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아함경(49)-490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481 / 10006] 쪽
'너 죄인이 왔구나. 덕도 없는 사람이 왔구나. 너는 이까짓 삼을 가지고서는 도저히 생활할 수도 없고 부모 공양은 물론 처자 노비 하인들에게 공급해 줄 수도 없으며, 또한 사문이나 모든 범지들에게 보시하여 복을 지어 점점 많아져서 좋은 과와 좋은 과보로 천상에 태어나서 장수할 수도 없을 것이다.' 마땅히 아셔야만 합니다. 비사도 또한 이와 같소. 만일 당신이 이 견취 욕취 에취 포취 치취를 끝끝내 버리지 못하면, 당신은 결국엔 한량없이 많은 악을 받고 또한 여러 사람의 미움을 받을 것이오." 비사왕이 다시 말하였다. "사문 구마라가섭께서 아무리 그렇게 말하여도 나는 그저 이 견취 욕취 에취 포취 치취를 끝끝내 버릴 수가 없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만일 다른 나라 사람들이 이 말을 들으면 (비사왕은 자기 주장이 뚜렷하여 오랫동안 받아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는 저 사문 구마라가섭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어 버렸다)고 말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이 견취 욕취 에취 포취 치취를 끝내 버릴 수가 없습니다.""비사여, 내가 다시 비유를 들어 말하리니 들어보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곧 그 뜻을 빨리 아는 법이오. 비사여, 비유하면 마치 어떤 장사꾼과 같소. 어느 장사꾼이 대중과 함께 1천 대의 수레를 가지고 넓은 벌판 길을 가고 있었소. 그 대중 가운데에는 또한 두 주인이 있었소. 그들은 이렇게 생각하였소. '우리들이 어떻게 하면 이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을까?'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소. '우리들이 이 대중을 두 부대로 나누어 한 부대에 각각 5백 명씩 배치하자.' 그 장사꾼들은 곧 대중을 두 부대로 나누어 한 부대를 각각 5백 명씩 배치하였소. 그런데 어떤 다른 주인 상인이 5백 대의 수레를 거느리고 넓은 벌판 길에 이르렀소. 주인 장사꾼은 언제나 앞서서 길을 인도하였소. 어떤 사람이 길 곁에서 오는 것을 보았소. 옷은 다 젖고 몸은 검고 머리는 누르며 두 눈은 아주 빨갛고, 족두리꽃으로 만든 꽃다발을 차고 나귀가 끄는 수레를 탔는데, 진흙
[482 / 10006] 쪽
이 두 바퀴에 잔뜩 묻어 있었소. 그 주인 장사꾼은 그 모양을 보고 물었소.'저 거칠고 넓은 벌판 길에 비가 오던가? 거기에 신선한 물과 땔나무, 그리고 풀이 있던가?'그는 대답하였다.'거칠고 넓은 벌판 길에는 하늘에서 큰비가 내려 아주 신선한 물이 많고 또 땔나무와 풀로 풍족하다. 너희들은 묵은 물과 땔나무와 풀을 버려 수레의 짐을 덜어주어 지치게 하지 말라. 너희들은 오래지 않아 신선한 물과 땔나무와 풀을 얻게 될 것이다.'그 주인 장사꾼은 그 말을 듣고 곧 돌아가 여러 상인들에게 말하였소.'나는 앞서 가다가 어떤 사람이 길 반대편에서 오는 것을 보았는데 옷이 다 젖어 있었고 몸은 검고 머리는 누르며 두 눈은 아주 빨갛고, 족두리꽃으로 만든 꽃다발을 차고 나귀가 끄는 수레를 타고 있었소. 진흙이 두 바퀴에 잔뜩 묻어 있기에 내가 그에게 물었소. (거칠고 험난한 길에 비가 오던가? 거기는 신선한 물과 땔나무와 풀이 있던가?) 그는 내게 대답하였다. (거칠고 험난한 길에 하늘에서 큰비가 내려 아주 신선한 물이 많고 또 땔나무와 풀도 풍부하다. 너희들은 묵은 물과 땔나무와 풀을 버려 수레의 힘을 덜어주어 지치게 하지 말라. 너희들은 오래지 않아 신선한 물과 땔나무와 풀을 얻을 것이다.) 여러 상인들이여, 우리들은 이 묵은 물과 땔나무와 풀을 버리자. 그렇게 하면 오래지 않아 새로운 물과 땔나무와 풀을 얻을 것이니 수레를 지치게 하지 말자.'저 상인들은 곧 묵은 물과 땔나무와 풀을 버리고 온종일 길을 갔으나, 신선한 물은커녕 땔나무와 풀도 얻지 못하였소. 2일 3일 나아가 7일 동안 길을 갔으나, 그래도 여전히 신선한 물은커녕 땔나무나 풀도 얻지 못하였소. 7일이 지난 뒤에는 식인귀(食人鬼)에게 살해당하고 말았소. 둘째 주인 장사꾼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앞서간 주인 장사꾼이 이미 험난한 길을 지나갔다. 우리들은 이제 어떤 방
