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릉엄경(首楞嚴經)

五陰,六入,十二處,十八界에서如來藏을 보이다(13,수능엄경)

근와(槿瓦) 2015. 1. 26. 03:26

五陰,六入,十二處,十八界에서 如來藏을 보이다(13,수능엄경)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아난아, 네가 오히려 요술같이 변화하는 허망한 모양이 그곳에서 생겼다가 그곳에서 없어지는 것임을 알지 못하나니, 허망한 것을 모양이라 하거니와 그 본 성품은 진실로 묘한 각의 밝은 본체니라.

 

그리하여 오음(五陰)과 육입(六入)과 십이처(十二處)와 십팔계(十八界)가 인(因)과 연(緣)이 화합하면 허망하게 생겨나고, 인과 연이 흩어지면 허망하게 없어지는 것이어늘 이렇게 생겼다 없어졌다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본래 늘 있고 묘하고 밝고 움직이지 않고 두루 가득한 여래장인 묘한 진여(眞如)의 성품인 줄을 알지 못하는구나. 이 참 성품인 항상한 본체에서는 오고 가고 모르고 깨닫고 나고 죽고 하는 것을 찾아보려 하여도 될 수 없느니라.

 

아난아, 어찌하여 오음이 본래 여래장인 묘한 진여(眞如)의 성품이라 하느냐. 아난아, 어떤 사람이 깨끗한 눈으로 맑은 허공을 볼적에 다만 청명한 허공뿐이요, 아무 것도 없다가 그 사람이 까닭없이 눈을 깜박거리지 않고 바로 떠 보다가 피로하여지면 저 허공에서 이상한 헛꽃을 보기도 하며, 여러 가지 어물거리는 모양을 보게 되나니 색음(色陰)도 이러한 것이니라.

 

아난아, 이 허공의 헛꽃이 허공에서 온 것도 아니며, 눈에서 난 것도 아니니라. 아난아, 만일 허공에서 왔다면 허공에서 왔으므로 도로 허공으로 들어갈 것이니 만일 나오고 들어가고 하는 것이 있다면 허공이 빈 것이 아닐 것이요, 허공이 만일 빈 것이 아니라면 스스로 헛꽃이 났다 없어졌다 함을 용납할 수 없을 것이 마치 아난의 몸에 아난을 용납할 수 없다는 말과 같느니라.

 

