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아함경(47)-470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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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는다고 들었다. 그래서 우리들은 그 곳에 가서 저 사문 구마라가섭을 뵙고자 한다. 이 사화제에서 함께 북쪽으로 나와 시섭화림에 이르렀다. 이 때에 비사(鞞肆)왕은 정전(正殿) 위에 있다가 사화제의 범지와 거사들이 제각기 무리를 지어 서로 따르며 사화제에서 함께 북쪽으로 나가 시섭화림으로 가는 것을 먼 발치에서 보았다. 비사왕은 그것을 보고 나서 시자에게 물었다. "이 사화제의 범지와 거사들이 오늘 무슨 일로 제각기 무리를 지어 서로 따르며 사화제에서 북쪽으로 나가 시섭화림으로 가는 것이냐?" 시자가 아뢰었다. "천왕이여, 저 사화제의 범지와 거사들은 구마라가섭이라는 사문이 교살라에 노닐면서 큰 비구들과 함께 이 사화제에 와서 그 마을 북쪽에 있는 시섭화림에 머물고 있습니다. 천왕이여, 그 사문은 큰 명성이 있어 시방에 두루 퍼졌고 솜씨 있는 언변은 걸림이 없어 말하는 것이 너무도 미묘하며, 많이 들어 아는 아라하로서, 만일 이 아라하를 보고 공경하고 예로써 섬기면 빨리 좋은 이익을 얻는다는 말을 듣고, 우리들도 가서 저 사문을 뵈어야겠다면서 저렇게 몰려들고 있습니다. 천왕이여, 그 때문에 사화제의 범지와 거사들은 제각기 무리를 지어 서로 따라 사화제에서 함께 북으로 나가 시섭화림으로 가는 것입니다." 비사왕은 이 말을 듣고 시자에게 말하였다. "너는 사화제의 범지와 거사들에게 가서 '비사왕은 사화제의 범지와 거사들에게 말한다. 현자들이여, 멈추시오. 나는 너희들과 함께 가서 저 사문 구마라가섭을 보리라. 너희들은 어리석게 그에게 속아, 후세가 있느니 중생들은 다시 태어난다느니 하는 말을 하지 말라. 나는 후세란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는 것이라고 알고 또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하라." 시자는 분부를 받고 곧 저 사화제의 범지와 거사들에게 가서 말하였다. "비사왕은 사화제의 범지와 거사들에게 말한다. '여러분, 멈추시오. 나는 너희들과 함께 가서 저 사문 구마라가섭을 보리라. 너희들은 어리석게 그에게 속아 후세가 있느니 중생들은 다시 태어난다느니 하는 말을 하지 말라. 나는 후세란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는 것이라고 알고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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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하라 하였소." 사화제의 범지와 거사들은 이 분부를 듣고 시자에게 대답하였다. "곧 분부대로 하겠소." 시자가 돌아와 아뢰었다. "이미 왕의 명령을 전하였나이다. 저 사화제의 범지와 거사들은 발길을 멈추고 천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직 원컨대 천왕은 때를 아소서."그 때 비사왕은 곧 말을 모는 이에게 명령하였다. "너는 빨리 수레를 준비하라. 내가 지금 곧 가리라." 말을 모는 사람은 명령을 받고 급히 수레를 준비한 뒤에 돌아와 왕에게 아뢰었다. "수레가 이미 준비되었습니다. 천왕의 뜻대로 하소서." 그러자 비사왕은 곧 수레를 타고 사화제의 범지와 거사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들과 함께 북쪽으로 나아가 시섭화림에 이르렀을 때에 비사왕은 멀리서 존자 구마라가섭이 숲속에 있는 것을 보고 곧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존자 구마라가섭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서로 문안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 물었다. "가섭이시여, 내가 묻고 싶은 말이 있는데 들어 주겠습니까?"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만일 묻고 싶은 말이 있으면 물으시오. 내가 듣고 나서 생각해 보겠소." 그러자 비사왕이 곧 물었다. "가섭이시여, 나는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후세란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다고 생각하는데, 사문 구마라가섭님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존자 구마라가섭이 대답하였다."비사여, 내가 이제 왕에게 물으리니 아는 대로 대답해 주시오. 왕의 생각은 어떻습니까? 지금 이 해와 달을 금세(今世)라고 하겠습니까, 후세(後世)라고 하겠습니까?" 비사왕이 대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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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 구마라가섭이시여, 당신이 아무리 그런 말을 하더라도 나는 다만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하나이다. 