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

대반열반경(75)-750

근와(槿瓦) 2016. 1. 16. 01:03

대반열반경(75)-75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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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성이 방일하므로 지옥에 떨어지리라고 수기한 것이니라.

 

선남자여, 여래의 말은 진실하여 둘이 없는 줄을 알아야 하나니, 왜냐 하면 만일 부처가 마땅히 지옥에 떨어지리라고 수기하였는데, 떨어지지 아니한다면 옳지 아니하니라. 성문이나 연각에게 수기한 것은 두 가지가 있으니, 허망하기도 하고 진실하기도 하니라.

 

저 목건련이 마가다국에 있으면서,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기를 '이제부터 이레 뒤에 비가 오리라' 하였으나 비는 오지 아니하였고, 또 새끼 밴 암소가 마땅히 흰 송아지를 낳을 것이라고 예언하였으나 새끼를 낳고 보니 얼룩송아지였으며, 아들을 낳으리라 수기하던 것이 나중에 딸을 낳았느니라.

 

선남자여, 선성 비구는 항상 한량없는 중생들에게 선전하기를, '온갖 것이 선과 악의 과보가 없다' 하였으니, 그 때에 영원히 모든 선근이 끊어져서 나아가 털끝만치도 없어졌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오래전부터 선성 비구가 선근이 끊어질 줄을 알았지만 그래도 20년이 되도록 함께 있으면서 기르고 행을 닦게 하였느니라. 내가 만일 멀리 버리고 곁에 있지 못하게 하였더라면, 이 사람이 한량없는 중생으로 하여금 나쁜 업을 짓게 하였을 것이니, 이것을 이름 하여 여래의 다섯째 아는 힘이라 하느니라."

 

"세존이시여, 일천제들은 무슨 인연으로 선한 법이 없나이까?"

 

"선남자여, 일천제들은 선근을 끊어 버린 탓이니라. 중생들이 모두 믿는 등의 5근(根)이 있건만 일천제들은 영원히 끊어 버렸느니라. 그러므로 개미 새끼를 죽여도 살생한 죄를 얻지만 일천제를 죽인 것은 살생한 죄가 없다고 하느니라."

 

"세존이시여, 일천제는 마침내 선한 법이 없을 것이므로 그래서 일천제라 이름하나이까?" "그러하니라."

 

"세존이시여, 모든 중생이 세 가지 선이 있사오니, 과거의 선, 미래의 선, 현재의 선입니다. 일천제들도 미래의 선은 끊지 못할 것이온데, 어찌하여 모든 선한 법을 끊었으므로 일천제라 한다고 하겠습니까?"

 

"선남자여, 끊는 것에 두 가지가 있으니, 하나는 현재에 멸함이요, 둘은 현재가 미래를 장애함이니라. 일천제들은 이 두 가지 끊는 일을 갖추었으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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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내가 모든 선근을 끊었다고 말하였느니라.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똥구덩이에 빠졌을 적에 한 터럭 끝이 채 빠지지 아니하였으면, 비록 한 터럭 끝이 빠지지 아니하였더라도 한 터럭 끝만으로는 전신을 끌어낼 수 없나니, 일천제들도 그와 같아서 비록 미래세에 선근이 있을지라도 지옥의 고통을 구할 수가 없으며, 미래의 세상에서 구할 수가 있다 하더라도, 현재의 세상에서는 어찌할 수 없나니, 그러므로 구제하지 못한다 이름하느니라.

 

불성(佛性)의 인연으로는 구할 수 있지만 불성은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고 현재도 아니니, 그러므로 불성은 끊을 수 없거니와, 썩은 종자는 싹이 날 수 없나니, 일천제들도 그와 같으니라."

 

"세존이시여, 일천제들이 불성을 끊지 않았다면 불성도 선이온데 어찌하여 온갖 선을 끊었다 하겠습니까?"