만일 눈에서 났다면 눈에서 나왔으므로 도로 눈으로 들어가야 할 것이며, 또 이 헛꽃이 눈에서 나왔으므로 보는 성품이 있으리니 만일 보는 성품이 있을진댄 나가서 허공에 꽃이 되었을새 돌아와서는 눈이 보아야 할지니라. 만일 보는 성품이 없을진댄 나가서 허공을 가리웠을새 돌아와서는 눈을 가리워야 할 것이며 또 헛꽃을 볼 때에는 눈에는 가리움이 없을터인즉 그 때를 깨끗한 눈이라 할 것이어늘 어찌하여 헛꽃없는 허공을 보아야 깨끗한 눈이라 하느냐. 그러므로 색음이란 것이 허망한 것임을 알지니 본래부터 인연도 아니요,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아난아, 어떤 사람이 손과 발이 편안하고 온몸이 화평하여 문득 살아있는 줄을 잊어버린듯 나쁠 것도 없다가 까닭없이 두 손을 마주 비비면 난데없이 손바닥이 꺼끄럽거나, 맷맷하거나, 차거나, 따뜻하거나 함을 느끼리니 수음(受陰)도 이러한 것이니라. 만일 허공에서 왔다면 어찌하여 손바닥엔 와서 닿고 몸에는 닿지 않느냐. 허공이 반드시 가리어서 닿지는 아니하리라. 만일 손바닥에서 난다면 손바닥을 비벼야 날 것이 아니며, 또 손바닥에서 나오는 것이므로 손바닥을 합할 적에 알게 된다면 뗄적에는 도로 들어갈 것이니 그렇다면 손목과 팔이 팔뼈가 들어가는 종적을 알아야 할 것이요, 반드시 나오고 들어감을 안다면 그 촉감(觸感)이 스스로 몸속에서 오고 가는 것이어늘 어찌하여 마주대어서 아는 것을 촉이라 하느냐. 그러므로 수음(受陰)이란 것이 허망한 것임을 알지니 본래부터 인연도 아니요,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아난아, 어떤 사람이 신 매실(梅實)을 이야기하면 입에 침이 생기고, 높은 벼랑에 오를 것을 생각하면 발바닥이 새그럽나니, 상음(想陰)도 이러한 것이니라. 아난아, 이 신 이야기로 생긴 침이 매실에서 나는 것도 아니며, 입으로 들어오는 것도 아니니라. 아난아, 만일 침이 매실에서 난다면 매실 제가 말할 것이어늘 어찌하여 사람이 말하기를 기다리어서 침이 생기느냐. 만일 침이 입으로 들어온다면 입으로 이야기를 들어야 할 것이어늘 어찌하여 귀로 듣느냐. 만일 귀로만 듣는다면 이 침이 어찌하여 귀에서 나지 않느냐. 높은 벼랑에 오를 것을 생각하는 것도 매실이야기와 같느니라. 그러므로 상음(想陰)이란 것이 허망한 것임을 알지니 본래부터 인연도 아니요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아난아, 빨리 흐르는 물이 물결이 서로서로 잇달아 앞물결 뒷물결이 서로 뒤넘지 아니하나니 행음(行陰)도 이러한 것이니라. 아난아, 이 흐르는 성품이 허공으로 인하여 생기는 것도 아니며, 물로 인하여 있는 것도 아니며, 물의 성품도 아니며, 허공과 물을 여의고 있는 것도 아니니라. 아난아, 만일 허공으로 인하여 생겼다면 十方의 끝없는 허공이 끝없는 흐름을 이루리니 온 세계가 모두 물속에 들어갈 것이니라. 만일 물로 인하여 있다면 이 흐르는 성품은 물이 아닐 것이니 흐르는 모양이 물을 떠나서 따로 있어야 하리라. 만일 흐르는 것이 물의 성품일진댄 흐르지 않고 고요할 적에는 물의 본체가 아닐 것이니라. 만일 허공과 물을 여의고 흐르는 것이 있다면 허공은 바깥이 있는 것 아니며 물밖에는 흐르는 것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행음이란 것이 허망한 것임을 알지니 본래부터 인연도 아니요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아난아, 어떤 사람이 가릉빈가甁의 두 구멍을 막고 병속에 허공을 담아가지고 천리나 먼 곳에 가서 그곳에서 소용하나니 식음(識陰)도 이러한 것이니라. 아난아, 이 병속의 허공이 저곳에서 가져온 것도 아니며, 이곳에서 들어간 것도 아니니라. 아난아, 만일 저곳에서 왔다면 병속에 허공을 담아가지고 왔으므로 그 병 있던 곳에는 허공이 조금 적어졌어야 할 것이며, 만일 이 곳에서 들어갔다면 마개를 뽑고 병을 기울일 적에는 허공이 나와야 할 것이니라. 그러므로 식음(識陰)이란 것이 허망한 것임을 알지니 본래부터 인연도 아니요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또 아난아, 어찌하여 육입(六入)이 본래 여래장(如來藏)인 묘한 진여의 성품이라 하느냐. 아난아, 저 사람이 눈을 깜박거리지 않고 바로 떠 보다가 피로하여진 것은 그 눈과 피로하여진 것이 다 함께 보리마음이 눈바로 떠 피로하여진 것이니라. 밝은 것과 어두운 두 가지 허망한 앞엣 것으로 인하여 봄을 내어 그 가운데 있어서 앞엣 것을 끌어들이는 것을 보는 성품이라 하나니, 이 보는 성품이 밝은 것과 어두운 두 가지 앞엣 것을 여의고는 자체(自體)가 없느니라.

 

아난아, 이 보는 성품이 밝은 데서나 어두운 데서 오는 것 아니며 눈에서 나는 것 아니며, 허공에서 생기는 것도 아니니라. 어찌함이냐. 만일 밝은 데서 온다면 어두울 적에는 없어질 것이니 어두운 것을 보지 못하여야 할 것이며 어두운 데서 온다면 밝을 적에는 없어질 것이니 밝은 것을 보지 못하여야 할지니라. 만일 눈에서 난다면 밝은 것과 어두운 것과는 관계가 없으리니 그렇다면 보는 정기가 제 성품이 없으리라.

 

만일 허공에서 생긴다면 앞으로 색진(色塵)을 보았을새, 돌아와서는 눈을 보아야 할 것이며 또 허공이 보는 것이니 너의 보는 성품과 무슨 관계가 있겠느냐. 그러므로 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허망한 것임을 알지니 본래부터 인연도 아니요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아난아, 어떠 사람이 두 손가락으로 귀를 급히 막으면 귀가 피로하여지므로 머릿속에서 무슨 소리가 들리나니 그 귀와 피로하여진 것이 다 함께 보리마음이 눈바로 떠 피로하여진 것이니라. 떠드는 것과 조용한 두 가지 허망한 앞엣 것으로 인하여 들음을 내어 그 가운데 있어서 앞엣 것을 끌어들이는 것을 듣는 성품이라 하나니, 이 듣는 성품이 떠드는 것과 조용한 두 가지 앞엣 것을 여의고는 자체(自體)가 없느니라. 아난아, 이 듣는 성품이 떠드는 데서나 조용한 데서 오는 것 아니며, 귀에서 나는 것 아니며, 허공에서 생기는 것도 아니니라. 어찌함이냐. 만일 조용한 데서 온다면 떠들적에는 없어질 것이니 떠드는 것을 듣지 못하여야 할 것이며, 떠드는 데서 온다면 조용할 적에는 없어질 것이니 조용함을 깨닫지 못하여야 할지니라. 만일 귀에서 난다면 떠드는 것과 조용한 것과는 관계가 없으리니 그렇다면 듣는 자체가 제 성품이 없으리라.

