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

1149-44-화엄-134

근와(槿瓦) 2016. 1. 28. 02:42

1149-44-화엄-134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불자들이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요술 같은 인[如幻忍]이라 하는가.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이 온갖 법이 모두 요술과 같아서 인연으로 생기는 줄을 알고, 한 법에서 여러 법을 이해하며 여러 법에서 한 법을 이해하느니라.

 

이 보살이 모든 법이 요술 같음을 알고 국토를 분명히 알며, 중생을 분명히 알며, 법계를 분명히 알며, 세간이 평등함을 알며, 부처님 나타나심이 평등함을 알며, 삼세가 평등함을 알고, 가지가지 신통 변화를 성취하느니라.

 

마치 요술이 코끼리도 아니고 말도 아니고 수레도 아니고 보행도 아니며, 남자도 아니고 여인도 아니고 동남도 아니고 동녀도 아니며, 나무도 아니고 잎도 아니고 꽃도 아니고 열매도 아니며, 지대(地大)도 아니고 수대도 아니고 화대도 아니고 풍대도 아니며, 낮도 아니고 밤도 아니고 해도 아니고 달도 아니며, 반달도 아니고 한 달도 아니고 일 년도 아니고 백 년도 아니며, 한 겁도 아니고 여러 겁도 아니며, 선정도 아니고 산란도 아니고, 순일함도 아니고 섞임도 아니며, 하나도 아니고 다른 것도 아니고, 넓은 것도 아니고 좁은 것도 아니며, 많은 것도 아니고 적은 것도 아니며 한량 있는 것도 아니고 한량없는 것도 아니며, 굵은 것도 아니고 가는 것도 아니며, 모든 여러 가지 물건이 아닌 것과 같으니라.

 

가지가지가 요술이 아니고 요술도 가지가지가 아니지마는, 그래도 요술로 인하여 가지가지 차별한 것을 나타내느니라.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일체 세간이 요술과 같음을 관찰하나니, 업의 세간과 번뇌의 세간과 국토의 세간과 법의 세간과 때의 세간과 길[趣]의 세간과 이룩하는 세간과 무너지는 세간과 운동하는 세간과 만드는[造作] 세간 들이니라.

 

보살마하살은 일체 세간이 요술과 같음을 관찰할 때에 중생의 남을 보지 않고 중생의 사라짐을 보지 않으며, 국토의 생김을 보지 않고 국토의 사라짐을 보지 않으며, 모든 법이 남을 보지 않고 모든 법이 사라짐을 보지 않으며, 과거가 분별할 수 있음을 보지 않고 미래가 일어남을 보지 않고 현재가 한 생각에 머물렀음을 보지 않으며, 보리를 관찰하지 않고 보리를 분별하지 않으며, 부처님께서 나심을 보지 않고 부처님께서 열반하심을 보지 않으며, 큰 서원에 머무름을 보지 않고 바른 지위에 들어감을 보지 아니하여 평등한 성

 

                                                                                                                     [1141 / 2062] 쪽

품에서 벗어나지 않느니라.

 

이 보살이 비록 부처님 국토를 성취하나 국토가 차별없음을 알며 중생 세계를 성취하나 중생이 차별 없음을 알며, 비록 법계를 두루 관찰하나 법의 성품에 머물러서 고요하고 동하지 않으며, 비록 삼세가 평등함을 통달하나 삼세의 법을 분별하는 데 어기지 않으며, 비록 온(薀)과 처(處)를 성취하나 의지할 데를 아주 끊었으며, 비록 중생을 제도하나 법계가 평등하여 갖가지 차별이 없음을 알며, 일체 법이 문자를 여의어서 말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항상 법을 말하여 변재가 끊어지지 않으며, 중생 교화하는 일에 집착하지 않으나 자비를 버리지 않고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법 바퀴를 굴리며, 과거의 인연을 열어 보이지마는 인연의 성품은 흔들리지 않음을 아나니,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넷째 요술 같은 인이니라.

