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법념처경(正法念處經)

정법념처경(52)-520

근와(槿瓦) 2015. 11. 12. 22:53

정법념처경(52)-520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511 / 1802] 쪽

저 아수라는 법의 행이 없다. 그러므로 저 아수라에 대해 조금도 두려워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다." 제석천은 이렇게 말하고 비유리산 꼭대기에 있는 사천왕이 머무르는 곳으로 갔다. 그리하여 사천왕을 보자 여러 하늘 무리들에게 말하였다. "이 세상을 보호하는 사천왕은 여기 모여 와서 아수라 군사를 쳐부수려 한다." 그 때에 세상을 보호하는 사천왕은 제석천에게 아뢰었다. "이 하늘 무리들은 천왕께 속해 있고 천왕을 의지하기 때문에 아수라와 그 군사들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삼십삼천은 모두 매우 기뻐하면서 천왕을 찬탄하였다. "천왕은 항상 이기고 하늘 무리들은 늘 이긴다." 이렇게 찬탄한 뒤에 사천왕에게로 갔다. 그 때에 제석천이 거느린 하늘 무리들은 한량없는 백천 궁전에 둘러싸이었고, 제석천이 크고 흰 코끼리 이라바나를 탄 것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다. 그 몸은 뛰어나게 묘하고 7보의 광명은 번쩍여 번갯불과 같이 허공에 가득하고, 한량없는 음악의 부르짖는 소리는 시방에 가득하며, 백천의 하늘 무리들은 그를 둘러싸고 수미산에 머물렀다. 건달바 무리들은 여러 하늘들을 장엄하여 거룩한 노래로 한없이 찬탄하면서 서로 즐기며, 자기들의 선업의 과보로 제일의 즐거움을 받는다. 그 때에 사천왕은 제석이 내려오는 것을 보고 모두 매우 기뻐하였다. 그리고 제석천은 사천왕에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여기 와서 아수라를 쳐부수려 한다. 두려워하지 말라. 여러 하늘 대중들이 다 여기 모여 왔다." 사천의 무리들은 이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아뢰었다. "천왕이여, 우리들만으로도 이미 아수라를 쳐부수었거늘 하물며 천왕이 오심이겠습니까? 대중이 다 모였습니다. 우리는 천왕을 의지하기 때문에 아수라에 대해서 조금도 두려워하는 마음이 없습니다." 이렇게 말한 뒤에 제석을 둘러싸고 한쪽에 서서 비마질다라 아수라왕·라후 아수라왕·용건 아수라왕·화만 아수라왕 등을 관찰하였다. 그리하여 몸

 

                                                                                 [512 / 1802] 쪽

에는 여러 하늘의 금강 갑옷을 입고 손에는 갖가지 무기를 들고 아수라 군사를 무찌르기를 마음으로 쉬지 않고 생각하면서 온갖 보배로 장엄한 궁전 위에 머물러 있었다. 그리고 바수길·덕차가 등 법행 용왕도 아수라와 싸우려고 한쪽에 서서 제석천을 우러러보면서 그 명령을 따라 곧 받들어 행하려고 모두 물 밑을 관찰하였다. 그 때에 네 아수라왕이 갑자기 솟아나오고 한량없는 백천억의 군사들이 모두 그들을 둘러쌌다. 손에는 온갖 싸움 기구를 들고 앞으로 바로 나오면서 좌우도 돌아보지 않고 한량없는 백천억 대중들에게 둘러싸이었는데, 일체의 수미산이 모두 진동하였다. 그리고 모든 아수라들 중에서 가장 힘이 뛰어나고 싸우는 기술도 잘 아는 비마질다라 발가사가 물 밑에서 나오는데 마치 둘째의 수미산과 같았고, 발마제 등의 비법의 악룡들이 그를 호위하여 싸움터로 왔다. 하늘 대중들은 허공에 가득하고 아수라 군사는 큰 바다 위에 가득히 모여 하늘 무리들과 큰 싸움을 일으키려 하였다. 그리고 각기 싸움을 보려고 한쪽에 서 있었다. 그 때에 사천왕과 덕차가·바수길 등은 제석천에게 아뢰었다. "천왕이여, 아수라의 군사가 우리 앞에 있는데 천왕은 왜 우리에게 명령하여 저들과 싸우게 하지 않습니까?" 제석천은 여러 하늘 무리들과 용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세상을 보호하는 사천왕을 보내어 염부제에 내려가 중생들을 관찰하게 하리라. 즉 그들이 부모를 효양하고 사문과 바라문을 공경하며 법을 따라 수행하면 아수라 군사를 쳐부술 수 있을 것이다. 하늘은 법의 보호를 받고 법을 의지하기 때문에 법의 왕성함에 의해 하늘도 왕성하고, 법이 줄어들면 하늘 무리들도 줄어들 것이다. 나는 지금 너희들을 염부제의 인간 세계로 보내리라." 이렇게 말하고 다시 사천왕에게 명령하였다. "너희들은 빨리 염부제로 가서 그 중생들을 관찰하라. 즉 그들이 법을 따라 부모를 효양하며 어른을 공경하고 사문을 공양하며 재계를 스스로 지키고