 

만일 허공에서 생긴다면 듣는 작용이 있어서 허공의 성품이 되었으므로 빈 허공이랄 수 없으며 또 허공이 듣는 것이니 너의 듣는 성품과 무슨 관계가 있겠느냐. 그러므로 귀로 끌어들이는 것이 허망한 것임을 알지니 본래부터 인연도 아니요,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아난아, 어떤 사람이 코를 급히 들이켜 오래되면 코가 피로하여져서 콧속에 서늘한 느낌이 생기거든 이런 느낌으로 인하여 통함과 막힘과 향기와 구린내를 분별하나니 그 코와 피로하여진 것이 다 함께 보리마음이 눈 바로 떠 피로하여진 것이니라. 통함과 막히는 두 가지 허망한 앞엣 것으로 인하여 맡음을 내어 그 가운데 있어서 앞엣 것을 끌어들이는 것을 맡는 성품이라 하나니 이 맡는 성품이 통함과 막히는 두 가지 앞엣 것을 여의고는 자체가 없느니라.

 

아난아, 이 맡는 성품이 통한 데서나 막힌데서 오는 것 아니며 코에서 나는 것 아니며 허공에서 생기는 것도 아니니라. 어찌함이냐. 만일 통한데서 오다면 막힐 적에는 맡은 성품이 없어질 것이니 어떻게 향기롭고 구린 줄을 알겠느냐. 만일 코에서 난다면 통함과 막힌 것과는 관계가 없으리니 그렇다면 맡는 작용이 제 성품이 없으리라. 만일 허공에서 생긴다면 돌아서서 네 코를 맡아야 할 것이며, 또 허공이 맡는 것이니 너의 맡는 성품과 무슨 관계가 있겠느냐. 그러므로 코를 끌어들이는 것이 허망한 것임을 알지니 본래부터 인연도 아니요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아난아, 어떤 사람이 혀로 입술을 핥아 오래되면 피로하여지므로 그 사람이 병이 있으면 쌉살하고 병이 없으면 달콤하여 이 달콤하고 쌉살한 것으로 말미암아 혀가 핥지 아니할 적에는 항상 싱거운 줄을 알지니 그 혀와 피로하여진 것이 다 함께 보리마음이 눈 바로 떠 피로하여진 것이니라. 단것, 쓴것과 싱거운 두 가지 허망한 앞엣 것으로 인하여 맛봄을 내어 그 가운데 있어서 앞엣 것을 끌어들이는 것을 맛보는 성품이라 하나니 이 맛보는 성품이 단것, 쓴것과 싱거운 두 가지 앞엣 것을 여의고는 자체가 없느니라. 아난아, 이 맛보는 성품이 단것, 쓴것에서 오는 것 아니며, 싱거움으로 인하여 있는 것 아니며, 혀에서 나는 것 아니며, 허공에서 생기는 것도 아니니라. 어찌함이냐.

 

만일 단것, 쓴것에서 온다면 싱거울 적에는 맛보아 아는 것이 없어질 것이니 어떻게 싱거운 줄을 알며, 싱거운 데서 온다면 달적에는 앎이 없어질 것이니 어떻게 단줄, 쓴줄을 알겠느냐. 만일 혀에서 난다면 단것, 쓴것과 싱거운 것과는 관계가 없으리니 그렇다면 맛보는 자체가 제 성품이 없으리라. 만일 허공에서 생긴다면 허공 제가 맛보는 것이매, 너의 입이 알것이 아니며, 또 허공이 아는 것이니 너의 맛보는 성품과 무슨 관계가 있겠느냐. 그러므로 혀로 끌어들이는 것이 허망한 것임을 알지니 본래부터 인연도 아니요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아난아, 어떤 사람이 찬 손으로 더운 손에 맞댈적에, 찬 편이 많으면 더운 손이 차지고 더운 편이 많으면 찬손이 더워지나니, 이 맞대어 아는 촉감으로 떼어서 아는 것을 나타내거니와 적은 편이 많은 편을 따르는 것은 촉감이 피로하여진 것이니, 그 몸과 피로하여진 것이 다 함께 보리마음이 눈 바로 떠 피로하여진 것이니라. 맞대는 것과 떼는 두 가지 허망한 앞엣 것을 인하여 깨달음을 내어 그 가운데 있어서 앞엣 것을 끌어들이는 것을 대보아 아는 성품이라 하나니 이 대보아 아는 성품이 맞대는 것과 떼는 데서 오는 것 아니며, 좋고 나쁜 데서 오는 것 아니며, 몸에서 나는 것 아니며, 허공에서 생기는 것도 아니니라. 어찌함이냐.

