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대반열반경(76)-760

근와(槿瓦) 2016. 1. 17. 01:54

대반열반경(76)-76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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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 5년 동안을 여러 가지로 교화하였으나, 한 사람도 법을 받고 조복하지 못하였느니라. 그래서 나는 다시 저 역사들을 위하여 아난에게 말하기를, '석 달을 지내고는 내가 열반에 든다'고 하였노라. 선남자여, 그 때에 역사들이 이 말을 듣고 여럿이 모여서 길을 닦고 있었더니라. 석 달을 지낸 뒤에 나는 비사리국으로부터 구시나성으로 가던 도중에 멀리 있는 역사들을 보고 몸을 변화하여 사문의 모양을 지어 가지고 역사들이 있는 곳으로 가서 말하였다. '여러 동자들은 무슨 일을 하느냐?' 역사들이 듣고는 성을 내어서 말하였다. '사문이여, 당신은 어찌하여 우리를 동자라고 하는가?'나는 이렇게 대답하였노라. '그대들 30만이나 되는 사람이 있는 힘을 다하여도 이 조그만 돌 한 개도 옮기지 못하니, 어째서 동자라고 이름하지 않겠느냐?'역사들은 이렇게 말했다. '그대가 우리를 동자라고 하니, 그대는 반드시 어른일 것이오.'선남자여, 나는 그 때에 두 발가락으로 그 돌을 들어내었더니, 그 역사들이 이것을 보고는 자기들에게 변변치 못한 생각을 내고 다시 말했다. '사문이여, 당신은 지금 이 바위를 옮겨서 길 밖으로 꺼낼 수가 있는가?'그래서 나는 물었다. '동자들은 무슨 일로 이 길을 닦느냐?'역사들은 대답하였다. '사문이여, 당신은 아직도 모르는가? 석가여래께서 이 길로 걸어서 사라숲에 가시어 열반에 드실 것이요, 그런 인연으로 우리가 이 길을 잘 닦는 것이오'그 때에 나는 칭찬하였다. '훌륭하도다, 동자들이여. 너희들이 그런 선한 마음을 내었으니, 내가 너희들을 위하여 이 돌을 치우리라.'손으로 돌을 들어서 높이 던지니, 아가니타천(阿迦尼吒天)까지 올라갔다. 역사들은 바위가 공중에 있음을 보고 무서운 생각을 내어 사방으로 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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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려 하였다. 나는 또 말하였다. '역사들아, 너희들은 지금 두려운 마음으로 달아나지 말아라.'역사들은 이렇게 말했다. '사문이여, 우리를 구호하여 준다면 우리는 안심하고 있겠소.'그래서 나는 다시 손으로 돌을 받아서 오른쪽 손바닥에 놓았더니, 역사들이 보고는 기쁜 마음을 내고 다시 말하였다. '사문이여, 그 바위가 항상합니까, 무상합니까?' 내가 그 때 입으로 돌을 불었더니, 돌은 티끌처럼 부서졌다. 역사들이 이것을 보고는 말하였다. '사문이여, 그 돌이 무상합니다.'그러면서 부끄러운 생각을 내고, 스스로 꾸짖었다. '어찌하여 우리들이 자재한 색신과 힘과 수명과 재물을 믿고 교만한 마음을 내었던가?'내가 그들의 마음을 알고 즉시 변화하였던 몸을 버리고, 본래의 몸을 회복하여 법을 연설하였더니, 역사들이 보고는 모두 보리심(菩提心)을 내었느니라.

