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아함경-265-5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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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500범지의 제자들은 다 큰 소리로 서로들 말했다.
“구담 사문은 큰 위세(威勢)가 있고 큰 신력(神力)이 있어, 남이 자신의 뜻을 물으면 곧 남의 뜻까지 열어주는구나.”
니구타 범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구담이시여, 원컨대 그것을 분별해 주소서.”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잘 들어라, 잘 들어라. 마땅히 그대를 위해 설명해 주겠노라.”
범지가 대답했다.
“기꺼이 듣기를 원하나이다.”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행하는 것은 다 비루하다. 옷을 벗고 알몸이 되어 손으로 가리는 일이나 병 속에 든 밥은 받지 않고 발우에 담았던 음식은 받지 않으며, 두 벽의 중간에 있던 밥을 받지 않고 두 사람의 중간에 있던 밥을 받지 않으며, 두 칼의 중간에 있던 밥을 받지 않고 두 발우 중간에 있던 밥은 받지 않으며, 여럿이 함께 먹는 집의 밥은 받지 않고 아기 밴 집의 밥은 받지 않으며, 개가 문에 있는 것을 보면 그 집의 밥은 받지 않고 파리가 많은 집의 밥은 받지 않는다. 초청하여 주는 음식은 받지 않고 남이 먼저 알고 있었다고 말하면 그 밥은 받지 않는다. 물고기를 먹지 않고 짐승 고기를 먹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는다. 두 그릇에 받아 먹지 않고 한 밥덩이를 한 번에 삼켜도 그렇게 일곱 번만 먹고는 그만 먹는다. 사람들이 보태 주는 밥을 받되 일곱 덩이를 넘지 않는다. 혹은 하루에 한 번 먹기도 하고 혹은 2일ㆍ3일ㆍ4일ㆍ5일ㆍ6일ㆍ7일만에 한 번 먹기도 한다. 혹은 또 과일을 먹거나 혹은 가라지[莠]를 먹거나 혹은 밥물을 먹거나 혹은 싸래기[糜米]를 먹거나 혹은 벼쭉정이를 먹기도 한다. 혹은 소똥을 먹거나 혹은 사슴똥을 먹거나 혹은 나무뿌리ㆍ줄기ㆍ잎ㆍ과일을 먹기도 하고 혹은 저절로 떨어진 과일을 먹기도 한다. 혹은 옷을 입거나 혹은 사의(莎衣)를 입기도 하며, 혹은 나무껍질을 입거나 혹은 풀을 몸에 걸치거나 혹은 사슴 가죽을 입기도 하며, 혹은 머리털을 두거나 혹은 털을 엮어 입거나 혹은 묘지에 버린 옷을 입기도 한다. 혹은 항상 손을 들고 있는 자도 있고 혹은 평상에 앉지 않거나, 혹은 늘 쭈그리고 앉는 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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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고 혹은 머리는 깎고 수염을 기른 자도 있다. 혹은 가시덤불에 눕는 자도 있고 혹은 과일 위에 눕는 자도 있으며, 혹은 알몸으로 소똥 위에 눕는 자도 있다. 혹은 하루에 세 번 목욕하고 혹은 하룻밤에 세 번 목욕하기도 한다. 이렇게 수없는 온갖 고통들로 제 몸을 괴롭게 한다. 어떤가? 니구타여, 이렇게 수행하는 것을 청정한 법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범지가 대답했다.
“이 법은 청정한 것이요, 청정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청정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그대들이 청정하다고 하는 법 가운데에 더러운 때가 있다는 것을 설명하리라.”
범지가 말했다.