 

                                                                                [513 / 1802] 쪽

보시하고 계율을 가지며 방일하지 않고 바른 법을 따르는가?" 사천왕은 이 말을 듣고 쏜 화살처럼 염부제로 가서 중생들의 낱낱이 사는 곳, 즉 낱낱의 마을, 낱낱의 도시, 낱낱의 진터, 낱낱의 길, 낱낱의 나라를 모두 관찰하되, 그들이 부모를 효양하고 바라문·사문·노인과 덕이 있는 이를 공양하는가를 두루 관찰한다. 그리하여 그들이 법을 따라 수행하여 부모를 효양하며 사문·바라문·노인과 덕이 있는 이를 공양하여 법대로 수행하는 것을 보면, 그것을 본 뒤에는 매우 기뻐하여 쏜 화살처럼 제석천에게로 가서 기뻐 뛰면서 천왕에게 아뢴다. "매우 기쁜 일입니다. 석가천주여, 염부제 사람들은 법을 따라 수행하여 부모를 효양하고, 사문·바라문·노인과 덕이 있는 이를 공경하며, 보시하고 덕을 닦아 하늘 무리들을 왕성하게 하고 아수라 군사를 줄게 하였습니다." 제석은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호세에게 말하였다. "하늘 무리들은 모두 기뻐하라. 나는 지금 아수라 군사를 쳐부수리라. 나는 지금 아수라 군사를 쳐부수리라. 염부제 사람들이 복을 많이 닦기 때문이다." 하늘 무리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기뻐하고 몸의 힘이 이전보다 열 배나 더하여 천왕에게 아뢰었다. "왜 가만히 계십니까?, 왜 가만히 계십니까? 우리는 천왕의 위세의 힘 때문에 저 원수를 쳐부수고 하늘을 이기게 하겠습니다." 그 때에 제석천은 바수길과 덕차가 용왕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빨리 발마제 등의 비법 용왕에게로 달려가고 비마질다라 아수라 군사에게는 가지 말라." 바수길과 덕차가 등은 이 말을 듣고 아수라의 동무 발마제 등의 비법 용왕에게로 빨리 달려가 큰 사나운 불을 퍼부었다. 비마질다라 발가사는 곧 발마제를 보내어 크게 왕성한 번갯불을 퍼부었지마는, 악룡들의 몸에 불이 붙어 큰 고뇌를 받고 다시 이내 패해 아수라 군사에게로 달려가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군사를 각각 따로해서는 저 대중을 이길 수 없다. 모두 힘을 합해 같이 싸워야 저 하늘을 부술 수 있을 것이다."

 

