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아함경-250-5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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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측근 사람들에게 명령했습니다.
'이 사람을 데려다 저울로 달아 보아라.'
시중드는 사람들은 명령을 받고 곧 저울로 달았습니다. 나는 또 시중드는 사람에게 말했습니다.
'이 사람을 데려다 편안하게 그를 죽이되 가죽과 살에 상처를 내지 말라.'
시중드는 사람들은 내 명령을 받고 곧 그를 죽이되 상처를 내지 않았습니다. 나는 다시 좌우 사람들에게 명령하여 그것을 다시 달아보았는데 그것은 본래보다 무거웠습니다. 가섭이여, 그를 산 채로 달았을 때에는 그는 식신(識神)이 아직 있어 안색이 아름답고 또 능히 말까지 했는데 그 몸은 가벼웠습니다. 그러나 그를 죽여 다시 달았을 때에는 식신은 이미 없어져 안색도 없어지고 또 말도 하지 못했는데 그 몸은 더 무거웠습니다. 나는 이런 이유로 다른 세상이 없다는 것을 압니다.”
가섭이 바라문에게 말했다.
“내 이제 그대에게 물으리니, 그대는 생각대로 내게 대답하라. 사람이 쇠를 달아보는 것과 같다. 먼저 차가울 때 달아보고 다음에 뜨거울 때 달아보면 어떤 것이 광택[光色]이 있고 부드러우면서도 가벼우며, 어떤 것이 광택이 없고 단단하며 무거운가?”
바라문이 말했다.
“뜨거운 쇠는 빛이 있고 부드러우며 가볍고, 차가운 쇠는 빛이 없고 단단하며 무겁습니다.”
가섭이 말했다.
“사람도 그와 같다. 살아서는 안색이 있고 부드러우며 가볍지만, 죽으면 안색도 없고 단단하며 무겁다. 이로써 반드시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라문이 말했다.
“당신이 아무리 비유를 들어 다른 세상이 있다고 말하지만 내 소견 같아서는 틀림없이 없습니다.”
가섭이 말했다.
“그대는 또 어떤 연유가 있어 다른 세상이 없다는 것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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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문이 대답했다.
“저에겐 병이 들어 위독한 친족이 있었습니다. 그 때 나는 거기 가서 말했습니다.
'이 병자를 부축해 오른쪽으로 눕혀라.'
그러자 바라보는 것이나 굽히고 펴는 것이나 말하는 것이 평상시와 같았습니다. 또 왼쪽으로 눕히게도 하였고 뒤엎게도 하였으며, 뒹굴게도 하였는데 굽히고 펴는 것이나 바라보는 것이나 말하는 것이 평상시와 같았습니다. 그가 곧 죽자 나는 다시 사람을 시켜 부축해 굴리게 하고 왼쪽으로 눕히고 오른쪽으로 눕히고 뒤엎게도 하면서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다시는 굽혀 펴거나 바라보거나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이로써 반드시 다른 세상이 없다는 것을 압니다.”
가섭이 다시 말했다.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쉽게 이해한다고 한다. 나도 이제 마땅히 그대를 위해 비유를 들어 말해 주겠다. 옛날에 어떤 나라가 있었는데 그 나라 사람들은 고동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 때 고동을 잘 부는 어떤 사람이 그 나라에 가서 한 마을에 들어가 고동을 쥐고 세 번 분 다음 땅에 놓아두었다. 그러자 그 마을 사람들 남녀 모두가 그 소리를 듣고 놀라 모두 가서 물었다.
'이것이 무슨 소리기에 이처럼 애절하고 부드러우며 맑고 트였습니까?'
그 사람은 고동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물건의 소리입니다.'
그 마을 사람들은 손을 고동에 대보면서 말했다.
'너는 소리를 내어라, 너는 소리를 내어라.'
그러나 고동은 전혀 소리를 내지 않았다. 그 주인은 곧 고동을 들고 세 번 분 다음 땅에 내려놓았다. 그 때 마을 사람들은 말했다.
'전에 그 아름다운 소리는 이 고동의 힘이 아니라 손이 있고 입이 있고 기운이 있어서 그것을 분 뒤에야 비로소 고동이 우는구나.'
사람도 또한 그와 같아서 목숨이 있고 식(識)이 있고 숨결[息]의 출입이 있어야 곧 능히 굽히고 펴고 바라보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목숨이 없고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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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없고 출입하는 숨결이 없으면 곧 굽히고 펴고 바라보고 말할 수 없다.”
또 바라문에게 말했다.
“그대는 이제 마땅히 이 사악(邪惡)한 소견을 버리고 긴긴 어둠[長夜] 속에서 스스로 고뇌를 더하지 말라.”
바라문이 말했다.
“나는 버릴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저는 나면서부터 지금까지 긴긴 어둠[長夜] 속에서 외우고 익혀 굳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어떻게 버리겠습니까?”
가섭이 다시 말했다.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해 주면 쉽게 이해한다고 한다. 나도 이제 그대를 위해 비유를 들어 말해주겠다.
먼 옛날에 어떤 나라가 있었다. 그 땅은 변방에 있었고, 백성들은 피폐하였다. 그 나라에 두 사람이 있었는데 한 사람은 지혜롭고 다른 한 사람은 어리석었다. 그들이 서로 말했다.
'나는 당신의 친구요, 우리 함께 성을 나가 짝이 되어 재물을 구해봅시다.'
그들은 곧 짝을 이루어 다니다가 길가의 어떤 빈터에 이르러 삼[麻]이 있는 것을 보고, 지혜로운 사람이 어리석은 사람에게 말하였다.
