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長)아함경, 중아함경(中阿含經)

장아함경-370-74

근와(槿瓦) 2018. 11. 22. 01:31

장아함경-370-74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366 / 10012] 쪽
대중들이 함께 의논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파리자 범지는 대중들 속에서, 사문 구담에게 큰 지혜가 있다는데 나도 또한 큰 지혜가 있다. 나아가 사문 구담이 나타내는 신력의 정도에 따라 나는 그보다 배나 더 나타내리라는 말까지 직접 했다. 사문 구담께서는 지금 그대의 숲에 계신다. 그대는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

그 때 파리자는 곧 대답했다.

 '당연히 돌아가리라. 당연히 돌아가리라.' 이렇게 말하고는 그 몸을 평상 위에서 이리저리 뒤척였다. 그 때 노끈 평상에 다시 그 발이 얽혀 그는 그 노끈 평상에서 벗어날 수조차 없었으니 어떻게 걸어서 세존이 있는 곳으로 올 수 있었겠는가?

그 때 두마가 파리자에게 말했다.

'너는 스스로 알지도 못하면서 (당연히 돌아가리라. 당연히 돌아가리라)고 헛소리만 하는구나. 스스로의 힘으로 그 노끈 평상도 벗어나지 못하면서 어떻게 대중들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겠는가?'

두마가 다시 파리자에게 말했다.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해 주면 잘 이해할 수 있다. 오랜 옛날에 어떤 짐승의 왕 사자가 깊은 숲 속에 살고 있었다. 사자는 아침에 처음으로 굴에서 나올 때에 사방을 돌아보고 몸을 떨치면서 세 번 포효한 뒤 비로소 돌아다니면서 짐승을 잡아먹었다. 파리자여, 저 짐승의 왕 사자가 먹기를 마치고 숲으로 돌아가면 언제나 한 마리 승냥이가 그 뒤를 따라 다니다가 먹다 남은 고기를 먹었다. 승냥이는 기운이 충족해지자 스스로 생각했다. (저 숲의 사자가 도대체 어떤 짐승이기에 나보다 낫단 말인가? 나도 이제는 한 숲을 차지하여 아침에 굴을 나와 사방을 돌아보고 몸을 떨치면서 세 번 포효한 뒤 사방으로 돌아다니면서 짐승을 잡아먹으리라.)

그래서 그는 어느 숲에 혼자 있다가 아침에 굴에서 나와 몸을 떨치면서 세 번 포효한 뒤 사방을 돌아다녔다. 그러나 사자처럼 포효한다는 것이 그만 승냥이 울음소리 밖에 나오지 않았다. 파리자여, 너도 지금 마찬가지이다. 부처님의 위엄과 은혜를 입고 세상을 살아가며 사람들의 공양을 받으면서, 이제는 다시 여래와 다투는구나.'


                                                                                                                    [367 / 10012] 쪽
그 때 두마자는 게송으로써 꾸짖었다.


승냥이가 사자를 자처해 스스로 짐승의 왕이라 하지만 사자처럼 포효해 봐도 결국엔 승냥이 소리만 나왔다네. 홀로 빈 숲 속에 살면서 스스로 짐승의 왕이라 자처해 사자처럼 포효했지만 결국엔 승냥이 소리만 나왔다네. 땅에 꿇어앉아 구멍 속의 쥐를 찾고 무덤을 파고서 죽은 송장 찾고 있구나. 사자처럼 포효했지만 결국엔 승냥이 소리만 나왔다네.


두마자가 다시 말했다. '너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부처님의 위엄과 은혜를 입고 세상을 살아가며 사람들의 공양을 받으면서, 이제는 다시 여래와 다투는구나.'

그 때 두마자는 네 가지 비유로 면전에서 꾸짖은 뒤 돌아가 대중들에게 알렸다. '나는 여러분의 이름으로 파리자를 불렀습니다. 그는 내게 (당연히 돌아가리라. 당연히 돌아가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곧 노끈 평상 위에서 그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평상에 발이 얽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노끈 평상조차 벗어나지 못하는데 어떻게 이 대중이 있는 곳으로 올 수 있겠습니까?'”

그 때 세존이 두마자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아까 그대에게 '아무리 그 사람을 부처에게 데려오려고 해도 그리 될


                                                                                                                    [368 / 10012] 쪽
수는 없다. 그대가 정녕 가죽끈으로 꽁꽁 묶고 여러 마리 소로 함께 끌어 그의 몸이 부수어지게 한다 하더라도 그는 끝내 그러한 말ㆍ그러한 소견ㆍ그러한 교만을 버리고 내게 오려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범지여, 나는 그 때 곧 대중에게 여러 가지로 설법하고 교시하여 그들을 이롭고 기쁘게 하고, 그 대중 속에서 세 번 사자처럼 외친 뒤 몸을 허공으로 치솟았다가 본 자리로 돌아왔다.”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문 바라문이 말했다. '일체 세간은 범자재천(梵自在天)이 만든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물었다.

'일체 세간을 정말로 범자재천이 만든 것인가?'

그들은 대답하지 못하고 도리어 내게 물었다.

'구담이여, 그것은 어떻게 된 일입니까?

나는 그들에게 대답했다.

'어쩌다 이 세간이 처음으로 무너졌을 때, 어떤 중생이 있어 목숨이 다하고 행(行)이 다해 광음천(光音天)에서 목숨을 마치고 거기서 다시 다른 공범처(空梵處)에 태어났다. 거기서 그는 사랑을 일으켜 낙착심(樂着心)을 내고 다시 다른 중생들도 그곳에 와서 태어나게 하고 싶어 했다. 곧 그 다른 중생들도 목숨이 다하고 행이 다해 다시 그곳에 태어났다.