후세란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대답하였다. "비사여, 또 이보다 더한 악함도 있습니까?" 비사가 대답하였다."그렇습니다. 가섭이시여, 더 심한 악함도 있습니다. 가섭이시여, 내게는 친한 친척이 있었는데 병이 들어 매우 위독하였나이다. 나는 그들에게 가서 말하였습니다.'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나는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후세란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는 것이다.) 친척들이여, 어떤 사문 범지들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후세는 분명 있고 중생은 다시 태어나게 된다.) 그렇지만 나는 언제나 그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는 다시 이렇게 말한다. (만일 어떤 남자나 여자가 악행을 짓고 정진하지 않으며, 게으름을 피우고 태만하며, 질투하고 간탐하며, 손을 쓰지도 않고 희망을 가지지도 않으며, 지극히 재물만을 집착하면 그는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태어난다. 그런데 만일 저 사문의 말이 진실하다면 너희들은 나의 친척들로서 악행을 짓고 정진하지 않으며, 게으름을 피우고 태만하며, 질투하고 간탐하며, 손을 쓰지도 않고 희망을 가지지도 않으며, 지극히 재물만 집착한다. 만일 너희들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나거든 곧 돌아와서 내게 말하라. 비사여, 저 지옥 속은 이러이러하게 괴롭다)고 말이니라. 만일 그렇게 하면 내가 곧 현재 세상에서 볼 수 있으리라.' 그는 내 말을 듣고 내 부탁을 받은 뒤에도 전혀 내게 와서 '비사여, 저 지옥 속은 이러이러하게 괴롭다'고 말하는 자가 아무도 없었습니다. 가섭이시여, 이 일로 말미암아 나는 후세도 없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다고 생각하나이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나는 다시 왕에게 물으리니, 아는 대로 대답하시오. 만일 왕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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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가 죄인을 묶어 가지고 왕에게 와서 아뢰기를 '천왕이여, 이 사람은 죄가 있습니다. 왕께서 마땅히 다스리소서'라고 한다면, 왕은 그에게 '너희들은 끌고 가서 두 손을 뒤로 묶어 그를 나귀에 태우고, 나귀 울음소리 같은 소리가 나는 다 떨어진 북을 두드려 널리 포고(布告)한 뒤에 성 남문으로 나가 높은 표목 밑에 앉히고 그 머리를 베라'고 말하실 것입니다. 그들은 명령을 받은 뒤에 곧 죄인을 뒤로 묶어 나귀에 태우고 나귀 울음소리 같은 소리가 나는 북을 두드려 널리 포고한 뒤에, 성 남문으로 나가 높은 표목 밑에 앉히고 그 머리를 베려고 하면, 이 사람은 죽음에 임박하여 그 나졸들에게 '너희들은 잠시만 기다려달라. 내가 부모 처자 노비 하인들이 보고 싶다. 내가 잠시 집에 다녀올 터이니 이를 허가하라'고 한다면 그 나졸들은 과연 이 죄인을 놓아 잠깐 집으로 가는 것을 허락하겠습니까?" 비사왕이 말하였다. "아닙니다. 가섭이시여."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왕의 친척들도 또한 이와 같습니다. 악행을 짓고 정진하지 않으며, 게으름을 피우고 태만하며, 질투하고 간탐하며, 손을 쓰지도 않고 희망을 가지지도 않으며, 지극히 재물만 집착하였습니다. 그들이 그 일로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곳으로 가서 지옥에 태어날 것입니다. 옥졸들이 그를 붙잡고 몹시 괴롭게 다스릴 때에 그는 옥졸들에게 여러 옥졸들아, 너희들은 잠시만 멈추어라. 나를 너무 심하게 다스리지 말라. 내가 잠시 비사왕에게 가서 '저 지옥 속은 이러이러하게 괴롭다고 말해주고 오겠다. 그래서 그로 하여금 현재에서 이런 일이 있음을 알게 하고자 한다'고 한다면 그 옥졸들은 과연 왕의 친척들을 놓아 잠깐 왕에게로 오게 하겠습니까?" "아닙니다. 가섭이시여.""비사여, 당신은 마땅히 이와 같이 후세를 관찰해야 할 것이며, 육안(肉眼)으로 보는 것을 가지고 함부로 생각하지 마시오. 비사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욕심을 끊어 욕심을 여의고 욕심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며, 성냄을 끊어 성냄을 여의고 성냄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며, 어리석음을 끊어 어리석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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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고 어리석음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면, 그는 사람의 눈보다 뛰어난 깨끗한 천안(天眼)으로써 이 중생이 죽는 때와 나는 때와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과 혹은 묘하고 묘하지 않음과 좋은 곳과 좋지 않은 곳으로 왕래하는 것을 보고, 이런 일들은 다 저 중생이 지은바 업을 따르는 것이라고 그 진실한 이치를 알게 될 것입니다." 