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아함경(51)-510 (凡所有相 皆是虛妄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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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라 짓고 다른 사람에게 맡겨 가만히 길러 날로 장대하여 갔다. 장생 동자가 만일 찰리 정생왕이 되면 천하를 바르게 다스려 큰 국토를 얻고, 온갖 기예(技藝)인 코끼리 다루기 말타기 말 몰기 말달리기 활쏘기 손뼉치기 그물 던지기 갈고리 던지기 차 타기 연(輦) 타기 등 이러한 여러 가지 묘한 기예에 능숙하고, 몇 가지 묘한 촉사(觸事)도 특히 훌륭하며, 용맹하고 굳세기가 세상 사람들보다 뛰어났다. 총명도 특출하게 뛰어나 그윽하고 은은한 것까지도 두루 통달하지 않은 것이 없을 것이다. 이에 범마달다는 구사라 국왕 장수가 박사가 되어 이 바라내시 성중에 있다는 말을 듣고 곧 측근에 명령하였다.'그대들은 빨리 가서 구사라국왕 장수를 잡아 두 손을 뒤로 묶어 나귀에 태우고, 나귀 울음소리처럼 나는 다 떨어진 북을 쳐서 두루 알리게 한 뒤에, 성 남문으로 나가 높은 표목 아래 앉히고 그 까닭을 따져 물어 보라.'측근 신하들은 명령을 받고 곧 가서 구사라국왕 장수를 잡아 두 손을 뒤로 묶어 나귀에 태워 나귀 울음소리처럼 나는 다 떨어진 북을 쳐 두루 알린 뒤에 성 남문으로 나가 높은 표목 밑에 앉히고 그 까닭을 따져 물었다. 이 때에 장생 동자는 아버지의 뒤를 따라 측근에 모시고 있다가 아버지에게 아뢰었다.'천왕이여, 두려워하지 마소서. 천왕이여, 두려워하지 마소서. 제가 즉시 이 자리에서 반드시 구원해 드리리다. 반드시 구원해 드리리다.'구사라왕 장수가 말하였다. '동자야, 참아야 한다. 동자야, 참아야 한다. 앙심을 품지 말고 다만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여러 사람들은 장수왕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곧 왕에게 그 말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왕은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이 동자는 총명하여 반드시 내 말을 이해할 것이다.' 그 때에 장생 동자는 바라내시 성 안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에게 권하였다.'여러분,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고, 구사라국왕 장수를 위하여 주원(呪願)하십시오. 이 복을 베풀므로 말미암아 원컨대 구사라국왕 장수로 하여금 안온하게 하고 해탈을 얻게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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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바라내 성 안에 살고 있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이 장생 동자를 위해 권장하고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았다. 그리고 또 구사라국왕 장수를 위해서 주원을 하였다. 이렇게 보시하여 복을 닦음으로써 구사라국왕 장수로 하여금 안온하게 하고 해탈케 해 주기를 빌었다.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이 바라내시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이 보시를 행하여 복을 닦고, 구사라국왕 장수를 위하여, 이 복을 지음으로써 부디 구사라국왕 장수로 하여금 안온하게 하고 해탈을 얻게 하도록 주원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그 말을 듣고는 곧 크게 두려워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이 바라내시 성중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이 나를 배반하지 않게 할 수 없을까? 그 일은 우선 제쳐 두고 나는 지금 급히 이 일부터 먼저 처리해 없애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측근에 명령하였다. '너희들은 빨리 가서 구사라국왕 장수를 죽여 일곱 토막을 내어라.'측근 신하들은 명령을 받고 곧 가서 장수왕을 죽여 일곱 토막을 내었다. 이에 장생 동자는 바라내 성 안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을 권하여 이렇게 말하였다.'여러분, 이것을 보시오.