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아함경-365-7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361 / 10012] 쪽
“나는 언젠가 미후못 가에 있는 법강당(法講堂)에 있었다. 당시 파리자(波梨子)라는 범지도 그 곳에 머물고 있었다. 그는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명성이 널리 퍼졌으며 또 많은 이양을 받는 자였다.
그는 비사리 대중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문 구담은 스스로 지혜롭다고 하는데 나도 또한 지혜롭다. 사문 구담은 스스로 신족이 있다고 하는데 나도 또한 신족이 있다. 사문 구담은 초월(超越)의 도를 얻었다고 하는데 나도 또한 초월의 도를 얻었다. 나는 마땅히 그와 더불어 신족을 나타내리라. 그 사문이 한 가지를 나타내면 나는 두 가지를 나타낼 것이요, 사문이 두 가지를 나타내면 나는 네 가지를 나타낼 것이요, 사문이 여덟 가지를 나타내면 나는 열여섯 가지를 나타낼 것이요, 사문이 열 여섯 가지를 나타내면 나는 서른두 가지를 나타낼 것이요, 사문이 서른두 가지를 나타내면 나는 예순네 가지를 나타낼 것이다. 저 사문이 나타내는 정도에 따라 나는 그 배를 나타낼 것이다.' 범지여, 그 때 저 선숙 비구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성에 들어가 밥을 빌다가 파리(波梨) 범지가 대중 가운데서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사문 구담은 스스로 지혜롭다고 하는데 나도 또한 지혜롭다. 사문 구담은 스스로 신족이 있다고 하는데 나도 또한 신족이 있다. 사문 구담은 초월의 도를 얻었다고 하는데 나도 또한 초월의 도를 얻었다. 나는 마땅히 그와 더불어 신족을 나타내리라. 그 사문이 한 가지를 나타내면 나는 두 가지를 나타낼 것이요, 사문이 네 가지를 나타내면 나는 여덟 가지를 나타낼 것이며, 나아가 사문이 나타내는 정도에 따라 나는 그보다 배가 되게 나타낼 것이다.' 그 때 선숙 비구는 걸식을 마치고 나의 처소로 찾아와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내게 말했다. '저는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성에 들어가 밥을 빌었습니다. 그 때 비사리에 사는 파리자가 대중 가운데서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사문 구담은 큰 지혜가 있다는데 나도 또한 큰 지혜가 있다. 사문 구담은 신족이 있다는데 나도 또한 신족이 있다. 구담이 한 가지를 나타내면 나는 마땅히 두 가지를 나타낼 것이요, 이렇게 구담이 나타내는 정도에 따라 나는 그보다 배나 더 나타낼 것이다.)'
[362 / 10012] 쪽
선숙은 이 사실을 낱낱이 내게 말했고, 나는 선숙에게 말했다. '저 파리자가 대중 가운데에서 그런 말을 버리지 않고 그런 소견을 버리지 않고 그런 교만을 버리지 않고 내가 있는 곳으로 온다는 것은 끝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만일 그가 (나는 이 말을 버리지 않고 이 소견을 버리지 않고도 사문 구담의 처소로 갈 수 있는 자이다)라고 생각한다면 그의 머리는 곧 일곱 조각이 날 것이다. 그 사람으로 하여금 그 말을 버리지 않고 그 소견과 교만을 버리지 않고 나를 찾아오게 하려고 해도 그럴 수는 없을 것이다.'
선숙은 말했다. '세존이시여, 입을 조심하소서. 여래시여, 입을 조심하소서.'
나는 선숙에게 말하였다.
'너는 왜 (세존이시여, 입을 조심하소서. 여래시여, 입을 조심하소서)라고 하는가?'
선숙이 말했다.
'저 파리자는 큰 위신(威神)이 있고 큰 덕력(德力)이 있습니다. 만일 그가 찾아온다면 세존께서 허황된 말을 하신 것이 드러나지 않겠습니까?'
내가 선숙에게 말하였다.
'여래가 하는 말에 두 가지가 있었는가?'
선숙이 대답했다.
'없었습니다.'
