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

694-23-화엄-81

근와(槿瓦) 2015. 12. 6. 18:57

694-23-화엄-81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685 / 2062] 쪽

넓은 법계 가운데서

삼세의 대도사 이루려니와

오는 세월이 끝나도록

모든 부처님 세계에 두루 다녀도

이렇게 묘한 법 구하잖으면

언제나 보리를 이룰 수 없네.

중생들 끝없는 옛적부터

나고 죽는 데 오래 헤매고

진실한 법 알지 못하매

부처님 일부러 출현하시네.

모든 법 깨뜨릴 수 없고

깨뜨릴 사람도 없어

자재하신 큰 광명

세간에 널리 보이네.

 

25. 십회향품(十廻向品) [1]

1) 부처님의 가지(加持)

 

그 때 금강당보살이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보살지광(菩薩智光)삼매에 들어갔다.

 

이 삼매에 든 뒤에 시방으로 각각 십만 세계의 티끌 수 같은 부처님이 계시니, 명호는 다같이 금강당(金剛幢)이며 그 앞에 나타나서 함께 칭찬하셨다.

“장하고 장하다, 선남자여. 그대가 능히 이 보살지광삼매에 들었도다. 선

 

                                                                                                                     [686 / 2062] 쪽

남자여, 이것은 시방으로 각각 십만 부처 세계의 티끌 수 부처님들이 신력으로 그대에게 가피하려는 것이며, 또한 비로자나여래의 지난 세상의 서원의 힘과 위신의 힘이며, 또 그대의 지혜가 청정한 연고며, 모든 보살의 선근이 더욱 승한 연고로, 그대로 하여금 이 삼매에 들어서 법을 연설케 하려는 것이니, 보살들로 하여금 청정하고 두려움 없음을 얻게 하려는 연고며, 걸림없는 변재를 갖추게 하려는 연고며, 걸림없는 지혜의 자리에 들어가게 하려는 연고며, 온갖 지혜라는 큰 마음에 머물게 하려는 연고며, 다함 없는 선근을 성취하려는 연고며, 걸림없는 선한 법[白法]을 만족케 하려는 연고며, 넓은 문인 법계에 들게 하려는 연고며, 모든 부처님의 신력을 나타내는 연고며 지난 시절을 생각하는 지혜가 끊어지지 않게 하려는 연고며, 모든 부처님께서 여러 근을 보호하심을 얻으려는 연고니라.

 

한량없는 문으로 여러 가지 법을 연설케 하려는 연고며, 듣고는 다 알아서 받아 지니고 잊지 않게 하려는 연고며, 보살들의 모든 선근을 거두어들이려는 연고며, 세상을 뛰어나는 도를 이루게 하려는 연고며, 온갖 지혜의 지혜를 끊지 않으려는 연고며, 큰 서원을 개발(開發)하려는 연고며, 진실한 이치를 해석하려는 연고며, 모든 부처님의 평등한 선근을 닦게 하려는 연고며, 일체 여래의 종성을 두호하려는 연고니, 이른바 보살의 열 가지 회향을 연설하려는 것이니라.

 

불자여, 그대는 마땅히 부처님 위신의 힘을 받들어 이 법을 연설할 것이니, 부처님의 호념을 얻은 연고며, 부처의 가문에 편안히 머문 연고며, 출세간하는 공덕을 더하는 연고며, 다라니의 광명을 얻은 연고며, 장애 없는 불법에 들어간 연고며, 큰 광명으로 법계를 널리 비추는 연고며, 허물 없는 깨끗한 법을 모은 연고며, 광대한 지혜의 경계에 머문 연고며, 장애 없는 법의 광명을 얻은 연고니라.”

 

이 때 여러 부처님께서 금강당보살에게 한량없는 지혜를 주고, 걸림없는 변재를 주고, 글귀와 뜻을 분별하는 좋은 방편을 주고, 걸림없는 법의 광명을 주고, 여래의 평등한 몸을 주고, 한량없이 차별한 깨끗한 음성을 주고, 보살의 부사의하게 잘 관찰하는 삼매를 주고, 파괴할 수 없는 모든 선근으로 회향하는 지혜를 주고, 모든 법을 관찰하여 성취하는 공교한 방편을 주고,

 

                                                                                                                       [687 / 2062] 쪽

모든 곳에서 온갖 법을 연설하는 끊임없는 변재를 주었으니, 그것은 이 삼매에 들어간 선근인 때문이다.