 

불자들이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아지랑이 같은 인[如焰忍]이라 하는가.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은 일체 세간이 아지랑이와 같음을 아나니, 마치 아지랑이가 있는 데가 없어 안도 아니고 바깥도 아니며,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며, 끊어짐도 아니고 항상함도 아니며, 한 빛도 아니고 갖가지 빛도 아니고 빛이 없는 것도 아니니, 오직 세간의 말을 따라서 나타내어 보이는 것과 같으니라.

 

보살도 이와 같아서 실상과 같이 관하여 모든 법을 알고 현재에 모든 것을 증득하여 원만케 하나니,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다섯째 아지랑이 같은 인이니라.

 

불자들이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꿈 같은 인[如夢忍]이라 하는가.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은 일체 세간이 꿈과 같음을 아나니, 마치 꿈은 세간도 아니고 세간을 여읨도 아니며, 욕심 세계도 아니고 형상 세계도 아니고 무형 세계도 아니며, 나는 것도 아니고 없어지는 것도 아니며, 물든 것도 아니고 깨끗한 것도 아니지마는 나타내어 보임이 있는 것과 같으니라.

 

보살마하살도 이와 같아서 일체 세간이 모두 꿈과 같음을 아나니, 달라짐이 없는 까닭이며 꿈의 제 성품과 같은 까닭이며 꿈의 집착과 같은 까닭이며 꿈의 성품을 여읜 것과 같은 까닭이며 꿈의 본 성품과 같은 까닭이며 꿈에 나타나는 것과 같은 까닭이며 꿈이 차별이 없음과 같은 까닭이며 꿈이 생각

 

                                                                                                                     [1142 / 2062] 쪽

으로 분별함과 같은 까닭이며 꿈을 깨었을 때와 같은 까닭이니,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여섯째 꿈 같은 인이니라.

 

불자들이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메아리 같은 인[女響忍]이라 하는가.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법의 성품을 관찰하고 배워서 성취하여 저 언덕에 이르며, 일체 음성이 메아리 같아서 오는 일도 없고 가는 일도 없음을 알고 이렇게 나타내느니라.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은 여래의 음성이 안에서 나는 것도 아니고, 밖에서 나는 것도 아니고, 안팎에서 나는 것도 아님을 관찰하느니라. 이 음성이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니고 안팎에서 나는 것도 아님을 알지마는 교묘한 명구를 나타내어 연설하느니라.

 

마치 골짜기에서 나는 메아리가 인연으로 생기는 것이나 법의 성품과 어기지 않고 중생들로 하여금 종류를 따라서 각각 이해하고 닦아 배우는 것이며, 또 제석천왕의 부인 아수라의 딸은 이름을 사지(舍支)라 하는데, 한 가지 음성에서 여러 가지 소리를 내지마는, 마음으로 생각하지도 않고 이렇게 내는 것과 같나니,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분별이 없는 경지에 들어가면 교묘하게 종류를 따르는 음성을 성취하여 그지없는 세계에서 법 바퀴를 항상 굴리느니라.

 

이 보살이 일체 중생을 잘 살펴보고 넓고 긴 혀로 연설하나니, 그 음성이 걸림없이 시방세계에 두루 퍼져 듣는 이의 자격을 따라 각각 음성을 달리 널리 나타내며, 말하며, 묘한 소리가 평등하여 종류를 따라 이해하되 모두 지혜로써 분명히 아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일곱째 메아리 같은 인이라 하느니라.

 

불자들이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그림자 같은 인[如影忍]이라 하는가.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은 세간에 나는 것도 아니고 세간에서 사라지는 것도 아니며, 세간 안에 있는 것도 아니고 세간 밖에 있는 것도 아니며, 세간에 다니는 것도 아니고 세간에 다니지 않는 것도 아니며, 세간과 같지도 않고 세간과 다르지도 않으며, 세간에 가지도 않고 세간에 가지 않음도 아니며, 세간도 아니고 출세간도 아니며, 보살의 행을 닦음도 아니고 진실하지

 

                                                                                                                      [1143 / 2062] 쪽

않음도 아니며, 모든 부처님을 항상 행하면서도 모든 세간 일을 행하며, 세간 무리를 따르지도 않고 법의 흐름에 머물지도 않느니라.