[483 / 10006] 쪽
법을 써서 이 험난한 고비를 벗어날 수 있을까?' 두 번째 주인 장사꾼은 이렇게 생각한 뒤에 5백 대의 수레를 이끌고 배고프고 험난한[飢儉] 길에 이르렀소. 두 번째 주인 장사꾼은 앞에서 길을 인도하고 있었소. 그러다가 어떤 사람이 길 반대편에서 오는 것을 보았는데 옷은 다 젖어 있었고 몸은 검고 머리는 누르며 두 눈은 아주 빨갛고, 족두리꽃으로 만든 꽃다발을 차고 나귀가 끄는 수레를 타고 있었소. 그 수레는 진흙이 두 바퀴에 잔뜩 묻어 있었소. 주인 장사꾼은 그를 보고 물었소.'거칠고 험난한 벌판에 비가 오던가? 거기에 신선한 물과 땔나무와 풀이 있던가?' 그는 대답하였소.'거칠고 험난한 벌판 길에 하늘에서 큰비가 내려 아주 신선한 물이 많고 또 땔나무와 풀도 풍부하다. 그러니 너희들은 묵은 물과 땔나무와 풀을 버려 수레의 짐을 덜어 지치게 하지 말라. 너희들은 오래지 않아 신선한 물과 땔나무와 풀을 얻을 것이다.'둘째 주인 장사꾼은 그 말을 듣고 곧 돌아가 모든 상인에게 말하였다.'내가 앞서 가다가 어떤 사람이 길 반대편에서 오는 것을 보았다. 옷은 다 젖어 있었고 몸은 검고 머리는 누르며 두 눈은 아주 빨갛고, 족두리꽃으로 만든 꽃다발을 차고 나귀가 끄는 수레를 탔는데, 두 바퀴에는 진흙이 잔뜩 묻어 있었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거칠고 험난한 벌판 길에 비가 오던가? 거기에도 신선한 물과 땔나무와 풀이 있던가?) 그는 내게 대답하였다.(거칠고 험난한 벌판 길에 하늘에서 마침 큰비가 내려 아주 신선한 물이 많고 또 땔나무와 풀도 풍부하다. 그러니 너희들은 묵은 물과 땔나무와 풀을 버려서 수레의 짐을 덜어 풍부하게 하지 말라. 너희들은 오래지 않아 신선한 물과 땔나무와 풀을 얻을 것이다.)여러 상인들은 말하였다.'그러나 우리들은 아직 묵은 물과 땔나무와 풀을 버릴 수 없다. 만일 신선한 물과 땔나무와 풀을 얻게 되면 그 뒤에 버려도 늦지 않다.'
[484 / 10006] 쪽
이렇게 말하면서 그들은 묵은 물과 땔나무와 풀을 버리지 않았다. 온종일 길을 갔지만 신선한 물이나 땔나무와 풀을 얻지 못하였소. 2일 3일 나아가 7일 동안을 길을 걸어갔지만 그래도 여전히 새로운 물과 땔나무나 풀을 얻지 못하였소. 둘째 주인 장사꾼이 앞서갈 때에 앞의 첫째 주인과 모든 상인들이 식인귀에게 살해된 것을 보았소. 주인 장사꾼은 그것을 보고 모든 상인들에게 말하였다.'너희들은 앞의 주인 장사꾼을 보라. 미련하고 지혜가 없어, 이미 제몸을 죽였고 또 모든 사람까지 죽였다. 너희 상인들이여, 만일 앞서 갔던 모든 상인들의 물건을 가지고 싶은 생각이 있거든 그대들 마음대로 가져라.'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비사도 또한 이와 같소. 만일 당신이 그 견취 욕취 에취 포취 치취를 끝내 버리지 않으면, 당신은 곧 한량없는 악을 받고 또한 여러 사람의 미움을 받게 될 것입니다. 마치 앞의 첫째 주인 장사꾼과 그를 따라 가던 모든 상인과 같은 지경이 될 것이오." 비사왕이 다시 말하였다. "사문 구마라가섭께서 아무리 그렇게 말을 하여도 나는 이 견취 욕취 에취 포취 치취를 끝내 버릴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만일 다른 나라 다른 사람들이 이 말을 들으면, 비사왕은 자기 주장이 뚜렷하여 오랫동안 받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저 사문 구마라가섭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어 버렸다'고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섭이시여, 이 때문에 나는 이 견취 욕취 에취 포취 치취를 끝내 버릴 수 없습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다시 내가 비유를 들어 말할 터이니 들어보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곧 그 뜻을 쉽게 아는 법이오. 비사여, 마치 두 사람이 떡 내기를 하는 것과 같소. 첫째 도박꾼은 떡을 훔쳐먹는 데, 한 개 두 개 세 개를 먹거나 혹은 여러 개를 먹었소. 둘째 도박꾼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소. '이 사람이 서로 내기를 하자더니 자꾸 나를 속이고 떡을 훔쳐먹는데, 한 개 두 개 세 개, 혹은 여러 개를 먹었다.' 이렇게 하는 것을 보고 그는 첫째 도박꾼에게 말하였소.