 

만일 맞대는 데서 온다면 뗄적에는 앎이 없어질 것이니 어떻게 떼는 줄을 알며, 좋고 나쁜 데서 온다는 것도 이와 같느니라. 만일 몸에서 난다면 맞대는 것, 떼는 것과 좋은 것, 나쁜 것과는 관계가 없으리니, 그렇다면 대보아 아는 자체가 제 성품이 없으리라. 만일 허공에서 생긴다면 허공이 아는 것이니 너의 대보아 아는 성품과 무슨 관계가 있겠느냐. 그러므로 몸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허망한 것임을 알지니 본래부터 인연도 아니요,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어떤 사람이 피로하면 자고, 싫컷 자고는 깨어서, 앞엣 것을 보면 기억하고, 기억이 없으면 잊어 버리나니 이것은 뒤바뀌어 나고(生) 머물고(住) 달라지고(異) 없어지는(滅) 것이라. 이 모양을 끌어들여 마음으로 돌아가서 뛰어넘지 않는 것을 뜻이라 하거니와 그 뜻과 피로하여진 것이 다 함께 보리마음이 눈 바로 떠 피로하여진 것이니라. 나는 것과 없어지는 두 가지 허망한 앞엣 것으로 인하여 앎을 이루어 그 가운데 있어서 법진(法塵)을 끌어 모으되 지난적에 보고 듣던 것을 거슬려 생각하기도 하고, 생각하지 못하기도 하는 것을 아는 성품이라 하나니 이 아는 성품이 깨는 것과 자는 것과 나는 것과 없어지는 두 가지 앞엣 것을 여의고는 자체가 없느니라.

 

