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

1934-76-화엄-223

근와(槿瓦) 2016. 4. 23. 00:40

1934-76-화엄-22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대방광불화엄경 제76권

우전국삼장 실차난타한역

이운허 번역

 

39. 입법계품 [17]

2) 가지 법회 [16]

 

(42) 마야(摩耶)부인을 찾다

 

그 때 선재동자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마야부인 계신 데 나아가서 부처님의 경계를 관찰하는 지혜를 얻으려 하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선지식은 세간을 멀리 여의고 머물 데 없는 데 머물며, 여섯 군데[處]를 초월하여 모든 애착을 떠났으며, 걸림없는 도를 알고 깨끗한 법의 몸을 갖추어 눈어리 같은 업으로 나툰 몸을 나타내며, 눈어리 같은 지혜로 세간을 관찰하며, 눈어리 같은 소원으로 부처님 몸을 지니나니, 뜻대로 나는 몸 · 나고 없어짐이 없는 몸 · 오고 감이 없는 몸 · 헛되고 진실함이 없는 몸 · 변하여 무너지지 않는 몸 · 일어나고 다함이 없는 몸 · 모든 모습이 다한 모습인 몸 · 두 갓을 떠난 몸 · 의지할 데 없는 몸 · 끝나지 않는 몸 · 분별을 떠나서 그림자처럼 나타나는 몸 · 꿈 같은 줄 아는 몸 · 영상 같음을 아는 몸 · 맑은 해와 같은 몸 · 시방에 널리 나타내는 몸 · 삼세에 변함이 없는 몸 · 몸도 마음도 아닌 몸이니, 마치 허공과 같아서 간 데마다 걸림이 없고 세간의 눈을 뛰어났으며, 보현의 깨끗한 눈이라야 보리라. 이런 이를 내가 어떻게 친근하여 섬기고 공양하며, 그와 함께 있으면서 그 형상을 보고 그 음성을 듣고 그 말을 생각하고 그 가르침을 받으리요.'  이렇게 생각하였을 적에 한 성 맡은 신이 있으니 이름이 보배 눈이었는데,

 

                                                                                                                [1926 / 2062] 쪽

권속에게 둘러싸여 허공에 몸을 나타내고 갖가지 묘한 물건으로 단장하였으며, 한량없는 여러 가지 빛깔 꽃을 들어 선재에게 흩고 말하였다.

“선남자여, 마땅히 마음 성[心城]을 수호할지니, 모든 나고 죽는 경계를 탐하지 않음이니라. 마음 성을 장엄할지니, 여래의 십력(十力)을 오로지 구함이니라. 마음 성을 깨끗이 다스릴지니, 간탐하고 질투하고 아첨하고 속이는 일을 끝까지 끊음이니라. 마음 성을 서늘하게 할지니, 모든 법의 참된 성품을 생각함이니라. 마음 성을 증장케 할지니, 도를 돕는 모든 법을 마련함이니라. 마음 성을 잘 단정할지니, 선정과 해탈의 궁전을 지음이니라. 마음 성을 밝게 비출지니, 모든 부처님의 도량에 두루 들어가서 반야바라밀법을 들음이니라.

 

마음 성을 더 쌓을지니, 모든 부처님의 방편인 도를 널리 거두어 가짐이니라. 마음 성을 견고하게 할지니, 보현의 행과 원을 부지런히 닦음이니라. 마음 성을 방비하여 보호할지니, 나쁜 동무와 마군을 항상 방어함이니라. 마음 성을 훤칠하게 통달할지니, 모든 부처님의 지혜 문을 열어 들임이니라. 마음 성을 잘 보충할지니, 모든 부처님의 말씀하신 법을 들음이니라.

 

마음 성을 붙들어 도울지니, 모든 부처님의 공덕 바다를 깊이 믿음이니라. 마음 성을 넓고 크게 할지니, 크게 인자함이 모든 세간에 널리 미침이니라. 마음 성을 잘 덮어 보호할지니, 여러 가지 착한 법을 모아 그 위에 덮음이니라. 마음 성을 넓힐지니, 크게 가엾이 여김으로 모든 중생을 불쌍히 여김이니라. 마음 성의 문을 열어 놓을지니 가진 것을 모두 버려서 알맞게 보시함이니라. 마음 성을 세밀하게 보호할지니, 모든 나쁜 욕망을 막아서 들어오지 못하게 함이니라.

