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열반경(77)-77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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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자여, 내가 경에서 말하기를 '나의 제자들은 향 · 꽃 · 금 · 은 · 보물 · 처자 · 노비(奴婢)와 온갖 부정한 물건을 받고 바른 도를 얻었으며, 바른 도를 얻고도 버리지 않는다' 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 5욕(欲)을 받음이 성인의 도에 방해되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또 내가 어느 때에 '집에 있는 사람이 바른 도를 얻는 것은 그럴 이치가 없다'고 말하였더니, 선남자여,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5욕락을 받는 것이 결정코 바른 도에 장애가 된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경에서 말하기를 '번뇌를 멀리 여의고도 해탈을 얻지 못함은, 마치 욕계에서 세간의 제일법을 닦음과 같다' 하였더니, 선남자여,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제일법은 오직 욕계뿐이라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또 내가 말하기를, '난법(煖法)과 정법(頂法)과 인법(忍法)과 세제일법(世第一法)이 초선으로부터 4선까지에 있다' 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이런 법들이 색계에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또 내가 말하기를 '모든 외도들이 먼저 4선의 번뇌를 끊고서, 난법 · 정법 · 인법 · 세제일법을 닦았으며, 4진제(眞諦)를 관찰하여 아나함과를 얻는다' 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제일법이 무색계에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경전 중에서 말하기를 '네 가지 보시 중에 세 가지 깨끗함이 있나니, 하나는 시주는 인(因)을 믿고 과(果)를 믿고 보시를 믿는데, 받는 이가 믿지 아니함이요, 둘은 받는 이는 인과 과와 보시를 믿는데, 시주가 믿지 아니함이요, 셋은 시주와 받는 이 둘이 다 믿음이요, 넷은 시주와 받는 이 둘이 모두 믿지 아니함이라. 이 네 가지 보시에서 처음의 세 가지는 깨끗하다 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보시는 오직 뜻이라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어느 때에 말하기를 '시주가 보시할 때에 다섯 가지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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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하나니, 무엇이 다섯인가.
하나는 색(色)을 보시하는 것이고, 둘은 힘을 보시하는 것이고, 셋은 편안함을 보시하는 것이고, 넷은 명(命)을 보시하는 것이고, 다섯은 변재를 보시하는 것이라. 이런 인연으로 시주가 도로 다섯 가지 과보를 받는다' 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부처님께서는 보시가 곧 5음이라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어느 때에 말하기를, '열반은 곧 멀리 여의는 것이라, 번뇌가 영원히 다하여 남음이 없음이, 마치 등불이 꺼지면 다시 날 수 없는 것처럼 열반도 그러하니라. 허공이라 함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니, 마치 세간에서 아무 것도 없는 것을 허공이라 이름함과 같으니라. 지혜로 반연하지 않고 멸함[非智緣滅]이라 함은, 있는 바가 없는 것이니, 만일 있다면 인연이 있을 것이요, 인연이 있는 연고로 마땅히 멸하여 다함도 있으려니와, 인연이 없으므로 멸하며 다함도 없다 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알지 못하고 말하기를 '부처님께서 3무위(無爲)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어느 때에 목련에게 말하기를 '목련아, 열반이라 함은 곧 글귀[章句]며, 곧 발자국[足跡]이며, 끝간 곳[畢竟處]이며, 두려움 없음[無所畏]이며, 큰 스승[大師]이며, 큰 결과[大果]이며, 끝까지의 지혜[畢竟智]며, 크게 참음[大忍]이며, 걸림없는 삼매[無礙三昧]며, 대법계(大法界)며, 감로수[甘露味]며, 보기 어려움[難見]이니라. 목건련아, 만일 열반이 없다고 할진댄 어찌하여 사람들이 비방하고 지옥에 떨어지느냐?' 하였노라.