그 때 그 중생은 스스로 이렇게 생각했다. (내가 바로 대범천왕이다. 나는 갑자기 생겨났으며 나를 만든 자가 없다. 나는 능히 모든 이치를 끝까지 알고, 1천 세계에서 가장 자재로울 수 있어 능히 만들어 내고 능히 변화해 미묘하기 제일이요, 모든 사람의 부모가 되었다. 내가 처음 이 곳에 왔을 때에는 오직 나혼자였고 아무도 없었다. 내 힘에 의해서 이 중생이 있게 되었으니 내가 이 중생들을 만든 것이다.)

저 다른 중생들도 또한 순종하며 (범왕(梵王)께서는 갑자기 나타나셨다. 모든 이치를 다 알고 1천 세계에서 가장 자재로울 수 있어 능히 만들어 내고 능히 변화해 미묘하기 제일이요, 모든 사람의 부모가 되었다. 먼저 이 한 분이 있은 뒤에 우리가 있게 되었으니, 이 대범왕이 우리를 만들어 내셨다)고


                                                                                                                    [369 / 10012] 쪽
말하였다. 그 모든 중생들은 거기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이곳에 태어났다. 그들은 점점 자라나자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닦았다. 그들은 정의삼매(定意三昧)에 들어 삼매의 마음을 따라 전생 일을 기억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이 대범천은 갑자기 나타났다. 그를 만든 자는 아무도 없다. 그는 모든 이치를 다 알고 1천 세계에서 가장 자재로울 수 있어 능히 만들어 내고 능히 변화해 미묘하기 제일이요, 모든 사람의 부모가 되었다. 저 대범천은 항상 존재하고 옮기지 않으며 변하거나 바뀜이 없다. 그러나 우리들은 범천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항상됨 없이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변하거나 바뀌게 된다.)'

이와 같이 범지여, 저 사문 바라문들은 이러한 이유로 저마다 '저 범자재천이 이 세계를 만들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범지여, 이 세계를 만든 것은 그들이 미칠 바가 아니요, 오직 부처만이 알 수 있고. 또 이 일보다 더한 것도 부처는 다 안다. 그러나 그것을 알지만 거기에 집착하지는 않는다. 고(苦)ㆍ집(集)ㆍ멸(滅)ㆍ미(味)ㆍ과(過)ㆍ출요(出要)를 여실히 알고, 평등한 관찰로써 남김 없이 해탈했기 때문에 이름하여 여래(如來)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문 바라문은 이렇게 말했다. '장난스런 웃음과 게으름이 중생의 시초이다.'

나는 그들에게 말했다.

'어떻게 너희들은 진실로 장난스런 웃음과 게으름이 중생의 시초라고 말하는가?'

그들은 대답하지 못하고 도리어 내게 물었다.

'구담이시여, 그것은 어떻게 된 일입니까?'

그 때 나는 대답했다.

'어떤 광음천의 중생은 장난스런 웃음과 게으름을 좋아하다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이 세상에 태어났다. 그는 점점 자라나자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닦았다. 그는 곧 심정삼매(心定三昧)에 들어 삼매의 힘으로써 전생의 일들을 알았다. 그리고는 곧 이렇게 말했다.


                                                                                                                    [370 / 10012] 쪽
(저 곳의 다른 중생들은 장난치며 웃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항상 저곳에 있으면서 영원히 머물고 변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온갖 장난치며 웃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이 무상하고 변하는 중생이 되었다.)

이와 같이 범지여, 저 사문 바라문은 이런 이유로 장난치며 웃는 것을 중생의 시초라고 한다. 이러한 사실을 부처는 모두 알고 이보다 더한 것도 또한 안다. 그러나 알면서도 거기에 집착하지 않는다. 집착하지 않음으로써 고ㆍ집ㆍ멸ㆍ미ㆍ과ㆍ출요를 여실히 알고, 평등한 관찰로써 남김 없이 해탈했기 때문에 이름하여 여래라 한다.”

부처님께서 방가바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문 바라문이 말했다.

'실의(失意)가 중생의 시초이다.'

나는 그들에게 말했다.

'그대들은 정말로 실의가 중생의 시초라고 생각하는가?'

그들은 대답하지 못하고 도리어 내게 물었다.

'구담이시여, 그것은 어떻게 된 일입니까?

나는 그들에게 말했다.

'어떤 중생이 이리저리 서로 보다가 그만 실의(失意)[팔리본에는 mano-padsika 즉 심예(心穢)라고 하였다.]에 빠졌다. 그 때문에 그는 목숨을 마친 뒤 이 세상에 태어났다. 그는 점점 자라나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집을 떠나 도를 닦았다. 심정삼매에 들어 삼매의 힘으로 전생 일을 알고 이렇게 말했다. (저 곳의 중생들은 이리저리 서로 보지 않았기 때문에 실의하지 않는다. 그래서 항상 머물고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저 곳에서 자주자주 서로 보았기 때문에 곧 실의하여 이 무상하고 변하는 중생이 되었다.)'

이와 같이 범지여, 저 사문 바라문은 이런 이유로 실의가 중생의 시초라고 말한다. 이런 것은 오직 부처만이 알고 이보다 더한 것도 또한 안다. 그러나 알면서도 거기에 집착하지 않는다. 고ㆍ집ㆍ멸ㆍ미ㆍ과ㆍ출요를 여실히 알고, 평등한 관찰로써 남김 없이 해탈했기 때문에 이름하여 여래라 한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장(長)아함경, 중아함경(中阿含經)'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아함경-380-76  (0) 2018.11.24
장아함경-375-75  (0) 2018.11.23
장아함경-365-73  (0) 2018.11.21
장아함경-360-72  (0) 2018.11.20
장아함경-355-71  (0) 2018.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