 

마음 성을 엄숙하게 할지니, 나쁜 법을 쫓아버리어 머무르지 못하게 함이니라. 마음 성을 결정케 할지니, 도를 돕는 여러 가지 법을 모으고 항상 물러가지 아니함이니라. 마음 성을 편안하게 세울지니, 삼세 여러 부처님의 가지신 경계를 바르게 생각함이니라. 마음 성을 사무치어 맑게 할지니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륜인 수다라에 있는 법문과 갖가지 인연을 밝게 통달함이니라. 마음 성을 여러 부분으로 분별할지니, 모든 중생에게 널리 알리어서 다 살바야의 길을 얻어 보게 함이니라.

 

                                                                                                                 [1927 / 2062] 쪽

마음 성에 머물러 유지할지니, 모든 삼세 여래의 큰 서원 바다를 냄이니라. 마음 성을 풍부하게 할지니, 법계에 가득한 큰 복덕 더미를 모음이니라. 마음 성을 밝게 할지니, 중생의 근성과 욕망 등 법을 널리 앎이니라. 마음 성을 자유자재하게 할지니, 모든 시방의 법계를 두루 거둠이니라. 마음 성을 청정하게 할지니, 모든 부처님 여래를 바르게 생각함이니라. 마음 성의 성품을 알지니, 모든 법이 다 제 성품이 없는 줄을 앎이니라. 마음 성이 눈어리 같음을 알지니, 온갖 지혜로 법의 성품을 앎이니라.

 

불자여, 보살마하살이 이렇게 마음 성을 깨끗이 닦으면 모든 착한 법을 능히 모을 것이니라. 왜냐 하면 여러 가지 장애되는 일을 없애는 까닭이니, 이른바 부처님 보는 데 장애되고 법을 듣는 데 장애되고 여래께 공양하는 데 장애되고 중생들을 거두어 주는 데 장애되고 국토를 깨끗이 하는 데 장애되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이 이런 장애를 여읜 연고로, 만일 선지식을 구하려는 마음을 내면 공력(功力)을 쓰지 않더라도 만나게 되며, 필경에는 부처를 이루게 되느니라.”

 

그 때에 몸 많은 신이 있으니, 이름이 연꽃 법의 공덕과 묘한 꽃 광명인데, 한량없는 신들이 앞뒤로 둘러 모시고 도량에서 나와 공중에 머물러 있으면서 선재동자 앞에서 묘한 음성으로 마야부인을 갖가지로 칭찬하였으며, 귀고리에서 한량없는 가지각색 광명 그물을 놓으니, 그지없는 부처님의 세계에 널리 비추어, 선재동자로 하여금 시방의 국토와 모든 부처님을 보게 하였다. 광명 그물이 한 겁이 지나도록 세간을 오른쪽으로 돌고는, 돌아와서 선재의 정수리에 들어갔으며, 내지 몸에 있는 모든 털구멍에 두루 들어갔다.

 

선재동자는 곧 깨끗하고 광명한 눈을 얻었으니 모든 어리석은 어둠을 영원히 여읜 연고며, 가리지 않는 눈을 얻었으니 모든 중생의 성품을 능히 아는 연고며, 때를 여읜 눈을 얻었으니 모든 법의 성품 문을 관찰하는 연고며, 깨끗한 지혜의 눈을 얻었으니 모든 부처님 국토의 성품을 관찰하는 연고며, 비로자나 눈을 얻었으니 부처님의 법 몸을 보는 연고며, 넓고 광명한 눈을 얻었으니 부처님의 평등하고 부사의한 몸을 보는 연고며, 걸림없고 빛난 눈을 얻었으니 모든 세계해의 이룩하고 무너짐을 관찰하는 연고며, 널리 비추

 

                                                                                                                 [1928 / 2062] 쪽

는 눈을 얻었으니 시방 부처님이 큰 방편을 일으키어 바른 법륜을 굴리는 연고며, 넓은 경계의 눈을 얻었으니 한량없는 부처님이 자유자재한 힘으로 중생을 조복함을 보는 연고며, 두루 보는 눈을 얻었으니 모든 세계에 부처님들이 나타나심을 보는 연고였다.