 

비유하면 해와 달과 남자와 여인과 집과 산과 숲과 강과 샘물들이 기름이나 물이나 몸이나 보배나 거울 등의 청정한 물상에 그림자를 나타내지마는, 그림자가 기름들과 하나도 아니고 다르지도 않으며, 여읨도 아니고 합함도 아니며, 강물에 흘러 건너가지도 않고 못 속에 빠지지도 않으며, 그 속에 나타나면서 물들지 않느니라.

 

그러나 중생들은 여기에는 이 그림자가 있음을 알고, 저기에는 이 그림자가 없음을 알며, 먼 데 물상과 가까운 데 물상의 그림자가 나타나지마는, 그림자는 멀거나 가깝지 않은 것과 같으니라.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내 몸이나 다른 이의 몸이나 모든 것이 다 지혜의 경계임을 알아서 두 가지 해석을 하여 나와 남이 다르다고 하지 않지마는 자기의 국토와 다른 이의 국토에 각각 다르게 일시에 나타나느니라.

 

마치 씨앗 속에는 뿌리 · 움 · 줄기 · 마디 · 가지 · 잎이 없지마는 그런 것을 능히 내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둘이 없는 법[無二法]에서 두 가지 모양을 분별하며 교묘한 방편으로 걸림없이 통달하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여덟째 그림자 같은 인이라 하느니라.

 

보살마하살이 이 인을 성취하면 비록 시방세계에 가지 않더라도 모든 세계에 나타나되 여기를 떠나지 않고 저기에 이르지도 않나니, 그림자가 두루 나타나듯이 간 데마다 걸림이 없으며, 중생들로 하여금 차별한 몸을 보되 세간의 굳고 진실한 모양과 같게 하지마는 이 차별도 차별이 아니니, 차별과 차별 아닌 것이 장애가 없느니라.

 

이 보살은 여래의 종성으로부터 나서 몸과 말과 뜻이 청정하여 걸림이 없으므로 능히 그지없는 몸매와 청정한 몸을 얻느니라.

 

불자들이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허깨비 같은 인[如化忍]이라 하는가.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은 온갖 세간이 모두 허깨비 같음을 아나니, 이른바 일체 중생의 뜻으로 짓는 업이 허깨비니 분별로 생긴 것이며, 모든 괴로움과 즐거움이 뒤바뀐 것이 허깨비니 허망한 고집으로 생긴 것이며, 일체

 

                                                                                                                      [1144 / 2062] 쪽

세간의 진실치 아니한 법이 허깨비니 말로 나타난 것이며, 일체 번뇌로 분별함이 허깨비니 생각으로 생긴 것이니라.

 

또 청정하게 조복함이 허깨비니 분별 없이 나타나는 것이며, 삼세에 변하지 않음[不轉]이 허깨비니 죽살이 없이 평등한 것이며, 보살의 원력이 허깨비니 엄청나게 수행하는 것이며, 여래의 큰 자비가 허깨비니 방편으로 나타난 것이며, 법 바퀴를 굴리는 방편이 허깨비니 지혜와 두려움 없음과 변재로 말하는 것이니라.

 

보살이 이와 같이 세간과 출세간이 허깨비인 줄을 아나니, 눈 앞에 증명하여 알고 광대하게 알고 그지없이 알고 사실대로 알고 자유롭게 알고 진실하게 아느니라. 허망한 소견으로 흔들 수 없으며 세상을 따라서 행하여도 잘못되지 않느니라.