 

선남자여, 구시나갈에 한 공교한 장인이 있었으니, 이름이 순타(純陀)였다. 이 사람은 먼저 가섭불 계신 데서 큰 서원을 세우기를, '석가여래께서 열반에 드실 때에 내가 최후의 음식을 공양하겠다' 했으므로, 내가 비사리국에서 비구 우바마나(優波摩那)에게 유언하기를, '선남자여, 석 달을 지내고는 내가 구시나갈의 사라쌍수 사이에서 열반에 들 것이니, 너는 순타에게 가서 말하여 알게 하라' 하였느니라. 선남자여, 왕사성 안에 5통(通)을 얻은 신선이 있었으니, 이름은 수발타(須跋陀)였다. 나이는 120세요, 항상 스스로 말하기를, 온갖 지혜를 가진 사람이라 하였으며, 큰 교만을 내었으나, 지나간 세상에 한량없는 부처님 계신 데서 선근을 심었느니라. 나는 또 그 사람을 조복하기 위하여서도 아난에게 말하기를, '석 달을 지내고는 내가 열반하겠노라' 하였더니, 수발타가 듣고는 나에게 와서 믿고 공경하는 마음을 낼 것이며, 나는 그를 위하여 여러 가지 법을 말하거든, 그 사람이 듣고는 번뇌가 다함을 얻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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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자여, 라열기(羅閱耆) 왕은 빈바사라요, 그 왕의 태자는 선견(善見)이니, 업의 인연으로 나쁜 역적의 마음을 내어 그 부왕을 죽이려 하면서도 틈을 얻지 못하였고, 그 때에 악한 사람인 제바달다도 과거의 업의 인연으로 나에게 나쁜 마음을 내고 나를 해하려고 5통을 닦았으며, 오래지 아니하여 신통을 얻고는 선견 태자와 친하게 되었다. 태자를 위하여 가지가지 신통을 나타낼 적에 문 아닌 데로 나와서 문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문으로 나와서 문 아닌 데로 들어가기도 하며, 어떤 때에는 코끼리 · 말 · 소 · 양  · 남자 · 여자의 몸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선견 태자는 그것을 보고는 사랑하는 마음, 환희하는 마음, 공경하는 마음을 내었고, 그 일로 말미암아 여러 가지 공양할 것을 마련하여 공양하였다. 그리고는 말하였다. '대사인 성인이시여, 제가 지금 만다라꽃을 보려 하옵니다.'제바달다는 문득 33천에 가서 천인들에게 만다라꽃을 달라고 하였으나, 복이 다한 탓으로 주는 이가 없었다. 그래서 꽃을 구하지 못하고, 생각하기를 만다라꽃은 나[我]도 없고 내 것[我所]도 없나니, 설사 내가 스스로 가진들 무슨 죄가 있으리요 하면서, 앞으로 나아가 취하려다가 신통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살펴보니 자기의 몸이 왕사성에 있었으매 부끄러운 마음을 내어 선견 태자를 다시 볼 낯이 없었다. 다시 생각하였다. '내가 지금 여래 계신 데 가서 대중을 달라고 하겠다. 부처님께서 허락하시면 나는 내 멋대로 사리불 등을 호령하고 시키리라.'그 때에 제바달다가 나에게 와서 말하였다. '바라옵건대 여래시여, 이 대중을 저에게 주옵소서, 제가 마땅히 가지가지로 법을 말하고 교화하여 조복케 하겠나이다.'나는 이렇게 말하였다. '이 바보야, 사리불 등은 총명하고 지혜가 많아서 세상에서 믿고 복종하지만 내가 대중을 맡겨 주지 않았는데, 하물며 너 같은 바보로 침이나 먹는 사람에게랴.'이 때에 제바달다는 악한 마음을 곱이나 내며 말하였다. '구담이시여, 당신이 지금 대중을 조복하고 있지만 형세가 오래가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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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없어질 것이오.'이렇게 말하자,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제바달다는 즉시로 땅에 넘어졌고 몸에서 폭풍이 일어나며, 먼지와 흙을 날려다가 얼굴에 얹었다. 제바달다는 이러한 나쁜 꼴을 보고는, 나의 이 몸이 이 세상에서 반드시 아비지옥에 들어가리니, 나는 마땅히 이런 원수를 갚으리라 하면서, 일어나서 선견 태자에게로 갔다. 선견 태자가 보고는 이렇게 물었다. '성인께서 무슨 일로 얼굴이 초췌하여 근심이 있나이까?'제바달다는 말하였다. '나는 매양 이러한 것을 당신이 모르는가?' '무슨 인연으로 그러는가를 말하소서.' '나와 당신은 매우 친한 사이가 아니오? 다른 사람들이 당신을 꾸짖기를 도리에 어긋난다 하니, 그 말을 들은 내가 어떻게 근심하지 않겠소?' 선견 태자는 또 이렇게 말하였다. '나라 사람들이 무엇이라고 나를 욕하는가?' '온 나라 사람들이 당신을 욕하는 말이 나기 전 원수[未生怨]라 하오.' '어찌하여 나를 나기 전 원수라 하며, 누가 그런 이름을 지었는가?'제바달다는 이렇게 말하였다. '당신이 나기 전에 모든 관상가들이 말하기를 이 아이가 나면 마땅히 아비를 죽일 것이라고 하였소. 그래서 바깥 사람들은 모두 당신을 나기 전 원수라 부르지만, 집안 사람들은 당신의 마음을 위로하느라고 선견이라 하였소. 위제(韋提) 부인은 이 말을 들었으므로, 당신을 낳고는 높은 다락 위에서 어린 것을 땅에 던져서 당신의 한 손가락이 끊어지게 하였소. 그런 인연으로 사람들이 당신을 별명지어 바라류지(婆羅留枝)라 불렀소. 내가 이 말을 듣고 마음이 분했지만, 차마 당신에게 말하지 못하였던 것이오.'제바달다는 이런 여러 가지 나쁜 일로 선견을 부추겨서 부왕을 죽이라 하면서 말하였다. '만일 당신의 아버지가 죽으면, 나도 구담을 죽이겠노라.'선견 태자는 우행(雨行)이라는 대신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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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이 무슨 연고로 내 이름을 나기 전 원수라고 하였는가?'우행은 곧 전후의 사실을 말하였는데, 제바달다의 이야기와 틀리지 아니하였다. 선견이 이 말을 듣고는 대신과 함께 부왕을 붙들어 성밖에 가두고 네 가지 병사로 지키게 하였다. 위제 부인이 그 소문을 듣고 왕을 가둔 곳에 갔으나, 지키는 병사는 거절하고 들어가지 못하게 했다. 부인이 성을 내어 꾸짖었더니, 지키는 사람이 태자에게 고하였다. '대왕의 부인께서 대왕을 보시겠다 하니 허락하오리까?'선견은 그 말을 듣고 성이 나서 어머니에게 가서 어머니의 머리채를 끌어당기며 칼을 빼어 끊으려 하였다.

