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長)아함경, 중아함경(中阿含經)

장아함경-375-75

근와(槿瓦) 2018. 11. 23. 00:44

장아함경-375-75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371 / 10012] 쪽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문 바라문은 말했다. '나는 아무 원인 없이 났다.'

나는 그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정말로 본래 아무 원인 없이 났다고 생각하는가?'

그들은 대답하지 못하고 도리어 내게 물었다.

그 때 나는 대답했다.

'어떤 중생은 생각도 없고 앎도 없었다. 그 중생은 생각을 일으킴으로 말미암아 곧 목숨을 마친 뒤 이 세상에 태어났다. 그는 점점 자라나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를 입고 집을 떠나 도를 닦았다. 그는 곧 심정삼매에 들어 삼매의 힘으로 전생 일을 알고 곧 이렇게 말했다. (나는 본래 없었는데 지금 갑자기 있게 되었다. 이 세간은 본래 없었는데 지금은 있게 되었다. 이것이 진실이고 다른 것은 거짓이다.)'

이와 같이 범지여, 사문 바라문은 이런 이유로 원인 없이 났다고 한다. 이런 것은 오직 부처만이 알고 이보다 더한 것도 또한 안다. 그러나 알면서도 거기에 집착하지 않는다. 고ㆍ집ㆍ멸ㆍ미ㆍ과ㆍ출요를 여실히 알고, 평등한 관찰로써 남김 없이 해탈했기 때문에 이름하여 여래라 한다.”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말한 것은 이와 같다. 어떤 사문 바라문은 으슥한 곳에서 나를 비방해 이렇게 말했다. '사문 구담은 스스로 (내 제자는 깨끗한 해탈[淨解脫]에 들어가 깨끗한 행을 성취했지만 그들은 청정(淸淨)은 알되 깨끗한 것을 두루 알지는 못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내 제자는 깨끗한 해탈에 들어가 깨끗한 행을 성취했다. 그러나 그들은 청정을 알되 깨끗한 것을 두루 알지는 못한다'라는 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범지여, 나는 스스로 '내 제자는 깨끗한 해탈에 들어가 깨끗한 행을 성취했다. 그들은 청정을 알고 모든 깨끗함을 두루 다 안다'라고 말했다.”

이 때 범지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들은 좋은 이익을 얻지 못하여 사문 구담을 비방해 말했습니다. '사문은 스스로 (내 제자는 깨끗한 해탈에 들어가 깨끗한 행을 성취했다.


                                                                                                                     [372 / 10012] 쪽
그러나 그들은 청정을 알되 깨끗한 것을 두루 알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존께서는 그렇게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세존께서는 스스로 말씀하셨습니다. '내 제자는 깨끗한 해탈에 들어가 깨끗한 행을 성취했다. 그리고 그들은 청정을 알고 모든 깨끗함을 두루 다 안다.'”

그는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도 또한 이 깨끗한 해탈에 들어가 깨끗한 행을 성취하고 일체를 두루 알고 싶습니다.”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거기에 들어가고 싶어하지만 그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너는 견해가 다르고 인내(忍耐)가 다르며 행이 다르다. 다른 견해에 의거해 깨끗한 해탈에 들어가려 하는 것은 이루기 어려운 일이다. 그저 네가 부처를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마음을 끊어지지 않게만 한다면 긴긴세월 동안 영원히 안락을 얻을 것이다.”


그 때 방가바 범지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환희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6. 선생경(善生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라열기성(羅閱祇城)의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부처님께서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성 안에 들어가 밥을 빌고 계셨다. 그 때 라열기성에 선생(善生)[Siglaka은 시가라월(尸迦羅越)로 음역하기도 한다.]이라는 장자(長者)의 아들이 있었다. 그는 이른 아침에 성을 나와 동산으로 가서 소풍하곤 했는데 방금 목욕을 하고 나서 온몸이 젖은 채로 동ㆍ서ㆍ남ㆍ북과 상ㆍ하의 모든 방위를 향해 두루 예배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선생 장자가 동산으로 나가 소풍하는데 갓 목욕하여 온몸이 젖은 채로 모든 방위를 향해 절하는 것을 보았다. 세


                                                                                                                     [373 / 10012] 쪽
존께서는 그것을 보고 곧 그에게로 가 선생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무슨 일로 이른 아침에 성을 나와 동산 숲에서 온몸이 젖은 채로 모든 방위를 향해 절을 하는가?”

그러자 선생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 아버지께서 임종하실 적에 '네가 예배하고자 하거든 마땅히 먼저 동방ㆍ남방ㆍ서방ㆍ북방ㆍ상방ㆍ하방에 예배하라'고 제게 유언하셨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명령을 감히 어길 수 없어 목욕한 뒤 손을 모으고 동방을 향해 예배하고 남ㆍ서ㆍ북방과 상ㆍ하 모든 방위에도 두루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선생에게 말씀하셨다.

“장자의 아들아, 그것은 방위라는 이름이 있을 뿐이다.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우리 현성법(賢聖法)에서는 그 6방에 예배하는 것을 공경으로 여기지 않는다.”

선생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저에게 현성법에서는 어떻게 6방에 예배하는지 그 법을 말씀해 주소서.”

부처님께서 장자의 아들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들어라, 자세히 들어라. 잘 생각해보고 기억하라. 마땅히 너를 위하여 설명하리라.”

선생이 대답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즐겨 듣고 싶습니다.”