 

그 때 여러 부처님은 각각 오른손으로 금강당보살의 정수리를 만지시니, 금강당보살이 정수리 만짐을 받고는 곧 선정으로부터 일어나서 모든 보살에게 말하였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의 부사의한 큰 서원이 법계에 충만하며 일체 중생을 널리 구호하나니, 이른바 과거 · 미래 · 현재의 모든 부처님의 회향을 닦아 배우는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의 회향이 몇 가지가 있는가.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의 회향이 열 가지가 있나니, 삼세의 부처님들이 함께 연설하십니다.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하나는 일체 중생을 구호하면서도 중생이라는 상(相)을 여의는 회향이요, 둘은 깨뜨릴 수 없는 회향이요, 셋은 모든 부처님과 평등한 회향이요, 넷은 온갖 곳에 이르는 회향이요, 다섯은 다함이 없는 공덕장 회향이요, 여섯은 일체 평등한 선근에 들어가는 회향이요, 일곱은 일체 중생을 평등하게 따라주는 회향이요, 여덟은 진여의 모양인 회향이요, 아홉은 속박도 없고 집착도 없는 해탈 회향이요, 열은 법계에 들어가는 무량한 회향입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열 가지 회향이라 하나니, 과거 · 미래 · 현재의 부처님들이 이미 말씀하셨고, 장차 말씀하시고, 지금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2) 제1회향

 

“불자들이여, 무엇을 보살마하살의 일체 중생을 구호하면서도 중생이라는 상을 여의는 회향이라 하는가.

 

불자들이여, 이 보살마하살이 단(檀)바라밀을 행하고, 시(尸)바라밀을 청정히 하고, 찬제(提)바라밀을 닦고, 정진(精進)바라밀을 일으키고, 선(禪)바라밀에 들어가고, 반야(般若)바라밀에 머무르며, 대자 · 대비 · 대희(大喜) · 대사(大捨)로 이러한 무량 선근을 닦으며, 선근을 닦을 때에 이렇

 

                                                                                                                                                               [688 / 2062] 쪽

게 생각합니다.

 

'이 선근으로 일체 중생을 두루 이익케 하여 모두 청정케 하며, 필경에는 지옥 · 아귀 · 축생 · 염라왕 등의 한량없는 고통을 길이길이 여의게 하여지이다.'

 

보살마하살이 선근을 심을 적에, 자기의 선근으로 이렇게 회향합니다.

 

'내가 마땅히 일체 중생의 집이 되리니 모든 괴로운 일을 면케 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의 구호가 되리니 모든 번뇌에서 해탈케 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의 귀의할 데가 되리니 모든 공포를 여의게 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의 나아갈 데가 되리니 온갖 지혜에 이르게 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의 안락처가 되리니 구경의 편안할 곳을 얻게 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의 광명이 되리니 지혜의 빛을 얻어 어리석은 어둠을 멸하게 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의 횃불이 되리니 모든 무명의 암흑을 깨뜨리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의 등불이 되리니 끝까지 청정한 곳에 머물게 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의 길잡이가 되리니 그들을 진실한 법에 들게 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의 대도사(大導師)가 되리니 걸림없는 큰 지혜를 주려는 연고니라.'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모든 선근으로 이렇게 회향하여 일체 중생을 평등하게 이익 주며, 모두 온갖 지혜를 얻게 합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친구 아닌 이를 수호하고 회향하되 친구와 다름이 없게 하나니, 무슨 까닭인가. 보살마하살이 일체 법이 평등한 성품에 들어간 연고로, 중생에게 잠깐도 친구가 아니란 생각을 내지 아니하며, 설사 어떤 중생이 보살에게 해치려는 마음을 일으키더라도 보살은 자비한 눈으로 보고 성내지 아니하며, 중생들의 선지식이 되어 바른 법을 연설하여 닦아 익히게 하기 때문입니다.

 

마치 큰 바다는 어떠한 독한 것으로도 변하게 할 수 없는 것과 같이 보살도 그러하여, 어리석고 지혜 없고 은혜를 모르고 심술 궂고 완악하고 교만하여 잘난 체하고 마음이 캄캄하여 선한 법을 알지 못하는 그런 종류의 나쁜 중생들이 갖가지로 못견디게 굴더라도 능히 움직이지 못합니다.

