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현재인과경-145-29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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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이 이렇게 바퀴돌 듯하면서
나고 죽는 바다에 빠졌었나니
저는 이런 허물과 근심을 보았기에
그 까닭에 그것을 버렸나이다.
또 다시 불을 섬긴 복으로
천상과 인간에 생을 얻어서
탐내고ㆍ성내고ㆍ어리석음만 더한지라
그 때문에 저는 멀리 여의었나이다.
또 다시 불을 섬긴 복으론
장래에 나기[生]를 구하기 위함인데
이미 나기가 있었기 때문에
반드시 늙고ㆍ병들고ㆍ죽음이 있었으며
이미 이러한 일들을 보았기에
그 때문에 불의 법을 버렸나이다.
모임을 베풀며 고해를 닦고
그리고 불을 섬긴 복으로
비록 범천(梵天)에 남을 얻었더라도
이것은 마지막의 처소가 아닌지라
이러한 인연 때문에
불 섬기는 일을 버렸나이다.
제가 여래의 법을 보건대
나고ㆍ늙고ㆍ병들음과 죽음을 떠났으며
마지막의 해탈하는 곳이었는지라
그 때문에 이제 출가하였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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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는 참으로 해탈을 하셔서
하늘과 사람들의 스승이 되었나니
이러한 인연 때문에
크고 거룩한 어른에게 귀의하였나이다.
여래는 큰 인자함과 가엾이 여김으로
갖가지 방편을 나타내시고
그리고 여러 가지 신통력을 쓰셔서
저희들을 이끌고 지도를 하셨거늘
어떻게 다시 불의 법을
받들고 섬길 수 있었겠나이까.
그 때 빈비사라왕과 여러 대중들은 우루빈라 가섭이 말하는 이 게송을 듣고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며 여래에게 깊은 공경과 믿음을 내면서 틀림없이 여래는 일체 종지를 이룩하셨다 함을 알게 되었고 진실로 가섭은 바로 부처님의 제자인 줄 알았다.
그 때 여러 하늘들은 공중에서 뭇 하늘의 꽃을 비내리고 미묘한 풍악을 잡히며 모두가 소리를 같이하여 부르짖었다.
‘거룩하십니다. 우루빈라 가섭여, 쾌히 이 게송을 말씀하셨습니다.’
그 때에 세존은 모든 대중들의 마음에 결정코 다시는 의심이 없음을 아셨다.
또 그들의 근기가 모두 의미 성숙하였음을 자세히 살피고 곧 그들을 위하여 법을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아셔야 합니다. 이 5음(陰)의 몸은 의식[識]으로 근본이 되어서 의식으로 인하여 뜻 감관[意根]이 생겼으며 뜻 감관 때문에 빛깔[色]이 생겼나니, 이 빛깔의 법은 나고 없어지고 하여 머무르지 않습니다.
대왕이여, 만약 이와 같이 자세히 살필 수 있으면 몸에 대하여 무상한 줄을 잘 알 것입니다.
이와 같이 몸을 자세히 살펴서 몸의 형상을 춰하지 아니하면 (나)와 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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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所]이란 것을 여읠 수 있으며, 만약 잘 빛깔을 살펴서 (나)와 내 것이라 함을 여의면 바로 빛깔이 생겨서 곧 이 괴로움이 생기는 줄 알 것입니다.
만약 빛깔이 스러지면 곧 이 괴로움이 스러지는 줄 알 것이니, 만약 사람이 이와 같이 자세히 살필 수 있으면 이것을 풀림[解]이라 하고, 만약 사람이 이렇게 자세히 살필 수 없으면 이것을 얽매임[縳]이라 합니다.
법은 본래가 (나)와 내 것이라 할 것이 없거늘 뒤바뀐 생각 때문에 멋대로 (나)와 내 것이 있다고 헤아리거니와 실제가 있는 법이란 없나니, 만약 이 뒤바뀐 생각을 끊을 수 있으면 곧 이는 해탈한 것입니다.’
그 때에 빈비사라왕은 마음으로 생각하였다.
‘만약 중생들이 (내)가 있다고 말하면 얽매임이라 이름하시는데, 일체 중생에게 모두가 다 (내)가 없다고 하면 이미 (내)가 없거니 누가 과보를 받을까?’
그 때에 세존(世尊)은 그의 생각을 아시고 바로 말씀하셨다.
‘일체 중생들이 행하는 선과 악이며 과보를 받는 것은 모두 (나)로써 지음이 아니고 역시 (나)로써 받는 것도 아니로되, 이제 현재에 선과 악을 지어서 과보를 받는 것이 있습니다.
대왕(大王)이여, 자세히 들으시오. 왕을 위하여 말하겠습니다.
대왕이여, 다만 감관[情]과 경계[塵]와 알음알이[識]가 합하여 경계에 물듦을 일으킴으로써 여러 생각이 더욱 더하여 이 반연 때문에 나고 죽음에 마구 헤매며 갖추 괴로운 과보를 받거니와, 만약 경계의 물듦이 없어서 그 여러 생각들이 쉬어지면 곧 해탈을 하나니, 감관과 경계와 알음알이의 세 가지 인연의 일로써 같이 선과 악을 일으키며 과보를 받는 것이요, 다시 따로 (내)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를테면 불을 비벼댈 적에 손을 더욱 놀림으로 인하여 불이 일어나게 되지만 그 타는 불의 성질은 손으로부터 일어났거나 비벼서 일어난 것이 아니로되 역시 손과 부싯돌을 여읜 것이 아닌 것처럼, 그 감관과 경계와 알음알이도 역시 그와 같습니다.’