비사왕이 다시 말하였다."사문 구마라가섭이 아무리 그런 말을 해도 나는 그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후세란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다'고 말입니다."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비사여, 또 이보다 더한 악함도 있습니까?""그렇습니다. 가섭이시여, 또 그보다 더한 악함도 있습니다. 내게는 친척들이 있었는데 병이 위독하였나이다. 나는 그들에게 가서 말하였습니다.'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나는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후세란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다.) 친척들이여, 어떤 사문 범지들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후세는 분명 있고 중생도 다시 태어나게 된다.) 그렇지만 나는 언제나 그들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들은 다시 이렇게 말한다. (만일 어떤 남자나 여자가 묘행(妙行)을 정진하며, 정근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질투가 없고 또한 간탐하지 않으며, 손을 놀리거나 기대하는 것도 없으며, 마음을 열어 놓아버려 모든 외롭고 곤궁한 사람에게 공급해 주고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며 재물에 집착하지 않으면, 그는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천상에 태어날 것이다.) 만일 저 사문 범지들의 말이 진실이라면, 너희들은 내 친척들로서 묘행을 정진하며, 정근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질투도 없고 또한 간탐하지 않으며, 손을 놀리거나 기대하는 것이 없으며, 마음을 열어 놓아버려 모든 외롭고 곤궁한 사람에게 공급해 주고 항상 보시하기를 즐기며 재물에 집착하지 않다가 만일 너희들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천상에 태어나거든 돌아와 내게 말하라. (비사시여, 천상은 이러이러하게 즐거운 곳'이다.) 만일 그렇게 하면 나는 곧 현재 세상에서 볼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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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내 말을 듣고 부탁을 받은 뒤에도 도무지 내게 와서 '비사시여, 천상은 이러이러하게 즐거운 곳입니다'라고 말하는 자가 없었나이다. 가섭이시여, 이 일로 말미암아 나는 후세란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나이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내가 비유를 들어 말하리니 들어 보십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곧 그 뜻을 쉽게 이해합니다. 비사시여, 마치 마을 밖에 뒷간이 있는데, 깊이는 사람 머리가 빠질 만하고 똥이 그 안에 가득하오. 그런데, 어떤 사람이 뒷간에 빠졌소. 다시 어떤 사람이 그를 가엾이 여겨, 그를 이롭게 하고 안온과 기쁨을 주려고 곧 뒷간 위에서 그를 천천히 끌어내어 대쪽으로 긁고 나뭇잎으로 닦고 더운물로 씻어 주었소. 그는 깨끗이 목욕한 뒤에 몸에 향을 바르고 정전(正殿) 위에 올라가 5욕을 마음껏 즐기었소. 왕의 생각에는 어떠하오. 그 사람은 과연 다시 먼저의 뒷간에서 생긴 일을 기억하여 기뻐하고 칭송하면서 다시 보고 싶어하겠습니까?"비사가 대답하였다."아닙니다. 가섭이시여."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그 뒷간을 기억하여 기뻐하고 칭송하며 보고 싶어하더라도 곧 그 사람을 좋아하지 않겠거늘, 하물며 다시 제 자신이 지난번 뒷간의 일을 기억하여 기뻐하고 칭송하면서 다시 보고자 할 리가 없을 것이오. 비사시여, 만일 왕의 친척들이 묘행을 정진하며, 열심히 정근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질투가 없고 또한 간탐하지 않으며, 손을 놀리거나 바라는 것이 없고 마음을 열어 모든 것을 버리고 여러 외롭고 곤궁한 사람들에게 공급해 주고 항상 보시를 좋아하여 재물에 집착하지 않는다면, 그는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천상에 날 것이요, 천상에 난 뒤에는 하늘의 5욕을 몸소 즐길 것이다. 왕의 생각에는 어떠하오. 저 하늘 천자는 과연 그 하늘의 5욕을 버리고 이 인간의 5욕을 기억하여 기뻐하고 칭송하면서 다시 보고자 하겠습니까?"