 

이 때에 보살의 법당을 수호하는 나찰귀왕(羅刹鬼王)이 있으니, 이름은 좋은 눈인데 1만 처자 권속들과 함께 허공에서 여러 가지 묘한 꽃을 선재의 위에 흩고 이렇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보살이 열 가지 법[十力]을 성취하면 선지식을 친근하게 되나니, 무엇이 열인가? 이른바 마음이 청정하여 아첨하고 속임을 여의며, 가엾이 여김이 평등하여 중생을 널리 포섭하며, 모든 중생은 진실함이 없음을 알며, 온갖 지혜에 나아가는 마음이 물러가지 않으며, 믿고 이해하는 힘으로 모든 부처님의 도량에 들어가며, 깨끗한 지혜의 눈을 얻어 법의 성품을 알며, 크게 인자함이 평등하여 중생을 두루 덮어주며, 지혜의 광명으로 허망한 경계를 훤칠하게 하며, 단 이슬비로 생사의 뜨거움을 씻으며, 광대한 눈으로 모든 법을 철저하게 살피며 마음이 항상 선지식을 따르나니, 이것이 열이니라.

 

또 불자여, 보살이 열 가지 삼매의 문을 성취하면, 항상 선지식을 보게 되나니, 무엇이 열인가? 이른바 법이 공한 청정한 바른 삼매 · 시방 바다를 관찰하는 삼매 · 모든 경계에 버리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은 삼매 · 모든 부처님의 나심을 두루 보는 삼매 · 모든 공덕장을 모으는 삼매 · 마음으로 항상 선지식을 버리지 않는 삼매 · 모든 선지식이 부처님의 공덕을 내는 것을 항상 보는 삼매 · 모든 선지식을 항상 여의지 않는 삼매 ·모든 선지식을 항상 공양하는 삼매 · 모든 선지식 계신 데서 항상 과실이 없는 삼매니라.

 

불자여, 보살이 이 열 가지 삼매의 문을 성취하면 모든 선지식을 항상 친근하게 되고, 또 선지식이 여러 부처님의 법륜을 굴리는 삼매를 얻을 것이며, 이 삼매를 얻고는 모든 부처님의 성품이 평등함을 알고, 가는 곳마다 선지식을 만나게 되느니라.”

 

이런 말을 하였을 때에 선재동자는 공중을 우러러보면서 대답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그대는 나를 딱하게 여기고 거두어 주기 위하여

 

                                                                                                                 [1929 / 2062] 쪽

방편으로 나에게 선지식 계신 곳에 가게 하며, 어느 지방의 성시나 마을에서 선지식을 구하리까?”

 

나찰이 말하였다.

“선남자여, 당신은 마땅히 시방에 두루 예배하여 선지식을 구하며, 모든 경계를 정당한 생각으로 생각하여 선지식을 구하며, 용맹하고 자재하게 시방에 두루 노닐면서 선지식을 구하며, 몸과 마음이 꿈 같고 그림자 같은 줄을 관찰하여 선지식을 구하라.”

 

그 때 선재동자는 그의 가르침을 받아 행하면서, 큰 보배 연꽃이 땅에서 솟아나는 것을 보았는데, 금강으로 줄기가 되고 묘한 보배로 연밥 송이가 되고, 마니로 잎이 되고 빛나는 보배 왕으로 꽃판이 되고, 여러 가지 보배빛 향으로 꽃술이 되었으며, 무수한 보배 그물이 위에 가득히 덮이었다.  그 꽃판 위에는 누각이 있으니 이름은 시방 법계를 널리 용납하는 광이었다. 기묘하게 장식하였는데, 금강으로 땅이 되고 1천 기둥이 열을 지었으며, 모든 것이 마니보배로 이루어졌고 염부단금으로 벽이 되고 보배 영락이 사방에 드리웠으며, 층대와 섬돌과 난간들이 두루 장엄하였다.

