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

지장보살본원경 중권(제8품,閻羅王衆讚歎品)

근와(槿瓦) 2015. 8. 26. 00:57

지장보살본원경 중권(제8품,閻羅王衆讚歎品)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이 때에 철위산 안에 한량없는 귀왕과 염라천자(閻羅天子)가 함께 도리천에 와서 부처님 계신 곳에 모이니, 이른바

악독(惡毒)귀왕 · 다악(多惡)귀왕 · 대쟁(大爭)귀왕 · 백호(白虎)귀왕 · 혈호(血虎)귀왕 · 적호(赤虎)귀왕 · 산앙(散殃)귀왕 · 비신(飛身)귀왕 · 전광(電光)귀왕 · 낭아(狼牙)귀왕 · 천안(千眼)귀왕 · 담수(噉獸)귀왕 · 부석(負石)귀왕 · 주모(主耗)귀왕 · 주화(主禍)귀왕 · 주복(主福)귀왕 · 주식(主食)귀왕 · 주재(主財)귀왕 · 주축(主畜)귀왕 · 주금(主禽)귀왕 · 주수(主獸)귀왕 · 주매(主魅)귀왕 · 주산(主産)귀왕 · 주명(主命)귀왕 · 주질(主疾)귀왕 · 주험(主險)귀왕 · 삼목(三目)귀왕 · 사목(四目)귀왕 · 오목(五目)귀왕 · 기리실(祁利失)왕 · 대기리실(大祁利失)왕 · 기리차(祁利叉)왕 · 대기리차(大祁利叉)왕 · 아나타(阿那)왕 · 대아나타(大阿那)왕 등 이러한 대귀왕들이 각각 백천의 여러 존귀왕과 더불어 모두 염부제에서 살고 있어서 그들은 각각 맡은 바가 있고 머물 곳이 있으니, 이 모든 귀왕이 염라천왕과 더불어 부처님의 위신력과 지장보살마하살의 힘을 받들어 다 함께 도리천에 이르러 한쪽에 서 있었다.

 

그때에 염라천자가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리기를,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지금 여기 모인 모든 귀왕들과 더불어 부처님의 위신력과 지장보살마하살의 힘을 받들고, 이 도리천의 큰 모임에 오게 된 것은 저희들이 좋은 이익을 얻기 때문이온대 제가 이제 적은 의심이 되는 일이 있어 감히 세존께 묻사오니, 세존께서는 자비로써 말씀하여 주시옵소서.」

 

부처님께서 염라천자에게 이르시길,

「그대는 마음대로 물으라. 너를 위하여 말하여 주리라.」

 

이때에 염라천자가 세존을 우러러 절하고 지장보살을 돌아보고는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장보살을 생각하건대 육도 중에 계시오면서 백천 가지 방편으로 죄고 중생을 제도하시매 피곤함도 괴로움도 모르시오며, 이 대보살께서는 이와 같은 불가사의한 신통한 힘이 있사오나, 모든 중생들을 죄보에서 잠시 벗어났다가도 오래지 않아 또다시 악도에 떨어지고 있나이다.

세존이시여, 이 지장보살은 이미 이와 같은 불가사의한 신력(神力)을 지니고 계시거늘, 어찌하여 중생들은 좋은 데에 의지하여 영원한 해탈을 얻지 못하나이까?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저희들을 위하여 해설하여 주옵소서.」

 

부처님께서 염라천자에게 이르시길,

「남염부제 중생이 그 성질이 억세고 거칠어서 길들이기 어렵고 꺾기 어려운 것을 이 대보살이 백천겁에 하나하나 구출하여서 그러한 중생들을 일찍이 해탈하게 하였느니라.

저 모든 죄인들이 큰 악도에 떨어진 자까지라도 보살이 방편의 힘으로 그 근본 업연에서 구출하여 그들로 숙세의 일을 깨닫게 하건만, 염부제 중생이 악습을 맺은 바가 중하여서 나왔다가는 다시 들어가곤 하여서 이 보살을 수고롭게 하고 오랜 겁을 지내면서 제도하여야 해탈하게 되느니라.

 

비유하건대, 어떤 사람이 그의 본집을 잃고 잘못하여 험한 길로 들어갔는데 그 험한 길 도중에는 여러 야차와 호랑이 · 사자 · 구렁이 · 독사 등이 많이 있어서 이 길잃은 사람이 이 험한 길에 들어서매 잠깐 사이에 이 모든 독한 것들을 만나게 되었을 때, 그때 많은 술법을 알고 여러 가지 사나운 독 및 야차의 독까지도 잘 풀을 수 있는 선지식인이 있어서 이 험로에서 자꾸만 이 험한 길로 들어서려는 길잃은 사람들을 만나,

「이 딱한 사람아, 어쩌자고 이런 길로 들어왔는가, 어떤 기이한 술법이라도 가지고 있어 모든 독물을 물리칠 수 있다는 말인가?」하였다.

