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前生)이야기

소연화왕(小蓮華王)의 전생 이야기

근와(槿瓦) 2015. 4. 1. 00:11

소연화왕(小蓮華王)의 전생 이야기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머리말

이 전생 이야기는 부처님이 기원정사에 계실 때, 어떤 고민하는 비구에 대해 말씀하신 것이다. 이 사정은 우무마단티 · 쟈아타카(第五二七)에서 자세히 밝혀질 것이다.

 

부처님은 그 비구에게,

「비구여, 너는 고민하고 있다는데 사실인가.」고 물으셨다.

「부처님, 사실입니다.」

「누가 너를 고민하게 하는가.」

「부처님, 나는 어떤 미장(美裝)한 여자를 보고 정욕을 못 이겨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 때에 부처님은,

「비구여, 여자란 실로 은혜를 모르고 신의를 저버리는 것이다. 의지가 견고한 옛날의 어떤 현자까지도 자기 오른 무릎의 피를 빨리고 그 일생을 바쳤지마는 그래도 그 여자의 마음을 얻을 수 없었다.」하고 그 과거의 일을 말씀하셨다.

 

본말

옛날 범여왕이 바라나시에서 나라를 다스리고 있을 때, 보살은 그 왕의 첫째 왕자로 태어났다. 그리하여 명명일(命名日)에 그 이름을 연화동자(蓮華童子)라 하였다. 그 뒤에 아우 여섯이 났다. 그리하여 이 일곱 사람은 차례로 성장하여 집에 살면서 마치 왕의 벗인 것처럼 행동하였다.

 

어느 날 왕은 일어서다가 동산을 바라보았다. 그 아우들이 많은 종자(從者)들에게 호위 되어 왕을 맞이하기 위해 가까이 오는 것을 보고, 저들은 나를 죽이고 왕위를 빼앗으려 한다는 두려움에 그들을 불러,

「왕자들아, 너희들은 이 성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다른 곳에 가서 살다가 내가 죽거든 돌아와서 우리 집의 왕위를 가져라.」라고 하였다.

 

그들은 부왕의 말을 듣고 울면서 자기들 집으로 가서 각기 그 아내를 데리고, 어디로 발길 닿는 대로 가서 살자 하고는, 그 성을 등지고 떠나 길에서 헤매기 시작했다. 어느 숲 속에 들어가서는 먹을 것을 얻지 못하고 주림을 견디지 못하여, 우리가 살기만 하면 언제든지 여자는 얻을 수 있다 하고, 가장 젊은 여자를 죽여 열 세 몫으로 나누어 그 고기를 먹었다.

 

보살과 그 아내는 자기들 몫을 받았을 때 한 몫은 따로 두고 다른 한 몫을 둘로 나누어 먹었다. 그리하여 엿새 동안에 여섯 여자를 죽여 그 고기를 먹었다. 보살은 날마다 한 조각씩을 따로 두었기 때문에 여섯 조각을 쌓아 두게 되었다. 이렛째에는 모두 보살의 아내를 죽이자고 하였다. 보살이 간직해 두었던 그 여섯 조각을 그들에게 주면서,

「우선 이 여섯 조각을 먹어라. 내일까지는 어떻게 되겠지.」하고 그들이 고기를 먹고 집에 들어 있을 때, 그 아내를 데리고 달아났다.

 

얼마 동안 가다가 아내는,

「여보, 나는 이제 걸을 수 없습니다.」고 하였다.

보살은 그를 업고 아침 해가 오르기 전에 숲을 나왔다. 아침 해가 올랐을 때에 그녀는,

「여보, 나는 물이 먹고 싶습니다.」하였다.

보살은 여기는 물이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몇 번이고 목이 마르다고 졸랐다. 보살은 칼로 자기 오른 무릎을 째고,

「여보, 여기는 물이 없소. 여기 앉아서 내 무릎의 이 피를 빠시오.」하였다.

그녀는 피를 빨았다. 조금 뒤에 그들은 큰 항하(恒河)에 이르러 물을 마시고 목욕한 뒤에, 들어 난 나무 열매를 따먹고 기분 좋은 장소에 앉아 쉬고 항하의 한 쪽에 암자를 짓고 거기서 살았다.

 

어느 날 항하의 상류(上流)에서 왕을 해친 어떤 도적이 손발과 코 · 귀를 베인 채 통나무배에 실려 항하를 떠내려 왔다. 그는 고통에 못 견뎌 큰 소리로 외치면서 그 강 가에 닿았다.