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모질고 무도(無道)하여 아무 죄도 없는 내 아버지 구사라국왕 장수를 구금하고, 그 나라와 창고의 재물까지 빼앗고, 그것도 모자라 혹독하고 억울하게 죽여서 일곱 토막을 내었습니다. 여러분은 가서 새 비단천으로 내 아버지의 일곱 토막 난 시체를 거두어 염하고, 일체의 향과 향나무를 쌓아 화장한 뒤에 사당을 세우고, 나를 위해 글을 지어 범마달다에게 주면서 말하시오. 구사라국왕 장생 동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너는 뒷날 자손을 위해 재앙을 짓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가)라고 말입니다.'그러자 바라내시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은 장생 동자의 권유를 듣고 곧 새 비단천을 가지고 가서 그 일곱 토막 난 시체를 거두어 염하고, 일체의 향과 향나무를 쌓아 그것을 화장한 뒤에 사당을 세우고, 다시 그를 위하여 글을 지어 범마달다에게 주면서 말하였다.'구사라국왕 장생 동자는 이렇게 말하더이다. (너는 뒷날의 자손을 위하여 재앙을 짓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가?)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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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장수왕의 아내가 장생 동자에게 말하였다. '너는 마땅히 알라. 이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모질고 무도하여 아무 죄도 없는 너의 아버지 구사라국왕 장수를 구금했고, 그 나라는 물론 창고에 있던 재물까지 빼앗았으며, 혹독하고 억울하게 죽여 일곱 토막을 내었다. 동자야, 너는 와서 나와 함께 수레를 타고 달아나 바라내시를 빠져나가자. 만일 떠나지 않으면 장차 화가 너에게도 미칠 것이다.'이에 장수왕의 아내는 장생 동자와 함께 한 수레를 타고 달려서 바라내시를 빠져나갔다. 그 때에 장생 동자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차라리 시골로 내려가서 학문을 연마하여 지식이나 넓히리라.' 장생 동자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시골로 내려가 학문을 연마하고 지식을 넓혔다. 이렇게 지식을 넓혔기 때문에 곧 이름을 바꾸어 장생 박사라고 하였다. 장생 박사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배워야 할 것을 나는 이미 다 배웠다. 나는 차라리 바라내시로 가서 이 거리 저 거리와 이 골목 저 골목을 다니면서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묘한 음성의 풍류를 연주하리라. 그렇게 하면 바라내시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은 그것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스스로 즐거워할 것이다.' 장생 박사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바라내시로 가서 이 거리 저 거리와 이 골목 저 골목을 다니면서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묘한 음성의 풍류를 연주하였다. 이렇게 하자, 바라내시의 모든 귀족과 호족들은 그것을 듣고 매우 기뻐하고 스스로 즐거워하였다. 이에 가사국왕 범마달다의 바깥 권속이 들었고 중간 권속 안 권속 범지 국사 등 이렇게 잇따라 들었으며, 마침내는 가사국왕 범마달다도 듣고 곧 불러서 만나 보려고 하였다. 그리하여 장생 박사는 곧 가사국왕 범마달다에게 나아가 그를 향해 서서 즐겁고 기쁜 낯빛으로 묘한 음성의 풍류를 연주해 주었다. 이렇게 하자,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그것을 듣고 매우 기뻐하고 스스로 즐거워하였다. 이에 가사국왕 범마달다가 말하였다.'박사여, 너는 오늘부터 나를 의지하여 살아가도록 하라. 내가 모든 것을 공급해 주리라.' 이에 장생 박사는 곧 그를 의지하여 살아갔다.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곧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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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 모든 것을 공급해 주었다. 그러다가 나중에는 마침내 그를 신임하여 전부를 그에게 맡겼다. 그리하여 몸을 보호하는 호신용 칼마저 장생 박사에게 주었다. 그 때에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곧 마부에게 명령하였다.'