 

마치 일천자(日天子)가 세간에 나타날 적에 소경들이 보지 못한다고 해서 숨어버리지 아니하며, 또 건달바성이나 아수라의 손이나 염부제의 나무

 

                                                                                                                       [689 / 2062] 쪽

나 높은 바위나 깊은 골짜기나, 티끌 · 안개 · 연기 · 구름 따위가 가린다고 해서 숨어버리지 아니하며, 또 시절이 변천한대서 숨고 나타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큰 복덕이 있고, 마음이 깊고 넓으며, 바른 생각으로 관찰하여 물러나지 않고, 공덕과 지혜에 끝까지 이르며, 높고 훌륭한 법에 뜻을 두어 구하며, 법의 광명이 두루 비치어 온갖 이치를 보며, 모든 법문에 지혜가 자재하여 항상 일체 중생을 이익하려고 선법을 닦으며, 실수하여서도 중생을 버리려는 마음을 내지 아니합니다.

 

중생들의 성품이 추악하고 소견이 잘못 들고 성 잘 내고 흐리어 조복하기 어렵다 하여, 문득 버리고 회향하는 일을 닦지 않는 것이 아니니, 보살은 오직 큰 원력의 옷으로 스스로 장엄하여 중생을 구호하고 잠깐도 퇴전하지 아니하며, 중생들이 은혜 갚을 줄을 모른다 하여 보살의 행에서 퇴전하여 보살의 도를 버리지 아니하며, 어리석은 범부들과 한 곳에 있다 하여 모든 진실한 선근을 버리지 아니하고, 중생들이 허물을 자주 일으키매 참을 수 없다 하여 그들에게 싫증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왜냐 하면 마치 해가 한 가지 일만을 위하여 세간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한 중생만을 위하여 선근을 닦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는 것이 아니고, 일체 중생을 널리 구호하기 위하여 선근을 닦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한 부처님 세계만을 깨끗이 하려거나, 한 부처님만을 믿으려거나, 한 법만을 알기 위해서, 큰 지혜와 원력을 일으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부처님의 세계를 두루 청정케 하려고, 모든 부처님을 널리 믿으려고, 모든 부처님을 섬기고 공양하려고, 모든 부처님 법을 널리 알려고, 큰 서원을 세우고, 선근을 닦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는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이 부처님의 법으로 반연할 경계를 삼아, 광대한 마음과 물러가지 않는 마음을 내고, 한량없는 겁 동안에 희유하고 얻기 어려운 마음을 닦아서 모든 부처님으로 더불어 다 평등하나니, 보살이 이렇게 모든 선근을 살펴보고, 신심이 청정하며 대비심이 견고하여, 매우 깊은 마음 ·환 희한 마음 · 청정한 마음 · 가장 승한 마음 · 부드러운 마음 · 자비한 마

 

                                                                                                                        [690 / 2062] 쪽

음 · 불쌍히 여기는 마음 · 거두어 보호하는 마음 · 이익하는 마음 · 안락한 마음으로써 널리 중생을 위하여 진실하게 회향하는 것이요, 입으로 말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모든 선근으로 회향할 때에 생각하기를 '나의 선근으로써 모든 갈래의 중생들이 모두 청정한 공덕이 원만하여서 파괴할 수 없게 되며, 다함이 없어 항상 존중하게 되며, 바른 생각을 잊지 아니하며, 결정한 지혜를 얻고 한량없는 지혜를 갖추며,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업이 일체 공덕을 원만하게 장엄하여지이다'라고 합니다.

 