보살은 가엾은 그 비탄하는 소리를 듣고,

「내가 있는 이상 고통을 받는 모든 중생은 멸망하지 않을 것이다.」하고, 강 가로 나가 그를 구원해 암자로 데리고 와서 상처를 씻고 고약을 붙여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그 아내는 더러운 불구자를 데리고 와서 돌보아 준다 하면서 그 불구자에게 침을 뱉었다.

그의 상처도 차츰 나아졌기 때문에, 보살은 그들을 암자에 남겨 두고 숲 속에 들어가 나무 열매를 주어 와서 그들을 길렀다.

 

그렇게 함게 있는 동안 그녀는 그 불구자에게 마음을 빼앗겨 불의의 정을 통하였다. 그녀는 보살을 죽여 버리려고 그에게,

「여보, 내가 당신에게 업혀 숲에서 나올 때 그 산을 보고「저 높이 솟은 산의 신령(神靈)님, 만일 내가 우리 주인과 잘 살게 되었을 때에는 당신에게 공물(供物)을 바치겠습니다」고 마음으로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그 산신이 자꾸 재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거기 가서 공물을 바치고 싶습니다.」고 하였다.

 

보살은 그 간계(奸計)를 눈치채지 못하고 그러자고 승낙하였다. 그리하여 공물을 준비하여 아내에게 들리고 그 산꼭대기로 올라갔다.

그 때에 그 아내는 그에게,

「여보, 내게는 이 산신보다 당신이 더 귀한 신(神)입니다. 그러므로 먼저 당신을 들꽃으로 제사하고 오른 쪽을 돌아 경례한 뒤에, 이 산신에게 공물을 바치고 싶습니다.」고 하였다.

그리하여 보살을 골짜기를 향해 세우고 들꽃으로 제사하고 오른쪽으로 돌아 경례하는 체하면서, 그 뒤에 서서 등을 내리쳐 골짜기에 밀어뜨렸다. 그리고 적의 뒷등이 보였다고 기뻐하면서 산에서 내려와 불구자의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보살은 골짜기에 굴러 떨어지다가 우담발라나무 위에 있는 어떤 가시 없는 잎에 덮여 있는 덤불에 걸렸다. 그러나 산기슭으로 내려올 수 없어 우담발라 열매를 먹고는 그 가지 사이에서 쉬고 있었다.

마침 거기 큰 도마뱀 한 마리가 산 기슭에서 그 나무에 올라가서는 우담발라 열매를 먹고 있었는데, 그 날에는 보살을 보고 놀라 달아났다. 이튿날에는 그 열매의 한 부분만 먹고 돌아갔다. 이렇게 날마다 오는 동안에 보살과 친해졌다. 도마뱀은 보살에게 물었다.

「당신은 무엇하러 이런 곳에 왔습니까.」

보살은 사실대로 대답하였다. 도마뱀은 그렇다면「걱정마십시오」하고 보살을 업고 숲을 나와 큰 길에까지 와서,

「이 길을 따라 가십시오.」하고 저는 숲으로 돌아갔다.

 

보살은 어느 마을로 가서 거기서 살다가, 그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바라나시로 돌아가, 자기 집의 왕위에 올라 연화왕이라는 왕이 되어, 왕으로서 해야 할 열 가지 선법(善法)을 지키고 정의로 정치하였다. 그리고 그 성의 네 문과 중앙과 궁전문의 여섯 곳에 구휼원(救恤院)을 세우고, 날마다 六十만금을 내어 빈궁한 이들을 구휼하였다.

 

그런데 그 악녀는 그 불구자를 업고 숲에서 나와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가서 죽이나 밥을 얻어모아 그 불구자를 길렀다. 사람들은 그녀에게,

「이 사람은 당신과 어떻게 됩니까.」고 물었다. 그는,

「나는 이 사람 어머니의 형제의 딸이요, 이 사람은 내 아버지의 형제의 아들입니다. 그래서 나는 이 사람에게 출가시켰던 것입니다. 비록 내 남편이 참형(斬刑)을 당하더라도 나는 이 분을 안고 다니면서 걸식하여서라도 먹여 살리겠습니다.」고 하였다.

사람들은 이 여자는 참으로 충실한 아내라 하고 그 뒤로는 밥이나 죽을 많이 주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녀에게,

「당신은 이런 곳에서 우물쭈물하고 있을 것이 아닙니다. 지금 바라나시에는 연화왕(蓮華王)이라는 왕이 있는데 온 인도는 그 구휼로써 그 인기가 대단합니다. 만일 그 왕이 당신 같은 이를 보면 반드시 가여워 시물(施物)을 듬뿍 줄 것입니다. 그러면 당신은 그 남편을 여기에 태워 가십시오.」하고 튼튼한 버들상자를 주었다.