때에 빈비사라왕은 또 생각하였다.
‘만약 감관과 경계와 알음알이가 어울려 합하였기 때문에 선과 악의 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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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받음이 있다 하면, 언제나 합하여졌음이요, 응당 떠났거나 끊어진 것이 아니다. 만약 항상 합하지 않았다 하면 이는 곧 끊어진 것이리라.’
그 때에 세존은 왕의 생각을 아시고 곧 대답하셨다.
‘이 감관과 경계와 알음알이는 항상 상[常]도 아니요, 없음[斷]도 아닙니다. 왜냐 하면 합하였기 때문에 없음도 아니며 여의었기 때문에 항상함도 아닙니다. 마치 땅의 물을 반연하고 그 종자를 원인하여 싹과 잎이 나면, 종자는 벌써 썩어지므로 항상하다고 이름할 수가 없으며 싹과 잎이 났기 때문에 아주 없다고 이름할 수도 없는 것과 같습니다.
없음과 항상함을 떠났기 때문에 중도(中道)라 하거니와 세 가지 일의 인연도 역시 그와 같습니다.’
그 때 빈비사라왕은 이 법을 듣자마자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리어 모든 법 안에서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법 눈이 깨끗함을 얻었으며, 8만 나유타의 바라문ㆍ대신이며, 인민들도 모든 법에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법 눈이 깨끗함을 얻었으며, 96만 나유타의 여러 하늘도 모든 법에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법 눈이 깨끗함을 얻었다.
때에 빈비사라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반갑습니다. 세존이시여, 전륜성왕의 자리를 능히 버리고 집을 떠나 도를 배워서 일체 종지(一切種智)를 이룩하셨습니다.
저는 옛날 어리석어서 세존을 만류하여 작은 나라를 다스리게 하려 하였는데, 이제 인자한 얼굴을 뵙고 또 바른 법을 듣고서야 부끄러워지며 옛날의 허물이 뉘우쳐지옵니다.
오직 원하옵나니, 세존이시여, 크신 자비로써 저의 참회를 받아 주옵소서. 나는 예날에 세존께 (만약 도를 얻으신 때면 먼저 저를 제도하여 주소서) 하였더니, 오늘 비로소 옛 소원을 이루었으며 세존의 은혜를 져서 도의 자취를 밟게 되었습니다. 저는 오늘부터 세존과 비구들에게 공양하되 네 가지 일에 모자람이 없게 하겠사오니, 오직 원컨대 세존께서는 대숲[竹園]에 머무시면서 마갈제국이 오랫동안 편안함을 얻게 하여지이다.’
부처님은 대답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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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도다. 대왕이여 이에 세 가지 견고하지 못한 법을 잘 버리고 세 가지 견고한 과보를 구하니, 장차 왕의 서원에 만족을 얻게 하리다.’
때에 빈비사라왕은 부처님께서 청을 받아들여 대숲에 머무시겠다 함을 알고 나서 부처님 발 아래 예배하고 작별하고 떠나갔다.
왕은 성으로 돌아가자마자 곧 신하들에게 칙명하여 대숲에 집을 짓게 하여 여러 가지로 장식하며 극히 엄숙하고 화려하게 하며 비단 번기와 일산을 달고 꽃을 흩으며 향을 사르고 모두 다 마친 뒤에 바로 수레를 차리어 부처님에게 나아가서 땅에 엎드려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숲의 승가람(僧伽藍)의 수리가 끝났사오니,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비구들과 함께 저를 가엾이 여기셔서 가시어 거기에 머무시옵소서.’
그 때에 세존은 비구들과 한량없는 하늘들에게 둘러싸여 왕사성에 들어가셨는데, 여래께서 문지방을 밟으실 때에 성 안의 악기는 치지 않아도 저절로 울리고 좁은 문이 더욱 넓어지며 문 아래가 더 높아지고 모든 언덕이 모두 다 평탄하여지며 냄새나는 더러운 티끌과 때가 저절로 향기롭게 깨끗하여졌고, 귀머거리가 듣게 되고 벙어리가 말을 하며 소경이 보게 되고 미치광이가 나으며 곱사등이의 질병 등이 두루 다 나았으며, 다른 나무에 꽃이 피고 썩은 풀이 살아 나며 마른 못에 물결이 더하고 향기 바람이 맑게 불며 봉황ㆍ공작ㆍ물총새ㆍ물오리ㆍ기러기ㆍ원앙 등 기이한 종류의 새들이 어지러이 날며 모여와 온화하고 맑은 소리를 내었다.
이러한 여러 가지 상서로움이 있었는데, 성에 들어서는 빈비사라왕과 함께 대숲으로 가셨다.
그 때에 여러 하늘들은 공중에 가득 찼었는데, 때에 왕은 곧 손에 가진 보배 병에다가 향수를 담아서 여래에게 나아가 이렇게 말하였다.
‘저는 이제 이 대숲을 여래와 비구들에게 받들어 올리오니, 오직 원하옵건대 가엾이 여기셔서 저를 위하여 받아들여 주옵소서.’
이 말을 하여 마치고 곧 물을 드리니, 그 때에 세존은 잠자코 받으시면서 게송으로 주원(呪願)하였다.
만약 사람이 보시할 수 있으면...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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