또 생각하기를 '이 선근으로써 일체 중생이 모든 부처님을 받들어 섬기며 공양하여 헛되게 지내지 아니하며, 모든 부처님 계신 데서 청정한 신심이 무너지지 않으며, 바른 법을 듣고 의혹을 끊으며, 기억하여 잊지 아니하고 말한 대로 수행하며, 여래에게 공경하는 마음을 내고 몸으로 짓는 일이 청정하여 한량없이 광대한 선근에 편안히 머물며, 빈궁함을 영원히 여의고 일곱 재물이 만족하며, 부처님 계신 데서 항상 따라 배우고 한량없이 기묘한 선근을 성취하여, 평등하게 깨달아 온갖 지혜에 머물러, 걸림없는 눈으로 중생을 평등하게 보며, 모든 상호로 몸을 장엄하여 흠이 없으며, 음성이 정묘하여 공덕이 원만하고, 여러 근이 조복되어 십력을 성취하며, 선한 마음이 만족하여 의지한 데 없는 데 머무르며, 한량없이 머무름을 얻어 부처님이 머무시는 데 머물게 하여지이다'라고 합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이 모든 중생이 나쁜 업을 짓고 중대한 고통을 받으며, 이런 장난으로 부처님을 보지 못하고 법을 듣지 못하고 스님들을 알지 못함을 보고는, 생각하기를 '내가 저 나쁜 갈래에서 중생들을 대신하여 가지가지 괴로움을 받으며 그들을 해탈케 하리라'고 합니다. 보살이 이렇게 괴로움을 받으면서도 더욱더 정진하여 버리지도 않고 피하지도 않고 놀라지도 않고 공포하지도 않고 물러가지도 않고 겁내지도 않고 고달퍼하지도 않나니, 무슨 까닭인가. 그가 서원한 대로 일체 중생을 책임지고 해탈케 하려는 연고입니다.

 

보살이 이 때에 생각하되 '일체 중생이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하는 여러 가지 고통 중에서, 업을 따라 헤매고, 삿된 소견에 지혜가 없어 선한 법을

 

                                                                                                                        [691 / 2062] 쪽

잃어버렸으니, 내가 마땅히 구호하여 벗어나게 하리라'고 합니다.

 

또 '중생들이 애욕의 그물에 얽매이고 어리석은 뚜껑이 덮이며, 모든 유(有)에 물들어 따라다니고 버리지 못하며, 고통의 우리에 들어가고 마군의 업을 지어 복과 지혜는 모두 없어지고, 항상 의혹을 품어 편안한 것을 보지 못하고 뛰어날 길을 알지 못하며, 나고 죽는 속에서 바퀴 돌듯 쉬지 못하고 고통의 수렁에 항상 빠져 있거늘, 보살이 그것을 보고는 크게 자비한 마음과 크게 이익하려는 마음을 일으키고, 중생들로 하여금 모두 해탈을 얻게 하려 하여 온갖 선근으로 회향하고 광대한 마음으로 회향하되, 삼세 보살들이 닦는 회향과 같이 하며 『대회향경』에 말한 회향과 같이 하여, 모든 중생이 모두 청정함을 얻으며 필경에 온갖 것을 아는 지혜가 성취하여지이다'라고 합니다.

 

또 생각하되 '내가 닦은 행으로 중생들로 하여금 위없는 지혜왕을 이루게 하려는 것이요, 나 자신을 위하여 해탈을 구함이 아니며, 일체 중생을 구제하여 그로 하여금 온갖 지혜의 마음을 얻고 생사의 흐름에서 벗어나 모든 괴로움을 해탈케 하려는 것이로다'라고 합니다.

 

또 생각하되 '내가 마땅히 일체 중생을 위하여 온갖 고통을 갖춰 받으면서, 그들로 하여금 한량없이 나고 죽는 고통의 구렁에서 뛰어나오게 할 것이며, 내가 널리 일체 중생을 위하여 일체 세계의 온갖 나쁜 갈래에서 미래겁이 다하도록 온갖 고통을 받으면서도 항상 중생을 위하여 선근을 부지런히 닦을 것이니, 왜냐 하면 내가 차라리 혼자서 이러한 고통을 받을지라도 중생들을 지옥에 떨어지지 않게 할 것이며, 내가 마땅히 지옥 ·축생 · 염라왕 등의 험난한 곳에서 이 몸을 볼모로 잡히고 모든 나쁜 갈래의 중생들을 속죄(贖罪)하여 해탈을 얻게 하리라'고 합니다.

