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公案,話頭)이란?

화두 참구와 일상생활

근와(槿瓦) 2018. 12. 11. 03:51

화두 참구와 일상생활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재가자들도 화두를 들고 일상생활을 활기있게 해나갈 수 있다. 그것은 자기 주변에서 전개되는 역경계와 순경계를 화두로 다스리고 현실에 깨어있는 것이다. 화가 나려 할 때, 정신이 혼미해질 때, 어떤 대상에 한없이 집착하려 들 때, 화두를 들고 화두에 역력히 깨어있게 되면 그러한 경계를 극복하게 된다. 그래서 하루하루 근심 걱정없이 평화롭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간화선은 본래 생활선이다.

 

참선 수행을 하면서 수행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스스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굳이 선지식에게 묻지 않아도 어느 정도 점검이 가능하다. 그것은 우선 스스로 마음이 점차 너그러워지고 있는지 좁아지고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시간이 갈수록 세간사에 담담해지고 공부가 재미있어지면 제대로 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절이나 이웃에 망설임 없이 보시하고 싶고 그 보시하는 마음에 걸림이 없다면, 그야말로 열린 사람이다. 이와는 달리 남의 허물이 눈에 더 잘 보이고 세간사의 시비에 관심이 끊이지 않고 보시하는 일에 인색해진다면, 이는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또한 배우자나 아이들에게서 우리 남편, 부인 혹은 어머니가 절에 다니더니 사람이 많이 달라졌다는 소리를 들으면 좋다. 그래서 주위의 다른 이에게도 우리 배우자 혹은 어머니처럼 절에 보내라고 추천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절에 다니면 생활에 변화가 있어야 한다. 5년을 다니거나 10년을 다니는데도 전혀 변화의 조짐이 없거나, 주위에서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면 돌이켜 반성할 여지가 있다.

화두를 들고 참선을 하는 것은 아집을 없애는 것이다. 그것은 작은 나를 없애고 큰 나의 입장에서 살아가는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이다.

그리하여 부처님 앞에서 겸허해지고 공경심을 갖듯이, 집이나 직장에서 겸허함과 공경심으로 모든 이들을 대할 수 있다면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 된다. 궁극적으로 배우자나 직장 동료, 만나는 모든 이들을 부처님 대하듯 하면 절에 다니는 보람이요, 진정 수행하는 불자라고 할 수 있다.

 

간화선은 일찍이 가장 가치있는 수행이요, 질러가는 수행법이라 해서 많은 이들로부터 찬사를 받아왔다. 불자들은 이러한 간화선과 만난 것을 감사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재가불자들은 매일 일정한 시간에 화두를 들고 정진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참선을 할 때는 주변 환경에 구애받지 않아야 하겠지만, 처음 시작하는 사람은 조용한 곳이 좋다. 예를 들면 절에서는 부처님이 모셔진 법당이나 선방 등의 정해진 공간에서 하고, 집이나 직장에서는 특별히 참선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없기 때문에 조용하고 정갈한 일정한 곳을 선택해서 하면 될 것이다.

 

선의 자세도 가거나 머물거나 앉거나 서거나 어떤 자세를 취해도 되겠지만, 가장 안정적인 결가부좌나 반가부좌를 하는 것이 좋다. 참선을 한다고 억지로 오래 앉아 있다 보면 몸에 무리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 때는 잠시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법당이나 방 안 또는 도량을 거닐면서 몸의 균형을 맞추어 조절해주어야 한다. 이것을 방선(放禪) 또는 경행(經行)이라 한다. 이 때에도 화두를 잊고 잡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방선 또한 참선의 연장이기 때문이다.

 

또한 생활인은 걷거나 누군가를 기다릴 때도 화두 드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무심코 걸어가거나 누군가를 기다릴 때 나를 지배하는 것은 쓸데없는 망상과 잡념이다. 화두로 이러한 망상과 잡념을 거두어내고 마음 속 깊이 나를 찾아가는 공부를 해나가면, 비록 깨치지 못한다 할지라도 그 화두 드는 힘으로 일상생활을 편히 해나갈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정신이 혼미해질 때 화두를 들어 보자. 그러면 마음이 편해지고 생활에 중심이 잡힐 것이다.

 

참고

범소유상(凡所有相) : 대저 온갖 모양은,

개시허망(皆是虛妄) : 모두 허망한 것이니,

약견제상비상(若見諸相非相) : 만약 모든 모양이 모양 아닌 줄을 본다면,

즉견여래(卽見如來) : 바로 여래를 보리라.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而生其心) : 머무는 바 없이 마음을 낼지니라.

 


출전 : 불교입문(조계종)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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