아난아, 이 아는 성품이 깨는 것과 자는 데서 오는 것 아니며, 나는 것과 없어지는 데서 오는 것 아니며 뜻에서 나는 것 아니며 허공에서 생기는 것도 아니니라. 어찌함이냐. 만일 깬데서 온다면 잘적에는 앎이 없어질 것이니 무엇으로 자며, 나는 데서 온다면 없어질 적에는 없을 것이니 무엇이 없어짐을 알며, 만일 없어지는 데서 온다면 날적에는 없을 것이니 무엇이 나는 줄을 알겠느냐. 만일 뜻에서 난다면 깨는 것과 자는 것은 몸의 열리고 닫힘을 따르는 것이매 이 두 가지를 여의고는 아는 자체가 제 성품이 없으리라. 만일 허공에서 생긴다면 허공 제가 아는 것이니 너의 아는 성품과 무슨 관계가 있겠느냐. 그러므로 뜻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허망한 것임을 알지니 본래부터 인연도 아니요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또 아난아, 어찌하여 십이처(十二處)가 본래 여래장인 묘한 진여의 성품이라 하느냐. 아난아, 네가 기타숲과 냇물을 보나니,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것은 색이 눈의 견을 냈다 하느냐, 눈이 색을 냈다 하느냐. 아난아, 만일 눈이 색을 냈다면 공(空)을 볼적에는 색이 아닐새, 눈에 있던 색의 성품이 없어졌을 것이요, 없어졌다면 아무 색도 나타낼 수가 없을 것이니 색이 없으면 어떻게 공을 인식하겠느냐. 눈이 공을 낸다는 것도 이와 같느니라. 만일 색이 눈의 견을 냈다면, 공을 볼적에는 색이 아닐새, 견이 반드시 없어질 것이요, 견이 없어졌다면 아주 없을 것이니 어떻게 공인지 색인지를 분간하겠느냐. 그러므로 견이나 색과 공이 모두 처(處)가 없어서 색의 처와 견의 처가 허망한 것임을 알지니 본래부터 인연도 아니요,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아난아, 또 이 기타숲 절에서 밥이 마련되면 북을 치고 대중이 모임에는 종을 쳐서 종소리, 북소리가 끊기지 않는 것을 듣나니, 이것은 소리가 귀에 오는 것이냐, 귀가 소리나는 데 가는 것이냐. 아난아, 만일 소리가 귀에 온다면 내가 실라벌성에서 밥을 빌적에는 기타숲절에는 내가 없는 것과 같이 이 소리가 아난의 귀에 왔을 적에는 목건련이나 가섭은 듣지 못하여야 할것이어늘 어떻게 일천이백십 사람이 한꺼번에 종소리를 듣고 식당으로 오느냐. 만일 네 귀가 소리나는 데 간다면 내가 기타숲절에 돌아왔을 적에는 실라벌성에는 내가 없는 것과 같이, 네가 북소리를 들을 적에 귀가 북치는 데 갔다면 종소리가 동시에 나더라도 듣지 못하여야 할 것이어늘 어떻게 코끼리 소리, 말 소리, 소 소리, 양의 소리들을 한꺼번에 듣느냐. 만일 소리가 오지도 않고, 귀가 가지도 않는다면 소리를 듣지 못하여야 하리라. 그러므로 듣는 것이나 소리가 모두 처(處)가 없어서 들음의 처와 소리의 처가 허망한 것임을 알지니 본래부터 인연도 아니요,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아난아, 네가 향로에 피우는 전단향기를 맡거니와 이 향을 오푼중만 피워도 실라벌성 사십리안에서 한꺼번에 향기를 맡게 되나니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향기가 전단나무에서 난다 하느냐, 코에서 난다 하느냐, 허공에서 난다 하느냐. 아난아, 만일 이 향기가 네 코에서 난다면 코에서 나는 것이므로 코로부터 나와야 할 것이요, 또 코가 전단이 아닌데 어찌하여 전단 냄새가 나겠느냐. 또 네가 냄새를 맡는 것이므로 코로 들어가야 할 것이어늘 코에서 나오는 향기를 맡는다고는 할 수가 없느니라. 만일 허공에서 난다면 허공은 항상 있는 것이므로 향기도 항상 있을 것이어늘 어찌하여 전단나무를 태워야 향기가 나느냐. 만일 전단나무에서 난다면 이 향나무가 타서 연기가 되는 터인즉 코가 향기를 맡을 적에 연기가 코로 들어가야 할 것인데, 그 연기가 공중으로 올라가서 멀리 퍼지기도 전에 실라벌성 사십리안에서 어떻게 맡게 되느냐. 그러므로 향기나 코나 맡는 것이 모두 처가 없어서 맡는 처와 향기의 처가 허망한 것임을 알지니 본래부터 인연도 아니요,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아난아, 네가 매일 두 때씩 대중 가운데서 바루를 들적에, 이따금 우유로 만든 제호를 만나면 맛 좋은 것이라 하나니,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맛이 허공에서 생기느냐, 혀에서 나느냐, 음식에서 나느냐. 아난아, 이 맛이 만일 네 혀에서 난다면 네 입에는 혀가 하나 뿐인즉 한번 우유맛이 되었으면 사탕을 먹어도 맛이 달라지지 않아야 하리라. 그러나 달라지지 않으면 맛을 안다고 할 수 없고, 달라진다면 혀는 여럿이 아닌데, 어떻게 혀로 여러 가지 맛을 알겠느냐. 만일 음식에서 난다면 음식에는 알음알이가 있는 것 아닌데 어떻게 알며, 또 음식 제가 아는 터인즉 다른 사람이 먹는 것과 같으리니, 네게는 무슨 관계가 있길래 맛을 안다 하느냐.

 

만일 허공에서 생긴다면 네가 허공을 씹어 보라, 무슨 맛이 나느냐. 가령 허공이 짜다할진댄 네 혀를 짜게 하였으므로 네 얼굴도 짜게할 것이니 그렇다면 이 세상 사람들이 바다의 고기 같아서 항상 짜기만 하므로 싱거운 줄을 알지 못할 것이며, 싱거운 줄을 모른다면 짠 것도 알지 못할지니 아무 맛도 모른다면 어떻게 맛이라 하겠느냐. 그러므로 맛이나, 혀나, 맛보는 것이 모두 처가 없어서 맛보는 처와 맛의 처가 허망한 것임을 알지니 본래부터 인연도 아니요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아난아, 네가 아침마다 손으로 머리를 만지나니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만져서 아는 것은 어느 것이 닿여 아는 것이냐. 닿여 아는 것이 손에 있느냐, 머리에 있느냐. 만일 머리에 있다면 손은 앎이 없을 것이어늘 어떻게 닿는 줄을 아느냐. 만일 머리에도 닿여 앎이 있고, 손에도 있다면 아난의 몸이 둘이라야 하리라.

 

만일 머리와 손이 한 촉(觸)이라면 손과 머리가 한덩어리일 것이니, 한덩어리라면 觸을 이룰 수 없고 만일 두 덩어리라면 觸이 무엇에 있는 것이냐. 닿여 아는 것이라면 닿이는 것이 아닐 것이요, 닿이는 것이라면 닿여 아는 것이 아닐 것이니라. 그렇다고 해서 허공이 너로 더불어 觸하여 주지도 아니하리라.