 

또 생각하되 '일체 중생을 보호하여 마침내 버리지 아니하려 하나니, 내 말이 성실하여 허망하지 말아지이다. 왜냐 하면 나는 일체 중생을 구호하여 제도하려고 보리심을 낸 것이요, 내 몸을 위하여 위없는 도를 구함이 아니며, 또한 오욕(五欲)의 경계나, 삼계의 가지가지 낙을 구하기 위하여 보리의 행을 닦는 것이 아니니, 왜냐 하면 세간의 낙이란 것은 모두 고통이요, 마군의 경계는 어리석은 사람이 탐하는 것이요, 부처님들이 꾸중하신 바이

 

                                                                                                                       [692 / 2062] 쪽

니, 모든 괴로움이 이것으로 생기며, 지옥 · 아귀 · 축생 · 염라왕의 처소는 성내고 싸우고 서로 훼방하고 능욕하나니, 이런 나쁜 일들은 오욕을 탐하므로 생기는 것이다. 오욕을 탐하면 부처님을 멀리 여의게 되고, 천상에 나는 일도 장애하거든, 하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랴'고 합니다.

 

보살이 이렇게 세간에서 조그만 욕락을 탐하다가 한량없는 고통 받음을 관찰하고는, 저 오욕락(五欲樂)을 위하여 보리를 구하거나 보살의 행을 닦지 아니하고, 다만 일체 중생을 안락케 하려고 마음을 내어 수행하여 큰 서원을 만족하며, 중생들의 괴로움의 오랏줄을 끊고 해탈을 얻게 합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또 생각하기를 '내가 마땅히 이렇게 선근으로 회향하고,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끝까지 이르는 낙[究竟樂]과 이익하는 낙과 받지 않는 낙과 고요한 낙과 의지한 데 없는 낙과 변동하지 않는 낙과 한량없는 낙과 버리지 않고 물러가지 않는 낙과 멸하지 않는 낙과 온갖 지혜의 낙을 얻게 하리라'고 합니다.

 

또 생각하기를 '내 마땅히 일체 중생을 위하여 조복하고 어거하는 스승[調御師]이 되고 군대 맡는 신하가 되어 지혜의 횃불을 들고 편안한 길을 보여 험난을 여의게 하며, 알맞은 방편으로 진실한 뜻을 알게 할 것이며, 또 나고 죽는 바다에서 온갖 지혜를 가진 좋은 뱃사공이 되어 중생을 건네어 저 언덕에 이르게 하리라'고 합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이 여러 가지 선근으로 이렇게 회향하는 것은 적당한 방편으로 일체 중생을 구호하여 생사에서 뛰어나게 하며, 모든 부처님을 섬기고 공양케 하며, 장애 없는 온갖 지혜의 지혜를 얻게 하며, 마군을 여의며, 나쁜 벗[惡知識]을 멀리하고 모든 보살과 선지식을 친근케 하며, 모든 죄를 멸하고 청정한 업을 이루게 하며, 보살의 광대한 행과 원과 무량한 선근을 구족케 하려는 것입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이 모든 선근으로 옳게 회향하고는 생각하기를 '사 천하의 중생이 많음으로 해서 여러 해가 뜨는 것이 아니요, 다만 한 해가 떠서 일체 중생을 모두 비추는 것이니라. 또 중생들이 자신의 광명으로 인하여 낮과 밤을 알고 다니며 관찰하며 여러 가지 업을 짓는 것이 아니라 일천자(日天子)가 뜨므로 말미암아 이런 일을 이루는 것이다'라고 합니다.

 

                                                                                                                        [693 / 2062] 쪽

그러나 저 해는 하나뿐이요 둘이 아니니, 보살마하살도 이와 같아서 선근을 닦아서 회향할 때에 생각하되 '저 중생들이 자기도 구호하지 못하거든 어떻게 남을 구호하리요. 오직 나 한 사람만이 마음이 외로워 짝이 없도다'라고 하고, 선근을 닦아서 이렇게 회향하나니, 이른바 일체 중생을 널리 제도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을 널리 비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을 인도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을 깨우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을 돌아보아 기르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을 거두어 주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을 성취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환희케 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즐겁게 하려는 연고며,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의심을 끊게 하려는 연고입니다.

 

불자들이여, 보살마하살은 또 생각하기를 '나는 해가 온갖 것에 두루 비치어도 은혜를 갚으려 하지 않는 것같이, 중생들의 나쁜 일을 모두 받아들이면서도 이것으로 말미암아 서원을 버리지 않을 것이며, 한 중생이 악하다고 해서 일체 중생을 버리지 않을 것이요, 다만 부지런히 선근을 닦아 회향하여 널리 중생들로 하여금 모두 안락을 얻게 하리라'고 합니다.