“좋습니다. 구담이시여, 어서 그것을 설명해 주십시오. 저는 기꺼이 듣고 싶습니다.”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항상 스스로 헤아려 생각하기를 '우리가 이와 같이 수행하면 마땅히 공양과 공경을 받을 것이다'라고 하나니 이것이 곧 더러운 때[垢]이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공양을 받고 나서 그 즐거움에 대한 집착이 굳어져서 애착하고 물들어 버릴 줄을 모르며, 멀리 여의어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번뇌를 벗어날 길을 알지 못하나니, 이것이 바로 더러운 때이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멀리서 사람이 오는 것을 보면 다 함께 좌선하다가 만약 사람이 없을 때는 마음대로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나니, 이것이 더러운 때이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다른 이의 바른 이치에 대해 들어도 기꺼이 인가(印可)하지 않나니, 이것이 더러운 때이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다른 이의 바른 질문을 받고도 인색하여 대답하지 않나니, 이것이 더러운 때이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만일 누가 사문 바라문에 공양하는 것을 보면 곧 그것을 꾸짖으며 막나니, 이것이 더러운 때이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만일 사문 바라문이 다시 소생할 수 있는 물건을 먹는 것을 보면 나아가 그것을 꾸짖나니, 이것이 더러운 때이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청정하지 못한 음식이 남아돌아도 기꺼이 남에게 주지 않고 만일 청정한 음식이 있으면 탐착하여 저 혼자 먹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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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 자기 허물은 보지 않고 번뇌를 벗어나는 길[出要]을 모르나니, 이것이 더러운 때이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스스로 자신에 대해서는 착하다고 자랑하면서도 남에 대해선 헐뜯고 비방하나니, 이것이 더러운 때이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살생ㆍ도둑질ㆍ사음[婬]ㆍ이간하는 말[兩舌]ㆍ욕설[惡口]ㆍ거짓말[妄言]ㆍ꾸밈말[綺語]ㆍ탐취(貪取)ㆍ질투(嫉妬)ㆍ사견(邪見) 등 전도(顚倒)된 일들을 행하나니, 이것이 더러운 때이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게으르고 잘 잊어버리며 선정(禪定)을 익히지 않고 지혜가 없어 마치 금수와 같나니, 이것이 바로 더러운 때이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고귀한 척 하면서 교만(憍慢)ㆍ만(慢)ㆍ증상만(增上慢)을 부리나니, 이것이 더러운 때이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신의(信義)가 없고 또한 반성도 없으며 또한 청정한 계율을 지니지도 않고 부지런히 힘써 남의 가르침을 받을 줄 모르며 항상 악한 사람들과 짝이 되어 끝없이 나쁜 짓을 하니, 이것이 더러운 때이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걸핏하면 성내고 원한[瞋恨]을 품으며 거짓말하기를 좋아하며, 자기의 소견만 믿고 남의 장점과 단점[長短]을 찾으며, 항상 사견(邪見)을 품고 변견(邊見)에 사로잡혀 있으니, 이것이 더러운 때이다. 어떠냐? 니구타여, 이렇게 행하는 자를 깨끗하다 하겠느냐?”
그는 대답했다.
“그것은 부정한 것이지 청정한 것이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제 마땅히 너희들의 더러운 법 가운데서 다시 청정하여 더러운 때가 없는 법을 설명해 주겠다.”
범지가 말했다.