                                                                                [514 / 1802] 쪽

이렇게 말하고 다시 바수길과 덕차가 등을 향해 갔다. 법행 용왕 바수길은 그 악룡을 보고 덕차가에게 말하였다. "그는 나쁜 마음으로 성을 내어 온다. 나는 그에게 고통을 주어 다시는 오지 못하게 하리라. 만일 고통을 주지 않으면 그는 자꾸 와서 우리를 괴롭힐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덕차가는 곧 발마제에게로 달려가서 허공에서 큰 사나운 불을 퍼붓고 온갖 연기와 불꽃을 놓아 그 악룡을 태웠다. 그는 불에 타고는 이내 물러나 아수라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생명의 구원을 청하였다. 라후 아수라왕은 그 광경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이 용이 싸움에 패해 여기까지 왔는데 너희들은 왜 이를 버려 두고 가만히 있는가?" 이렇게 말하고는 힘을 떨쳐 달려갔다. 그 때에 가류족 하늘은 라후 아수라가 오는 것을 보고 또한 내달아 한데 어울려 싸우는데, 그 광경은 매우 무서워 험악한 언덕과 같으므로 바다 속에 사는 작은 아수라들은 모두 귀가 먹고 혹은 두려워 목숨을 잃는 것도 있었다. 공중에서는 백천만 개의 칼이 달려 내려와 핍박하였다. 이렇게 싸울 때 혹 하늘이 해를 입어 수족이 끊어지면 이내 다시 생겨 아무 손해가 없고, 온몸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여 아무 고통이 없으며, 빛깔도 달라지지 않고 묘한 빛깔을 완전히 갖추는데, 다만 머리가 베이거나 반 몸이 끊기는 것만은 거기서 제외된다. 하늘과 아수라가 서로 원수가 되어 그렇게 싸울 때 아수라가 하늘의 해를 입어 수족이 끊기면 다시 생기지 않는 것은 인간의 법과 같고, 온갖 고통을 받는 것은 하늘의 법이 아니다. 가류족 하늘은 라후 아수라의 군사와 이렇게 싸울 때 다시 한량없는 큰 산을 아수라 군사들에게 퍼부었다. 아수라 군사는 패하여 흩어져 백천 갈래가 되었다. 라후 아수라왕은 그 군사들이 모두 무너지는 것을 보고 너비 3백 유순이나 되는 큰 산을 집어 들고 하늘 무리들을 향해 달려왔다. 그 때에 가류족 하늘은 활과 몽둥이를 들고 또한 내달아 화살로 그 산을 쏘아 모래처럼 부수어 큰 바다 속에 떨어뜨리고 허공에서 칼을 퍼부었다.

 

                                                                                [515 / 1802] 쪽

아수라는 이 광경을 보고 축생의 마음이기 때문에 용기가 적고 비겁하고 나약해져 용건 아수라 군사를 향해 달려갔다. 용건 아수라왕은 그가 패해 돌아오는 것을 보고 그 군사들에게 말하였다. "이 라후왕은 공연히 몸만 크고 조그만 힘도 없기 때문에 하늘에 패하여 우리 군사에게로 달려와서 구호를 청하려 한다. 보통 아수라와 다름이 없는데 그것은 힘이 없기 때문이다. 만일 힘이 있다면 이 몸만으로도 능히 저 하늘 무리들을 쳐부술 것이다. 이 몸은 둘째의 수미산 왕과 같다. 그러나 저 가류족 하늘은 용기 있고 씩씩하여 이런 큰 몸으로 싸워도 그를 쳐부수지 못하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곧 타마후 무리와 함께 가류족 하늘에게로 달려가 싸우려 하였다. 가류족 하늘은 그것을 보고 곧 만지천에게 말하였다. "빨리 오라, 빨리 오라. 지금 용건 아수라왕이 큰 군사를 거느리고 나를 행해 온다." 만지천은 이 말을 듣고 곧 빨리 달려 용건·라후 아수라를 향해 달려갔다. 라후는 다시 용건 아수라와 굳게 스스로 장엄하고 돌아서 하늘 무리들을 향해 가서 가류족 하늘과 서로 치면서 싸우려 하다가, 옛날의 원한을 생각하고 큰 산의 돌을 던지고 위에서 칼과 화살 등 갖가지 무기를 퍼부우며, 또 큰 나무를 허공에 던져 빈틈없이 채우므로 서로 볼 수 없으며, 백천 번 싸워 견줄 데 없는 싸움으로서, 하늘의 몸은 끊겼다 다시 생기는 것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고, 아수라의 군사가 베이면 다시 생기지 않는 것은 인간의 법과 같았다. 그러나 다만 하늘 군사로서 머리를 베이면 목숨을 보존할 수 없는 것은 거기서 제외되고 허리가 끊기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 때에 하늘 무리들은 조금 줄고 아수라 무리는 많이 죽었다. 그리하여 아수라는 하늘에 패하고 남은 군사는 물 밑으로 돌아가 구호를 청하려 하였다. 하늘 무리들은 크게 외쳤다. 아수라 군사는 그 외치는 소리를 듣고는 모두 위력을 잃고 미미한 목숨을 스스로 보존하고 라후와 용건은 달려서 본래의 성으로 돌아가 문 아래에서 머물렀다. 그 때에 셋째 땅의 화만 아수라왕은 라후와 용건이 하늘에 패한 것을 보고 그 군사들에게 말하였다.