이 방탕한 여자는 그 불구자를 상자에 태우고 바라나시로 가서 보살의 구휼원에서 음식을 얻어 먹으며 살아가고 있었다.

 

보살은 아름답게 장식한 코끼리를 타고 구휼원으로 나가, 여덟 사람 내지 열 사람에게 손수 시물을 주고 돌아오는 것을 일과(日課)로 하고 있었다. 그 방탕한 여자는 불구자를 앉힌 상자를 올려 안고 왕이 오는 길에 서 있었다. 왕은 신하에게 저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신하는,

「대왕님, 저것은 그 남편에게 충실한 여자입니다.」고 대답하였다.

왕은 그 여자를 불러 그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고 그 불구자를 상자에서 내리게 한 뒤에 그 여자에게 물었다.

「이 사람은 너와 어떤 관계인가.」

「대왕님, 이 사람은 우리 아버지 형제의 아들로서 집에서 정해준 남편입니다.」

사람은 그 까닭을 모르고 참으로 감탄할 만한 여자라 하면서 여러 가지로 칭찬하였다.

왕은 다시 그 여자에게,

「이 불구자는 그대 집에서 정해준 남편인가.」고 물었다.

여자는 왕을 보고도 알지 못하고 그렇다고 대답하게 대답하였다.

 

그 때에 왕은,

「그렇다면 이 사람이 바라나시왕의 왕자라고 둘러대느냐. 너는 연화동자의 아내로서 이러 이러한 왕의 왕녀가 아니냐. 실은 너는 이러 이러한 이름으로써 내 무릎의 피를 빨아먹고, 이 불구자에게 마음을 빼앗겨 나를 골짜기에 밀어뜨리지 않았느냐. 지금 너는 내 이마에 죽음 도장을 찍고는 내가 죽었다 생각하고 여기 온 것이겠지. 그러나 나는 이렇게 오래 살고 있는데.」하고 다시 대신들에게,

 

「대신들 나는 일찍 그대들의 질문에 대해「내 여섯 사람의 형제는 여섯 여자를 죽여 그 고기를 먹었다. 그러나 나는 내 아내를 해치지 않고 항하 가로 데리고 가서 암자에 살고 있다가, 참형을 당한 어떤 불구자를 구원하여 보살펴 주었다. 그런데 이 여자는 그 사내에게 마음을 빼앗겨 나를 산골짜기에 밀어뜨렸다. 그러나 나는 자비심 때문에 살아날 수 있었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나를 산에서 떨어뜨린 여자가 바로 이 방탕한 여자요, 또 참형을 받은 그 불구자가 바로 이 남자임에 틀림 없다.」하면서 다음 게송을 읊었다.

 

이 여자는 바로 그 여자이네

나도 또 배반한 자에게 무엇하리

이 사람이야말로 손을 잘린

그 남자임에 틀림 없구나

 

이 사람은 어릴 때부터 남편이라고

말하는 그 말이 참으로 우습구나

여자란 실로 죽어야 마땅하네

여자에게는 진실이 없으므로

 

잔인한 마음을 가져

송장에게도 비길 수 있는

불의의 죄를 범한 저 녀석의

그 목숨은 몽둥이로 빼앗아야 하리

 

그리고 또

그 몸을 죄에 빠뜨린

이 여자는 그대로 살려 두되

그 귀와 코를 깎아야 하리

 

보살은 분노를 참지 못해 그들에게 이런 벌을 선고했다. 그러나 그대로 실행하지는 않았다. 도리어 분노를 참고 그 바구니를 머리에서 벗어버릴 수 없을 만큼 여자를 거기에 묶고, 그리고 불구자를 그 위에 실어 그 나라에서 쫓아버렸다.

 

맺음말

부처님은 이 설법을 마치고 다시 네 가지 진리를 설명하셨다. 그 때에 고민하던 그 비구는 예류과를 얻었다.

부처님은 다시 전생과 금생을 결부시켜,

「그 때의 그 여섯 형제는 어떤 장로요, 그 아내는 젊은 사전녀이며 그 불구자는 제바달다요, 그 도마뱀은 아난다며 그 연화왕은 바로 나였다.」고 말씀하셨다.

 

 

출전 : 본생경第二편,남전부三,한글대장경203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