 

그러므로 촉이나 몸이 모두 처가 없어서 몸의 처와 촉의 처가 허망한 것임을 알지니 본래부터 인연도 아니요,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아난아, 너의 뜻 가운데 반연하는 착한 성품, 나쁜 성품, 무기(無記)성품을 법진(法塵)이라 하느니, 이 법진이 마음에 즉(卽)한 것이냐, 마음을 여의고 따로 있느냐. 아난아, 만일 이 법진이 마음에 卽하였다면 塵이 아니므로 마음으로 반연할 것이 아니니, 어떻게 처가 되겠느냐. 만일 마음을 여의고 따로 있다면 법진의 성품이 아는 성품이 있느냐, 아는 성품이 없느냐. 아는 성품이 있다면 마음이라 할 것인데, 너와는 다르고 塵은 아니니 다른 이의 마음과 같을 것이요, 만일 네게 卽하였고 또 마음이라면 어찌하여 네 마음이 네게 둘이 있겠느냐.

 

만일 아는 성품이 없다면 이 법진이 빛과 소리와 냄새와 맛과 대고, 떼고, 차고, 더운 것이 아니오, 허공도 아니니 어디 있는 것이냐. 이 법진을 색이라 할 수도 없고 공이라 할 수도 없으며 또 이 세상에 허공 밖이 있을 리 없느니라.

 

마음이라면 반연할 바가 아니니 법진의 처가 어떻게 성립되겠느냐. 그러므로 법진이나 마음이 모두 처가 없어서 뜻의 처와 법진의 처가 허망한 것임을 알지니 본래부터 인연도 아니요,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또 아난아, 어찌하여 십팔계(十八界)가 본래 여래장인 묘한 진여의 성품이라 하느냐. 아난아, 네가 아는 바와 같이 눈과 빛이 인연이 되어 안식(眼識)을 낸다 하나니 이 식이 눈으로 인하여 났다 하여 눈으로 界라 하겠느냐. 아난아, 이 식이 눈으로 인하여 났다면 색과 공이 없으면 분별할 것이 없으리니 설사 식이 있다 한들 무엇에 쓰겠느냐. 또 네 견이 푸르고, 누르고, 묽고, 흰것이 아니면 나타낼 것이 없나니 무엇으로 界를 세우겠느냐. 만일 빛으로 인하여 났다면 공하여 빛이 없을 적에는 너의 식이 없어질 것이니 어떻게 허공인 줄을 알겠느냐. 만일 빛이 변천할 때에 네가 빛이 변천하는 줄을 안다면 너의 식은 변천하지 아니하는 것이니 무엇으로 더불어 界를 세우겠느냐.

 

빛이 변천할 적에 식이 따라서 변천한다면 界의 모양까지 없을 것이요, 또 식이 변천하지 않는다면 식은 항상할 것이니 이미 빛에서 난 것이므로 허공있는 것을 알지 못할 것이니라.

 

만일 두 가지를 겸하여 눈과 빛이 한 가지로 식을 내었다 할진댄 눈과 빛이 합하였다면 식이 있을 중간이 없을 것이요, 눈과 빛이 여의었다면 식이 두 군데로 합하였을 것이다. 그렇다면 식이란 자체의 성품이 혼란할 터이니 어떻게 界를 이루겠느냐. 그러므로 눈과 빛이 인연이 되어 안식계(眼識界)를 낸다하나 세 군데가 모두 허무한 것임을 알지니 눈과 빛과 안식의 세 界가 본래부터 인연도 아니요,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아난아, 또 네가 아는 바와 같이 귀와 소리가 인연이 되어 耳識을 낸다 하나니 이 식이 귀로 인하여 났다하여 귀를 界라 하겠느냐, 소리를 인하여 났다하여 소리를 界라 하겠느냐. 아난아, 만일 귀를 인하여 났다면 떠들고 조용함이 없으면 귀가 아는 것이 없으리니 귀가 아는 것이 없다면 알음알이도 없는 것이어서 귀가 내었다는 식이 무슨 모양이겠느냐. 만일 귀로 듣는 것을 식이라 한다면 떠들고 조용함이 없으므로 듣는 것이 없을 터이며 또 어떻게 빛과 냄새와 맛과 촉으로 된 귓바퀴를 식계라 하겠느냐. 곧 耳識界가 무엇으로 더불어 성립되겠느냐.