 

그 누각 안에는 여의주로 된 연꽃 자리가 있으니, 갖가지 보배로 훌륭하게 꾸미고, 보배 난간과 보배 옷이 사이사이 벌여 있으며, 보배 휘장 · 보배 그물이 위에 덮이고 보배 깃발이 두루 드리워서 실바람만 불어도 빛이 흐르고 소리가 나며, 보배 꽃 당기에서는 여러 가지 기묘한 꽃을 비내리고, 보배 풍경에서는 아름다운 음성을 내고, 보배 창호에는 영락을 드리우고, 마니 속에서는 향수가 흘러나오고, 보배 코끼리 입에서는 연꽃 그물이 나오고, 보배 사자 입에서는 향기 구름을 토하고, 범천 형상의 보배 바퀴에서는 여럿이 좋아하는 음성을 내고, 금강으로 된 방울에서는 여러 보살의 큰 서원의 소리를 내며, 보배 달 당기에서는 부처님의 나툰 몸 형상을 내었다.

 

정장보배[淨藏寶王]는 삼세 부처님의 태어나는 차례를 나타내고, 일장마니(日藏摩尼)는 큰 광명을 놓아 시방의 부처님 세계에 두루 비추며, 마니보배 왕은 모든 부처님의 원만한 광명을 놓고, 비로자나 마니보배는 공양 구름을 일으키어 모든 부처님 여래에게 공양하며, 여의주에서는 잠깐잠깐에 보현보살의 신통 변화를 나타내어 법계에 가득하고, 수미 보배에서는 하늘 궁

 

                                                                                                                [1930 / 2062] 쪽

전을 나타내었으며, 하늘 아가씨[采女]들은 갖가지 묘한 음성으로 여래의 부사의하고 미묘한 공덕을 노래하였다.

 

이 때 선재동자는 이런 자리를 보는 데, 다시 한량없는 자리들이 둘러쌌으며, 마야부인은 그 자리에 앉아 여러 중생의 앞에서 청정한 육신을 나투었다. 이른바 삼계를 초월한 육신이니 모든 존재의 길에서 뛰어난 연고며, 좋아함을 따르는 육신이니 모든 세간에 집착이 없는 연고며, 널리 두루하는 육신이니 모든 중생의 수효와 같은 연고며, 견줄 데 없는 육신이니 모든 중생의 뒤바뀐 소견을 없애는 연고며, 종류가 한량없는 육신이니 중생의 마음을 따라 갖가지로 나타내는 연고며, 그지없는 모습의 육신이니 갖가지 형상을 두루 나타내는 연고며, 널리 상대하여 나타내는 육신이니 크게 자재하게 나타내어 보이는 연고며, 온갖 것을 교화하는 색신이니 마땅함을 따라 앞에 나타나는 연고다.

 

항상 나타내어 보이는 육신이니 중생계를 다하면서도 다함이 없는 연고며, 감이 없는 육신이니 모든 길[趣]에서 멸함이 없는 연고며, 옴이 없는 육신이니 모든 세간에서 나는 일이 없는 연고며, 나지 않는 육신이니 생기는 일이 없는 연고며, 멸하지 않는 육신이니 말을 여읜 연고며, 참되지 않은 육신이니 실제와 같음을 얻은 연고며, 헛되지 않은 육신이니 세상을 따라 나타나는 연고며, 흔들림이 없는 육신이니 나고 없어짐을 길이 여읜 연고며, 파괴하지 않는 육신이니 법의 성품은 망그러지지 않는 연고며, 형상이 없는 육신이니 말할 실이 끊어진 연고며, 한 모양인 육신이니 모양 없음으로 모양을 삼는 연고다.

