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릉엄경(首楞嚴經)

참견은 요량할 수 없다(10)

근와(槿瓦) 2014. 12. 18. 01:21

참견은 요량할 수 없다(10)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아 난 : 세존이시여, 진실로 부처님의 말씀과 같사와 본각(本覺)의 반연하는 것이 시방세계에 두루하게 고요히 항상 있어 나는 것도 아니요, 없어지는 것도 아니라 할진댄 사비가라 바라문들은 명체(冥諦)라 하고 갯속에 파묻히는 외도들은 진아(眞我)라 하여 시방세계에 가득히 찼다고 주장하는 것과 어떻게 다르오리까. 부처님께서도 릉가산에서 대혜보살에게 이런 이치를 말씀 하실 적에 ‘외도들은 자연을 주장하거니와 내가 말하는 인연은 외도들의 주장과 다르다’하시었나이다.

 

그러나 내가 지금 생각컨댄 본각의 성품이 자연한 것이어서 나는 것도 아니요, 없어지는 것도 아니라, 온갖 허망한 것과 뒤바뀐 것을 여의어서 인연이 아닌듯 하오니 외도들의 주장하는 자연과 어떻게 분간하여야 잘못된 소견에 빠지지 아니하고 참되고 묘하고 밝은 본각심을 얻겠나이까.

 

부처님 : 아난아, 내가 이렇게 여러 가지 방편으로 진실하게 말하였건만, 너는 아직도 깨닫지 못하고 자연인가 의심하느냐.

아난아, 이 견의 성품이 반드시 자연일진댄 자연이란 것이 분명하여 자연의 본체가 있어야 하리라. 네가 이 묘하고 밝은 견의 성품을 보라. 무엇으로 자연의 본체라 하느냐. 이 견의 성품이 밝은 것 보는 것을 자연의 본체라 하느냐, 어두운 것 보는 것을 자연의 본체라 하느냐.

 

아난아, 만일 밝은 것 보는 것을 본체라 한다면 어두운 것은 보지 못하여야 할 것이요, 만일 빈 것 보는 것을 자연의 본체라 한다면 막힌 것은 보지 못하여야 할지니라. 이와 같이 어두운 것 보는 것을 자연의 본체라 한다면 밝을 때에는 견의 성품이 없어질 것이어늘 어떻게 밝은 것을 보느냐.

 

아 난 : 이 견의 성품이 반드시 자연이 아닐진댄 인연이라고 할 것이오나 내 마음에 오히려 분명치 못하여 부처님께 묻잡노니 어찌하면 이 이치가 인연에 맞겠나이까.

 

부처님 : 네가 인연이라 하기에 다시 묻노라. 네가 지금 밝은 것과 어두운 것을 봄으로 인하여 있느냐, 빈 것으로 인하여 있느냐, 막힘으로 인하여 있느냐.

 

아난아, 만일 밝음으로 인하여 견의 성품이 있다면 어두운 것은 보지 못하여야 할 것이며, 어두움으로 인하여 있다면 밝은 것은 보지 못하여야 할지니라. 이와 같이 빈 것으로 인하여 있다 하며 막힘으로 있다 하는 것도 밝음으로 인하여 있다던 것이나 어두움으로 인하여 있다던 것과 같느니라.

 

또 아난아, 이 견의 성품이 밝음으로 말미암아 있느냐, 어두움으로 말미암아 있느냐, 빈 것으로 말미암아 있느냐, 막힘으로 말미암아 있느냐. 아난아, 만일 빈 것으로 말미암아 견의 성품이 있다면 막힌 것은 보지 못하여야 할 것이며, 막힘으로 말미암아 있다면 빈 것은 보지 못하여야 할지니라. 이와 같이 밝음으로 말미암아 있다 하며, 어두움으로 말미암아 있다하는 것도 빈 것으로 말미암아 있다하던 것이나 막힘으로 말미암아 있다하던 것과 같느니라.

 

그러므로 이 묘하고 밝은 본각의 정기는 인도 아니며, 연도 아니며, 자연도 아니며, 인연 아닌 것도 아니며, 자연 아닌 것도 아니며, 아니라는 것도 없고, 아닌 것이 아니라는 것도 없으며, 기라는 것도 없고, 기가 아니라는 것도 없느니라.

 

온갖 분별하는 허망한 생각을 여의면 곧 온갖 것이 모두 참된 것이어늘 네가 어찌 이 가운데 망녕된 생각을 내어 세상의 희롱거리 논리와 이름과 모양을 가지고 분별하려 하느냐. 마치 손바닥으로 허공을 만지려는 것과 같아서 부질없이 애만 쓸지언정 허공이 어찌하여 네게 잡히겠느냐.

 

 

출전 : 수능엄경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