 

이 때에 기바(耆婆)가 태자에게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나라가 생긴 이래로 죄가 아무리 중하여도 여인에게 미치지 아니하였는데, 하물며 내 몸을 낳아 준 어머니에게이겠습니까?'선견 태자는 이 말을 듣고 기바의 낯을 보아 놓아 주었으나, 부왕의 의복 · 음식 · 금침 · 탕약을 아주 끊어 버렸다. 이레가 지내자, 부왕의 목숨이 끊어졌다. 선견 태자는 부왕의 죽음을 보고는 후회하는 마음이 생겼으나, 우행 대신은 다시 여러 가지 사특하고 나쁜 일로 태자를 달래었다. '대왕이시여, 모든 업행(業行)이 모두 죄가 없는 것이온데, 무슨 연고로 이제 뉘우치는 마음을 내나이까?'

 

기바가 다시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그런 업은 2중의 죄를 겸한 것입니다. 하나는 부왕을 죽임이요, 다른 하나는 수다원을 죽임이오니, 이런 죄는 부처님을 제외하고는 다시 제멸할 이가 없나이다.' 선견왕은 이렇게 말하였다. '여래께서는 청정하시어서 조금도 더러움이 없으신데, 나 같은 죄인이 어떻게 뵈올 수 있겠는가?'선남자여, 내가 이런 일을 알았으므로, 아난에게 말하기를, '석 달을 지내고는 나는 마땅히 열반에 든다' 하였더니, 선견이 듣고 나에게 왔기에 내가 그에게 법을 말하여 무거운 죄가 가벼워지고 뿌리 없는 신심을 얻었느니라. 선남자여, 나의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알지 못하고서 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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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래께서는 결정코 필경에 열반하신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보살에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진실한 뜻이요, 하나는 이름만 빌린 것이다. 이름만 빌린 보살은 내가 석 달 뒤에 열반에 들리라는 말을 듣고, 모두 물러나는 마음을 내어 말하였다. '만일 여래께서 무상하여 머물지 않으신다면 우리들은 무엇하려고 이 일을 위하여 한량없는 세상에 큰 괴로움을 받겠는가. 여래 세존께서는 한량없는 공덕을 성취하여 구족하시고서도, 이런 죽음의 마(魔)를 깨뜨리지 못하시는데, 하물며 우리 따위가 어떻게 깨뜨리겠는가?'