 

이 길잃은 사람은 그 말을 듣고 문득 험로에 들어선 것을 비로소 알고 곧 물러나서 여기에서 벗어나는데, 이 선지식이 그를 이끌어서 험로 속의 여러 악독한 것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고 안전한 곳에 이르게 하여 편안케 한 연후에 그에게 말하기를,

「딱한 사람아, 이 다음부터는 저 길을 결코 가지 말라. 그 길로 들어가면 좀처럼 빠져나오기 어려우며, 또 목숨까지도 다치게 되느니라.」

 

이 말을 듣고 길잃은 사람은 깊은 감동을 받았다. 헤어짐에 다달아 선지식인은 또 말하기를,

「만약 모든 길가는 사람을 보거든 친지이거나, 또는 아니거나 간에, 또 남자거나 여자거나 간에 저 길에는 여러 가지 사나운 독한 것들이 많아서 목숨을 잃는다고 말하여서 그들로 하여금 죽음을 스스로 취하지 않도록 하라고 한 것과 같느니라.」

이러한 까닭에 지장보살은 대자비를 갖추고 죄고 중생을 구출하여 천상이나 인간에 태어나게 하여서 훌륭한 낙을 받도록 해주며, 이 모든 죄고 중생들이 업도의 괴로움을 알아 악도에서 벗어나 영원히 다시는 그 길에 들어서지 않게 하나니, 이것은 저 길을 잃은 사람이 험한 길로 잘못 들어갔을 때에 선지식을 만나 이끌려 나오게 되어 다시는 영원히 그런 곳에 빠져들지 않는 것과 같고, 그가 다시 다른 사람에게 들어가지 말도록 권한다면 자연히 이로 인하여 어리석음으로부터 벗어나 해탈을 얻게 되고, 다시는 악도에 들어가지 않는 것과 같느니라.

 

만약 두번 다시 그 길을 밟는다면 아직도 미혹한 가운데에 있는 것이라, 일찍이 예전에 빠졌던 험한 길을 깨닫지 못하고서 목숨을 잃기도 하는 것처럼 저 악도에 떨어진 중생을 지장보살이 방편의 힘으로 구해내어서 인간이나 천상에 태어나게 하나, 저들은 다시 돌고 돌아 또 악도에 들어가나니, 그와 같이 만약 업이 중하면 길이 지옥에 빠지게 되어 해탈할 때가 없느니라.」

 

그때 악도귀왕이 합장 공경하고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 여러 귀왕들은 그 수효가 한량없나이다. 염부제에 있으면서 혹은 사람에게 이익을 주기도 하고, 혹은 사람에게 손해를 주기도 하는 것이 각각 서로 같지가 않으오니, 이것은 저희들의 업보이옵니다.

제가 권속들로 하여금 여러 세계를 돌아다니게 하여 보니, 악한 것이 많고 선한 것은 적습니다. 사람의 가정이나 혹은 성읍 · 취락 · 장원 · 방사(房舍)를 지나다가 혹 어떤 남자나 여인이 터럭만큼이라도 착한 일을 하거나, 三寶를 공양하는 일산 하나를 달든지 자그마한 향이나 꽃을 가지고 불 · 보살의 존상 앞에 공양하거나, 혹은 존중한 경전을 독송하거나, 향을 사루어 부처님 법문의 한 구절이나, 한 게송이라도 공양하면 저희들 귀왕이 이 사람에게 경례하되, 저 과거 · 현재 · 미래의 모든 부처님과 같이하며, 각각 큰 힘이 있고 토지를 맡은 모든 작은 귀신들로 하여금 다시 호위하게 하여서 사나운 횡액 · 사나운 병 · 뜻과 같지 않은 일들이 이 사람의 집 근처에서는 일어나지 않게 하겠사오니, 더구나 그런 것이 그 집안으로 들어가게 하겠나이까?」

 

부처님께서 귀왕을 칭찬하시기를,

「착하고 착하다. 너희들과 염라천자가 더불어 이와 같이 능히 선남자 선여인을 옹호하니, 내 또한 범왕과 제석에게 일러서 너희들을 지키고 돕게 하리라.」

 

이 말씀을 하실 때, 회중에 한 귀왕이 있어서 이름이 주명(主命)인데 부처님께 말씀드리기를,

「세존이시여, 저는 본래 업연이 염부제 사람들의 수명을 관장하고 있사온데, 저들의 날때와 죽을 때를 제가 모두 맡아서 하오며, 저 본래의 원에 있어서는 크게 중생을 이익되게 하려는 것이오나, 중생들은 제 뜻을 알지 못하고 나고 죽음에 모두 편안함을 얻지 못하나이다.