 

                                                                                [516 / 1802] 쪽

"우리 군사들은 모두 와서 하늘과 싸우자. 내게는 큰 힘이 있다. 저 하늘이 무슨 일을 하겠는가?" 이렇게 말하고 그 군사들과 함께 하늘 무리들에게로 달려갔다. 그리고 라후와 용건 아수라의 남은 군사는 서로 이끌고 돌아가 화만과 함께 하늘 무리에게로 가면서 저희들끼리 말하였다. "왜 망령되이 아수라왕이라 일컬으면서 스스로 패해 달아났는가? 이미 힘이 없어졌고 칼이나 창도 없으며 적과 싸울 좋은 방편도 없다. 궁중에 돌아가더라도 처자들만 욕듣게 할 것이다." 이렇게 말하자 기력은 다시 더하고 몸은 큰 산과 같았다. 손에는 무기를 들고 바람처럼 빨리 달려 다시 하늘 무리들을 향해 가서 싸우려 하였다. 그 때에 천사와 만지천·상자의천·가류족 하늘 등은 모두 생각하였다. '저 아수라들은 모두 모여 우리에게로 오려 한다. 제 힘을 스스로 믿고 교만한 마음을 내지마는 하늘의 힘은 알지 못한다.' 이렇게 말하고 아수라에게로 달려가 크게 싸울 때, 위에서 큰 산을 퍼붓기도 하고 큰 돌을 퍼붓기도 하며, 칼과 창을 퍼붓기도 하고 서로 사로잡아 치면서 한량없이 서로 죽이고 한량없이 핍박하며, 한량없이 서로 치고 한량없이 목숨을 잃는다. 온 바다 위의 한량없는 종류의 싸움은 어디다 비할 수 없고 용의 무리는 용들과 함께 한량없는 종류로 싸웠다. 그 때에 제석천은 이 광경을 보고 삼십삼천에게 말하였다. "빨리 준비하라. 발가사를 제외한 일체의 아수라들이 지금 다 여기 왔다. 나는 흰 코끼리 이라바나를 타고 발가사와 싸우리라." 이렇게 제석천은 하늘들에 말한 뒤에 다시 흰 코끼리 이라바나에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너를 타고 비마질다라 아수라왕과 그 군사를 쳐부수리라." 이렇게 말한 뒤에 손에 금강을 들고 두루 아수라 무리의 세력과 어느 것이 나은가를 관찰하고, 하늘이 이기고 아수라의 군사가 패한 것을 보았다. 그리하여 하늘은 아수라가 패해 달아나는 것을 보고 모두 크게 기뻐하며 제석천왕도 기뻐하고 좋아하였다. 그 때에 발가사는 이 사실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517 / 1802] 쪽

'세 땅의 한량없는 억의 아수라 무리들은 싸움에 힘을 잃고 모두 패하였다. 전에 일체관 못에서 본 것은 진실하여 허망하지 않다. 나는 지금 가서 제석천을 부수고 저 하늘들을 쳐부수리라.' 이렇게 말할 때 하늘 무리들은 이미 물 속의 문 아래 이르렀다. 그 때에 비마질다라 발가사는 크게 성을 내었다. 산들은 모두 흔들리고 큰 바다는 물결을 솟구치며 일광산 꼭대기는 모두 빨갛게 되고, 그 군사들은 물 속에 있으면서 하늘 무리들이 라후 등의 아수라 군사를 쳐부순 것을 보았다. 그리하여 물 밑으로 달려갔으나 아무 힘도 없고 구원할 이도 없어 모두 요란하였다. 하늘들이 크게 외치면 아수라들은 모두 힘을 잃고 저희끼리 말하였다. "우리는 지금 힘이 없고 구호할 이도 없다." 어떤 아수라가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말고 겁내지도 말라. 도로 달아나지 말라." 이렇게 말했을 때 하늘들은 곧 산봉우리들을 퍼부어 아수라 군사들을 두루 쳤다. 그리하여 하늘들은 매우 기뻐하면서 이렇게 외쳤다. "아수라들을 잡아라, 아수라들을 잡아라. 저 비법 악행의 축생들을 죽여라. 항상 우리를 괴롭히면서 잘 싸우지 못하고 까마귀처럼 겁이 많아 용맹스럽고 씩씩한 뜻이 없으며 칼이나 창도 잘 쓰지 못한다. 저런 것들을 잘 쳐부수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게 하자. 저 아수라들은 싸움에 있어서 그 때를 알지 못한다." 이렇게 하늘 무리들은 제각기 기뻐하면서 아수라들을 향하여 큰 타격을 주려고 성낸 눈은 붉은 비단처럼 붉었다. 그리하여 칼과 창을 퍼붓고 또 큰 불을 퍼붓는데 그것은 마치 가을에 큰비가 쏟아지는 것과 같았다. 이렇게 아수라 무리들을 쳐부술 때 발가사 아수라왕은 백천의 윤행전(輪行殿) 위에 앉아 한량없는 억의 아수라 군사들에게 스스로 둘러싸이어 온갖 칼과 창을 퍼붓고, 손으로 1유순 내지 1백 유순이나 되는 큰 산을 들고 하늘 무리들을 향하였다. 그 때에 라후 아수라 등은 이 사정을 보고 기운이 다시 생겨 도로 돌아와 싸우려 하였다. 발가사는 그를 위로하여 말하였다.