 

영상과 같은 육신이니 마음을 따라 나타내는 연고며, 눈어리 같은 육신이니 환술인 지혜에서 나는 연고며, 아지랑이 같은 육신이니 생각만으로 유지되는 연고며, 그림자 같은 육신이니 소원을 따라 생기는 연고며, 꿈과 같은 육신이니 마음을 따라서 나타나는 연고며, 법계인 육신이니 성품이 깨끗하기 허공과 같은 연고며, 크게 가엾이 여기는 육신이니 중생을 항상 구호하는 연고며, 걸림이 없는 육신이니 잠깐잠깐에 법계에 두루하는 연고며, 그지없는 육신이니 모든 중생을 두루 깨끗이 하는 연고며, 한량없는 육신이니 모든 말에서 초출(超出)한 연고며, 머무름이 없는 육신이니 모든 세간을 제도하

 

                                                                                                                 [1931 / 2062] 쪽

려는 연고며, 처소가 없는 육신이니 중생을 항상 교화하여 끊이지 않는 연고다.

 

남이 없는 육신이니 눈어리 같은 원으로 이루는 연고며, 이길 이 없는 육신이니 모든 세간을 초월한 연고며, 실제와 같은 육신이니 선정의 마음으로 나타난 연고며, 나지 않는 육신이니 중생의 업을 따라 나타나는 연고며, 여의주 같은 육신이니 모든 중생의 소원을 만족케 하는 연고며, 분별이 없는 육신이니 중생들의 분별을 따라 일어나는 연고며, 분별을 여읜 육신이니 중생들이 알지 못하는 연고며, 다함이 없는 육신이니 모든 중생의 죽살이 짬을 다하는 연고며, 청정한 육신이니 여래와 같아서 분별이 없는 연고다.

 

이러한 몸은 색(色)이 아니니 있는 빛깔이 영상과 같은 연고며, 수(受)가 아니니 세간의 괴로운 느낌이 필경에 없어지는 연고며, 상(想)이 아니니 중생의 생각을 따라 나타난 연고며, 행(行)이 아니니 눈어리 같은 업으로 성취한 연고며, 식(識)을 여의었으니 보살의 원과 지혜가 공(空)하여 성품이 없는 연고며, 모든 중생의 말이 끊어진 연고며, 적멸한 몸을 이미 성취한 연고니라.

 

그 때 선재동자가 또 보니, 마야부인이 중생들의 마음에 즐김을 따라 모든 세간에서 뛰어나는 육신을 나타내었는데, 이른바 타화자재천보다 뛰어난 하늘 아씨의 몸을 나타내기도 하고, 내지 사천왕천보다 뛰어난 하늘 아씨의 몸을 나타내기도 하며, 용녀(龍女)보다 뛰어난 여자의 몸과 사람의 여자보다 뛰어난 여자의 몸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이러하게 한량없는 육신을 나타내어 중생들을 이익케 하고 온갖 지혜와 도를 돕는 법을 모았으며, 평등한 보시[檀]바라밀을 행하여 크게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모든 세간을 두루 덮어주고, 여래의 한량없는 공덕을 내며, 온갖 지혜의 마음을 닦아 증장케 하고, 모든 법의 참된 성품을 살펴보고 생각하여 깊이 참는 바다를 얻으며, 여러 선정의 문을 갖추고 평등한 삼매의 경계에 머물러 여래의 선정을 얻고, 원만한 광명으로 중생들의 번뇌 바다를 녹여 말리고 마음이 항상 바르게 정하여서 어지럽게 흔들리지 않으며, 깨끗하고 물러가지 않는 법륜을 굴리어 모든 부처님의 법을 잘 알고 항상 지혜로 법의 진실한 모양을 관찰하느니라.

 

                                                                                                                [1932 / 2062] 쪽

여래를 뵙되 만족한 마음이 없고, 삼세 부처님의 나시는 차례를 알며, 부처님의 삼매가 항상 앞에 나타남을 보고, 여래께서 세상에 나타나시는데 한량없고 수가 없는 청정한 길을 통달하며, 부처님들의 허공 같은 경계를 행하여 중생들을 거두어 주되, 그 마음을 따라서 교화하고 성취하여 부처님의 한량없이 청정한 법 몸에 들어가게 하며, 큰 서원을 성취하고 부처님의 세계를 깨끗이 하여 끝까지 모든 중생을 조복하느니라.