'이것을 가지고 함께 돌아가자.'
그 때 그 두 사람은 각각 한 짐씩 메고 다시 앞마을을 지나다가 삼실[麻縷]을 보았다. 지혜로운 이가 말했다.
'삼실은 공력이 들어간 데다 가볍고 미세하니 이것을 가지고 갑시다.'
그러자 다른 한 사람이 말했다.
'나는 이미 삼을 취해 단단하고 견고하게 묶었기 때문에 이것을 버릴 수 없습니다.'
지혜로운 이는 곧 무거운 짐을 버리고 삼실을 가지고 갔다. 그들은 다시 앞으로 나아가다가 삼베가 있는 것을 보았다. 지혜로운 이가 말했다.
'이 삼베는 공력이 들어간 데다 또한 가볍고 미세하니 이것을 가지고 갑시다.'
그러자 다른 한 사람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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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미 삼을 취해 단단하고 견고하게 묶었기 때문에 이것을 버릴 수 없습니다.'
지혜로운 이는 곧 삼실을 버리고 삼베를 가지고 갔다. 그리고 스스로 소중히 여겼다.
그들은 다시 앞으로 나아가다가 솜[劫貝]이 있는 것을 보았다. 지혜로운 이가 말했다.
'솜은 값이 비싸고 또 가볍고 미세하니, 이것을 가지고 갑시다.'
다른 한 사람이 말했다.
'나는 이미 삼을 취해 단단하고 견고하게 묶었고 먼 길을 가지고 왔으니, 버릴 수 없소.'
그 때 그 지혜로운 사람은 곧 삼베를 버리고 솜을 가졌다. 이렇게 앞으로 가다가 솜실을 보았고 다음에 흰 천을 보았으며 다음에는 백동(白銅)을 보았고, 다음에는 백은(白銀)을 보았으며, 다음에는 황금을 보았다. 그 지혜로운 이는 말했다.
'만일 금이 없으면 백은을 취하고 만일 백은이 없으면 백동(白銅)에서부터 나아가 삼실에 이르기까지라도 가질 것이요, 만일 삼실이 없으면 삼이라도 가져야 할 것이오. 그러나 이제 이 마을에 숱한 보배 중에 제일가는 황금이 많이 있으니, 그대는 마땅히 삼을 버리시오. 나도 마땅히 백은을 버리겠소. 그리고 우리 함께 황금을 취해 스스로 소중히 여기며 돌아갑시다.'
그 한 사람이 말했다.
'나는 이 삼을 취해 단단하고 견고하게 묶었고 또 먼 길을 가지고 왔으니, 버릴 수 없소. 그대나 가지고 싶으면 당신 뜻대로 가지시오.'
그 지혜로운 이는 은을 버리고 황금을 취해 한짐 잔뜩 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친족은 멀리서 그 사람이 많은 황금을 얻은 것을 보고 기뻐하면서 맞이했다. 그 때 황금을 얻은 사람은 친족이 맞이하는 것을 보고 다시 크게 기뻐했다. 그러나 저 지혜 없는 사람은 삼을 지고 돌아왔다. 친족들은 그것을 보고 불쾌하게 생각했고 또 일어나 맞이하지도 않았다. 그 삼을 지고 온 사람은 더욱더 부끄러워하고 번민했다.
바라문이여, 그대도 이제 그 좋지 않은 습관과 삿된 소견을 버려 긴 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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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 스스로 고뇌를 더하도록 하지 말라. 그것은 마치 저 삼을 진 사람이 고집이 세어 금을 취하지 않고 삼을 지고 돌아왔다가 부질없이 스스로 피로하고 친족들이 기뻐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랫동안 빈궁하여 스스로 걱정과 고통을 더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바라문이 말했다.
“저는 끝내 이 견해를 버릴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저는 이 견해로 남을 많이 가르쳤고 또 이익되는 바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사방의 모든 왕들은 모두 내 이름만 들어도 모두 제가 단멸(斷滅)을 주장하는 학자인 줄로 알고 있습니다.”
가섭이 다시 말했다.
“모든 지혜 있는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잘 이해한다고 한다. 나도 이제 다시 그대를 위하여 비유를 들어 말해 주겠다. 오랜 옛날에 어떤 국토가 있었는데 그 국토는 변방에 있었고 백성들은 피폐하였다. 그 때 천 대의 수레를 끌고 상인들이 그 국토를 지나가고 있었는데 물과 곡식과 땔감을 자급할 수가 없었다. 그 때 상인의 우두머리가 생각했다.
'우리 일행은 사람은 많고 물과 곡식과 땔감은 자급할 수가 없으니, 이제 차라리 두 패로 가르자.'
그리하여 그 한 무리는 먼저 출발했다. 먼저 출발한 무리의 길잡이가, 몸이 크고 눈이 붉고 얼굴은 검은데 그 몸에는 진흙을 바른 어떤 사람이 멀리서 오는 것을 보고 곧 물었다.
'그대는 어디서 오는가?'
그는 대답했다.
'나는 앞 마을에서 온다.'
또 그에게 물었다.
'그대가 온 곳에는 물과 곡식과 땔감이 많던가?'
그 사람은 대답했다.
'내가 온 곳에는 물과 곡식과 땔감이 많이 있어 모자라지 않았다. 나는 도중에서 폭우를 만났는데 거기에는 물도 많고 또 땔감도 풍부했다.'
또 상인의 우두머리에게 말했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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