 

만일 소리에서 났다면 식이 소리를 인하여 있는 것이므로, 듣는 것과는 관계가 없을 것이니 들음이 없으면 소리도 있는 데가 없을 것이니라. 만일 식은 소리에서 난다 하고, 소리는 들음으로 인하여서야 소리 모양이 있다 할진댄, 소리를 들을 적에 식을 들어야 하리라. 식을 듣지 못한다면 소리가 식을 내는 界가 아닐 것이요, 듣는다면 식이 소리와 같아서 식이 들리는 것이 되었으니 무엇이 식 듣는 줄을 알겠느냐. 만일 아는 것이 없다면 초목과 같으리라. 또 소리와 들음이 함께 어울리어서 중간의 식계를 이루지도 아니하였을 것이니 중간이란 界가 없다면 안과 밖이 어떻게 성립되겠느냐. 그러므로 귀와 소리가 인연이 되어 耳識界를 낸다 하나, 세 군데가 모두 허무한 것임을 알지니 귀와 소리와 이식의 세 界가 본래부터 인연도 아니요,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아난아, 또 네가 아는 바와 같이 코와 냄새가 인연이 되어 鼻識을 낸다 하나니 이 식이 코로 인하여 났다하여 코로 界라 하겠느냐, 냄새를 인하여 났다하여 냄새를 界라 하겠느냐. 아난아, 만일 코로 인하여 났다면 네 생각에는 무엇으로 코라 하느냐. 쌍손톱 같은 살덩이를 코라 하느냐, 맡아서 아는 성품을 코라 하느냐. 만일 살덩이를 코라 한다면 살덩이는 몸이요, 몸으로 아는 것은 촉이니 몸이라면 코가 아니오, 촉이라면 곧 塵이라, 코라는 이름도 없거늘 어떻게 界가 성립되겠느냐. 만일 맡아서 아는 성품을 코라 한다면 네 생각에 무엇이 안다 하느냐. 살로 된 코가 안다면 살로 아는 것은 촉이라 코가 아니며, 콧구멍의 허공이 안다면 허공이 아는 것이므로 살로된 코는 깨닫는 것이 아닐지니라. 그렇다면 허공이 네가 될 것이요, 네 몸은 아는 것이 아닐지니, 오늘날 아난이 있는 데가 없으리라.

 

만일 향기가 안다면 아는 것이 향기에 있으니 네게야 무슨 관계가 있겠느냐. 만일 향내와 구리내가 네 코에서 나는 것이라 할진댄 향내와 구린내가 이란과 전단나무에서 나지 아니하리니, 이 두 가지가 없을적에 네가 네 코를 맡아 보라. 향기로우냐, 구리냐. 구리다면 향기가 아닐 것이요, 향기롭다면 구린내가 아닐 것이니라. 만일 향내와 구린내를 다 맡는다면 너 한사람에게 두 코가 있는 것이요, 그렇다면 나에게 도를 물을 적에도 두 아난이 있을 것이니 어느 아난이 너의 본체냐. 만일 코가 하나라면 향내와 구린내가 두 가지가 아니어서 구린내가 향내가 되고, 향내가 구린내가 될 것이니, 두 가지가 있지 아니하면 識界가 어떻게 성립되겠느냐.

 

만일 냄새로 인하여 난다면 식이 냄새로 인하여 있는 것인즉, 마치 눈으로 인하여 견이 있으므로 눈을 보지 못하는 것 같이 냄새로 인하여 식이 있으므로 마땅히 냄새를 알지 못할 것이니라. 만일 식이 냄새를 안다면 냄새에서 난 것이 아닐 것이요, 냄새를 알지 못한다면 식이라 할 수 없느니라. 냄새가 앎을 말미암아 있는 것이 아니라면 냄새의 界가 성립될 수 없고, 식이 냄새를 알지 못한다면 識界가 냄새로 말미암아 성립된 것이 아닐지니라. 만일 중간이 없을진댄 안과 밖이 생기지 못할 것이니 맡는다는 것이 끝까지 허망하리라. 그러므로 코와 냄새가 인연이 되어 鼻識界를 낸다 하나 세 군데가 모두 허무한 것임을 알지니 코와 냄새와 비식의 세 界가 인연도 아니요,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아난아, 또 네가 아는 바와 같이 혀와 맛이 인연이 되어 설식(舌識)을 낸다 하나니, 이 識이 혀로 인하여 났다하여 혀를 界라 하겠느냐, 맛으로 인하여 났다하여 맛을 界라 하겠느냐. 아난아, 만일 혀로 인하여 났다면 이 세상에 사탕, 매실, 황련, 소금, 세신(細辛), 새앙, 계피가 모두 맛이 없을 것이니. 네가 혀를 맛보라. 다냐, 쓰냐. 혀가 만일 쓰다면 무엇이 혀를 맛보겠느냐. 혀가 혀를 맛보지는 못할 것이니, 무엇이 쓴줄을 알겠느냐. 혀가 쓰지 않다면 맛이 나지 못하리니 어떻게 識界가 성립되겠느냐. 만일 맛으로 인하여 식이 난다면 식이 곧 맛일터인즉 혀가 혀를 맛보지 못하는 것과 같을 것이니 어떻게 맛인지 맛 아닌지를 알것이며, 또 여러 가지 맛이 한 물건에서 나는 것이 아니니, 맛이 여러 가지에서 난다면 식도 여러 가지가 되어야 하리라.