 

비유컨대 허깨비는 마음으로 생긴 것도 아니고 마음 법으로 생긴 것도 아니며, 업으로 생긴 것도 아니고 과보를 받지도 않으며, 세간에 나는 것도 아니고 세간에서 사라지는 것도 아니며, 따라갈 수도 없고 끌어 올 수도 없으며, 오래 있는 것도 아니고 잠깐 있는 것도 아니며, 세간에 다니지도 않고 세간을 떠나지도 않으며, 한 곳에 얽매이지도 않고 여러 곳에 붙지도 않으며, 한량 있는 것도 아니고 한량없는 것도 아니며, 싫지도 않고 쉬지도 않고 싫어 쉬지 않는 것도 아니며, 범부도 아니고 성인도 아니며, 물들지도 않고 깨끗하지도 않으며, 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으며, 지혜 있지도 않고 어리석지도 않으며, 보는 것도 아니고 보지 못함도 아니며, 세간에 의지함도 아니고 법계에 들어가지도 않으며, 영리하지도 않고 우둔하지도 않으며, 가지지도 않고 가지지 않음도 아니며, 생사도 아니고 열반도 아니어서 있는 것도 아니고 있지 않는 것도 아니니라.

 

보살이 이와 같은 교묘한 방편으로 세간에 다니면서 보살의 도를 닦으며 세간법을 분명히 알고 몸을 나누어 변화하여 가지마는 세간에 집착하지도 않고 자기의 몸을 취하지도 않으며, 세간과 몸에 대하여 분별이 없으며, 세간에 머물지도 않고 세간을 떠나지도 않으며, 법에 머물지도 않고 법을 여의지도 않느니라.

 

본래의 서원이 있으므로 하나의 중생 세계도 버리지 않고 중생 세계를 조

 

                                                                                                                      [1145 / 2062] 쪽

복하지 않음도 없으며, 법을 분별하지도 않고 분별하지 않음도 아니며, 법의 성품이 오는 일도 없고 가는 일도 없음을 아나니, 비록 있는 것이 없으나 불법을 만족하며, 법이 허깨비와 같아서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님을 아느니라.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허깨비 같은 인에 머물렀을 적에 모든 부처님의 보리도(菩提道)를 만족하여 중생을 이익케 하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아홉째 허깨비 같은 인이라 하느니라.

 

보살마하살이 이 인을 성취하면 모든 하는 일이 모두 허깨비와 같나니, 마치 변화하여 생긴 사람이 일체 부처님 세계에 의지하여 머무름이 없고 일체 세간에 집착함이 없고 일체 불법에 분별을 내지 않으면서도 부처님 보리에 나아가기를 게을리 아니하고 보살의 행을 닦아 뒤바뀜을 여의며 비록 몸이 없으나 온갖 몸을 나타내고 비록 머무는 데가 없으나 여러 국토에 머물며, 비록 빛깔이 없으나 여러 빛깔을 나타내며, 실상의 짬[實際]에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법의 성품을 밝게 비추어 평등하게 원만하느니라.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은 일체 법에 의지함이 없으므로 해탈한 이라 하고, 모든 과실을 다 버렸으므로 조복하는 이라 하고, 움직이지도 않고 옮기지도 않으면서 모든 여래의 대중 속에 두루 들어가므로 신통한 이라 하고, 죽살이 없는 법에 교묘함을 얻었으므로 물러감이 없는 이라 하고, 온갖 힘을 갖추어 수미산과 철위산이 장애하지 못하므로 걸림없는 이라 하느니라.

 

불자들이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허공 같은 인[如空忍]이라 하는가.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이 일체 법계가 허공과 같음을 아나니 모양이 없는 까닭이며, 일체 세계가 허공과 같으니 일어남이 없는 까닭이며, 일체 법이 허공과 같으니 둘이 없는 까닭이며, 일체 중생의 행이 허공과 같으니 행할 바가 없는 까닭이며, 일체 부처님이 허공과 같으니 분별이 없는 까닭이며, 일체 부처님의 힘이 허공과 같으니 차별이 없는 까닭이며, 일체 선정이 허공과 같으니 이제(二際)가 평등한 까닭이며, 일체 법을 말함이 허공과 같으니 말할 수 없는 까닭이며, 일체 부처님 몸이 허공과 같으니 집착도 없고 걸림도 없는 까닭이니라. 보살이 이와 같이 허공과 같은 방편으로 일체 법이 모두 없는 줄을 아느니라.