 

마음은 부처님의 경계에 항상 들어가 보살의 자유자재한 신통의 힘을 내며, 깨끗하고 물들지 않는 법의 몸을 얻었으면서도 한량없는 육신을 항상 나타내며, 모든 마(魔)를 굴복하는 힘과 크게 선근을 이루는 힘과 바른 법을 내는 힘과 부처님의 힘을 갖추고 보살의 자재한 힘을 얻어서 온갖 지혜의 힘을 빨리 증장케 하느니라.

 

부처님의 지혜 광명을 얻어 모든 것을 널리 비추어 한량없는 중생의 마음 바다와 근성과 욕망과 지해가 가지가지 차별함을 알며, 몸은 시방세계에 두루 널리어 여러 세계의 이룩하고 파괴되는 모양을 알며, 광대한 눈으로 시방 바다를 보고 두루한 지혜로 삼세 바다를 알며 몸은 모든 부처님 바다를 두루 섬기고 마음은 항상 모든 법 바다를 받아들이느니라.

 

모든 여래의 공덕을 닦아 익히고 모든 보살의 지혜를 내며, 모든 보살이 처음 마음을 낸 적부터 내지 행하는 도를 이루는 것을 관찰하며, 모든 중생을 부지런히 수호하고 부처님의 공덕을 칭찬하기를 좋아하며, 모든 보살의 어머니 되기를 원하였다.

 

이 때 선재동자는 마야부인이 이렇게 염부제의 티끌과 같은 여러 가지 방편의 문을 나타내는 것을 보았다. 그런 것을 보고는 마야부인이 나타내는 몸의 수효와 같이, 선재동자도 역시 그러한 몸을 나타내어 모든 곳 마야부인의 앞에서 공경하며 예배하고, 즉시에 한량없고 수없는 삼매의 문을 증득하여 분별하며 관찰하고 행을 닦아 증득하여 들어갔고, 삼매에서 일어나서는 마야부인과 그의 권속을 오른쪽으로 돌고 합장하고 서서 말하였다.

“큰 성인이시여, 문수사리보살께서 저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하고, 선지식을 찾아가서 친근하고 공양하라 하였나이다. 그래서 저는 낱낱 선지식 계신 곳에 가서 받자와 섬기고 그냥 지나지 아니하였사오며 점

 

                                                                                                                 [1933 / 2062] 쪽

점 이곳까지 왔사오니, 바라건대 저를 위하여 보살이 어떻게 보살의 행을 배워서 성취하는 것인지 말씀하여 주소서.”

 

마야부인이 대답하였다.

“불자여, 나는 이미 보살의 큰 원과 지혜가 눈어리 같은 해탈문을 성취하였으므로, 항상 여러 보살의 어머니가 되노라.

 

불자여, 내가 이 염부제 가비라성(迦毗羅城)의 정반왕궁에서 오른 옆구리로 실달(悉達) 태자를 나아 부사의하고 자재한 신통 변화를 나타내듯이, 내지 이 세계해에 있는 모든 비로자나여래가 다 나의 몸에 들어왔다가 탄생하면서 자재한 신통 변화를 나타내느니라.

 

또 선남자여, 내가 정반왕궁에서 보살이 탄생하려 할 때에, 보살의 몸을 보니, 낱낱 털구멍에서 모두 광명을 놓았는데, 이름이 모든 여래의 태어나는 공덕 바퀴였는데, 낱낱 털구멍에서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의 티끌 수 보살이 태어나는 장엄을 나타내었고, 저 광명들이 모두 모든 세계에 두루 비추었으며, 세계에 비추고는 돌아와서 나의 정수리와 모든 털구멍에까지 들어갔느니라.