 

선근이 비록 적으나 중생들을 널리 포섭하여 환희한 마음으로 광대하게 회향하나니, 만일 선근이 있으면서도 일체 중생을 이익하려 하지 않으면 회향이라 이름할 수 없지만, 한 선근이라도 널리 중생으로 반연할 바를 삼으면 회향이라 이름합니다.

 

중생을 집착할 것이 없는 법의 성품에 안돈하여 두려는 회향, 중생의 성품이 동하지 않고 변하지 않음을 보는 회향, 회향하는 데 의지함도 없고 취함도 없는 회향, 선근의 모양을 취하지 않는 회향, 업과 과보의 자체 성품을 분별하지 않는 회향, 오온(五蘊)의 모양에 집착하지 않는 회향, 오온의 모양을 깨뜨리지 않는 회향, 업을 취하지 않는 회향, 과보를 구하지 않는 회향, 인연에 물들지 않는 회향, 인연으로 일으킨 것을 분별하지 않는 회향, 명칭에 집착하지 않는 회향, 처소에 집착하지 않는 회향, 허망한 법에 집착하지 않는 회향, 중생의 모양 · 세계의 모양 · 마음의 모양에 집착하지 않는 회향, 마음의 전도(顚倒) · 생각의 전도 · 소견의 전도를 일으키지 않는 회향, 말하는 길[語言道]에 집착하지 않는 회향, 일체 법의 진실한 성품을 관하는 회향, 일체 중생의 평등한 모양을 관하는 회향, 법계의 인(印)으로 여러 선

 

                                                                                                                       [694 / 2062] 쪽

근을 인치는 회향, 모든 법의 탐욕 여읜 것을 관하는 회향입니다.

 

일체 법에 선근을 심은 일이 없다고 아는 것도 이러하고, 모든 법이 둘이 없으매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음을 관하는 회향도 이러합니다.

 

이러한 선근으로 회향하면 청정하게 상대하여 다스리는 법을 수행하여 생기는 선근은 모두 출세간하는 법을 따라가는 것이므로 둘이란 모양을 짓지 아니하니, 업에 나아가 온갖 지혜를 닦는 것이 아니고, 업을 여의고 온갖 지혜에 회향하는 것도 아니며, 온갖 지혜가 곧 업이 아니지만 업을 떠나서 온갖 지혜를 얻는 것도 아닙니다. 업이 빛[光影]과 같이 청정하므로 과보도 빛과 같이 청정하고, 과보가 빛과 같이 청정하므로 온갖 지혜의 지혜도 빛과 같이 청정하며, 나[我]와 내 것[我所]이란 모든 시끄러움과 분별을 여의었으며 이렇게 알고서 선근의 방편으로 회향하는 것입니다.

 

보살이 이렇게 회향할 적에 중생을 제도하여 쉬는 일이 없고, 법이란 모양에 머물지 않으며, 비록 모든 법이 업도 없고 과보도 없는 줄을 알지만, 모든 업과 과보를 잘 내어서 어기지 아니하나니, 이러한 방편으로 회향을 닦습니다. 보살마하살이 이렇게 회향할 때에 모든 허물을 여의어서 부처님들이 찬탄하십니다.

 

불자들이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의 일체 중생을 구호하면서도 중생이라는 상을 여의는 첫째 회향입니다.”

 

이 때 금강당보살이 시방의 온갖 대중들을 관찰하여 법계에 이르고, 깊은 뜻[句義]에 들어서 한량없는 마음으로 좋은 행을 닦으며, 대비심으로 모든 중생을 두루 덮어 삼세에 여래의 종성이 끊어지지 않게 하며, 모든 여래의 공덕 법장에 들어가 모든 부처님의 법신을 내며, 중생들의 마음을 잘 분별하여 그들이 심은 선근이 성숙함을 알고, 법신에 머무르면서 일부러 청정한 육신을 나타내고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게송으로 말하였다.

 

부사의한 겁 동안 도를 닦아서

정진하는 굳은 마음 걸림없으며

중생의 무리들에 이익 주려고

부처님의 공덕을 항상 구하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대방광불화엄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709-24-화엄-83   (0) 2015.12.08
699-23-화엄-82   (0) 2015.12.07
684-23-화엄-80   (0) 2015.12.05
674-23-화엄-79   (0) 2015.12.04
663-22-화엄-78   (0) 2015.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