 

선남자여, 그래서 나는 이런 보살들을 위하여 '여래는 항상 머물러 변역하지 않는다'고 말하느니라. 선남자여,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마침내 필경까지 열반에 들지 않으신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중생들이 아주 없다는 소견을 내고는 말하기를 '모든 중생이 몸이 없어진 뒤에는, 선업과 악업의 과보를 받을 이가 없다'고 하기에, 나는 이런 사람들을 위하여 선업과 악업의 과보는 진실로 받을 이가 있다고 말하느니라. 어떻게 있는 줄을 아는가.

 

선남자여, 지나간 세상에 구시나갈에 한 임금이 있었으니, 이름은 선견이라. 동자가 되었을 때에 8만 4천 세를 지내었고, 태자로 있을 때도 8만 4천 세요, 왕의 자리에 올라서도 8만 4천 세를 지내면서 외딴 곳에 홀로 앉아 생각하였다. '중생들이 박복하여 수명이 짧고 네 가지 원수가 항상 따르건만 알지 못하고 짐짓 방일하도다. 그러므로 내가 출가하여 도를 닦아서 이 네 가지 원수인 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을 끊어야 하리라.'곧 책임자에게 명령하여 성밖에 7보로 전당을 짓게 하였고, 지은 뒤에는 여러 대신 · 벼슬아치 · 후비(后妃) · 자질(子姪) · 권속들에게 말하였다. '여러 사람들아, 내가 지금 출가하려는데 허락하겠느냐?'대신과 권속들이 제각기 말하였다. '훌륭하신 일입니다, 대왕이시여.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이 때에 선견왕은 시종 한 사람을 데리고 7보당에 가서 또 8만 4천 세를 지내면서 자비심을 닦았고, 이 자비심 인연으로 그 뒤부터 8만 4천 세 동안

 

                                                                                                                     [757 / 10007] 쪽

에 차례차례 전륜성왕이 되었고, 30세 동안은 석제환인(釋提桓因)이 되었고, 한량없는 세상에서 작은 왕이 되었느니라. 선남자여, 그 때의 선견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이런 관찰을 하지 말라. 곧 나의 몸이었느니라. 선남자여, 나의 제자들은 이 말을 듣고는 나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결정코 내가 있고 내 것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또 어느 때에 나는 제자들에게 이런 말을 하였노라. '나라는 것은 곧 성품이니, 안팎 인연 · 12인연 · 중생의 5음 · 심계(心界)의 세간 · 공덕 · 업행(業行) · 자재천세(自在天世)를 나라고 이름한다.'그랬더니 내 제자들은 이 말을 듣고는 나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결정코 내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또 어느 때에는 한 비구가 나에게 와서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나라 하오며, 누가 나이며, 무슨 연고로 나라 하나이까?'

 

나는 그 비구에게 이렇게 말하였노라. '비구여 나와 내 것이 없느니라. 눈이란 것은 본래 없던 것이 지금 있으며, 이미 있었으나 도로 없어질 것이다. 날 때에도 좇아온 데가 없고 멸할 때에도 가는 데가 없느니라. 비록 업과 과보가 있으나, 짓는 이도 없고 음(陰)을 버리는 이도 음을 받는 이도 없느니라. 네가 묻기를 '어떤 것을 나라 하느냐' 함은 나는 곧 시기[期]니라. '누가 나이냐' 함은, 곧 업이니라. '무슨 연고로 나라 하느냐' 함은, 곧 사랑[愛]이니라. 비구여, 마치 두 손바닥을 마주치면 소리가 나나니,

 

나라는 것도 그와 같아서 중생과 업과 사랑의 세 인연으로 나라고 이름하느니라.