왜냐하면, 이 염부제 사람들이 처음 태어났을 때 남자이거나, 여자이거나 간에 나기 전에 착한 일을 하게 되면, 집안에 이익이 더하고 토지신도 한없이 기뻐하면서 애기와 어머니를 옹호하여 큰 안락을 얻게 하고 권속도 이롭게 하나이다.

그러므로 이미 아이를 낳은 뒤에는 삼가 살생을 말아야 할 것이온데, 여러 가지 비린 것들을 가져다가 산모에게 먹이며, 또한 많은 권속들이 모여 술마시고 고기를 먹으며 노래를 부르고 풍악을 울리고 즐긴다면, 모자가 함께 편안하고 즐거움을 얻지 못하게 되는 것이나이다.

 

왜냐하면 아이를 낳을 때, 무수한 악한 귀신과 도깨비들이 비린내 나는 피를 먹고자 하옵거늘, 제가 미리 사택(舍宅) 토지의 신들로 하여금 산모와 애기를 보호하여서 편안케 해 주나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안락함을 얻었으면 마땅히 착한 일을 하여서 여러 토지신들에게 보답하여야 하옵거늘, 도리어 산 목숨을 죽여서 잔치를 베풀곤 하니, 이는 스스로 재앙을 불러서 받는 일이라, 산모와 애기가 함께 손상을 하는 것이나이다.

그리고 또 염부제 사람들이 목숨을 마치게 되면 그 사람의 선악을 묻지 않고 그들을 모두 악도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나이다. 그런데 더구나 스스로 선근을 닦는다면 저의 힘을 더하여 주는 것이 되오니 어떠하리까.

그러나 이 염부제에서 선을 행한 사람들도 임종할 때에는 역시 백천이나 되는 악도에 빠진 귀신들이 부모나 모든 권속의 형상으로 변하여 나타나 망인을 이끌어 악도에 빠지게 하거늘, 어찌 하물며 본래부터 악을 지은 자들은 말해 무얼하오리까.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염부제의 남자와 여자들은 임종할 때에 신식(神識)이 혼미하여 선악을 분간하지 못하며, 눈귀로는 아무것도 보거나 듣는 것이 없는데, 만약 그의 모든 권속들이 마땅히 큰 공양을 베풀고 존중한 경을 읽으며 불 · 보살의 명호를 염하면, 이러한 좋은 인연이 능히 망인으로 하여금 모든 악도를 여의게 하고 모든 마군과 귀신들이 흩어져 사라지게 되나이다.

 

세존이시여, 일체 중생이 임종할 때에 만약 한 부처님의 명호나 한 보살의 명호만 들어도, 혹은 대승경전의 한 구절, 한 게송이라도 듣는다면, 제가 이러한 사람들을 살펴 五무간 지옥에 떨어질 살생의 죄만 아니라면 소소한 악업으로 인하여 악도에 떨어질 자들을 모두 다 해탈을 얻게 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 주명귀왕에게 말씀하시기를,

「네가 대자비로 능히 큰 원을 세우고 생사계 중에서 모든 중생을 보호하는구나. 미래세에도 남 · 여 중생이 나고 죽고 할 때, 네가 결단코 이 원력에서 물러서지 말고 모두 해탈하게 하여서 안락함을 얻도록 하라.」

 

귀왕이 부처님께 말씀드리기를,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염려하지 마옵소서. 제가 이 몸이 다할 때까지 생각 생각에 염부제의 중생들을 옹호하여서 날 때나 죽을 때나 모두 안락함을 얻도록 하며, 다만 모든 중생이 나고 죽을 때에 저의 말을 믿고 받아들여서, 모두 해탈하여 큰 이익을 얻는 것이 원이옵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지장보살에게 말씀하시기를,

「이 수명을 맡은 대귀왕은 이미 과거 백천생 동안을 지나오면서 대귀왕이 되어서 나고 죽는 가운데서 중생을 옹호하고 있나니, 이 대귀왕의 자비원력인 까닭에 현재 대귀왕의 몸을 나투었어도 실로는 귀신이 아니니라. 앞으로 일백칠십겁을 자나서 주명 대귀왕은 마땅히 성불할 것이니, 그때 불명호는 무상(無相)여래이고 겁의 이름은 안락이며, 세계의 이름은 정주(淨住)이고 그 부처님의 수명은 가히 헤아릴 수 없는 겁이 되리라.

지장보살이여. 이 대귀왕의 일이 이와 같이 불가사의하여서 그가 제도하는 천상 사람과 세간 사람도 또 그 수가 한량이 없느니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