 

                                                                                [518 / 1802] 쪽

"두려워하지 말라,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지금 여기 왔다. 저 하늘들을 모두 쳐부수어 멸망시키리라.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아수라왕이여, 두려워하지 말라, 두려워하지 말라. 혹 우리가 본궁에 돌아가더라도 어떻게 우리 아내들에게 나는 대장부라고 일컬을 수 있겠는가? 담과 용기가 없으면 장부란 헛 이름이다." 발가사는 이렇게 말하고 하늘 무리들에게로 달려갔다. 하늘들도 그것을 보고 빨리 내달아 나와 하늘들과 아수라들은 한데 어울려 크게 싸웠다. 부르짖는 큰 소리는 수미산의 강과 골짜기를 채웠다. 그 때에 라후 아수라왕은 가류족 하늘에게로 달려가고, 용건 아수라왕은 큰 창을 들고 만지천에게로 달려가며, 화만 아수라왕은 너비 3유순이나 되는 큰 산을 들고 삼공후천과 천사에게로 달려갔다. 이렇게 크게 싸울 때 일체 중생들은 그 말만 듣고도 온몸의 털이 일어섰거늘 하물며 직접 봄이겠는가? 그 때에 발가사 아수라왕은 다시 여러 하늘들을 쳐부수어 항복 받으려고 바람이 구름을 날리는 것처럼 자신의 큰 힘만 믿고 하늘 무리들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사천왕은 이렇게 고통을 당하고 삼십삼천에 가서 제석천왕에게 아뢰었다. "하늘 무리들이 홀로 싸우다가 장자 아수라들에게 패하게 되었습니다. 천왕은 빨리 가셔서 저 하늘 무리들이 패하여 흩어짐으로써 축생들이 이기게 하지 마십시오. 천왕은 빨리 가십시오, 빨리 가십시오. 선법당을 제외하고 다른 하늘들은 다 빨리 가십시오." 삼십삼천은 이 말을 듣고 모두 발가사 비마질다라에게로 빨리 가서 온갖 칼과 화살을 퍼부었다. 발가사는 삼십삼천 위에다 큰 돌산을 퍼부어 허공에 가득 차게 하고, 모두 어울려 부르짖으면서 크게 싸웠다. 그리고 제각기 말하였다. "우리 군사가 이긴다." 이렇게 싸울 때 백천의 산골짜기는 서로 치고 부딪치면서 티끌처럼 부서져 1천 유순의 허공에 가득 찼다. 그 티끌 구름 속에서 서로 화살과 산을 퍼부어 마치 가을철의 비와 같았다. 한량없는 억의 아수라 무리들은 목숨을 잃고 돌아오지 않았고, 여러 하늘 가운데의 한량없는 천 사람들도 일찍 목숨을 잃

 