선남자여,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열반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또 어느 때에 나는 목련에게 이렇게 말하기를 '목련아, 눈이 견고하지 않으며, 나아가 몸도 그러하여 모두 견고하지 않으니라. 견고하지 않으므로 허공이라 이름하며, 먹은 것이 내려가며, 돌아다니고 소화되는 곳과 모든 음성을 모두 허공이라 하느니라' 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결정코 허공무위(虛空無爲)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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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어느 때에 목련을 위하여 말하기를 '목련아, 어떤 사람이 수다원과를 얻지 못하고 인법(忍法)에 머물렀을 때에, 한량없는 3악도의 업보를 끊음은, 지혜로 반연함을 좇지 않고 멸한 것임[不從智緣而滅]을 알지니라' 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되 '여래께서는 결정코 지혜로 반연하지 않고 멸함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또 어느 때에 발파(跋波) 비구에게 말하기를, '만일 비구가 색을 관찰하되 과거나 미래나 현재나 가깝거나 멀거나 굵거나 가늘거나 이런 색들이 나와 내 것이 아니니, 어떤 비구가 이렇게 관찰하면, 색의 애(愛)를 끊을 수 있느니라' 하였고, 발파가 묻기를 '어떤 것을 색이라 합니까?' 하기에, 나는 말하기를 '4대는 색이라 하고, 4음(陰)은 명(名)이라 하느니라' 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결정코 색이 4대라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또 말하기를, '마치 거울을 인하여 영상이 나타나듯이 색도 그와 같아서 4대를 인하여 지어지나니, 이른바 굵고 가늘고 껄끄럽고 미끄럽고 푸르고 누렇고 붉고 희고 길고 짧고 모나고 둥글고 기울고 뾰죽하고 가볍고 무겁고 차고 덥고 굶주리고 목마른 것과 연기 · 구름 · 먼지 · 안개 등이니라. 이것을 이름하여 지은 색이 마치 메아리나 영상과 같다고 하느니라' 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4대가 있으면 짓는 색이 있고, 4대가 없으면 짓는 색이 없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옛날 어느 때에 보리(菩提) 왕자가 말하기를 '만일 비구가 계율을 보호하여 지니다가 나쁜 마음을 내면, 그 때에 비구계를 잃게 됩니다' 하기에, 내가 보리 왕자에게 말하되 '계에 일곱 가지가 있으니, 몸과 입으로 좇아 무작색(無作色)이 있는 것이며, 이 무작색의 인연으로써 그 마음이 비록 악이나 무기(無記) 중에 있더라도 계를 잃었다 이름하지 않고, 계를 가진다고 하느니라. 무슨 인연으로 무작색이라 이름하는가. 이색인(異色因)이 아니면 이색과(異色果)를 짓지 못한다' 하였느니라.
선남자여,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부처님께서 무작색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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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자여, 내가 다른 경에서 말하기를 '계율은 나쁜 짓을 못하게 하는 것이니, 만일 악을 짓지 아니하면, 그것을 이름하여 계를 가진다 하느니라' 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 결정코 무작색이 없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경전 중에서 말하기를 '성인(聖人)의 색음(色陰)으로부터 식음에 이르기까지는 모두 무명(無明)의 인연으로 내는 것이며, 모든 범부들도 그와 같으니라. 무명으로부터 애(愛)를 내나니, 애가 곧 무명인 줄을 알 것이며, 애로부터 취(取)를 내나니, 취가 곧 무명과 애인 줄을 알 것이며, 취로부터 유(有)를 내나니, 유가 곧 무명 · 애 · 취며, 유로부터 수(受)를 내나니, 수가 곧 행(行) · 유(有)며, 수의 인연으로부터 명색(名色) · 무명 · 애 · 취 · 유 · 행 · 수 · 촉식(觸識) · 6입(入) 등을 내나니, 그러므로 수는 곧 12지(支)라' 하였느니라. 선남자여,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심수(心數)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경전 중에서 말하기를 '눈과 빛과 밝음과 악욕(惡欲)의 네 가지 법으로부터 안식(眼識)을 내나니, 악욕이라 함은 곧 무명이요, 욕의 성품으로 구하는 것을 애(愛)라 이름하며, 애의 인연으로 취(取)하나니, 취를 업(業)이라 하며, 업은 식의 연(緣)이 되고, 식은 명색의 연이 되고, 명색은 6입의 연이 되고, 6입은 촉의 연이 되고, 촉은 상(想) · 수(受) · 애(愛) · 신(信) · 정진 · 정(定) · 혜(慧)의 연이 되느니라. 