비사가 대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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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가섭이시여, 왜냐 하면 인간의 5욕은 냄새나고 깨끗하지 못해 싫어할 만한 것으로서, 향할 수 없는 곳이고 사랑할 수 없는 추하고 부정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가섭이시여, 인간의 5욕에 비교하면 하늘의 즐거움은 제일이 되고 가장 좋고 가장 훌륭한 것입니다. 만일 저 하늘의 천자가 하늘 5욕을 버리고 다시 인간의 5욕을 기억하여 기뻐하고 칭송하면서 다시 보고 싶어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비사여, 그대는 마땅히 이렇게 후세를 관찰해야 할 것이며, 육안으로 보는 것처럼 함부로 생각하지 마시오. 비사여, 만일 어떤 사문 범지가 욕심을 끊고 욕심을 여의며 욕심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고, 성냄을 끊고 성냄을 여의며 성냄을 여읜 곳으로 나아가며, 어리석음을 끊고 어리석음을 여의며 어리석음을 여읜 곳으로 나아간다면, 그는 사람의 눈보다 뛰어난 깨끗한 천안(天眼)으로써 이 중생들이 죽는 때와 나는 때와 좋은 빛깔과 나쁜 빛깔과 혹은 묘하고 묘하지 않음과 좋은 곳과 좋지 않은 곳으로 왕래하는 것을 보고, 그것은 그 중생이 지은 바 업을 따르는 것이라고 그 진실을 알게 될 것입니다." 비사왕이 다시 물었다."사문 구마라가섭께서 아무리 그런 말을 하더라도 나는 그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후세는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다'라고." 존자 구마라가섭이 다시 말하였다. "비사여, 또 이보다 더한 악함도 있습니까?"비사왕이 대답하였다."그렇습니다. 가섭이시여, 더 심한 악함도 있습니다. 내게는 친척들이 있었는데 병으로 위독하였나이다. 나는 그들에게 가서 말하였습니다.'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나는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후세란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나는 일도 없다.) 친척들이여, 어떤 사문 범지들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한다. (후세도 분명 있고 중생도 다시 태어나게 된다.) 그렇지만 나는 항상 그 말을 믿지 않았다. 그들은 다시 이렇게 말한다. (만일 어떤 남자나 여자가 묘행(妙行)을 정진하며, 열심히 정근(精勤)하여 게으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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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않으며, 질투가 없고 또한 간탐도 없으며, 손을 놀리거나 기대하는 것도 없으며, 마음을 열어 놓아버려 모든 외롭고 곤궁한 사람에게 공급해 주고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며 재물에 집착하지 않으면, 그는 이것으로 인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천상에 태어난다.) 만일 저 사문 범지들의 말이 진실이라면, 너희들은 나의 친척으로서 묘행을 정진하며, 정근(精勤)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질투도 없고 또한 간탐하지 않으며, 손을 놀리거나 기대하는 것도 없으며, 뜻을 열어 놓아버려 모든 외롭고 곤궁한 사람들에게 공급해 주고 항상 보시하기를 좋아하며 재물에 집착하지 않다가 만일 너희들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천상에 태어나거든 돌아와 내게 말해 달라. (비사시여, 천상은 이러이러하게 즐거운 곳이다.) 만일 너희들이 천상에서 생각하기를 (우리가 만일 돌아가면 무슨 소득이 있을까? 비사왕의 집에는 재물이 많이 있다)고 한다면 나는 마땅히 너희들에게 주리라.' 그들은 내 말을 듣고 내가 그렇게 부탁한 뒤에도 누구하나 내게 와서 '비사시여, 천상은 이러이러하게 즐겁다'고 말하는 자가 전혀 없었나이다. 가섭이시여, 이 일로 말미암아 나는 후세란 없는 것이고 중생이 다시 태어난다는 것도 없다고 생각하나이다."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비사여, 천상의 수명은 길고 인간의 수명은 짧소.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 인간 세상의 백년은 삼십삼천의 하루 낮 하룻밤에 해당하오. 이러한 하루 낮 하룻밤으로 30일을 한 달, 12개월을 1년으로 계산할 때, 삼십삼천의 수명은 천 년이나 되오. 왕의 생각은 어떠하오. 당신의 친척들은 묘행을 정진하고 열심히 정근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질투가 없고 또한 간탐하지 않으며, 손을 놀리거나 기대하는 게 없고 마음을 열어 놓아버려서 모든 외롭고 곤궁한 사람들에게 공급해 주고 보시하기를 좋아하며 재물에 집착하지 않았으니, 그들은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천상에 태어날 것이요. 