“오직 원컨대 그것에 대하여 설명해 주시기 바랍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저 고행하는 자들이 스스로 헤아려 생각하기를 '우리의 수행이 이와 같으므로 마땅히 공양ㆍ공경ㆍ예사(禮事)를 받을 것이다'라고 하지 않으면, 이것이 고행의 때[垢]가 없는 법이라고 한다. 저 고행하는 자들이 공양을 얻고는 마음에 탐착하지 않고 멀리 여의어 벗어날 줄을 알며 번뇌를 벗어나는 길을 알면, 이것을 고행의 때가 없는 법이라 한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좌선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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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항상한 법이 있어 사람이 있거나 없거나 달리하지 않나니, 이것을 고행의 때가 없는 법이라 한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다른 이가 말하는 바른 이치를 들으면 기뻐하며 인가하나니, 이것을 고행의 때가 없는 법이라 한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만약 다른 이가 바른 질문을 하면 기쁘게 해설해 주나니, 이것을 고행의 때를 여읜 법이라 한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비록 어떤 사람이 사문 바라문에게 공양하는 것을 보더라도 그를 대신해 기뻐하면서 꾸짖어 막지 않나니, 이것을 고행의 때[垢]를 여읜 법이라 한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비록 사문 바라문이 다시 소생할 수 있는 물건을 먹는 것을 보더라도 그것을 꾸짖지 않나니, 이것을 고행의 때를 여읜 법이라고 한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청정하지 못한 음식이 있을 때 마음으로 인색하지 않고 비록 청정한 음식이 있어도 집착하여 물들지 않으며 능히 자기의 허물을 보아 번뇌를 벗어나는 법[出要法]을 아나니, 이것을 고행의 때를 여읜 법이라 한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스스로 칭찬하지 않고 다른 이를 헐뜯지도 않나니, 이것을 고행의 때를 여읜 법이라 한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살생ㆍ도둑질ㆍ사음ㆍ이간하는 말ㆍ욕설ㆍ거짓말ㆍ꾸밈말ㆍ탐취ㆍ질투ㆍ삿된 견해를 행하지 않나니, 이것을 고행의 때를 여읜 법이라 한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부지런히 힘써 잊지 않고 선행(禪行) 익히기를 좋아하며 지혜를 많이 닦아 짐승처럼 어리석지 않나니, 이것을 고행의 때를 여읜 법이라 한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고귀한 척하거나 교만하여 스스로 대단한 척하지 않나니, 이것을 고행의 때를 여읜 법이라 한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항상 신의를 가지고 되풀이하여 행을 닦아 능히 청정한 계율을 지니고 힘써 가르침을 받으며 항상 착한 사람과 짝이 되어 선 쌓기를 그치지 않나니, 이것을 고행의 때를 여읜 법이라 한다. 저 고행하는 자들은 원한을 품지 않고 거짓을 행하지 않으며 자기 견해만 믿지 않고 남의 단점을 찾지 않으며 사견을 품지 않고 또한 변견(邊見)도 없나니, 이것을 고행의 때를 여읜 법이라 한다. 어떠냐? 범지여, 이와 같은 고행은 청정하여 때를 여읜 법이라 하겠는가?”
그는 대답했다.
“이와 같은 것은 참으로 청정하여 때를 여읜 법입니다.”
범지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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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고행을 고루 갖추고 있으면 이것을 이름하여 제일 견고한 행[堅固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직 멀었다. 그것은 겨우 처음 시작하는 껍질에 불과할 뿐이다.”
범지가 말했다.
“원컨대 나무의 마디[樹節]에 대하여 말씀해 주소서.”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마땅히 잘 들어라. 내 이제 말하리라.”
범지가 말했다.
“예. 기꺼이 듣기를 원하나이다.”
“범지여, 저 고행자는 자신도 살생하지 않고[不殺生] 남을 시켜 살생하게 하지도 않으며, 자신도 도둑질하지 않고[不偸盜] 남을 시켜 도둑질하게 하지도 않으며, 자신도 사음하지 않고[不邪婬] 남을 시켜 사음하게 하지도 않으며, 자신도 거짓말하지 않고[不妄言] 남을 시켜 거짓말하게 하지도 않는다. 그는 자애로운 마음[慈心]으로 한 세계를 두루 채우고 다른 세계에도 또한 그렇게 하나니, 자애로운 마음은 광대하여 둘도 없고 한량없으며 원한을 맺는 일도 없어 세간에 두루 찬다. 슬퍼하는 마음[悲心]ㆍ기뻐하는 마음[喜心]ㆍ버리는 마음[捨心]도 이와 같다. 이 고행이 고루 행해지면 나무의 마디라 이름한다.”
범지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원컨대 고행견고(苦行堅固)의 뜻을 설명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잘 들어라, 잘 들어라. 내 마땅히 그것을 설명해 주리라.”
범지가 말했다.
“예. 세존이시여, 기꺼이 듣기를 원하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저 고행자는 자기도 살생하지 않고 남을 시켜 살생하게 하지도 않으며, 자기도 도둑질하지 않고 남을 시켜 도둑질하게 하지도 않으며, 자기도 사음하지 않고 남을 시켜 사음하게 하지도 않으며, 자기도 거짓말하지 않고 남을...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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