[485 / 10006] 쪽
'나는 이제 좀 쉬겠다. 뒤에 다시 놀자.' 그리고는 둘째 도박꾼이 거기서 떠나자 재빠르게 그 떡에 독약을 발랐다. 독약을 바른 뒤에 그가 돌아와 그 동무에게 말하였소. '오너라. 같이 놀자. 어서 와서 놀자.'첫째 도박꾼은 다시 떡을 훔쳐먹었는데, 한 개 두 개 세 개, 혹은 여러 개를 먹었소. 떡을 먹자마자 곧 눈을 부릅뜨고 거품을 토하면서 죽으려고 하였소. 그러자 둘째 도박꾼은 첫째 도박꾼을 향하여 곧 게송으로 말하였소. 그 떡에는 독약을 발랐는데 너는 욕심내어 먹느라 깨닫지 못했구나. 떡 때문에 날 속이는 죄에 걸려 후생에 반드시 고통을 받으리라. 마땅히 아셔야 하오. 비사도 또한 이와 같소. 만일 당신이 이 견취 욕취 에취 포취 치취를 끝내 버리지 못하면, 당신은 곧 한량없는 악을 받고 또한 여러 사람의 미움을 받을 것이다. 마치 도박꾼이 떡 때문에 남을 속이다가 도로 자기가 재앙을 받는 것과 같을 것이오." 비사왕은 다시 말하였다. "사문 구마라가섭이시여, 아무리 그런 말을 해도 나는 그저 이 견취 욕취 에취 포취 치취를 끝내 버릴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만일 다른 나라 사람들이 이 말을 들으면 '비사왕은 자기 주장이 뚜렷하여 오랫동안 받들어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저 사문 구마라가섭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고 버렸다'고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섭이시여, 이 때문에 나는 이 견취 욕취 에취 포취 치취를 끝내 버릴 수 없습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비사여, 내가 다시 비유를 들어 말할 터이니 들어보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곧 그 뜻을 쉽게 아는 법이오. 비사여, 비유하면 마치 돼지를 기르는 사람과 같소. 돼지 기르는 사람이 길을 갈 때에 주인이 없는 마른 똥이 많이 있는 것을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소.
[486 / 10006] 쪽
'이 똥을 가지고 가면 많은 돼지를 배불리 먹일 수 있겠구나. 나는 저것을 취하여 소중히 가지고 가리라.'그리고는 곧 그 똥을 취하여 짊어지고 갔다. 그가 길을 가는 도중에 큰비를 만나 똥물이 흘러내려 그 몸을 더럽혔지만 끝까지 버리지 않고 지고 갔다. 그리하여 그는 곧 제 자신이 한량없는 이러한 모진 일을 당했고 또한 여러 사람들의 미움도 받았소. 마땅히 아시오. 비사도 또한 그와 같소. 만일 당신이 저 견취 욕취 에취 포취 치취를 끝내 버리지 않으면, 당신은 곧 한량없이 나쁜 일을 받고 또한 여러 사람의 미움을 받을 것이니, 마치 돼지를 기르는 사람과 같을 것이오." 비사왕이 다시 말하였다. "사문 구마라가섭이시여, 아무리 그런 말을 하여도 나는 그저 이 견취 욕취 에취 포취 치취를 끝내 버릴 수 없습니다. 왜냐 하면 만일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이 말을 들으면 '비사왕은 자기 주장이 뚜렷하여 오랫동안 받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저 사문 가섭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어 버렸다'고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이 견취 욕취 에취 포취 치취를 끝내 버릴 수 없습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다시 내 말을 들어보시오. 가장 마지막 비유로 말해 주겠소. 만일 당신이 알아들으면 좋겠지만, 만일 모른다 해도 나는 더 이상 설법하지 않을 것이오. 비사여, 비유하면 마치 큰 돼지와 같소. 큰 돼지가 5백 마리 돼지들의 왕이 되어 험난한 길을 가다가 도중에서 마침 호랑이 한 마리를 만났소. 돼지는 호랑이를 보자, 곧 이렇게 생각하였소. '만일 저놈과 붙어 싸우면 호랑이가 틀림없이 나를 죽이고 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만일 겁을 내어 달아나면 친족들은 곧 나를 업신여길 것이다. 어쩔 수 없구나. 이제 나는 무슨 방편을 써야 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이렇게 생각한 돼지 왕은 호랑이에게 말하였소. '만일 싸우고자 하면 함께 싸울 것이다. 만일 그럴 마음이 없다면 내게 길을 열어주어 지나가게 해다오.'저 호랑이는 이 말을 들은 뒤에 곧 돼지에게 말하였소.
