알기쉬운반야심경,102페)

반야심경-9(알기쉬운반야심경,102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관음이란, 소리(音)를 본다(觀)-----불립문자(不立文字)의 상징- 관세음을 줄여서 관음이라고 하는 것은 곧 이해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소리는 들어야 하는데 소리(音)를 본다(觀)고 한다면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동양에서는 옛날부터 향도(香道) 또는 향합(香合)이라는 유희---놀이가 있습니다. 향(香)을 피워서, 그 향기로 향의 이름을 맞추는 것인데 이 경우에는‘향을 맡는다’고 하지 않고‘향을 듣는다’고 합니다. 향기는 코로 맡아야 하는데 듣는다고 해서 마치 귀가 감각하는 구실을 맡게 되는 것과 비슷하게 들립니다. 관(觀)은 자전(字典)에 이라고 되어 있으나,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한 듯합니다. 오히려 붙잡는다,..

반야심경-8(알기쉬운반야심경,129페)

반야심경-8(알기쉬운반야심경,129페)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한 마리의 파리에게도 생명은 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세계 모든 나라에서는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인큐베이터 속에서 태어나자마자 죽는 비극적인 생명도 있습니다. 어린 생명을 앞서 떠나 보낸 어떤 부모들은 그 공양(供養)을 위해서, 흰 매화(白梅) 나무를 심고, 죽은 아기의 이름 그대로 아기매화라고 불렀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새 싹이 나면 아기매화가 나왔다며 기뻐했고, 꽃이 피면 아기매화가 피었다고 하며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어느 날 어린 아들을 잃은 그 부모는 자기의 또 다른 자식에게 이렇게 말했다는 것입니다. “때리지 말아라, 파리가 팔 다리를 부비며 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