                                                                                [519 / 1802] 쪽

었다. 그리고 비겁하고 나약해진 아수라 무리들은 목숨을 보호하기 위해 본래의 궁전으로 달려 들어갔다. 패한 군사들이 모두 성으로 들어간 뒤에 아수라 무리들의 아내들은 와서 물었다. "우리 남편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아수라는 대답하였다. "아수라 군사들은 하늘과 싸워 하늘 무리들을 쳐부수고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오래지 않아 올 것이다." 아수라 아내들은 곧 일체관의 못으로 가서 아수라 군사들을 관찰하다가, 하늘들이 이기고 아수라 군사들은 패해 흩어졌는데, 시체는 어지럽고 백 번 천 번 물러난 것을 보았다. 그녀들은 그것을 보고는 슬퍼하고 고민하며 땅에 물러 앉아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울고 매우 고민하면서 못을 둘러서서 가슴을 치고 크게 부르짖으며, 스스로 머리털을 뽑고 손을 들어 몸을 치며 눈에서는 눈물을 흘렸다. 그 때에 여러 여자들은 못 속에서 남편의 죽은 시체를 보고 근심하고 슬퍼하며 매우 괴로워하였다. 하늘들과 아수라들은 이처럼 크게 싸운 것이다. 그처럼 매우 나쁜 발가사 아수라왕은 한량없는 억의 아수라들에게 스스로 둘러싸이어 제석을 향해 왔다. 제석은 그를 보자 여러 하늘 무리들에게 말하였다. "이 아수라가 지금 내게 와서 싸우려 하는데 길들이기 어렵다. 그러므로 나는 법을 동무로 하여 저 군사를 쳐부수리니, 그것은 밝음이 어둠을 없애는 것과 같다." 이렇게 말하고 이라바나 흰 코끼리를 탔다. 그 빨리 달리는 것은 마치 쏜 화살과 같았다. 선법의 하늘 무리들에게 둘러싸이어 허공에서 내려와 바로 아수라 군사들을 향해 큰 나무를 빼어 그들에게 던지고 또 큰 돌을 던지며 혹은 큰 화살을 퍼부으면서 발가사를 향하였다. 그 때에 발가사는 큰 윤전(輪殿)을 타고 제석왕을 공격하였다. 제석왕은 발가사에게 말하였다. "너는 축생으로서 비법의 도에 머무른다. 어디로 가려 하느냐? 나는 너를

 

                                                                                [520 / 1802] 쪽

쳐부수고 너를 돌려보내어 물 밑으로 달려 들어가게 하리라." 발가사는 말하였다. "나는 지금 너와 그 하늘 무리들을 쳐부수리라." 그리하여 발가사는 너비 5백 유순이나 되는 큰 금산을 들고 하늘 무리들에게 던졌다. 흰 코끼리 이라바나는 금산이 오는 것을 보고 입에서 사나운 바람을 내어 뿜어 모래처럼 금산을 부수어 큰 바다 복판에 떨어뜨렸다. 아수라왕은 금산이 부수어지는 것을 보고 다시 너비 5백 유순이나 되는 금강과 같은 산을 들어 제석천에게 던졌다. 그러자 흰 코끼리 이라바나는 코로써 그것을 받아 발가사 가슴을 도로 쳐서 넘어뜨렸다. 삼십삼천은 그 광경을 보고 소리를 높여 크게 외쳤다. "축생아, 천왕은 너를 쳐부수었다. 흰 코끼리도 너를 쳐 넘어뜨리는데 하물며 제석이 손으로 금강을 던짐이겠느냐?" 이렇게 말하고 그 하늘 무리들은 모두 아수라 군사들을 향해 달려갔다. 큰 돌을 집은 이도 있고 큰 나무를 든 이도 있으며, 큰 산을 든 이도 있고 큰 창을 잡은 이도 있으며, 긴 창을 잡은 이도 있고 뇌성과 번개와 벼락을 울려 불을 일으키는 이도 있으며, 보습을 잡은 이도 있고 서로 치는 이도 있으며, 칼바퀴를 잡은 이도 있고 칼을 잡은 이도 있으며, 허공을 다니는 이도 있고 활을 잡은 이도 있으며, 위산(圍山)을 든 이도 있고 서로서로 잡는 이도 있으며, 법을 따라 싸우는 이도 있고 도리를 지키는 이도 있었다. 혹은 지시하여 가르치는 이도 있고 거짓이 많은 이도 있으며, 불로 싸우는 이도 있고 물로 싸우는 이도 있으며, 물을 대는 이도 있고 혹은 모두와 싸우는 이도 있으며, 어둠에서 싸우는 이도 있고 허깨비로 싸우는 이도 있으며, 톱으로 싸우는 이도 있고 손톱으로 싸우는 이도 있으며, 윤전으로 싸우는 이도 있고 혹은 부르짖는 소리로 싸우는 이도 있어서 차마 들을 수 없으며, 혹은 발로 밟기도 하고 손으로 싸우기도 하였다. 이런 갖가지 무기를 몸에 두루 갖추고 그 하늘 무리들은 제석 앞에서 아수라를 향하였다. 그 때에 발가사·라후 아수라왕 등은 그 하늘 무리들이 갖가지 무기를 가진 것을 보고 발가사와 함께 제석으로 향하였다. 여러 하늘 무리들은 네 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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