[487 / 10006] 쪽
'네가 싸우자는 말은 따르겠지만 너에게 길을 빌려 줄 수는 없다.' 돼지는 다시 말하였소.'호랑아, 너는 잠시만 기다려다오. 내가 조부 때에 입었던 갑옷이 있는데 그 갑옷을 입을 동안만 기다려라. 입고 다시 올 테니 그 때 싸워 보자.' 저 호랑이는 이 말을 듣고 이렇게 생각하였소. '저놈은 내 적수가 아니다. 하물며 조부의 갑옷을 입는다 한들 무슨 상관 있으랴.' 그렇게 생각하고는 곧 돼지에게 마음대로 하라고 하였소. 돼지는 곧 자기가 살던 뒷간으로 돌아가 똥 속에 뒹굴어 몸뚱이에서 눈까지 온통 똥칠을 한 뒤에 호랑이에게 가서 말하였소.'네가 싸울 생각이 있거든 싸워보자. 만일 그렇지 않거든 내게 길을 빌려주어 지나가게 하라.'그러자 호랑이는 그 돼지를 보고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소. '내가 평상시에 작은 벌레를 먹지 않는 것은 이빨을 아끼기 때문이다. 하물며 이 냄새나는 더러운 돼지를 가까이 하랴.'호랑이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돼지에게 말하였소. '내가 너에게 길을 빌려 주겠다. 너와 싸우지 않겠다.' 돼지는 그렇게 해서 그 곳을 지나가게 되었다. 곧 호랑이를 돌아보고 게송으로 말하였소. 호랑아, 너도 네 발이 있지만 나에게도 또한 네 발이 있다. 너는 오너라. 나와 함께 싸우자 무슨 생각에 무서워 달아나느냐. 호랑이는 이 게송을 듣고 또한 게송으로 돼지에게 대답하였소. 네 털이 곤두서서 빽빽하구나. 모든 짐승 중에서 제일 못난이
[488 / 10006] 쪽
돼지야, 너는 어서 가거라. 그 구린 냄새 견딜 수 없다. 돼지는 스스로 뽐내며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소. 마갈(摩竭)과 앙(鴦) 두 나라엔 내가 너와 서로 싸운다고 소문이 났다. 너는 오너라. 나와 함께 싸우자 무엇이 무서워 달아나느냐. 호랑이는 이 말을 듣고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소. 온몸은 물론 털까지 다 더럽구나. 돼지야, 네 냄새 내게 물들라. 네가 싸워서 이기기를 구한다면 나는 이제 너에게 승리를 주리라.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나도 또한 이와 같소. 만일 당신이 이 견취 욕취 에취 포취 치취를 끝내 버리지 않으면, 당신은 곧 스스로 한량없는 나쁜 일을 받고 또한 여러 사람들의 미움도 받을 것입니다. 비유하면 마치 저 호랑이가 돼지에게 승리를 주는 것과 같을 것이오." 비사왕이 그 말을 듣고 아뢰었다. "존자여, 처음에 해와 달의 비유를 들어 말했을 때엔 내가 듣자마자 곧 알수 있어서 기뻐하며 받들어 받아들였습니다. 다만 나는 존자 구마라가섭에게서 위없는 최상의 묘한 지혜의 말씀을 듣고자 하여 나는 묻고 또 물었던 것입니다. 나는 이제 구마라가섭께 귀의합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당신은 내게 귀의하지 말고, 내가 귀의했던 부처님께 귀의하시
[489 / 10006] 쪽
오." 비사왕이 말하였다. "존자여, 나는 이제 부처님과 법과 비구승에게 귀의합니다. 원컨대 존자 구마라가섭께서는 부처님께서 나를 받아 들여 우바새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저는 오늘부터 이 몸이 다할 때까지 귀의하여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비로소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겠나이다.""비사여, 당신이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겠다고 하니, 몇 사람에게나 보시하고 언제까지나 계속하려 하시오." 비사왕이 말하였다. "백 사람에게 보시하고 혹은 천 사람에 이를 것이며, 1일 2일 혹은 7일 동안 계속하겠나이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만일 왕이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되 백 사람에게 보시하거나 혹은 천 사람에 이르며, 1일 2일 혹은 7일 동안 계속한다면 모든 곳의 사문(沙門) 범지(梵志)들도 다 '비사왕은 자기 주장이 있어 오랫동안 받아 가지고 있었지만, 저 사문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어 버렸다'는 말을 들을 것이오. 