 

"선남자여, 모든 중생이 현재의 세상에서 불성이 있는 이는 일천제라고 이름하지 아니하나니, 세간에 있는 중생의 나라는 성품과 같으려니와, 불성은 항상한 것이므로 3세에 간섭되지 않나니, 만일 3세에 간섭되면 무상하다 할 것이며, 불성은 미래에 볼 수 있으므로, 중생들이 모두 불성이 있다고 하는 것이요, 이런 뜻으로 10주(主) 보살이 구족하게 장엄하고야 조금 보게 되느니라."

 

가섭보살이 또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불성은 항상함이 허공과 같거늘 무슨 연고로 여래께서 미래를 말씀하시나이까? 여래께서 일천제들이 선한 법이 없다 하시오면, 일천제들인들 함께 공부하는 이나 스승을 같이한 이[同師]나 부모와 친족과 처자에 대하여 어찌 사랑하는 마음을 내지 아니하오리까? 만일 사랑하는 마음을 낸다면, 어찌 선이 아니오리까?"

 

"장하고 장하다. 선남자여, 잘 물었도다. 불성은 허공과 같아서 과거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고 현재도 아니다. 모든 중생은 세 가지 몸이 있으니 과거와 미래와 현재며, 중생들은 미래에 청정한 몸을 구족히 장엄하여 불성을 보게 될 것이므로, 불성이 미래라고 내가 말하였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중생을 위하여 어떤 때에는 인을 과라고 말하였고, 어떤 때에는 과를 인이라고 말하였나니, 그러므로 경전에서 목숨을 먹음[食]이라고 말하였고, 빛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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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을 닿음[觸]이라 말하였으며, 미래의 몸이 깨끗하므로, 불성이라 말하였느니라."

 

"세존이시여, 부처님의 말씀과 같이 뜻이 그렇다면 어찌하여 모든 중생이 모두 불성이 있다고 말하나이까?"

 

"선남자여, 중생의 불성이 현재에는 비록 없으나, 없다고 말하지 못할 것이, 마치 허공의 성품이 비록 현재함이 없으나, 없다고 말하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라. 모든 중생은 비록 무상하지만 불성은 항상 머물러 변함이 없으므로, 내가 이 경에서 말하기를 '중생의 불성이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님이, 마치 허공이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님과 같다'고 하였느니라. 만일 허공이 안과 밖이 있다면 허공을 말하여 하나다, 항상하다 할 수 없고, 또한 온갖 곳에 있다고도 말할 수 없지만 허공이 비록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니나 모든 중생들이 모두 가지고 있나니, 중생의 불성도 그와 같으니라.

 

그대가 말하는 바와 같이 일천제들도 선한 법이 있다고 함은 뜻이 그렇지 아니하니, 왜냐 하면 일천제들에게 만일 몸으로 짓는 업, 입으로 짓는 업, 마음으로 짓는 업, 취하는 업, 구하는 업, 베푸는 업, 아는 업이 있다면, 이런 업은 모두 삿된 업이니, 왜냐 하면 인과를 구하지 않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마치 가리륵(呵梨勒) 열매는 뿌리 · 줄기 · 가지 · 잎 · 꽃 · 열매가 모두 쓴 것과 같이 일천제의 업도 그와 같으니라.

 

선남자여, 여래는 모든 근(根)을 아는 힘을 구족하였으므로, 중생들의 상근 · 중근 · 하근을 잘 분별하여, 이 사람은 하근을 변화시켜 중근이 될 것을 알고, 이 사람은 중근을 변화시켜 상근이 될 것을 알고, 이 사람은 중근을 변화시켜 하근이 될 것을 아느니라. 그러므로 중생들의 근성은 결정이 없는 줄을 알 것이니, 결정이 없는 연고로 혹 선근을 끊더라도 다시 나거니와, 만일 중생들의 근성이 결정되었다면, 마침내 먼저 끊으면 다시 나지 못할 것이며, 또 일천제들이 지옥에 떨어져서 수명이 한 겁이라고 말하지 못할 것이니라.

 

선남자여, 그러므로 여래가 말하기를 모든 법이 일정한 모양이 없다고 말하느니라."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모든 근성을 아시는 힘을 구족하여 선성이 선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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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을 줄을 아셨다면, 무슨 인연으로 그의 출가를 허락하셨나이까?"

