增一아함경, 雜아함경

증일아함경-1230-246

근와(槿瓦) 2018. 8. 1. 00:29

증일아함경-1230-246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1226 / 1393]

[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구류사(拘留沙)의 법행성(法行城)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상사리불(象舍利弗)은 법복을 버리고 속인 생활로 돌아갔다. 어느 때 아난은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성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차츰 상사리불의 집에 이르게 되었다. 이 때 상사리불은 두 여자의 어깨에 기대어 있었다. 아난은 멀리서 그 모습을 보고 우울해하며 매우 불쾌히 생각하였다. 상사리불은 아난을 보고 너무도 창피스러워 딴 자리로 옮겨 앉았다.
아난은 걸식을 마치고 성을 나와 세존께 나아가 땅에 엎드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아뢰었다.
"저는 아까 성에 들어가 걸식하면서 차츰 상사리불 집에까지 이르렀다가, 그가 양쪽으로 여자를 안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저는 그것을 보고 너무도 우울했습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그것을 보고 어떤 마음이 들었느냐?"
아난은 아뢰었다.
"저는 생각하였습니다.
'상사리불은 열심히 정진하고 들은 것이 많았으며, 성품과 행실이 부드럽고 온화하였고, 항상 범행인들을 위해 설법하며 싫어할 줄 몰랐었는데, 어째서 지금은 법복을 버리고 세속 생활을 즐기는 걸까?'
그래서 저는 그를 보고 너무도 우울했습니다. 그리고 그 상사리불은 큰 신력과 한량없는 위덕이 있었습니다. 저는 '일찍이 그가 석제환인과 변론하는 것을 보았었는데 왜 지금은 애욕을 즐기며 악을 행하는 걸까?'고 생각하였습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다. 아난아, 네 말과 같다. 그는 아라한이 아닐 뿐이다. 무릇 아라한이라면 결코 법복을 버리고 세속 생활을 즐기지는 않는다. 아난아, 너는 지금 우울해할 것 없다. 상사리불은 지금부터 이레 뒤에 다시 이곳으로 와서 번뇌


                                                                            [1227 / 1393]

를 없애고 번뇌 없는 행을 이룰 것이다. 상사리불은 전생의 업에 끌려 그렇게 되었을 뿐이다. 이제 행이 완전히 갖추어지면 반드시 번뇌를 없앨 것이다."
그 때 상사리불은 이레 뒤에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와 땅에 엎드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리고 잠시 뒤 물러앉아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끝자리에 앉아 사문의 행을 닦도록 허락하소서."
그 때 상사리불 비구는 곧 사문이 되었고 그 자리에서 아라한이 되었다.
이 때 상사리불은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성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어떤 범지는 상사리불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석종의 제자들은 없는 곳이 없고 안가는 곳이 없다. 그리고 우리들이 행하는 주술을 멸망시킨다. 나는 이제 이 성 사람들에게 저 사문의 허물을 폭로하리라.'
그리하여 그 범지는 성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혹 상사리불을 보았는가? 그는 옛날 '나는 아라한이다'라고 스스로 일컫다가 중간에 법복을 버리고 세속 생활로 도로 돌아가 다섯 가지 욕망을 누리던 사람이다. 이제 다시 사문이 되어 집집마다 걸식하면서 거짓으로 청렴결백한 척하지만 여자들만 보면 욕정을 일으킨다. 그래서 동산으로 돌아가서도 여색만을 생각하며 마음에서 지워버리지 못한다.
마치 약한 나귀가 짐을 질 수 없어 가만히 누워 있는 것처럼, 저 석종의 제자도 그와 같이 거짓으로 걸식하는 척하지만 여자들만 보면 이리 저리 궁리한다."
이 때 상사리불은 이 범지가 비방하는 소리를 듣고 곧 생각하였다.
'이 사람이 매우 어리석어 질투하는 마음을 내는구나. 그리고 남이 이양(利養)을 얻는 것을 보면 아까워하고 시기하지만, 자기가 이양을 얻으면 곧 기쁜 마음으로 속인 시주에게 찾아가 남을 비방한다. 나는 이제 그가 악을 짓지 못하도록 제어해 그로 하여금 한량없는 죄를 받지 않도록 하리라.'
그 때 상사리불은 공중으로 날아올라 범지에게 말하였다.

안목도 없고 교묘한 방편도 없이
나쁜 생각으로 범행을 헐뜯는구나.


                                                                             [1228 / 1393]

쓸데없는 일을 스스로 지으면
오래도록 지옥의 고통 받으리.