 

또 저 광명 속에서 모든 보살의 이름과 태어나는 신통 변화와 궁전과 권속과 오욕(五欲)으로 즐기는 일을 나타냈으며, 또 집을 떠나서 도량에 나아가 등정각을 이루고 사자좌에 앉았는데, 보살들이 둘러 모시고 임금들이 공양하며, 대중을 위하여 바른 법륜을 굴리는 것을 보았노라.

 

또 여래께서 지난 옛적 보살의 도를 수행할 때에 여러 부처님 계신 데서 공경하고 공양하며, 보리심을 내어 부처님 국토를 깨끗이 하고, 잠깐잠깐마다 한량없는 나툰 몸을 보이어 시방의 모든 세계에 가득함을 보았으며, 내지 최후에 반열반에 드시는 일들을 모두 보았노라.

 

또 선남자여, 저 묘한 광명이 내 몸에 들어올 적에 내 몸의 형상과 크기는 본래보다 다르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모든 세간을 초월하였으니, 왜냐 하면 내 몸이 그 때에 허공과 같아서 시방 보살의 태어나는 장엄과 모든 궁전을 용납할 수 있었던 연고니라.

 

그 때 보살이 도솔천(兜率天)에서 내려오려 할 때에 열 부처 세계 티끌 수 보살이 있었으니, 다 이 보살과 더불어 원이 같고 행이 같고 선근이 같고

 

                                                                                                                 [1934 / 2062] 쪽

장엄이 같고 해탈이 같고 지혜가 같으며, 모든 지위와 모든 힘과 법의 몸과 육신과 내지 보현의 신통과 행과 원이 모두 같았는데 이런 보살들이 앞뒤에 둘러 모셨으며, 또 8만의 용왕 등 모든 세간 맡은 이들이 그 궁전을 타고 와서 공양하였다. 보살이 그 때에 신통한 힘으로 여러 보살과 함께 모든 도솔천궁에 나타났으며, 낱낱 천궁마다 시방 모든 세계의 염부제 안에서 태어나는 영상을 나타내며 한량없는 중생을 방편으로 교화하며, 여러 보살들로 하여금 게으름을 여의고 집착함이 없게 하였다.

 

또 신통한 힘으로 큰 광명을 놓아 세간을 두루 비추어서 캄캄함을 깨뜨리고 모든 고통과 번뇌를 없애었으며, 중생들로 하여금 과거 세상에서 행한 업을 알고 나쁜 길[惡道]에서 영원히 뛰어나게 하였고, 또 모든 중생을 구호하기 위하여 그의 앞에 나타나서 신통 변화를 부렸다. 이러한 여러 가지 기특한 일을 나타내며, 권속들과 함께 와서 내 몸에 들었다. 그 보살들은 나의 뱃속에서 자재하게 돌아다니는데, 삼천대천세계로 한 걸음을 삼기도 하고,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세계의 티끌 수 부처 세계로 한 걸음을 삼기도 하였다.

 

또 잠깐잠깐 동안에 시방으로 말할 수 없이 말할 수 없는 모든 세계에 계시는 여래의 도량에 모인 보살 대중과, 사천왕천과 삼십삼천과 내지 형상세계의 범천왕들로서, 보살의 태에 드신 신통 변화를 보고, 공경하고 공양하며, 바른 법을 듣고자 하는 이들이 모두 내 몸에 들어왔으며 나의 뱃속에 이렇게 많은 대중들을 용납하지만, 몸이 더 커지지도 않고 비좁지도 않았으며, 그 보살들은 제각기 자기가 대중이 모인 도량에 있어서 청정하게 장엄함을 보았느니라.

 

선남자여, 이 사천하의 염부제에서 보살이 태어나실 적에 내가 어머니가 되듯이, 삼천대천세계 백억 사천하의 염부제에서도 모두 그러하지만, 나의 이 몸은 본래부터 둘이 아니며, 한 곳에 있는 것도 아니요 여러 곳에 있는 것도 아니니, 왜냐 하면 보살의 큰 원과 지혜가 눈어리같이 장엄한 해탈문을 닦은 연고니라.

 

선남자여, 내가 지금 세존에게 어머니가 되듯이, 지난 옛적에 계시던 한량...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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