너는 수레를 준비하라. 내가 사냥하러 나가고자 한다.'마부는 명령을 받고 곧 수레를 채비한 뒤에 돌아와 아뢰었다.'수레 준비를 이미 마쳤습니다. 천왕의 뜻대로 하소서.'이에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곧 장생 박사와 함께 수레를 타고 나갔다. 장생 박사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모질고 무도하여 아무 죄도 없는 우리 아버지 구사라국왕 장수를 구금하고, 그 나라와 창고의 재물까지 빼앗았으며, 혹독하고 억울하게 죽여 일곱 토막을 내었다. 나는 이제 수레를 몰아 네 종류의 군사와 떨어져 있게 하여 제각기 다른 곳에 있게 하리라.' 장생 박사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수레를 몰아 네 종류의 군사를 제각기 떨어뜨려 각각 다른 곳에 있게 하였다. 그 때에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진흙길을 애써 건너고, 바람과 더위에 시달려 괴롭고 목마르고, 피로가 극에 달하여 눕고 싶기만 했다. 그는 곧 수레에서 내려 장생 박사 무릎을 베고 잠이 들었다. 이에 장생 박사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모질고 무도하여 아무 죄도 없는 우리 아버지를 구금하고, 그 나라와 창고의 재물까지 빼앗았으며, 결국은 혹독하고 억울하게 우리 아버지를 죽여 일곱 토막을 내었다. 그런데 오늘 그가 마침 내 손 안에 있다. 마땅히 원수를 갚으리라.' 장생 박사는 이렇게 생각한 뒤에 곧 칼을 빼어 가사국왕의 목 위에 대고 이렇게 중얼거렸다. '내가 이제 너를 죽이리라. 내가 이제 너를 죽이리라.' 장생 박사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잘못하는 짓이다. 왜냐 하면 아버지께서 옛날 높은 표목 아래서 임종하실 때 내게 말씀하신 것을 나는 기억한다. (동자야, 참아야 한다. 동자야, 참아야 한다. 앙심을 품지 말고 다만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하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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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것을 생각한 뒤에 그는 칼을 들어 도로 칼집에 넣었다. 그 때에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꿈에서 구사라국왕 장수의 아들 장생 동자가 손으로 예리한 칼을 뽑아 자기 목 위에 대고 이렇게 중얼거리는 것을 알았다. '내가 이제 너를 죽이리라. 내가 이제 너를 죽이리라.'그 말을 듣고는 두려워서 모골이 송연해졌다. 곧 놀라 깨어 벌떡 일어나 장생 박사에게 말했다. '너는 마땅히 알라. 내 꿈에 구사라국왕 장수의 아들 장생 동자가 손으로 예리한 칼을 뽑아 내 목 위에 대고 (내가 마땅히 너를 죽이리라. 내가 마땅히 너를 죽이리라)고 중얼거리는 것을 들었다.'장생 박사는 이 말을 듣고 아뢰었다.'천왕이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천왕이여, 두려워하지 마시오. 왜냐 하면 저 구사라국왕 장수의 아들 장생 동자는 바로 나입니다. 천왕이여,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모질고 무도하다. 아무 죄도 없는 우리 아버지를 구금하고, 그 나라와 창고의 재물까지 빼앗았으며, 결국엔 혹독하고 억울하게 우리 아버지를 죽여 일곱 토막을 내었다. 그런데, 오늘 그는 결국 내 손 안에 있다. 마땅히 원수를 갚으리라)고 말입니다. 천왕이여, 나는 예리한 칼을 빼어 왕의 목 위에 대고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내가 이제 너를 죽이리라. 내가 이제 너를 죽이리라)고 말입니다. 천왕이여, 나는 다시 생각하였습니다. (내가 잘못하는 짓이다. 왜냐 하면 나는 아버지께서 옛날 높은 표목 아래서 임종하실 때에 내게 말씀하신 것을 기억한다. 동자야, 참아야 한다. 동자야, 참아야 한다. 앙심을 품지 말고 다만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하시지 않았는가.) 그 말을 생각한 뒤에 칼을 들어 도로 칼집에 넣었습니다.'가사국왕 범마달다가 말하였다. '동자여, 너는 (동자야, 참아야 한다. 동자야, 참아야 한다)고 말하였다. 나는 이미 그 뜻을 알았다. 동자여, 너는 또 말하기를, (앙심을 품지 말고 다만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였다. 이것은 무슨 뜻인가?'