 

"선남자여, 내가 예전에 처음 출가하였을 때에, 동생 난타와 사촌 동생 아난과 제바달다와 아들 라후라와 이런 무리들이, 모두 나를 따라 출가하여 도를 닦았는데, 내가 선성의 출가를 허락하지 아니하면, 그가 마땅히 왕위(王位)를 이을 것이요, 그래서 그 자재한 권력으로 불법을 파괴하였을 것이니라. 그런 인연으로 그가 출가하여 수도함을 허락하였느니라.

 

선남자여, 선성 비구가 출가하지 않았더라도, 선근을 끊어서 한량없는 겁에 아무 이익도 없을 것이지만, 지금 출가하여 선근을 끊었으나, 능히 계율을 받아 가졌고, 유덕한 장로와 어른에게 공양하고 공경하였으며, 초선으로부터 4선까지 닦았으니, 이것은 선한 일이라 이름하며, 이런 선한 인으로는 선한 법이 생길 것이요, 선한 법이 생기면 도를 닦을 것이요, 도를 닦으면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니라. 그러므로 내가 선성의 출가를 허락하였느니라.

 

선남자여, 만일 내가 선성 비구가 출가하여 계를 받음을 허락하지 않았으면, 나를 일컬어 여래는 10력을 갖추었다고 하지 아니하리라.

 

선남자여, 부처님께서는 중생이 선한 법과 선하지 못한 법을 구족한 것을 관찰하며, 이 사람이 비록 두 가지 법을 구족하였더라도, 오래지 않아서 모든 선근을 끊고 선하지 못한 근을 갖출 것이니, 왜냐 하면 이러한 중생은 선지식을 친하지 아니하고 바른 법을 듣지 아니하고 잘 생각하지 아니하고, 법답게 행하지 아니하나니, 이런 인연으로 선근을 끊고 선하지 못한 근을 구족하느니라. 선남자여, 여래는 또 이 사람이 현세나 미래세에 젊었을 때에나 장년일 때에나 늙었을 때에, 선지식을 친근하고 바른 법인 고 · 집 · 멸 · 도를 들을 것이요, 그 때에는 선근이 도로 생길 줄을 아느니라.

 

선남자여, 마치 마을에서 멀지 않은 곳에 샘이 있는데, 맛이 좋고 여덟 가지 공덕을 갖추었다. 어떤 사람이 목이 말라서 샘이 있는 데로 가려 하면, 곁에 있던 지혜 있는 사람은 이 목마른 사람이 샘이 있는 데로 갈 줄을 아나니, 왜냐 하면 다른 길이 없는 까닭이니라. 여래 세존이 중생들을 관찰함도 그와 같으므로, 여래를 이름하여 모든 근성을 아는 힘을 구족하였다 하느니라."

 

이 때에 세존께서 땅의 흙을 조금 집어서 손톱 위에 두고 가섭보살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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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흙이 많으냐, 시방 세계에 있는 땅의 흙이 많으냐?"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손톱 위에 있는 흙은 시방에 있는 흙에 비교할 수 없나이다."

 

"선남자여, 어떤 사람이 이 몸을 버리고 도로 사람의 몸을 받으며, 3악도의 몸을 버리고 사람의 몸을 받으며, 여러 근이 온전하여 나라의 중앙에 나며, 바른 신심을 갖추어 도를 닦으며, 도를 닦아서는 해탈을 얻으며, 해탈을 얻어서 열반에 드는 것은 손톱 위에 있는 흙과 같고,

 

사람의 몸을 버리고 3악도의 몸을 받으며, 3악도의 몸을 버리고 도로 3악도의 몸을 받으며, 모든 근이 갖추어지지 않아 변방에 태어나며, 삿된 소견을 믿고 삿된 소견을 닦으며, 해탈의 항상하고 즐거운 열반을 얻지 못함은, 시방세계에 있는 흙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계율을 보호하여 가지고 정근하여 게으르지 아니하며, 4중죄(重罪)을 범하지 않고, 5역죄(逆罪)를 짓지 아니하며, 승가의 물건을 쓰지 않고, 일천제를 짓지 아니하며, 선근을 끊지 않고, 이러한 열반경을 믿는 이는 손톱 위에 있는 흙과 같고,

 

계율을 깨뜨리고 게으르며, 4중죄를 범하고, 5역죄를 지으며, 승가의 물건을 사용하고, 일천제를 지으며 선근을 끊고 이 경전을 믿지 않는 이는 시방세계에 있는 흙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여래는 이렇게 중생들의 상근 · 중근 · 하근을 잘 아는 연고로, 부처님을 일컬어 모든 근성을 아는 힘을 갖추었다 하느니라."