천상에 태어난 뒤에는 곧 이렇게 생각할 것이오. '우리는 먼저 하루 낮 하룻밤 동안 하늘의 5욕을 몸소 즐기고, 혹은 2 3 4일이나 5 6일에 이르기까지 하늘의 5욕을 스스로 즐기자. 그렇게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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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비사왕에게 가서 천상은 이러이러하게 즐겁다고 말하자. 그래서 그로 하여금 현재 세상에서 보게 하자.'왕의 생각은 어떠하오. 그대는 과연 그렇게 오래 살 수가 있겠습니까?" 비사가 물었다."가섭이시여, 누가 후세에서 와서 '천상의 수명은 길고 인간의 수명은 짧소.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 인간 세상의 백년은 삼십삼천의 하루 낮 하룻밤에 해당하오. 이러한 하루 낮 하룻밤으로 30일을 한 달, 12개월을 1년으로 계산할 때, 삼십삼천의 수명은 천 년이나 된다'고 말하였습니까?"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 "비사여, 내가 비유로 말하리니 들으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어 말하면 바로 그 뜻을 알게 될 것이오. 비사여, 비유하면 마치 장님과 같습니다. 그는 이렇게 말할 것이오.'검고 흰 빛깔도 없고 또한 검고 흰 빛깔을 본 적도 없다. 길고 짧은 형상도 없고 또한 길고 짧은 형상을 본 적도 없다. 가깝고 먼 형상도 없고 또한 가깝고 먼 형상을 본 적도 없다. 추하고 고운 형상도 없고 또한 추하고 고운 형상을 본 적도 없다. 왜냐 하면 나는 처음부터 보지 못했고 알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빛깔이 없는 것이다.'저 장님이 이렇게 말한다면 그것을 진실한 말이라고 하겠습니까?" 비사가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가섭이시여, 왜냐 하면 검고 흰 빛깔도 있고 검고 흰 빛깔을 본 일도 있습니다. 길고 짧은 형상도 있고 또한 길고 짧은 형상을 본 일도 있습니다. 가깝고 먼 형상도 있고 또한 가깝고 먼 형상을 본 일도 있습니다. 추하고 고운 형상도 있고 또한 추하고 고운 형상을 본 일도 있습니다. 만일 장님이 말하기를 '나는 보지도 못했고 알지도 못한다. 그러므로, 빛깔은 없는 것이다'라고 한다면, 그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진실한 것이 아닙니다."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만일 왕께서 '〈 천상의 수명은 길고 인간의 수명은 짧소. 구체적으로 말하면 이 인간 세상의 백년은 삼십삼천의 하루 낮 하룻밤에 해당하오. 이러한 하루 낮 하룻밤으로 30일을 한 달, 12개월을 1년으로 계산할 때, 삼십삼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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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은 천 년이나 된다〉고 누가 후세에서 와서 말하는 사람이 있었습니까?'라고 말한다면, 비사왕도 또한 장님과 같은 사람일 것입니다."비사왕이 말하였다."사문 가섭이시여, 당치도 않습니다. 그런 말씀 마소서. 왜냐 하면 사문 구마라가섭께서 나를 저 장님과 같다고 비교하십니다. 만일 나와 내 친척들이 묘행을 정진하고 열심히 정근하여 게으르지 않으며, 질투가 없고 또한 간탐하지도 않으며, 손을 놀리거나 기대하는 것도 없고 마음을 열어 놓아버려 모든 외롭고 곤궁한 사람들에게 공급해 주고 보시하기를 좋아하며 재물에 집착하지 않았으므로 그들이 이것을 인연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반드시 좋은 곳으로 올라가 천상에 태어나는 게 분명하다면, 나는 지금 곧 보시를 행하여 모든 복업을 닦고 재를 받들고 계를 지킨 뒤에 칼로 자살하거나 혹은 독약을 먹거나 혹은 구덩이에 떨어지거나 혹은 스스로 목을 매어 죽겠나이다. 사문 구마라가섭이여, 나를 견주어 저 장님과 같다고 하지 마소서." 존자 구마라가섭이 말하였다."비사여, 내가 다시 비유를 들어 말하리니 들어보시오. 지혜로운 사람은 비유를 들면 곧 그 뜻을 아는 것이오. 비사여, 비유하면 마치 저 범지(梵志)와 같소. 그에게는 젊은 아내가 있었는데 처음으로 아기를 배었소. 또 먼저 아내에게서 이미 한 아들을 두었었는데, 저 범지는 그 중간에 갑자기 죽었소. 죽은 뒤에 그의 먼저 아내에게서 태어난 아들이 그 어머니에게 말했소.'작은 어머님께서는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이제 이 집안에 있는 재물은 다 내 것입니다. 같이 나눠 가져야 할 사람이 더 이상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작은 어머니가 말하였다.'나는 지금 아기를 배었다. 만일 사내를 낳으면 너는 마땅히 그 아이와 똑같이 이 재산을 나눠 가져야 할 것이다. 만일 계집애를 낳으면 재물은 다 네 것이다.'먼저 아내의 아들은 다시 두 번 세 번 작은 어머니에게 말하였소. '이제 이 집안에 있는 재물은 다 내 것이오. 같이 나눠 가져야 할 사람이......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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