이런 법들이 촉을 인하여 나는 것이요, 곧 촉은 아니라' 하였더니, 선남자여,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심수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어느 때에는 다만 1유(有)만이 있다 하였고, 어느 때에는 2유, 3유, 4유, 5유, 6유, 7유, 8유, 9유로부터 25유까지 말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5유가 있으며, 혹 6유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옛날 어느 때에 가비라위(迦毘羅衛)의 니구타숲[尼拘陀林]에 있을 때에, 석마남(釋摩男)이 나에게 와서 말하기를 '어떤 것을 우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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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라 하나이까?' 하기에, 나는 '선남자와 선여인으로서 모든 근을 구족하고 3귀의 계를 받으면, 우바새라 하느니라' 하였고, 석마남은 또 말하기를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1분(分) 우바새라 이름하나이까?' 하기에, 나는 '삼귀의 계와 1계를 받으면 1분 우바새라 하느니라' 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우바새계(優婆塞戒)는 구족하게 받지 않고 얻는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어느 때에 항하 가에 있었는데, 그 때에 가전연(迦旃延)이 나에게 와서 말하기를 '세존이시여, 제가 중생으로 하여금 재법(齋法)을 받게 하옵는데, 혹은 하루, 혹은 한 밤, 혹은 한 시(時) 혹은 한 찰나를 하게 하였는데, 이런 사람도 재를 성취하리이까?' 하기에, 내가 대답하기를 '비구여, 이런 사람은 선을 얻었으나 재를 얻었다고는 이름하지 않느니라' 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 8계재(戒齋)는 구족하게 받아야 얻는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경전 중에서 말하기를 '만일 비구가 4중죄를 범하였으면, 비구라 이름하지 않고 계를 깨뜨린 비구, 계를 잃은 비구라 하나니, 다시는 선한 싹을 낼 수 없음이 마치 볶은 종자는 열매를 낼 수 없으며, 다라나무의 우죽(우두머리 가지)을 끊으면 열매를 내지 못함과 같아서 중죄를 범한 비구도 그러하니라' 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 비구들이 중죄를 범하면 비구계를 잃는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경전 중에서 순타(純陀)를 위하여 네 가지 비구에 대해 말하였는데, 하나는 필경까지 도에 이르는 자이고[畢竟到道], 둘은 도를 보이는 자이고[示道], 셋은 도를 받는 자이고[愛道], 넷은 도를 더럽히는 자이다' 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비구가 4중죄를 범하여도 금계(禁戒)를 잃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경전 중에서 비구들에게 말하기를 '1승(乘) · 1도(道) · 1행(行) · 1연(緣)이니, 이러한 1승으로부터 내지 1연까지도 중생을 위하여 크게 고요함[大寂靜]을 지으며, 영원히 모든 속박과 걱정과 고통과 고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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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을 끊어 버리고, 모든 중생으로 1유(有)에 이르게 한다' 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수다원으로부터 아라한에 이르기까지 모두 부처님의 도를 얻는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경전 중에서 말하기를 '수다원은 인간과 천상을 일곱 번 왕래하고는 반열반하며, 사다함은 인간과 천상에 한 번 나고는 반열반하며, 아나함은 다섯 가지가 있으니, 중간반열반(中間般涅槃)으로부터 상류(上流)반열반까지 있으며, 아라한은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현재요, 또 하나는 미래인데, 현재에도 번뇌 5음(陰)을 끊고 미래에도 번뇌 5음을 끊는다' 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여래께서는 수다원으로부터 아라한까지 부처님의 도를 얻지 못한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이 경에서 말하기를 '불성이 여섯 가지를 갖추었으니, 항상하고 진실하고 참되고 선하고 깨끗하고 볼 수 있는 것[可見]이다' 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부처님께서는 중생의 불성이 중생을 떠나서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또 말하기를 '중생의 불성은 허공과 같으니라. 