상사리불은 이 게송을 마치고 곧 스스로 물러나 머물던 곳으로 돌아갔다.
그 때 성 사람들은 그 범지가 비방하는 말을 듣고, 또 상사리불의 게송을 듣고는 제각기 생각하였다.
'만일 범지의 말과 같다면 나중에 신통을 나타내 보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가 법복을 버리고 세속 생활로 돌아간 것도 보았다.'
이 때 많은 사람들은 서로를 이끌고 상사리불에게 찾아가 땅에 엎드려 발아래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물었다.
"혹 아라한이 법복을 버리고 세속 생활로 도로 돌아가는 일도 있습니까?"
상사리불은 대답하였다.
"아라한이 법복을 버리고 세속 생활로 도로 돌아가는 일은 없다."
그들은 아뢰었다.
"그러면 아라한은 혹 전생 인연으로 말미암아 계율을 범하기도 합니까?"
상사리불은 대답하였다.
"이미 아라한이 되었다면 계율을 범하지 않는다."
그들은 다시 아뢰었다.
"배우는 단계에 있는 사람은 전생 인연으로 말미암아 계율을 범합니까?"
상사리불은 대답하였다.
"배우는 단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전생 인연으로 말미암아 계율을 범하는 수가 있다."
그들은 다시 아뢰었다.
"존자께서는 전에 아라한으로서 법복을 버리고 세속 생활로 돌아가 다섯 가지 욕망을 스스로 누리다가 왜 지금 다시 출가하여 도를 배우십니까? 본래는 신통이 있었는데 지금은 왜 그렇습니까?" 


그 때 상사리불은 곧 다음 게송을 읊었다.

세속 선정에 아무리 노닐더라도


                                                                             [1229 / 1393]

끝내 번뇌를 벗어나지 못하네.
멸진(滅盡)의 도를 얻지 못하면
다섯 가지 욕망을 다시 익힌다.

섶나무가 없으면 불붙지 않고
뿌리 없으면 가지 생기지 않고
석녀(石女)는 아이를 밸 수 없듯이
아라한은 번뇌를 받지 않는다.

그 때 사람들이 상사리불에게 물었다.
"존자께선 전에 아라한이 아니었습니까?"
상사리불은 대답하였다.
"나는 전에 아라한이 아니었다. 거사들이여, 알아야한다. 다섯 가지 신통[五通]과 여섯 가지 신통[六通]은 각기 다르다. 내 이제 열한 가지 신통을 설명하리라. 대개 다섯 가지 신통을 가진 선인은 욕계의 욕망이 이미 다해 혹 위의 세계에 태어나기도 하지만 다시 욕계(欲界)로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여섯 가지 신통을 가진 여래의 제자 아라한은 번뇌가 다한 신통을 얻어 곧 무여열반(無餘涅槃)의 세계에서 반열반하느니라."
그들은 아뢰었다.
"저희가 상사리불님의 말씀을 살펴보면, 이 세상에는 법복을 버리고 세속 생활로 돌아가는 아라한은 없다고 하셨습니다."
상사리불은 대답하였다.
"그렇다. 너희들 말과 같다. 법복을 버리고 세속 생활로 도로 돌아가는 아라한은 없다. 아라한이 행하지 않는 열한 가지 법이 있다. 열한 가지란 어떤 것인가?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결코 법복을 버리고 세속 생활로 도로 돌아가지 않는다.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결코 더러운 행을 익히지 않는다.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결코 살생하지 않는다.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결코 도둑질하지 않는다.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결코 음식을 남기지 않는다.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1230 / 1393]

결코 거짓말하지 않는다.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결코 무리를 지어 서로 돕지 않는다.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결코 추악한 말을 하지 않는다.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끝내 의심이 없다.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다.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결코 다른 스승에게 배우지 않고, 또 다시 태를 받지도 않는다.
여러분, 이것이 이른바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결코 열한 가지 경우에 처하지 않는다'는 것이니라."
그들은 아뢰었다.
"저희들이 존자의 말을 듣고 외도 이학을 관찰해보니 마치 아무 것도 없는 빈 병을 보는 것 같습니다. 또 지금 안의 법을 관찰해보니 마치 꿀이 담긴 병과 같아서 달고 맛있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여래의 바른 법도 그와 같습니다. 이제 저 범지는 한량없는 죄를 받을 것입니다."
 

그 때 상사리불은 허공으로 날아올라 가부좌하고 앉아, 곧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피차 어느 것이 중요한 줄 모르고
저 외도들의 술수를 익히면서
피차가 서로 어지러이 싸우는 것
지혜로운 사람 그런 짓 않느니라.

그 때 구류사 사람들은 상사리불에게 아뢰었다.
"그 훌륭한 변설에는 진실로 따르기 어렵습니다. 마치 장님에게 눈을 주고 귀머거리를 듣게 하는 것처럼, 지금 존자의 말씀도 그와 같아서 무수한 방편으로 법을 말씀하시어, 저희들로 하여금 오늘 여래와 법과 비구스님들께 귀의하게 하셨습니다. 원컨대 존자께서는 저희들이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하소서. 저희는 목숨이 다할 때까지 다시는 살생하지 않겠습니다."
그 때 상사리불은 그들을 위해 미묘한 법을 설명하여 기쁜 마음을 내게 하였다. 그들은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 발아래 예배하고 떠났다.
이 때 존자 아난은 범지가 상사리불을 비방하였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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