또 선숙에게 말하였다.
'만일 두 가지가 없다면 너는 왜 (세존이시여, 입을 조심하소서. 여래시여, 입을 조심하소서)라고 말하는가?'
선숙이 내게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스스로의 힘으로 파리자를 환히 보아 아시는 것입니까? 아니면 모든 하늘이 와서 말해 준 것입니까?'
나는 말하였다.
'내 스스로의 힘으로 알기도 하지만 또한 모든 하늘이 와서 말해 주기도 한다. 그 때문에 안다. 이 비사리의 아유타(阿由陀)['아유(阿由)'로 되어 있다. 그러나 본 경의 뒷 부분에 '아유타(阿由陀)'로 되어 있는 것에 의거하여 '타(陀)'를 보완하여 넣었다. 아유타(阿由陀, Ajita)는 리차족의 대장(大將)이었다.] 대장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 도리천에 태어났다. 그가 찾아와 내게 말했다.
[363 / 10012] 쪽
(저 파리자 범지는 부끄러움을 모르고 계율을 범하며 거짓말로 저 비사리의 대중들 가운데서 아유타 대장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기시귀신으로 태어났다고 저를 비방해 말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저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도리천에 태어났습니다.) 저 파리자를 나는 먼저 스스로의 힘으로 알고 있기도 하지만 또 모든 하늘이 찾아와 말했기 때문에 안다.'
나는 어리석은 선숙에게 말하였다.
'네가 내 말을 믿지 못하겠거든 비사리에 들어가 내가 공양을 마친 뒤에 저 파리자 범지가 있는 곳으로 간다고 네가 직접 외쳐라.'”
부처님께서 이윽고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선숙은 그 밤을 지낸 뒤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성에 들어가 밥을 빌었다. 그 때 저 선숙은 비사리 성중에 있는 수많은 바라문과 사문 범지에게 이렇게 낱낱이 말했다. '저 파리자 범지는 대중들 가운데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문 구담에게 큰 지혜가 있다는데 나도 또한 큰 지혜가 있다. 사문 구담에게 큰 위력이 있다는데 나도 또한 큰 위력이 있다. 사문 구담에게 큰 신족이 있다는데 나도 또한 큰 신족이 있다. 사문이 한 가지를 나타내면 나는 두 가지를 나타낼 것이요, 이리하여 사문이 나타내는 정도에 따라 나는 그보다 배를 나타낼 것이다.) 그래서 이제 사문 구담께서 저 파리자의 처소로 가신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모두 그 곳으로 갑시다.'
그 때 파리 범지는 길을 가고 있었다. 선숙은 그를 보고 급히 달려가 그에게 말했다. '당신은 비사리 대중들에게 (저 사문 구담에게 큰 지혜가 있다는데 나도 또한 큰 지혜가 있다) 라고 하고 나아가 (사문 구담이 나타내는 신족의 정도에 따라 나는 그보다 배를 나타낼 것이다)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구담께서 이
[364 / 10012] 쪽
말을 들으시고 지금 당신의 처소로 가신다고 합니다. 당신은 속히 돌아가 계십시오.'
파리자 범지가 대답했다.
'내 당연히 돌아가 있으리라. 내 당연히 돌아가 있으리라.' 이렇게 말하고 나서 파리자 범지는 곧 두려움에 온몸에 털이 곤두섰다. 그리하여 본래 있던 처소로 돌아가지 않고 도두파리(道頭波梨) 범지가 있는 숲으로 들어가 노끈 평상에 앉아 시름에 잠겨 어쩔 줄을 몰라 했다.”
부처님께서 방가바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공양을 마친 뒤 수많은 예차(隸車)와 사문 바라문ㆍ범지ㆍ거사(居士)들과 함께 파리자가 머물던 곳으로 나아가 자리에 앉았다. 그 대중들 가운데에는 차라(遮羅)라는 범지가 있었다.
그 때 사람들은 그 차라를 불러 말했다.