 

가섭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근성을 아시는 힘을 갖추셨으므로 모든 중생들의 상근 · 중근 · 하근의 영리하고 둔한 차별을 아시며, 현재의 중생들의 근성도 아시고, 미래의 중생들의 근성도 아시나이다. 이런 중생들이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 이러한 말을 할 것입니다.

 

여래는 필경에 열반에 든다 혹은 필경에 열반에 들지 않는다 말하며, 혹은 내가 있다 하고 혹은 내가 없다고 말하며, 혹은 중음(中陰)이 있다 하고 혹은 중음이 없다고 말하며, 혹은 물러감이 있다 하고 혹은 물러감이 없다고 말하며, 혹은 여래의 몸이 함이 있다[有爲] 하고 혹은 여래의 몸이 함이 없다 말하며, 혹은 12인연이 함이 있는 법이라 하고 혹은 12인연이 함이 없는 법이라 말하며, 혹은 마음이 항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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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하고 혹은 마음이 무상하다 말하며, 혹은 5욕락을 받음이 성인의 도에 장애된다 하고 혹은 장애되지 않는다 말하며, 혹은 세제일법(世第一法)이 오직 욕계라 하고 혹은 3계라 말하며, 혹은 보시가 뜻으로 짓는 업이라 하고 혹은 5음으로 짓는다 하며, 혹은 세 가지 함이 없음[三無爲]이 있다 하고 혹은 세 가지 함이 없음이 없다고 말할 것이옵니다.

 

또 혹은 짓는 색[造色]이 있다 하고 혹은 지음 없는 색이 없다고 말하며, 혹은 심수법(心數法)이 있다 하고 혹은 짓는 색이 없다 말하며, 혹은 지음 없는 색[無作色]이 있다 하고 혹은 심수법이 없다고 말하며, 혹은 다섯 가지 유(有)가 있다 하고 혹은 여섯 가지 유가 있다고 말하며, 혹은 8계재법(戒齋法) · 우바새계(優婆塞戒)를 구족하게 받는다 하고 혹은 구족하게 받지 않는다 말하며, 혹은 비구가 4죄를 범하고도 비구계가 있다 하고 혹은 있지 않다 말하며, 혹은 수다원과 사다함과 아나함과 아라한이 모두 부처님 도를 얻는다 하고 혹은 얻지 못한다 말하며, 혹은 불성이 중생에게 즉(卽)하여 있다 하고 혹은 불성이 중생을 여의고 있다 말하며, 혹은 4중죄를 범하고 5역죄를 지은 일천제들에게 불성이 있다 하고 혹은 없다고 말하며, 혹은 시방의 부처님이 있다 하고 혹은 시방의 부처님이 없다고 말할 것이옵니다.

 

만일 여래께서 근성을 아는 힘을 구족히 성취하셨으면, 어찌하여 오늘에 결정하여 말씀하지 않으시나이까?"

 

부처님께서 가섭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이런 이치는 안식(眼識)으로 알 것도 아니고, 나아가 의식(意識)으로 알 것도 아니고 지혜로 알 것이니라. 만일 지혜가 있는 이면, 나도 그 사람에게 두 가지 말을 하지 아니하고 그도 내가 두 가지 말을 하지 않는다 할 것이건만 지혜가 없는 이에게는 결정되지 않은 말을 하고 그 지혜 없는 사람도 내가 결정되지 않은 말을 한다고 하느니라.