 

비구여, 모든 중생의 색(色)은 내가 아니니, 나 가운데 색이 없고 색 가운데 내가 없으며, 나아가 식(識)도 그와 같으니라. 비구여, 모든 외도들이 내가 있다고 말하거니와, 음을 여의지 못하였나니, 만일 음을 여의고 따로 내가 있다 함은, 그런 이치가 없느니라.

 

온갖 중생의 행(行)은 환술과 같고, 더울 때의 아지랑이와 같으니라. 비구여, 5음은 모두 무상하고 즐거움이 없고 내가 없고 깨끗하지 아니하다고 하였느니라.

 

선남자여, 그 때 한량없는 비구들이, 이 5음이 나와 내 것이 없음을 관찰하고 아라한과를 얻었느니라. 선남자여,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

 

                                                                                                                     [758 / 10007] 쪽

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결정코 내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경전 중에서 말하기를 '세 가지가 화합하여 이 몸을 얻었으니, 하나는 아버지, 하나는 어머니, 하나는 중음(中陰)이니, 이 셋이 화합하여 이 몸을 받게 되었다'고 하였느니라. 어떤 때에는 아나함이 현재에 열반한다 말하였고, 혹은 중음으로서 열반에 든다 말하였고, 혹은 또 중음의 몸은 구족하고 분명하게 아나니, 모두 지나간 업으로 말미암아 깨끗한 제호(醍醐)와 같다고 말하였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또 말하기를, 나쁜 중생이 받는 중음은 세간의 누더기 담요와 같고, 순일하게 선한 중생이 받는 중음은 바라나에서 생산하는 흰 담요와 같다고 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되, '여래께서 중음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또 죄악을 지은 중생들을 위하여, '5역죄를 지은 이는 몸을 버리고는 즉시로 아비지옥에 들어간다' 말하였고, 나는 또 '담마류지 비구는 몸을 버리자 바로 아비지옥에 들어가서 중간에 무색인 데가 없다' 하였고, 나는 또 독자(犢子) 범지(梵志)에게 말하기를 '범지여, 만일 중음이 있다면 여섯 갈래가 있으리라' 하였고, 나는 또 '무색(無色) 중생은 중음이 없다'고 말하였더니, 선남자여,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부처님게서 결정코 중음이 없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경전 중에서 퇴전(退轉)하는 일이 있다고 말하였으니, 왜냐 하면 한량없이 많이 게으른 비구들이 도를 닦지 아니하므로, 다섯 가지 퇴전이 있다고 하였느니라. 하나는 일이 많음을 좋아하고, 둘은 세상 일 말하기를 좋아하고, 셋은 잠 자기를 좋아하고, 넷은 집에 있는 이[在家]와 친근하기를 좋아하고, 다섯은 돌아다니기를 좋아함이니, 이런 인연이 비구들을 퇴전케 한다고 하였다. 퇴전하는 인연도 두 가지가 있다고 말하였으니, 안과 밖이니라. 아라한은 안의 인연은 여의었으나 바깥의 인연을 여의지 못하였고, 바깥 인연으로써 번뇌를 일으키고, 번뇌가 생기므로 퇴전하는 것이다. 또 여러 비구가 있으니 이름은 구지(瞿坻)라. 여섯 번째 퇴전하였으나, 퇴전하고는 부끄러워서 다시 정진하고 닦아서 일곱 번만에 얻었고, 얻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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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을까 두려워서 칼로 자살하였다. 나는 또 어떤 때에는 해탈한다 말하였고, 혹은 여섯 가지 아라한을 말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결정코 퇴전함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경전 중에서 또 말하기를, '마치 불에 탄 숯이 다시 나무가 될 수 없는 것처럼, 또 깨어진 병이 다시 병의 구실을 할 수 없는 것처럼, 번뇌도 그러하여서 아라한이 끊은 것은 마침내 도로 나지 못한다' 하였다. 또 중생의 번뇌를 내는 원인이 세 가지가 있다 말하였으니, 하나는 번뇌를 끊지 않음이요, 둘은 인연을 끊지 않음이요, 셋은 잘 생각하지 못함이니라. 그런데 아라한에게는 두 인연이 없으니, 번뇌를 끊음과 잘 생각하지 못함이 없다  것이니라. 선남자여,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결정코 퇴전함이 없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경 중에서 말하기를, '여래의 몸에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생신(生身)이요, 또 하나는 법신(法身)이니라. 생신이라 함은 곧 방편으로 중생을 위하여 화생한 몸이니, 이런 몸은 태어난다 늙는다 병든다 죽는다, 길다 짧다 검다 희다, 이것이다 저것이다, 유학(有學)이다 무학(無學)이다 말할 수 있느니라.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결정코 부처의 몸이 함이 있는 법이라고 말씀하셨다'하느니라.