장생 동자가 대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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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이여, 앙심을 품지 말고, 다만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이것을 말한 것입니다.'가사국왕 범마달다는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동자여, 오늘부터 내가 다스리는 나라를 다 너에게 주고 네 아버지의 나라도 너에게 돌려주리라. 왜냐 하면 네가 한 일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곧 내게 은혜를 베풀어 목숨을 살려 주었기 때문이니라.' 장생 동자는 이 말을 듣고 아뢰었다.'천왕의 본국은 그대로 천왕의 것입니다. 우리 아버지의 나라만 돌려 받으면 됩니다.'이에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장생 동자와 함께 수레를 타고 돌아와 바라내 성으로 들어가 정전 위에 앉아서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그대들이 만일 구사라국왕 장수의 아들 장생 동자를 본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모든 신하들은 이 말을 들었다. 그중 어떤 이는 이렇게 말하였다. '천왕이여, 만일 그를 본다면 마땅히 그 손을 잘라버리겠습니다.'어떤 이는 또 이렇게 말하였다. '천왕이여, 만일 그를 본다면 마땅히 그 발을 잘라버리겠습니다.'어떤 이는 다시 이렇게 말하였다.'마땅히 그 목숨을 끊어버리겠습니다.' 가사국왕 범마달다가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여러분, 구사라국왕인 장수왕의 아들 장생 동자를 보고자 한다면 여기 있는 이 분을 보라. 너희들은 악의를 가지고 이 분을 대하지 말라. 왜냐 하면 이 동자가 한 일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은혜를 베풀어 나의 목숨을 살려주었느니라.'이에 가사국왕 범마달다는 왕이 목욕하는 물로써 장생 동자를 목욕시키고, 왕이 바르는 향을 발라 주고 왕이 입는 옷을 입히고 황금 평상에 앉힌 뒤에, 제 딸을 아내로 주어 그 본국으로 돌려보내었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말을 이으셨다. "비구들아, 그는 국왕 찰리(刹利) 정생왕(頂生王)으로서 큰 나라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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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되어 천하를 바르게 다스리고, 스스로 욕됨을 참아 내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이가 욕됨을 참는 것을 보면 칭찬하였으며, 스스로 사랑하는 마음을 실천하였을 뿐만 아니라, 다른 이에게 사랑하는 마음이 있는 것을 보면 칭찬하였으며, 스스로 은혜를 베풀었을 뿐만 아니라, 또 남이 은혜를 베푸는 것을 보면 칭찬하였다. 비구들아, 너희들도 마땅히 이렇게 하라. 지극한 믿음으로 집을 버려 가정이 없이 도를 배우되 마땅히 욕됨을 참고 또 다른 이가 욕됨을 참는 것을 보거든 칭찬하며, 스스로 사랑하는 마음을 실천하고 다른 이가 사랑하는 마음을 실천하거든 또 칭찬하며, 스스로 은혜를 베풀고 다른 이가 은혜를 베풀거든 그 또한 칭찬해야 하느니라." 이에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었다. "세존 법주(法主)께서는 이제 잠깐만 계시옵소서. 세존께서는 우리를 인도해 말씀하셨는데, 우리들이 어떻게 저들을 인도하지 않을 수 있겠나이까." 이에 세존께서는 구사미의 모든 비구들의 소행, 곧 위의 예절 배운 바 익힌 것에 대하여 기뻐하지 않으시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약간의 말로써 가장 높은 무리를 파괴하네. 거룩한 무리를 파괴할 때에 능히 꾸짖어 말리는 이 없구나. 몸을 부수고 목숨을 끊고 코끼리 소 말 재물을 빼앗고 나라를 부수어 다 멸망시켜도 그는 오히려 일부러 화해하였네. 하물며 너는 작은 말로 꾸짖어 능히 화합을 이루지 못함이랴. 만일 참 이치를 생각하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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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힌 원한이 어찌 끝나리. 꾸짖고 욕하며 탓하기 자주해도 능히 화합을 이루나니, 만일 진실한 이치를 생각하면 원한의 맺힘은 반드시 끝나게 되리. 만일 다툼으로써 다툼을 그치게 하려 하면 끝끝내 다툼은 쉬지 않는다. 오직 참음만이 다툼을 쉬게 하나니 이 법만이 존귀할 뿐이니라. 