여러 곳에서 그 말을 들으면 멀리서 다 모여 오겠지만 7일 동안 행하는 왕의 보시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오. 만일 왕의 보시를 받지 못하게 되면 왕은 곧 복이 없을 것이오. 오랫동안 그 안락을 누리지 못할 것이오. 비사왕이여, 그것은 마치 종자가 부서지지 않고 무너지지도 않으며, 쪼개지지도 않고 터지지도 않으며, 바람이나 햇빛이나 물 속에서도 상하지 않으며, 가을날 잘 간직한 것과 같소. 그러나 아무리 저 거사가 좋은 밭을 깊이 갈고 땅을 잘 고른 뒤에 때맞추어 그 종자를 뿌리더라도 적절한 시기에 비를 맞지 않는다면 비사여, 당신의 생각은 어떠하오. 저 종자가 싹이 나서 자라게 되겠소?""아닙니다."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비사여, 당신도 또한 이와 같소. 만일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는데 백 사람
[490 / 10006] 쪽
에게 보시하거나 혹은 천 사람에 이르기도 하며, 1일 2일 혹은 7일 동안을 계속한다면 여러 곳의 사문 범지들이 '비사왕은 자기 주장이 뚜렷하여 오랫동안 지켜왔지만, 지금은 저 사문 구마라가섭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어 버렸다'는 말을 들을 것이오. 모든 곳에서는 이 말을 듣게 되면 멀리서도 모여 오겠지만 7일 동안 왕이 보시하는 것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오. 만일 왕의 보시를 먹지 못하게 되면 왕은 곧 복이 없을 것이며, 오랫동안 그 안락을 누리지 못할 것이오." 비사왕이 다시 물었다. "존자여, 내가 어떻게 해야 합니까?"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당신은 마땅히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고 항상 오래도록 재(齋)법을 지키시오. 만일 비사왕이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고 오래도록 재법을 지키면 여러 곳의 사문 범지들이 다 '비사왕은 자기 주장이 뚜렷하여 오랫동안 지켜왔었지만, 지금은 저 사문 구마라가섭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어 버렸다'는 말을 들을 것이오. 모든 곳에서 그 말을 들으면 멀리서 다 모여들 것이니, 그들이 왕의 보시에 이르게 되면 왕은 곧 복이 있고 오랫동안 그 안락을 누리게 될 것이오. 비사여, 비유하면 마치 종자가 부서지지 않고 무너지지 않으며, 쪼개지지도 않고 터지지도 않으며, 바람이나 햇빛이나 물 속에서도 상하지 않으며, 가을에 잘 간수해 둔 것과 같소. 만일 저 거사가 좋은 밭을 깊이 갈고 땅을 잘 고른 뒤에 때맞추어 종자를 뿌리고 제 때에 비가 내리면 비사왕이시여, 그대 생각에는 어떠하오. 저 종자가 싹이 나서 자랄 수 있겠소?" 비사왕이 말하였다. "종자에서 싹이 나와 자랄 수 있을 것입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당신도 또한 이와 같소. 만일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고 항상 오래도록 재법을 지키면 모든 곳의 사문과 범지들이 다 '비사왕은 자기 주장이 뚜렷하여 오랫동안 지켜왔지만, 지금은 저 사문 구마라가섭에게 항복하고 다스림을 받아 그것을 끊어 버렸다'는 말을 들을 것이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장(長)아함경, 중아함경(中阿含經)'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아함경(51)-510 (0) | 2015.12.03 |
---|---|
중아함경(50)-500 (0) | 2015.12.02 |
중아함경(48)-480 (0) | 2015.11.30 |
중아함경(47)-470 (0) | 2015.11.29 |
중아함경(46)-460 (0) | 2015.1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