 

법신은 곧 항상하고 즐겁고 나[我]이고 깨끗하여서 모든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을 영원히 여의었으며, 희지도 않고 검지도 않고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고,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유학도 아니고 무학도 아니며, 부처님이 세상에 나거나 나지 않거나 간에 항상 머물러 동요하지 않고 변역함이 없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부처의 몸이 함이 없는 법이라고 결정코 말씀 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경전 중에서 말하기를, '어떤 것을 12인연이라 하느냐. 무명으로부터 행을 내고, 행으로부터 식(識)을 내고, 식으로부터 명색(名色)을 내고, 명색으로부터 6입(入)을 내고, 6입으로부터 촉(觸)을 내고, 촉으로부터 수(受)를 내고, 수로부터 애(愛)를 내고, 애로부터 취(取)를 내고,

 

                                                                                                                      [760 / 10007] 쪽

취로부터 유(有)를 내고, 유로부터 생을 내고, 생으로부터 늙고 죽고 근심하고 괴로워함을 낸다'고 하였느니라.선남자여,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12인연이 결정코 함이 있는 법이라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나는 또 어느 때에 비구에게 일러 말하기를, '12인연은 부처님이 있거나 부처님이 없거나 간에 성품과 모양이 항상 머문다' 하였느니라. 선남자여, 12인연이 인연으로부터 나지 않는 것이 있고, 인연으로부터 나고도 12인연 아닌 것이 있고, 인연으로부터 나고 12인연인 것도 있고, 인연으로 난 것도 아니며, 12인연이 아닌 것도 있느니라. 12인연이 인연으로 나지 않았다는 것은 미래세의 12지(支)요, 인연으로부터 나고도 12인연이 아닌 것은 아라한의 가진 5음(陰)이요, 인연으로 나고 또한 12인연인 것은 범부들이 가진 5음의 12인연이요, 인연으로 난 것도 아니고 12인연도 아닌 것은 허공이나 열반과 같은 것이니라.

 

선남자여,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12인연이 결정코 함이 없는 법이라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경에서 말하기를 '모든 중생들은 선업과 악업을 지었으므로 몸을 버릴 때에는 4대(大)가 즉시에 흩어지느니라. 순전히 선업을 지은 이는 마음이 위로 행하고, 순전히 악업을 지은 이는 마음이 아래로 행한다'고 하였더니, 선남자여,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마음이 결정코 항상하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어느 때에 빈바사라왕을 위하여 이런 말을 하였으니, '대왕이여, 색은 무상한 줄을 아십시오. 왜냐 하면, 무상한 인(因)으로 생긴 연고외다. 색이 무상한 인으로부터 났다면, 지혜 있는 이가 어떻게 항상하다 말하오리까. 만일 색이 항상하다면, 멸하여져서 고뇌(苦惱)를 내지 않을 것인데, 지금에 색이 흩어지고 파괴됨을 보는 연고로 색이 무상한 줄을 알겠으며, 나아가 식도 그와 같나이다' 하였더니, 선남자여,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마음이 결정코 없어지는 것[斷]이라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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