 

                                                                                                                     [1146 / 2062] 쪽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이 허공과 같은 인의 지혜로 일체 법을 알 때에 허공 같은 몸과 몸으로 짓는 업을 얻으며, 허공 같은 말과 말로 짓는 업을 얻으며, 허공 같은 뜻과 뜻으로 짓는 업을 얻느니라.

 

마치 허공에 온갖 법이 의지하지마는 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온갖 법의 몸이 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느니라.

 

허공을 깨뜨릴 수 없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지혜와 힘을 깨뜨릴 수 없느니라. 허공이 일체 세간의 의지가 되면서도 의지할 바가 없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일체 법의 의지가 되면서도 의지할 바가 없느니라. 허공이 나지도 않고 사라지지도 않으나 일체 세간의 나고 없어짐을 유지하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향(向)함도 없고 얻음도 없으나 향하고 얻음을 보이어 세간의 수행이 청정케 하느니라.

 

마치 허공이 방위도 없고 모퉁이도 없으나 그지없는 방위와 모퉁이를 나타내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업도 없고 과보도 없으나 가지가지 업과 과보를 나타내느니라. 허공이 다니는 것도 아니고 머무는 것도 아니나 가지가지 위의를 나타내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다님도 아니고 머무름도 아니나 온갖 행을 능히 분별하느니라. 허공이 빛도 아니고 빛 아님도 아니나 가지각색 빛을 나타내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세간 빛도 아니고 출세간 빛도 아니나 온갖 빛을 나타내느니라.

 

마치 허공이 오래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으나 능히 오래 머물러서 모든 물건을 나타내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오래지도 않고 가깝지도 않으나 능히 오래 머물러서 보살의 행할 바 행을 나타내느니라. 허공이 깨끗하지도 않고 더럽지도 않으나 깨끗하고 더러움을 여의지도 않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막힌 것도 아니고 막힘이 없는 것도 아니나 막힘과 없음을 여의지도 않느니라. 허공에는 일체 세간이 그 앞에 나타나는 것이고 일체 세간의 앞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모든 법이 그 앞에 나타나고 모든 법의 앞에 나타나지 않느니라. 허공이 온갖 것에 두루 들어가도 끝이 없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온갖 법에 두루 들어가지마는 보살의 마음은 끝이 없느니라.

 

무슨 까닭이냐. 보살의 짓는 일이 허공과 같은 까닭이니, 닦아 익힌 것과

 

                                                                                                                     [1147 / 2062] 쪽

깨끗하게 장엄한 것과 성취한 것이 모두 평등하여 한 가지 체성(體性)이며 한 가지 맛이며 한 가지 분량(分量)으로서 허공이 청정하여 온갖 곳에 두루한 것과 같이 이렇게 모든 법을 증명하여 알되 모든 법에 분별이 없느니라.

 

온갖 부처님의 국토를 깨끗하게 장엄하며, 온갖 의지한 데 없는 몸을 원만하며, 온갖 방위를 알아 미혹하지 아니하며, 온갖 힘을 갖추어 깨뜨릴 수 없으며, 온갖 그지없는 공덕을 만족하며, 온갖 깊고 깊은 법의 처소에 이르렀으며, 온갖 바라밀의 길을 통달하며, 온갖 금강좌에 두루 앉으며, 온갖 종류를 따르는 음성을 내며, 온갖 세간을 위하여 법 바퀴를 굴리면서 한 번도 때를 잃지 아니하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열째 허공 같은 인이라 하느니라.

