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국사(普照國師,지눌,僧)

진심의 공을 시험(眞心驗功)

근와(槿瓦) 2016. 1. 8. 00:34

진심의 공을 시험(眞心驗功)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질문) 진심이 앞에 나타날 때 그 진심이 성숙하여 결점이 없음을 어떻게 아는가?

(대답) 도를 배우는 사람이 진심이 앞에 나타났을 때, 아직 습기를 버리지 못해 전에 익힌 경계를 만나면 따르는 생각을 잃는 수가 있다. 소를 기를 때 길을 잘 들여 이끄는대로 따를지라도 채찍과 고삐를 놓지 않는다. 마음이 유순하고 걸음이 평온하여 곡식밭에 몰고 들어갈지라도 곡식을 상하게 않게 되어야 비로소 고삐를 놓는 것과 같다. 그런 경지에 이르러서는 목동의 채찍과 고삐를 쓰지 않더라도 자연히 곡식을 해치지 않을 것이다.

 

도인이 진심을 얻은 뒤에는 먼저 공을 들여 보양하여 큰 힘이 있어야 비로소 중생을 이롭게 할 수 있다. 그 진심을 시험할 때 먼저 평소에 미워했거나 사랑했던 대상을 면전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여전히 사랑하거나 미워하는 마음이 일어나면 도의 마음이 아직도 익지 못한 것이고,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으면 그것은 도의 마음이 익은 것이다. 그러나 그와 같이 성숙했더라도 그것은 아직도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마음이 저절로 일어나지 않은 것은 못된다.

 

또다시 마음을 시험한다.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대상을 직접 만났을 때 유달리 미워하거나 사랑하는 마음을 일으켜 그 경계를 취하게 할지라도 그런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 마음은 걸림이 없어 밭가에 놓아둔 흰소가 곡식을 해치지 않는 것과 같다.

 

예전에 부처를 꾸짖고 조사를 꾸짖는 사람들은 이 마음과 서로 통했는데, 요즘에 보면 종문(宗門)에 첫발을 내딛은 사람들이 도의 멀고 가까움도 모르면서 부처를 꾸짖고 조사를 꾸짖기만을 배우니 잘못된 짓이다.

 

 

출전 : 밖에서 찾지 말라(진심직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