지혜 있는 진인(眞人) 향해 성내고 입으로 불량한 말을 하면서 모니(牟尼) 성인을 비방하는 것 이것은 가장 천하고 지혜롭지 못한 일이네. 다른 사람은 이런 이치 모르고오직 나만이 혼자 아나니, 만일 능히 이치를 아는 자이면 그는 성냄을 곧 그치게 되리. 만일 결정코 친구가 되어 슬기로운 사람과 함께 선(善)을 닦으면, 본래 고집하던 생각 버리고 기뻐하며 항상 서로 따르리. 만일 결정코 친구를 얻지 못해 지혜로운 사람이 혼자 선을 닦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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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가혹하게 나라를 다스리는 것 같고 코끼리가 홀로 들에 있는 것 같네. 혼자 다니더라도 악은 짓지 말라 코끼리가 홀로 들에 있는 것처럼 혼자 다니더라도 착한 일 하고 악한 사람과 서로 어울리지 말라. 수행할 때 좋은 벗 얻지 못하고 자기와 같은 사람 함께 하지 못하거든 마땅히 마음먹고 혼자 살면서 악한 사람과 서로 어울리지 말라. 그 때에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신 뒤에 곧 여의족(如意足)으로써 허공을 타고 가서, 바라루라(婆羅樓羅)라는 마을에 이르셨다. 이 때에 바라루라 마을에는 존자 바구(婆咎)라는 석씨 집안의 아들이 있었다. 낮이나 밤이나 자지 않고 부지런히 힘써 도를 닦으며, 마음과 행동이 늘 고요해 도품(道品 : 37助道品)의 법에 머물러 있었다. 존자 석씨 가문의 아들은 멀리서 부처님이 오시는 것을 보고는 가서 맞이하여, 부처님의 가사와 발우를 받들고 부처님을 위해 자리를 펴고 물을 길어다 발을 씻어 드렸다. 부처님께서 발을 씻으신 뒤에 존자 석씨 가문의 아들인 바구의 자리에 앉으신 다음에 말씀하셨다. "바구 비구야, 너는 늘 안온하며 부족한 것은 없느냐?" 존자 바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늘 안온하며 부족한 것도 없습니다." 세존께서 다시 물으셨다. "바구 비구야, 어떻게 안온하며 또한 부족한 것도 없느냐?" 존자 바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낮이나 밤이나 자지 않고 부지런히 힘써 도를 행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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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행동이 늘 고요해 도품의 법에 머물러 있나이다. 세존이시여, 이렇게 저는 항상 안온하며 부족한 것도 없나이다." 세존께서 다시 생각하셨다. '이 족성자는 안락하게 유행(遊行)하는구나. 나는 이제 그를 위하여 설법하리라.' 이렇게 생각하신 뒤에 곧 존자 바구를 위해 설법하시어,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시었다. 한량없는 방편으로써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내게 하고 기쁨을 성취하게 하신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호사림(護寺林)으로 가셨다. 호사림에 들어가 어떤 나무 밑에 이르러 니사단(尼師檀)을 펴고 가부를 맺고 앉으셨다. 세존께서 다시 생각하셨다. '나는 이미 저 구사미(拘舍彌)의 모든 비구들에게서 벗어나게 되었다. 저들은 자주 서로 싸우고 서로 헐뜯으며, 서로 미워하고 서로 성내어 언쟁을 벌인다. 나는 저쪽 구사미의 비구들이 사는 곳은 생각하기조차 싫다.' 마침 그 때에 어떤 큰 코끼리 한 마리가 있었는데, 코끼리들의 왕이 되었다. 그 코끼리는 코끼리 떼를 떠나 혼자 노닐다가 그 또한 호사림으로 왔다. 호사림에 들어와 현사라(賢娑羅)나무 밑에 이르러 그 나무에 기대섰다. 그 때에 큰 코끼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미 저 많은 코끼리떼의 암코끼리 수코끼리 크고 작은 코끼리 새끼들에게서 벗어나게 되었다. 저 숱한 코끼리떼들은 늘 앞서가려고 하여, 그 때문에 풀이 짓밟히고 물도 흐려졌다. 나는 그 때에는 저 짓밟힌 풀을 먹고 흐린 물을 마셨었다. 그런데 이제는 새로 돋아난 풀을 먹고 맑은 물을 마시게 되었다.' 이에 세존께서는 남의 마음을 아는 지혜로써, 저 큰 코끼리가 마음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아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한 큰 코끼리도 보통 코끼리들처럼 몸을 이루고 어금니를 갖추었다. 마음을 대중들 마음과 같이 하면서 혼자서 숲에 살며 즐기는 것 같으리.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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