 

보살마하살이 이 인을 성취하면 오는 일이 없는 몸[無來身]을 얻나니 가는 일이 없는 까닭이며, 남이 없는 몸[無生身]을 얻나니 사라짐이 없는 까닭이며, 동하지 않는 몸을 얻나니 깨뜨릴 수 없는 까닭이며, 실제 아닌 몸[不實身]을 얻나니 허망을 여읜 까닭이며, 한 모양인 몸을 얻나니 모양이 없는 까닭이며, 한량없는 몸을 얻나니 부처님 힘이 한량이 없는 까닭이며, 평등한 몸을 얻나니 진여의 모양과 같은 까닭이며, 차별 없는 몸을 얻나니 삼세를 평등하게 보는 까닭이며, 온갖 곳에 이르는 몸을 얻나니 깨끗한 눈으로 평등하게 비추어 장애를 여의는 까닭이며, 탐욕의 짬을 여의는 몸[離欲際身]을 얻나니 일체 법이 모이고 흩어짐이 없음을 아는 까닭이니라.

 

허공처럼 끝이 없는 몸을 얻나니 복덕광이 그지없어 허공과 같은 까닭이며, 끊임없고 다함 없는 법의 성품이 평등한 변재의 몸을 얻나니 모든 법의 모양이 오직 한 모양이어서 성품이 없음으로 성품을 삼아 허공과 같음을 아는 까닭이며, 한량없고 걸림없는 음성의 몸을 얻나니 장애 없기 허공과 같은 까닭이며, 모든 교묘함을 구족하여 청정한 보살행의 몸을 얻나니 온갖 곳에서 장애가 없음이 허공과 같은 까닭이며, 온갖 부처님의 법 바다가 차례로 계속하는 몸을 얻나니 끊을 수 없음이 허공과 같은 까닭이니라.

 

모든 부처님 세계에 한량없는 부처님 세계를 나타내는 몸을 얻나니 탐욕과 집착을 여의는 것이 허공처럼 그지없는 까닭이며, 온갖 자재한 법을 나타내어 쉬지 않는 몸을 얻나니 허공 바다와 같이 끝이 없는 까닭이며, 온갖 것이 깨뜨릴 수 없는 견고한 세력이 있는 몸을 얻나니 허공처럼 일체 세간을

 

                                                                                                                     [1148 / 2062] 쪽

맡아 지니는 까닭이며, 모든 근의 날카로움이 금강 같이 견고하여 깨뜨릴 수 없는 몸을 얻나니 허공과 같이 모든 겁말의 불[劫火]이 태우지 못하는 까닭이며, 일체 세간을 유지하는 힘의 몸을 얻나니 지혜의 힘이 허공과 같은 까닭이니라.

 

불자들이여,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인이라 하느니라.”

 

이 때 보현보살마하살이 그 뜻을 다시 펴려고 게송을 말하였다.

 

세간의 어떤 사람

보배광 있음을 알고

찾을 수 있다고 해서

즐거운 마음을 내네.

이러한 큰 지혜 있는 보살

참으로 부처님 아들

부처님의 깊고도 깊은

고요한 이치를 듣나니

이 깊은 법 들었을 때

그 마음 편안해지고

놀라지도 무섭지도 않아

두려운 생각 생기지 않고

보살이 보리를 구할 제

이 광대한 음성 듣고

마음이 깨끗하고 견딜 수 있어

조금도 의심 없나니

깊고도 미묘한

이 법문 듣고

 

                                                                                                                      [1149 / 2062] 쪽

온갖 지혜 이루어

삼계의 대도사 될 줄 알며

보살이 이 음성 듣고

그 마음 매우 즐겁고

견고한 뜻을 내어

부처님 법 구하려 하며

보리를 좋아하는 사람들

마음은 점점 조복하고

믿음이 더욱 늘어서

법을 비방치 않으며

이러한 말씀 듣고는

감당할 수 있는 마음

편안히 머물러 동하지 않고

보살의 행을 항상 닦으며

보리를 구하려고

저 길로 향해 나아가

정진하고 물러서지 않으며

좋은 멍에 버리지 않고

보리에 가는 길 찾아

두려운 마음이 없고

법을 들으면 더욱 용맹해

부처님 공양하여 환희케 하네.

큰 복 받는 사람.....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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