부처님께서 선생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장자나 장자의 아들이 네 가지 결업(結業)[아래에서는 결행(結行)이라 하였다.]에 대해 알고 네 곳에서 악행을 짓지 않으며 또 능히 여섯 가지 손재업(損財業)을 안다면 선생아, 이것을 '장자나 장자의 아들이 네 가지 악행을 떠나 6방을 예경한다'고 하느니라. 그러면 이승에서도 좋고 저승에서도 좋은 과보를 얻을 것이요, 이승에서도 뿌리[根]가 되고 저승에서도 뿌리가 될 것이다. 현재에서는 지혜로운 사


                                                                                                                    [374 / 10012] 쪽
람들에게 칭찬을 받고 세상의 1과(果)를 얻으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서는 하늘의 좋은 곳에 태어날 것이다. 선생아, 마땅히 알라. 네 가지 결행(結行)이란 무엇인가? 첫 번째는 살생이요, 두 번째는 도둑질이요, 세 번째는 음탕한 짓을 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네 곳[處]인가? 첫 번째는 욕심이요, 두 번째는 성냄이요, 세 번째는 두려움이요, 네 번째는 어리석음이다. 만일 장자나 장자의 아들이 이 네 곳에서 악을 지으면 곧 손해가 있을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시고 게송을 지어 말씀하셨다.


탐욕과 성냄과 두려움과 어리석음이 네 가지 법을 가진 사람은 마치 그믐을 향하는 달처럼 그 명예가 날로 줄어들리라.


부처님께서 다시 선생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장자나 장자의 아들이 이 네 가지로써 악을 짓지 않으면 곧 이익이 있을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을 지어 말씀하셨다.


탐욕과 성냄과 두려움과 어리석음 이런 악행을 짓지 않는 사람은 마치 보름을 향하는 달처럼 그 명예가 날로 더해가리라.


부처님께서 선생에게 말씀하셨다.

“여섯 가지 손재업(損財業)이란 무엇인가? 첫 번째는 술에 빠지는 것이요, 두 번째는 노름하는 것이며, 세 번째는 방탕한 짓을 하는 것이요, 네 번째는 기악(伎樂)에 미혹되는 것이며, 다섯 번째는 악한 벗과 사귀는 것이요, 여섯 번째는 게으른 것이니, 이것을 여섯 가지 손재업이라고 한다. 선생아, 만일


                                                                                                                     [375 / 10012] 쪽
장자나 장자의 아들이 네 가지 결행을 알고 네 곳에서 악행을 짓지 않으며 또 여섯 가지 손재업을 안다면, 선생아, 이것이 네 곳을 떠나 6방을 공양하는 것이 된다. 그러면 금생도 좋고 후생도 좋으며, 이승에서 뿌리가 되고 저승에서도 뿌리가 될 것이다. 현재에서는 지혜로운 자들에게 칭찬받고 세상의 1과(果)를 얻으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서는 하늘의 좋은 곳에 태어날 것이다.

선생아, 마땅히 알라. 술을 마시면 여섯 가지 손실이 있다. 첫 번째는 재물을 없애게 되고, 두 번째는 병이 생기며, 세 번째는 다투게 되고, 네 번째는 나쁜 이름이 퍼지게 되며, 다섯 번째는 성을 내고 사나워지게 되고, 여섯 번째는 지혜가 날로 줄어든다. 선생아, 만일 저 장자나 장자의 아들이 술 마시기를 그치지 않으면 그 집의 살림은 날로 줄어들 것이다.

선생아, 노름을 해도 여섯 가지 손실이 있다. 어떤 것이 여섯 가지인가? 첫 번째는 재산이 날로 없어지고, 두 번째는 이기더라도 원한을 사게 되며, 세 번째는 지혜로운 사람에게 꾸지람을 듣고, 네 번째는 사람들이 공경하지도 믿지도 않으며, 다섯 번째는 사람들이 멀리하게 되고, 여섯 번째는 도둑질할 마음이 생기게 된다. 선생아, 이것을 노름으로 생겨나는 여섯 가지 손실이라 한다. 만일 장자나 장자의 아들이 노름하기를 그치지 않으면 그 집의 살림은 날로 줄어들 것이다.

방탕에도 여섯 가지 손실이 있다. 첫 번째는 자기 몸을 보호하지 못하고, 두 번째는 재물을 보호하지 못하며, 세 번째는 자손을 보호하지 못하고, 네 번째는 항상 스스로 놀라고 두려워하며, 다섯 번째는 온갖 괴로움과 불행이 항상 그 몸을 휘감고, 여섯 번째는 허망한 일이 생기기 쉽다. 이것을 방탕의 여섯 가지 손실이라고 한다. 만일 장자나 장자의 아들이 방탕한 짓거리를 멈추지 않으면 그 집의 재산은 날로 줄어들 것이다.

선생아, 기악에 미쳐도 여섯 가지 손실이 있다. 첫 번째는 가수를 구해야 하고, 두 번째는 춤꾼을 구해야 하며, 세 번째는 거문고와 비파를 구해야 하고, 네 번째는 파내조(波內早, akkhna)를 구해야 하며, 다섯 번째는 손에 드는 작은 방울[多羅槃, pissara]을 구해야 하고, 여섯 번째는 큰 북[首呵那, kumbhath]을 구해야 한다. 이것을 기악의 여섯 가지 손실이라고 한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장(長)아함경, 중아함경(中阿含經)'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아함경-385-77  (0) 2018.11.25
장아함경-380-76  (0) 2018.11.24
장아함경-370-74  (0) 2018.11.22
장아함경-365-73  (0) 2018.11.21
장아함경-360-72  (0) 2018.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