허공은 과거도 아니요, 미래도 아니요, 현재도 아니며, 안도 아니요, 밖도 아니며, 빛 · 소리 · 향기 · 맛 · 닿임에 잡히지도 아니하나니, 불성도 그와 같다' 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부처님께서는 중생의 불성이 중생을 떠나서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또 말하기를 '중생의 불성이 가난한 여인의 집에 묻혀 있는 보배 광과 같고, 역사(力士)의 이마에 박힌 금강주와 같고, 전륜성왕의 감로 샘과 같다'고 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부처님께서는 중생의 불성이 중생을 떠나서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또 말하기를 '4중죄를 범한 이나 일천제나 방등경(方等經)을 비방한 이나 5역죄를 지은 이도 다 불성이 있으며, 이런 중생이 선한 법이 조금도 없지만 불성이 선한 것이다' 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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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부처님께서는 중생의 불성이 중생을 떠나서 있다고 말씀하셨다'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또 말하기를 '중생이 곧 불성이니, 왜냐 하면 만일 중생을 떠나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지 못하느니라. 그러므로 내가 바사닉왕과 더불어 코끼리 비유를 말할 때에 소경들이 코끼리 말을 하는 것이 비록 코끼리를 옳게 말하지는 못하였으나 코끼리를 여읜 것도 아니니, 중생들이 말하기를 색이 불성이라, 나아가 식이 불성이라 하는 것도 그와 같아서 비록 불성이 아니나 불성이 아닌 것도 아니며, 내가 왕을 위하여 공후의 비유를 말한 것처럼 불성도 그러하니라' 하였더니, 선남자여,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로 말을 하되 '소경이 젖빛을 묻는 것처럼 불성도 그러하다' 하여 이런 인연으로 혹은 말하기를, 4중죄를 범하였거나 방등경을 비방하였거나 5역죄를 지었거나 일천제들도 모두 불성이 있다고 하고, 혹은 모두 없다고 말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여러 경전에서 말하기를 '한 사람이 세상에 나면 여러 사람에게 이롭고, 한 국토에 두 전륜왕이 난다거나, 한 세계에 두 부처님이 출세한다는 것이 옳지 아니하며, 한 사천하에 여덟 사천왕이 있다거나 더 나아가 두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이 있다는 것도 옳지 아니하니라' 하였다. 그러나 내가 말하기를 '염부제와 아비지옥으로부터 위로는 아가니타천까지 이른다' 하였더니, 내 제자들이 이 말을 듣고는 내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말하기를 '부 처님께서 시방의 부처님이 없다고 말하였다 하거니와, 나는 여러 대승경(大乘經)에서 시방의 부처님이 있다'고 말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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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반열반경 제 32 권
송대 사문 혜엄 등이 니원경에 의거하여 덧붙임
24. 가섭보살품 ②
"선남자여, 이러한 쟁론[諍訟]은 부처님의 경계요 성문이나 연각이 알 바가 아니니, 어떤 사람이 여기에 의심을 내더라도 오히려 한량없는 번뇌의 수미산 같은 것을 끊으려니와, 이 가운데 결정을 내는 이는 집착이라 이름하느니라."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찌하여 집착이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이런 사람이 다른 이에게서 듣거나 스스로 경을 보거나 다른 이가 짐짓 가르칠 때에, 그런 일에 놓아 버리지 못하는 것을 집착이라 하느니라."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집착을 선이라 하오리까, 선이 아니라 하오리까?"
"선남자여, 이런 집착은 선이라 이름하지 못하나니, 왜냐 하면 능히 의심을 깨뜨리지 못하는 연고니라."
"세존이시여, 이런 사람이 본래 스스로 의심하지 않았거늘 어찌하여 의심을 깨뜨리지 못한다 하나이까?"
"선남자여, 대개 의심하지 않는 것이 곧 의심이니라."
"세존이시여, 어떤 사람이 생각하기를 '수다원이 3악도에 떨어지지 않는다' 하면, 이 사람도 집착이라 이름하며, 의심이라 이름하오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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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남자여, 그것은 결정함이라 이름할 것이요, 의심이라 이름하지 못하느니라. 왜냐 하면 선남자여, 마치 어떤 사람이 먼저 인수(人樹)를 보고, 그 뒤에 밤에 다니다가 우죽(우두머리 가지)이 무지러진 나무를 보았으면, 의심하기를 사람인가 나무인가 하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사람이 먼저 비구와 범지를 보고 뒤에 길을 가다가 멀리서 비구를 보았으면, 의심하기를 사문인가 범지인가 하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사람이 먼저 소와 물소를 보고, 뒤에 멀리서 소를 보았으면, 의심하기를 저것이 소인가 물소인가 하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모든 중생들이 먼저 두 물건을 보았으면, 뒤에 의심을 내나니, 왜냐 하면 마음에 분명치 않은 연고니라. 나는 수다원이 3악도에 떨어지기도 하고, 떨어지지 않기도 한다고 말하지 않았거늘, 이 사람이 어찌하여 의심을 냈는가?"