'그대는 도두파리 숲으로 가서 파리자에게 말하시오. (지금 수많은 예차와 사문 바라문ㆍ범지ㆍ거사들이 그대의 숲에 모두 모였다. 대중들은 함께 의논하고는 파리자 범지가 대중들 속에서 사문 구담에게 큰 지혜가 있다는데 자기도 또한 큰 지혜가 있다 나아가 구담이 나타내는 신족의 정도에 따라 자기는 그보다 배를 나타내리라는 말까지 직접 했다. 그 때문에 사문 구담께서는 일부러 그대의 숲으로 오셨으니 그대가 와서 만났으면 한다고 하였다.)' 이에 차라는 대중의 말을 듣고 곧 도두파리가 있는 숲으로 가서 파리자에게 말했다. '지금 수많은 예차와 사문 바라문ㆍ범지ㆍ거사들이 모두 그대의 숲에 모여 있다. 대중들이 함께 의논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파리자 범지는 대중들 속에서 사문 구담에게 큰 지혜가 있다는데 나도 또한 큰 지혜가 있다. 나아가 사문 구담이 나타내는 신족의 정도에 따라 나는 그보다 배를 나타내리라는 말까지 했다. 구담께서는 지금 그대의 숲에 계신다. 파리자여, 지금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
그 때 파리 범지는 차라에게 대답했다.
'당연히 돌아가리라. 당연히 돌아가리라.'
[365 / 10012] 쪽
이렇게 말하고 나서는 노끈 평상에서 이리저리 뒤척이며 불안해 하였다. 그 때 노끈 평상에 그 발이 얽혀 그는 평상에서 벗어날 수조차 없었으니, 어떻게 걸어서 세존이 있는 곳으로 올 수 있었겠는가?
차라가 파리에게 말했다.
'너는 네 자신이 알지도 못하면서 (당연히 돌아가리라. 당연히 돌아가리라)고 헛소리만 하는구나. 이 노끈 평상도 벗어나지 못하면서 어떻게 저 대중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겠느냐?' 이렇게 파리자를 꾸짖고 곧 돌아가 대중들에게 말했다. '나는 여러분의 이름으로 저 파리자에게 가서 말했습니다. 그는 (당연히 돌아가리라. 당연히 돌아가리라)고 나에게 말하고는 노끈 평상에서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다가 평상에 발이 얽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 노끈 평상조차 벗어나지 못하는데 어떻게 대중들이 있는 곳으로 올 수 있겠습니까?'
그 때 한 두마예차자(頭摩隸車子)['일두마예차자(一頭摩隸車子)'가 팔리본에는 'aatara Licchavi-mahmatta(한 예차족의 대신)'으로 되어 있다.]가 대중 가운데 앉았다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한쪽 어깨를 드러내고 길게 꿇어앉아 손을 모으고 대중에게 말했다. '여러분, 잠깐만 기다리십시오. 제가 이제 직접 가서 그 사람을 데려오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나는 그 때 그 두마예차자(頭摩隸車子)에게 말했다. '그 사람은 그러한 말을 하고 그러한 소견을 품고 있으며 그러한 교만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런 사람은 아무리 부처가 있는 곳으로 오게 하려고 해도 그리 될 수 없다. 두마자야, 정말로 그대가 가죽끈으로 꽁꽁 묶고 여러 마리 소로 함께 끌어 그의 몸이 부수어지게 한다 하더라도 그는 끝내 그런 말과 그런 소견과 그런 교만을 버리고 내가 있는 곳으로 올 수 없을 것이다. 만일 내 말을 믿지 못하겠거든 그대가 가보면 저절로 알게 될 것이다.'
그 때 두마예차자는 일부러 파리자의 처소로 찾아가 파리자에게 말했다.
'수많은 예차인과 사문 바라문ㆍ범지ㆍ거사들이 그대의 숲에 모두 모였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장(長)아함경, 중아함경(中阿含經)'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아함경-375-75 (0) | 2018.11.23 |
---|---|
장아함경-370-74 (0) | 2018.11.22 |
장아함경-360-72 (0) | 2018.11.20 |
장아함경-355-71 (0) | 2018.11.19 |
장아함경-350-70 (0) | 2018.1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