 

선남자여, 여래가 가지는 모든 선행(善行)은 모두 중생들을 조복하기 위한 것이니라. 마치 의원에게 있는 방문이 모두 온갖 병을 다스리기 위함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여래 세존은 국토를 위하는 까닭이며, 시절을 위하는 까닭이며, 남을 위하여 말하는 까닭이며, 다른 사람을 위하는 까닭이며, 여러 근기를 위하는 까닭으로, 한 법 중에 두 가지 말을 하며, 한 이름에 한량없는 이름을 말하며,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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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뜻에 한량없는 이름을 말하며, 한량없는 뜻에 한량없는 이름을 말하느니라.

 

어떤 것을 한 이름에 한량없는 이름을 말한 것이라 하는가. 마치 열반을 열반이라고도 이름하고, 무생(無生)이라고도 하고, 무출(無出)이라 하고, 무작(無作)이라 하고, 무위(無爲)라 하고, 귀의라 하고, 굴택(窟宅)이라 하고, 해탈이라 하고, 광명이라 하고, 등명(燈明)이라 하고, 저 언덕[彼岸]이라 하고, 두려움 없다[無畏] 하고, 물러감이 없다[無退] 하고, 편안한 곳이라 하고, 적정(寂靜)이라 하고, 모양 없다[無相] 하고, 둘이 없다[無 二] 하고, 한 가지 행이라 하고, 청량(淸凉)이라 하고, 어둠 없다 하고, 걸림없다 하고, 다툼 없다 하고, 흐리지 않다 하고, 넓고 크다 하고, 감로라 하고, 길상이라 하는 것과 같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한 가지 이름에 한량없는 이름을 지은 것이라고 하느니라.

 

어떤 것을 말하여 한 가지 뜻에 한량없는 이름을 말한 것이라 하는가. 마치 제석(帝釋)을 제석(帝釋)이라고도 이름하고, 교시가(憍尸迦)라고도 하고, 바차바(婆蹉婆)라 하고, 부란타라(富蘭陀羅)라 하고, 마가바(摩佉婆)라 하고, 인다라(因陀羅)라 하고, 천안(千眼)이라 하고, 사지부(舍脂夫)라 하고, 금강이라 하고, 보정(寶頂)이라 하고, 보당(寶幢)이라 하는 것과 같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한 가지 뜻에 한량없는 이름을 말한 것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말하여 한량없는 뜻에 한량없는 이름을 말한 것이라 하는가. 마치 부처님 여래를 여래라 이름하니 뜻이 다르고 이름이 다르며, 아라가(阿羅呵)라 이름하니 뜻이 다르고 이름이 다르며, 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라 이름하니 뜻이 다르고 이름이 다르며, 뱃사공[船師]이라 하고, 도사(導師)라 하고, 정각(正覺)이라 하고, 명행족(明行足)이라 하고, 대사자왕(大師子王)이라 하고, 사문이라 하고, 바라문이라 하고, 적정이라 하고, 시주(施主)라 하고, 저 언덕에 이르렀다[到彼岸] 하고, 대의왕(大醫王)이라 하고, 대상왕(大象王)이라 하고, 대용왕이라 하고, 시안(施眼)이라 하고, 대역사(大力士)라 하고, 대무외(大無畏)라 하고, 보배더미[寶聚]라 하고, 장사꾼의 우두머리[商主]라 하고, 해탈을 얻었다 하고, 대장부라 하고, 천인사(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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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師)라 하고, 대분타리(大分陀利)라 하고, 홀로이고 짝할 이 없다[獨無等侶] 하고, 큰 복밭[大福田]이라 하고, 큰 지혜 바다라 하고, 모양이 없다 하고, 여덟 가지 지혜를 구족하였다 하는 것과 같나니, 이런 것들이 뜻이 다르고 이름이 다른 것이니라.

 

선남자여, 이런 것을 이름하여 한량없는 뜻에 한량없는 이름을 말한 것이라 하느니라.