가섭보살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먼저 본 뒤에야 의심한다' 하옵거니와, 어떤 사람은 두 가지 물건을 보지 않고도 의심을 내는 때가 있사오니, 무엇이냐 하면 열반이니이다. 세존이시여, 마치 어떤 이가 길가다가 흐린 물을 만나면 미리 보지 않았건만 역시 의심하기를 이 물이 깊은가 얕은가 하는 것 같사오니, 이 사람이 일찍 보지 않았거늘 어찌하여 의심을 내나이까?"
"선남자여, 열반은 괴로움을 끊은 것이요, 열반 아닌 것은 괴로움이니라. 모든 중생이 두 가지 있음을 보았나니 괴로움과 괴롭지 않음을 보았느니라. 괴로움과 괴롭지 않음이라 함은 곧 주림과 목마름, 추위와 더위, 성냄과 기쁨, 병남과 평안, 늙음과 건강함, 속박과 해탈, 사람과 이별함과 원수를 만남이니라. 중생이 보고는 의심하기를, 필경에 이런 괴로움을 멀리 여의는 수가 있을까 없을까 하나니, 그러므로 중생이 열반에 대하여 의심을 내느니라. 그대의 생각에 그 사람이 먼저 흐린 물을 보지 못하였는데 어찌하여 의심하는가 하지만 그것은 그렇지 아니하니라. 왜냐 하면 그 사람이 먼저 다른 데서 보았으므로, 아직 이르지 않았던 여기에서 의심을 내는 것이니라."
"세존이시여, 그 사람이 먼저 깊고 얕은 데를 보았을 때에는 의심하지 않았는데, 이제 어째서 의심을 내나이까?" "선남자여, 본래 다녀 보지 않았으므로 의심을 내나니, 그러므로 내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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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를 분명히 알지 못하므로 의심한다 하느니라."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의 말씀과 같이 의심이 곧 집착이요, 집착이 곧 의심이라 함은, 어떤 이를 가리키나이까?"
"선남자여, 선근을 끊은 자니라."
"세존이시여, 어떤 무리들이 선근을 끊나이까?"
"선남자여, 만일 총명하고 잔꾀 있고 근성이 영리하고 잘 분별하면서 선지식을 멀리 떠나고, 바른 법을 듣지 않고, 잘 생각하지 않고, 법답게 머물지 않으면, 이런 사람이 선근을 끊느니라. 이 네 가지를 떠나고 마음으로 생각하기를, 보시하는 물건이 없나니, 왜냐 하면 보시한다는 것은 재물을 버리는 것이매, 만일 보시한 과보가 있다면, 시주는 항상 빈궁할 것이니라. 왜냐 하면 종자로부터 생긴 과보[子果]와 같은 까닭이니라. 그러므로 인도 없고 과도 없다고 말하나니, 이렇게 인도 없고 과도 없다고 말하면, 이것이 곧 선근을 끊는 것이니라.
또 생각하기를, 시주와 받는 이와 재물의 세 가지가 무상하여 머물지 않는 것이니, 만일 머물지 않는다면 어찌하여 시주라 받는 이라 재물이라고 말하겠는가. 만일 받는 이가 없다면 어떻게 과보를 얻으리요. 이런 이치로 인도 없고 과도 없다고 말하나니, 이렇게 인도 없고 과도 없다고 말하면, 이 사람이 선근을 끊는 줄을 알 것이니라.
또 생각하기를, 시주가 보시할 때에 다섯 가지로 보시하거든, 받는 이가 받고는 혹은 선한 일을 짓고, 혹은 선하지 아니한 일을 짓거니와 시주는 선한 과보나 선하지 않은 과보를 얻지 않느니라. 마치 세간법이 씨로부터 열매가 생기고, 열매는 다시 씨를 내는 것과 같나니, 인은 시주요, 과는 받는 이지만 받는 이가 능히 선한 법과 선하지 않은 법으로써 시주로 하여금 얻게 하지 못하는 것이니라. 이런 이치로 인도 없고 과도 없다고 말하나니, 이렇게 인도 없고 과도 없다고 말하면, 이 사람이 선근을 끊는 줄을 알 것이니라.
또 생각하기를, 보시하는 물건이 없나니, 왜냐 하면 보시하는 물건은 무기(無記)라, 무기라면 어떻게 선한 과보를 얻으리요. 선과 악의 과보가 없으면 곧 무기요, 재물이 무기라면 선과 악의 과보가 없을 것이니, 그러므로 보..........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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