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견은 잃어지지 않는다(5)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아난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꿇어앉아 여쭈었다.
아 난 : 세존이시여, 만일 이 보고 듣는 성품이 났다 없어졌다 하는 것이 아닐진댄 어찌하여 우리들더러 ‘참 성품을 잃어버리고 뒤바뀌게 일을 행한다’고 하시나이까. 바라건대 자비하신 마음으로 나의 번뇌를 씻어주소서.
그때에 여래께서 팔을 드리우사 손을 아래로 내리우시고 말씀하셨다.
부처님 : 아난아, 내 손이 바로냐, 거꾸로냐.
아 난 : 세상 사람들은 그것을 ‘거꾸로라’ 하오련마는 나는 바론지 거꾸론지 알지 못하나이다.
부처님 : 아난아, 세상 사람들이 이것을 거꾸로라 한다면 어떤 것을 바로라 하겠느냐.
아 난 : 여래께서 손을 세우사 손이 허공을 가리키면 바로라 하리이다.
부처님은 곧 팔을 세우시고 말씀하시었다.
부처님 : 아난아, 이렇게 내리고 세우는 것은 머리와 꼬리가 서로 바뀌었을 뿐이어늘 세상 사람들이 한번 잘못보고 두 번 잘못보는 것이니라.
그러니까 아난아, 네 몸과 여래의 깨끗한 몸을 팔에 비겨 말한다면 여래의 몸은 옳게 다 아는 것이라 하고 너희들 몸은 성품이 뒤바뀐 것이라 하거니와 네 마음대로 자세하게 살펴보아라. 네 몸과 여래의 몸에서 뒤바뀌었다는 것은 어디를 가리켜 뒤바뀐 것이라 하느냐.
이때에 아난이 대중들과 함께 눈을 바로 뜨고 부처님을 보면서 눈을 깜박거리지 아니하니 몸과 마음의 뒤바뀐 데를 알지 못하였다.
부처님이 자비하신 마음으로 아난과 대중을 딱하게 여기사 조수(潮水)같으신 음성으로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 : 좋은 남자들아. 내가 항상 말하기를 색법(色法)과 심법(心法)과 모든 인연과 마음에 딸린 여러 생각들과 여러 가지 반연할 법들이 참 마음으로 나타나는 것이라 하지 않았느냐. 네 몸이나 네 마음도 모두 묘하고, 밝고, 참된 마음 가운데 나타나는 것이어늘 너희들이 어찌하여 본래 묘하고 밝은 뚜렷한 마음과 보배롭고 밝은 묘한 성품을 잃어버리고 깨달은 가운데서 아득한 줄로 잘못 아느냐.
밝은 성품을 잘못 아는 탓으로 어두컴컴하여 허공이 되고 허공과 어두컴컴한 가운데서 어두운 것이 맺히어 물질이 되었거늘 이 물질이 허망한 생각과 섞인 생각과 모양을 내 모습인 줄로 알고는 반연하려는 것이 모여서 몸속에서 흔들리고 밖으로 앞엣 것을 분별하여 아득하고 시끄러운 것을 내 마음인 줄로 인정하니라.
한번 잘못 알아 내 마음이라 인정하고는 이 마음이 결정코 내 몸속에 있는 줄로 생각하는 탓으로 내 몸이나 밖에 있는 산과 강이나 허공이나 땅덩어리까지라도 모두 이 묘하고 밝은 참 마음 가운데 있는 것인 줄을 알지 못하나니, 마치 밝고 묘한 큰 바닷물은 버리고 한방울 물거품을 잘못 인식하여 바닷물의 전체인줄 알고는 이것이 온갖 바다에 가득하였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느니라.
그러니까 너희들은 아득한 것을 잘못 아는데 두 번 잘못보는 사람이니 나의 손을 드리운 것과 다름이 없으므로 너희들을 가련한 사람이라 하느니라.
출전 : 수능엄경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수릉엄경(首楞嚴經)'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견은 섞이는 것 아니다(7) (0) | 2014.11.16 |
---|---|
참견은 돌려 보낼 수 없다(6) (0) | 2014.11.09 |
참견은 없어지지 않는다(4) (0) | 2014.10.23 |
참견을 드러내다(3) (0) | 2014.10.19 |
참마음을 가리다(2) (0) | 2014.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