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릉엄경(首楞嚴經)

참견은 한량이 없다(8)

근와(槿瓦) 2014. 11. 22. 00:35

참견은 한량이 없다(8)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아 난 : 세존이시여, 만일 이 보는 성품이 원래 두루 가득하여 반드시 내 것이요 다른 것이 아닐진댄 내가 부처님과 함께 사천왕의 승장(勝藏)보배로 된 궁전을 보느라고 일월궁에 있을 적에는 이 견이 사바세계에 가득하였다가 절에 돌아 와서는 절집만 보이고 방안에서 공부할 적에는 처마와 행랑만 보이나이다. 세존이시여, 이 견의 자체가 본래는 온 세계에 가득 찼다가 방안에 있을 적에는 한 방안에만 가득하오니 이것은 큰 견을 뭉쳐서 줄이심이오니까, 지붕과 담벽에 막히어 끊어짐이오니까. 내가 이 까닭을 알지 못하오니 원컨대 크신 자비로 일러주소서.

 

부처님 : 아난아, 이 세간에서 크다, 작다, 안이다, 밖이다 하는 여러 가지 형용하는 것이 모두 앞의 물건을 두고 하는 말이니 견이 줄어든다, 끊어진다 할 것이 아니니라. 마치 모난 그릇속에서 모난 허공을 보는 것 같나니 이 모난 그릇속에서 보는 모난 허공이 결정적 모난 것이냐, 결정적 모난 것이 아니냐.

 

만일 결정적 모난 것이라면 다시 둥근 그릇에 담더라도 그 허공이 둥글지 않아야 할 것이요, 만일 결정적 모난 것이 아니라면 모난 그릇속에서도 모난 허공 없을 적이 있어야 하리라. ‘그 까닭을 알수 없다’고 네가 말하지마는 그 까닭이라는 것이 이러한 것이니 어떻게 따질 수 있겠느냐.

 

아난아, 만일 모나고 둥근 것이 없는 자리에 이르고자 하면 모난 그릇만 치우면 그만이니라. 허공은 본래부터 모난 것도 둥근 것도 아니니, 허공의 모난 것을 치워야 하겠다고 말할 것이 아니니라. 네 말대로 방에 들어 갔을 적에 큰 견을 뭉치어 줄어졌다면 해를 쳐다볼 적에는 견을 늘리어 해에 댄것이겠느냐. 또 지붕과 담벽에 막혀 견이 끊어졌다면 벽에 구멍을 뚫었을 적에는 어찌하여 견을 이은 매듭이 없느냐. 그 이치가 그렇지 아니하니라.

 

온갖 중생들이 끝없는 옛적부터 제 본 성품을 잘못 알아 물건인양 여기면서 본 마음을 잃어버리고 물건의 지배를 받는 탓으로 이 가운데서 큰 것을 보고 작은 것을 보거니와, 만일 물건을 지배할 수 있게 만든다면 여래와 같이 마음이 두렷하고 밝아서 도량(道場)에서 떠나지 아니하고서도 한 터럭 끝에 시방세계를 넣을 수 있으리라.

 

 

출전 : 수능엄경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