 

또 한 가지 뜻에 한량없는 이름을 말한 것이 있으니, 이른바 음(陰)을 음(蔭)이라고도 이름하고, 전도(顚倒)라고도 하고, 제(諦)라 하고, 4념처(念處)라 하고, 4식(食)이라 하고, 4식주처(識住處)라 하고, 유가 된다[爲有] 하고, 도가 된다[爲道] 하고, 때가 된다[爲時] 하고, 중생이라 하고, 세가 된다[爲世] 하고, 제일의(第一義)라 하고, 3수(修)라고도 하니, 몸과 계율과 마음이요, 인과(因果)라 하고, 번뇌라 하고, 해탈이라 하고, 12인연이라 하고, 성문 · 벽지불이라 하고, 지옥 · 아귀 · 축생 · 인간 · 천(天)이라 하고, 과거 · 현재 · 미래라 이름하나니, 이것이 한 가지 뜻에 한량없는 이름을 말한 것이니라.

 

선남자여, 여래 세존이 중생을 위하여서 자세한 가운데 간략하게 말하고 간략한 가운데 자세하게 말하며, 제일의제(第一義諦)를 세제(世諦)로 말하고, 세제법(世諦法)을 제일의제로 말하느니라.

 

어떤 것을 이름하여 자세한 가운데 간략하게 말한 것이라 하는가. 비구에게 말하기를, '내가 지금 12인연을 연설하노니 무엇을 12인연이라 하는가, 이른바 인(因)과 과(果)니라' 한 것과 같은 것이니라.

 

어떤 것을 간략한 가운데 자세하게 말한 것이라 하는가. 비구에게 말하기를, '내가 지금 고 · 집 · 멸 · 도를 연설하노니, 고라 함은 한량없는 고통을 이름이요, 집이라 함은 한량없는 번뇌를 이름이요, 멸이라 함은 한량없는 해탈을 이름이요, 도라 함은 한량없는 방편을 이름이니라' 한 것과 같은 것이니라.

 

어떤 것을 이름하여 제일의제를 세제로 말한 것이라 하는가. 비구에게 말하기를, '나의 지금 이 몸에 늙음과 병듦과 죽음이 있느니라' 한 것과 같은 것이니라. 어떤 것을 이름하여 세제를 제일의제로 말한 것이라 하는가. 교진여(憍陳如)에게 말하기를 '네가 법을 얻었으므로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라 이름하느니라' 한 것과 같은 것이니라. 이렇게 사람을 따르고 뜻을 따르고 시기를 따르므로, 여래를 이름하여 모든 근성을 아

 

                                                                                                                     [749 / 10007] 쪽

는 힘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여, 내가 만일 이러한 이치에 대하여 일정한 말을 하였으면, 나를 일컬어서 여래는 근성을 아는 힘을 구족하였다 하지 아니하리라.

 

선남자여, 지혜 있는 사람은 코끼리에게 싣는 것을 나귀로는 감당할 수 없는 줄을 아나니, 모든 중생이 행하는 것이 한량이 없으므로, 여래가 가지가지 한량없는 법을 말하느니라. 왜냐 하면 중생들이 번뇌가 많은 까닭이니라.

 

만일 여래가 한 가지 행만을 말하였으면, 여래는 모든 근성을 아는 힘을 구족하게 성취하였다 이름하지 않았을 것이니라. 그런 까닭으로 내가 다른 경전에서 말하기를 '다섯 가지 중생에게 다섯 가지 법을 말하는 것이 마땅치 않다' 하였으니, 믿지 않는 이에게 바르게 믿음을 찬탄하지 말 것이며, 계율을 훼방하는 이에게 계행 가짐을 찬탄하지 말 것이며, 간탐하는 이에게 보시를 찬탄하지 말 것이며, 게으른 이에게 많이 기억함을 찬탄하지 말 것이며, 어리석은 이에게 지혜를 찬탄하지 말 것이니라.

 

왜냐 하면 지혜 있는 이로서 다섯 종류의 사람을 위하여 이 다섯 가지를 말한다면, 말하는 이는 근성을 아는 힘을 구족하지 못하였고, 또 중생을 가엾이 여긴다고 이름하지 못할 것을 알아야 하느니라.

 

그 까닭을 말하면 이 다섯 종류의 사람이 이런 것을 듣고는 믿지 않는 마음과 나쁜 마음과 성내는 마음을 낼 것이요, 이 인연으로 한량없는 세상에서 괴로운 과보를 받을 것이므로, 중생을 가엾이 여긴다거나 근성을 아는 힘을 갖추었다고 이름하지 못하느니라.