 

만일 식은 하나라 하면서 식이 맛에서 난다할진댄 짠맛, 싱거운 맛, 단맛, 매운맛, 섞인맛, 본래맛, 변한맛 들이 온통 한 맛이 되어 분별이 없을 것이요, 분별이 없다면 식이라 할 수 없거니 어떻게 舌識界라 하겠느냐. 허공이 너의 식을 내지는 아니하리라. 만일 혀와 맛이 화합하여 식을 냈다면 곧 중간이란 제 성품이 없을 것이니 어떻게 界가 생기겠느냐. 그러므로 혀와 맛이 인연이 되어 舌識界를 낸다 하나, 세 군데가 모두 허무한 것임을 알지니, 혀와 맛과 설식의 세 界가 본래부터 인연도 아니요,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아난아, 또 네가 아는 바와 같이 몸과 촉이 인연이 되어 신식(身識)을 낸다 하나니, 이 식이 몸으로 인하여 났다하여 몸을 界라 하겠느냐, 촉으로 인하여 났다하여 촉을 界라 하겠느냐. 아난아, 만일 신식이 몸으로 인하여 났다면 대고, 떼는 몸으로 아는 두 가지 인연이 없을진댄 몸이 무엇을 알겠느냐. 만일 촉으로 인하여 난다면 네 몸은 관계가 없으리니, 몸이 아니고서 대고 떼는 것을 아는 것이 어디 있겠느냐.

 

아난아, 물건은 촉하여도 알지 못하고 몸으로야 촉을 아는 것이니라. 몸을 아는 것이 곧 촉이요, 촉을 아는 것이 곧 몸이니 아는 것이 곧 촉이면 몸은 아니오, 아는 것이 곧 몸이면 촉은 아니니라. 몸과 촉의 두 모양이 원래 있는 데가 없나니, 촉이 몸에 합하였으면 곧 몸의 자체일 것이요, 몸을 여의었으면 곧 허공과 같을 것이니, 안과 밖이 없다면 중간이 어떻게 성립되며, 중간이 성립되지 못하면 안이라 밖이라 하는 성품도 공하게 되리니 설사 네 식이 난다한들 무엇으로 말미암아 界가 성립되겠느냐. 그러므로 몸과 촉이 인연이 되어 身識界를 낸다 하나 세 군데가 모두 허무한 것임을 알지니 몸과 촉과 신식의 세 界가 본래부터 인연도 아니요,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아난아, 또 네가 아는 바와 같이 뜻(意)과 法塵이 인연이 되어 의식(意識)을 낸다 하나니, 이 식이 뜻으로 인하여 났다하여 뜻으로 界라 하겠느냐, 법진으로 인하여 났다하여 법진으로 界라 하겠느냐. 아난아, 만일 뜻으로 인하여 의식이 난다면 네 뜻에 반드시 생각할 바 법진이 있어야 뜻을 발명하나니, 법진이 없으면 뜻이 생길 수 없으리라. 법진의 반연을 여의고는 뜻의 모양이 없으리니 식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또 너의 의식이 생각하고 요량하는 뜻의 분별하는 성품과 같다 하느냐, 다르다 하느냐. 뜻과 같을진댄 곧 뜻일 것이니 어찌하여 뜻에서 난 것이라 하겠느냐. 뜻과 다르다면 뜻의 아는 성품과는 다를 터이므로 아는 작용이 없을 것이니, 만일 앎이 없으면 어떻게 뜻에서 난 것이라고 하며, 만일 앎이 있으면 어떻게 뜻을 알겠느냐. 같다거나 다르다거나 모두 결정할 수 없거니 界가 어떻게 성립되겠느냐.

 

만일 법진으로 인하여 난다면 이 세상의 법이란 것이 오직 五塵뿐이니 빛과 소리와 냄새와 맛과 촉의 다섯 가지 법이 모두 제 모양들이 분명하여 五根을 상대하는 것이어서 뜻으로 반연할 바가 아니니라. 그런데 너의 의식이 결정코 법진으로 인하여 난다면 법이 어떤 모양이냐. 色과 空, 떠드는 것과 조용한 것, 통한 것과 막힌 것, 대는 것과 떼는 것, 나는 것과 없어지는 것을 여의고는 이 밖에는 다른 법이 없느니라. 난다면 色法, 空法들이 나고, 없어진다면 色法, 空法들이 없어지는 것이니 인할 법진부터 없거늘 인하여 났다는 식이 무슨 모양이 있으며, 모양이 없다면 界가 어떻게 생기겠느냐. 그러므로 뜻과 법진이 인연이 되어 意識界를 낸다 하나 세 군데가 모두 허무한 것임을 알지니, 뜻(意)과 법진(法塵)과 의식(意識)의 세 界가 본래부터 인연도 아니요, 자연도 아닌 성품이니라.

 

출전 : 수능엄경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