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릉엄경(首楞嚴經)

참견은 돌려 보낼 수 없다(6)

근와(槿瓦) 2014. 11. 9. 00:01

참견은 돌려 보낼 수 없다(6)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아난이 부처님께서 자비로 구해주시고 간곡하게 일러주심을 받잡고 눈물을 흘리면서 손을 모아 부처님께 여쭈었다.

 

아 난 : 내가 비록 부처님의 법문을 듣잡고 묘하고, 밝은 마음이 본래 원만하여 늘 있는 줄을 알았사오나 내가 부처님의 법문 말씀을 깨달아 아는 것은 분명히 이 듣고 보는 마음으로 사모하는 터인지라, 저 묘하고 밝은 마음을 알았다 하더라도 그것이 나의 본 마음이라고는 인정하기 어렵사오니 바라건대 나를 어여삐 여겨 원만하온 말씀으로 가르쳐주시사 의심을 끊고 위없는 도에 나아가게 하소서.

 

부처님 : 아난아, 네가 오히려 듣고 보는 마음으로 내 법문을 들을새, 이 법이 역시 들을 수 있는 법이라 참된 법이 아니니라. 어떤 사람이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켜 이 사람에게 보이거든 이 사람이 저 손가락을 따라서 달을 보아야 할 것이어늘 만일 손가락을 보고 달이라 한다면 이 사람은 달만 모르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까지 모르는 것이니 어찌하여 그러하냐. 가리키는 손가락을 밝은 달인줄 아는 탓이니라. 또 어찌하여 손가락을 모르는 것이랴. 밝은 것과 어두운 것도 모른다 하리니 그 까닭은 어두운 손가락을 밝은 달이라고 잘못 아는 탓으로 밝은 것인지 어두운 것인지를 전연 모른다 하리니, 너도 그와 같느니라.

 

만일 나의 법문하는 소리를 깨달아 아는 것을 네 마음이라 할진댄 그 마음이 나의 음성을 여의고도 분별하는 성품이 있어야 할지니라. 비겨 말하면 손님이 객주에 들었을 적에 머물다가는 떠나가는 것이요, 항상 있는 것이 아니어니와 객주집 주인은 갈데가 없어야 하거늘 어찌하여 나의 음성을 여의고는 분별하는 성품이 없느냐.

 

이것은 음성을 분별하는 마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나의 얼굴을 분별하는 마음도 내 얼굴 모양을 여의고는 분별하는 성품이 없으며 이와 같이 냄새와 맛과 촉과 법진을 분별하는 마음까지도 분별이 아주 없어지면 그것은 빛도 아니고 허공도 아니므로 구사리들이 이것을 몰라서 명체(冥諦)라 하거니와 이것도 법진(法塵)의 반연을 여의고는 분별하는 성품이 없느니라. 그런즉 너의 마음이라는 것이 제각기 돌려 보낼 데가 있거니 어떻게 주인이라 하겠느냐.

 

아 난 : 만일 내 마음이 제각기 돌려 보낼 데가 있을진댄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묘하고 밝은 본마음은 어찌하여 돌려보낼 데가 없나이까. 나를 어여삐 여기사 말씀하여 주소서.

 

부처님 : 아난아, 네가 나를 볼적에 보는 정기의 밝은 것이 비록 묘하고 밝은 참마음은 아니라 하더라도 곁의 달과 같은 것이요, 달그림자는 아니니 너는 자세히 들어라. 돌려 보낼 데 없는 까닭을 말하리라.

 

아난아, 이 큰 강당이 동쪽이 환하게 열리어 해가 뜨면 밝아지고 그믐밤에 구름이 끼면 어두워지고 창틈으로는 통함을 보고 담벽과 지붕으로는 막힘을 보고 여러 가지가 차별한데는 반연할 물건이요, 빈데는 허공이요, 흐리고 흙비 오는 모양은 어두운 티끌이요, 운해가 개면 맑은 날씨를 보느니라.

 

아난아, 네가 보는 이 여덟 가지 변화하는 모양을 이제 모두 그 본 고장으로 돌려보내리라. 어떤 것이 본고장이냐. 아난아, 이 여러 가지 모양에서 밝은 것은 해로 보낸다. 어찌하여 해로 보내느냐? 해가 없으면 밝지 못하니 밝은 원인은 해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해로 보낸다. 어두운 것은 그믐밤에 보내고 통한 것은 창틈에 보내고 막힌 것은 담벽과 지붕에 보내고, 반연할 물건은 차별에 보내고 빈것은 허공에 보내고, 맑은 날씨는 갠데로 돌려 보낸다.

 

이 세상 온갖 것이 이런 여덟 가지에 지나갈 것이 없나니 이 여덟 가지를 능히 보는, 보는 정기의 밝은 성품은 어디로 보내겠느냐. 만일 밝은데로 보낸다면 밝지 아니할 적에는 어두운 것을 보지 못하여야 할 것이나, 현실은 그렇지 아니하여 밝고 어두운 것은 여러 가지 차별이 있거니와 보는 성품은 차별이 없지 아니하냐. 돌려 보낼 수 있는 곳은 너의 본 마음이 아니려니와 네가 돌려 보낼 수 없는 것이야 너의 본 마음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그러니까 너의 본 마음은 묘하고, 밝고 깨끗하건마는 네가 혼미하고 알지 못하여 본 마음을 잃어버리고 바퀴 돌듯 하면서 나고 죽는데서 헤매고 있으므로 너를 가련한 사람이라고 하느니라.

 

 

출전 : 수능엄경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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