 

그러므로 내가 먼저 다른 경전에서 사리불에게 말하기를 '조심하여 영리한 사람에게 법을 자세하게 말하지 말며, 둔한 사람에게 법을 간략하게 말하지 말라' 하였더니, 사리불이 말하되, '저는 가엾이 여겨서 말하는 것이요, 선근을 아는 힘을 갖추어서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하였느니라.

 

선남자여, 법을 자세하게도 말하고 간략하게도 말하는 것은 부처의 경계이고, 성문이나 연각으로서 알 바가 아니니라.

 

선남자여, 그대가 말하기를,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 여러 제자들이 제각기 다른 말을 하리라' 한 것은, 이 사람들은 모두 뒤바뀐 인연으로 바른 견해를 얻지 못한 것이니,

 

그러므로 스스로 이롭게 하거나 다른 이를 이롭게 하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여, 이런 중생들은 한 가지 성품, 한 가지 행, 한

 

                                                                                                                      [750 / 10007] 쪽

가지 근성, 한 가지 국토, 한 가지 선지식만이 아니니라.

 

그러므로 여래는 저들을 위하여 가지가지로 법을 말하는 것이니, 이런 인연으로 시방 3세의 부처님 여래들이 중생을 위하여서 12부경을 연설하여 보였느니라.

 

선남자여, 여래가 이 12부경을 말한 것은 스스로에게 이롭게 하려 한 것이 아니요, 다른 이들을 이롭게 하려 한 것이니, 그러므로 여래의 다섯째 힘을 일컬어 아는 힘[解力]이라 하느니라.

 

이 두 가지 힘으로 말미암아 여래가, 이 사람은 현재에 선근을 끊으며, 이 사람은 후세에 선근을 끊을 것이며, 이 사람은 현재에 해탈을 얻고, 이 사람은 후세에 해탈을 얻을 것을 잘 아나니, 그러므로 여래를 이름하여 위없는 힘을 가진 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여, 만일 말하기를 여래가 필경에 열반한다 필경에 열반하지 않는다 하면, 이 사람은 여래의 뜻을 알지 못하므로 이렇게 말하는 것이니라.

 

선남자여, 이 향산(香山) 가운데 5만 3천의 신선이 있는데, 모두 과거의 가섭불 계신 데서 공덕을 닦았으나, 아직 정도(正道)를 얻지 못하고 부처님을 친근하여 바른 법을 듣지 못하였느니라.

 

여래가 이런 사람들을 위하여서 아난에게 말하기를, '석 달을 지내고는 내가 열반에 들리라' 하였더니, 천인들이 듣고 그 소리가 점점 퍼져서 나아가 향산에 이르니, 선인들이 듣고는 후회하는 마음을 내어 말하기를, '어째서 우리들이 사람으로 태어나서도 부처님께 친근하지 못하였는가. 부처님 여래께서 세상에 나시기 어려움이 우담화(優曇花)와 같다 하였으니, 우리들은 지금 세존께서 계신 데 가서 바른 법을 들어야 하리라' 하였느니라.

 

선남자여, 그 때에 5만 3천 신선들이 나에게 오거늘, 나는 그들을 위하여 적당하게 법을 말하기를 '여러 대사들이여, 색은 무상한 것이니, 왜냐 하면 색의 인연은 무상한 연고니라. 무상한 인연으로 생긴 색이 어떻게 항상하겠는가. 나아가 식도 그러하니라' 하였더니, 그 때에 신선들은 이 법문을 듣고 즉시에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었느니라.

 

선남자여, 구시나갈(拘尸那竭)에 30만 역사가 있는데, 매인 데가 없고, 교만과 색신(色身)과 힘과 수명과 재물을 믿으며, 미치고 취한 생각이 마음을 어지럽게 하였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 역사들을 조복하기 위하여 목련에게 '너는 마땅히 모든 역사들을 조복하라' 하였더니, 목련이 나의 가르침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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