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등대집경

대집경(16)-160

근와(槿瓦) 2015. 10. 25. 00:44

대집경(16)-160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151 / 1773] 쪽

듣기를 떠나지 않기 위하여 발심함이며, 열여덟째, 들은 대로 설하기 위하여 발심함이며, 열아홉째, 넓고 큰 법취(法聚)를 얻어 마음에 탐내거나 인색함이 없게 하기 위하여 발심합니다. 스무째, 깨끗한 계[淨戒]를 찬탄하고 들음과 같이 머물러서 금계(禁戒) 헐뜯는 사람을 교화하고 위로하고 깨우치기 위하여 발심함이며, 스물한째, 일체 중생의 일곱 가지 교만을 깨뜨리기 위하여 발심함이며, 스물두째, 일체 중생의 상·중·하 근(根)을 알기 위하여 발심함이며, 스물셋째, 모든 악마·악한 업을 깨뜨리기 위하여 발심함이며, 스물넷째, 중생들에게 안락을 베풀기 위하여 발심함이며, 스물다섯째, 중생들의 모든 괴로움을 부숴 후회하는 마음을 내지 않기 위하여 발심함이며, 스물여섯째, 불법(佛法)을 구족 성취하기 위하여 발심함이며, 스물일곱째, 함이 있는 법 일체의 무상·괴로움·나 없음을 알고, 알고는 떠나지 않아서 싫어하거나 후회하는 마음이 없게 하기 위하여 발심함이며, 스물여덟째, 일체의 보리 돕는 법을 즐거이 닦기 위하여 발심함이며, 스물아홉째, 공과 무상과 무원을 보되, 중생 때문에 취증(取證)하지 않기 위하여 발심합니다. 서른째, 비록 모든 존재를 두려워하여도 또한 모든 존재를 보호하기 위하여 발심함이며, 서른한째, 생사의 허물을 보아도 싫어하거나 후회하지 않게 하기 위하여 발심함이며, 서른두째, 보리를 가까이하여 받는 위없는 즐거움을 버리나니, 이 미묘한 즐거움이 중생을 위하기 때문에 빈궁한 괴로움을 받기를 발심합니다. 사리불이여, 이 서른두 가지 발심의 보배는 다 성문·벽지불의 마음이 없나니, 이러므로 보살을 보취(寶聚)라 합니다.”

 

그때 세존께서 보녀를 칭찬하여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네가 진실로 보살마하살이 보리심 내는 것을 말하는구나. 그러나 보리 마음은 한량없고 끝없는 공덕을 성취하므로 서른두 가지 일을 똑같이 설할 수 없다. 왜냐하면 성문 보배로써 부처님 보배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연각 보배로써 부처님 보배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보살 보배라야만 부처님 보배를 얻기 때문에 부처님 보배를 얻는다면 성문·벽지불 보배와 보살 부처님 보배를 얻는 것이니, 그러므로 보살은 보취라 하느니라.”

 

                                                                                [152 / 1773] 쪽

그때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녀가 말하는 것은 도저히 알 수 없으나 제가 그 말을 관찰하건대, 이 보녀는 4무애지와 유사한 것을 얻은 것 같습니다.”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금방 말한 보녀가 아직 4무애지를 얻지 못하였다고 생각하느냐. 보녀는 이미 성취 구족한 지 오래이다. 보녀의 설법은 글자로 다 할 수 없고 글귀·의미로써도 다 할 수 없느니라.”

 

이때 사리불은 보녀에게 말하였다.

“어진 이여, 이제 마땅히 4무애지를 널리 분멸하여 연설해주십시오.”

 

보녀가 대답하였다.

“대덕이시여, 4무애지는 일체 법에 있어서 모두 그 일을 이룩합니다. 대덕이시여, 보리 마음을 걸림 없는 글귀라 하나니, 왜냐하면 보리 마음 가운데에는 여러 이치가 포섭되므로 이를 이치 걸림 없는 지혜라 하고, 일체 법계는 보리 마음에 들어가므로 이를 법 걸림 없는 지혜라 하고, 진실은 문자가 없으면서도 문자를 말하므로 이를 말 걸림 없는 지혜라 하고, 설할 수 있는 것을 끊임없이 말하므로 이를 즐거운 말 걸림 없는 지혜라 하고, 이치를 설할 수 없으므로 이치 걸림 없음이라 하고, 일체 법은 다 눈 흘림 모양[幻相]과 같으므로 법 걸림 없음이라 합니다. 말하는 업(業)이 없으므로 말 걸림 없음이라 하고, 여섯 감관의 경계[六入界]에 장애됨이 없으므로 즐거운 말 걸림 없음이라 하고, 이치를 밝게 통달하므로 이치 걸림 없음이라 하고, 고요함을 즐겨하므로 법 걸림 없음이라 하고, 글자는 법에 합하지 않고 법은 이치에 합하지 않으므로 말 걸림 없음이라 하고, 말하는 것이 곧 소리이므로 즐거운 말 걸림 없음이라 하고, 여래의 바른 깨달음은 곧 보리의 이치이므로 이치가 걸림 없음이라 하고, 보리의 이치는 능히 법을 낳으므로 법 걸림 없음이라 하고, 법은 글귀를 만들 수 있으므로 말 걸림 없음이라 하고, 말하는 이치를 얻으므로 즐거운 말 걸림 없음이라 하고, 법의 이치는 이치 걸림 없음이라 합니다.

해탈은 법 걸림 없음이라 하고, 법 모양에는 법 성품이 없음을 연설하므로 말 걸림 없음이라 하고, 법계와 법계 아닌 것을 구별하므로 즐거운 말 걸림

 

                                                                                [153 / 1773] 쪽

없음이라 하고, 승가[僧]는 곧 함이 없으므로 이치 걸림 없음이라 하고, 모든 승가는 한 맛이므로 법 걸림 없음이라 하고, 승가는 화합하기 때문에 말 걸림 없음이라 하고, 승가의 공덕을 말하므로 즐거운 말 걸림 없음이라 하나니 대덕이시여, 이 4무애는 일체 법에 두루합니다.”

 

그때 사리불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보녀는 발심한 지 얼마나 되었으며, 어떤 부처님 곁에서 여러 선근을 심었나이까?”

 

“사리불아, 과거 한량없는 아승기겁 때에 한 부처님이 계셨는데, 호를 분별견(分別見)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라 하고, 땅은 대정(大淨)이라 하였으니, 마치 도솔천(兜率天)과 같았다. 보살 대중 6만 8천이 모두 다 청정한 범행으로써 퇴전(退轉)하지 않는 다라니문을 얻었고, 정덕보왕(淨德報王)이라 하는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있었는데, 일천 세계에 자재로움을 얻어서 후궁(後宮)에 아름다운 여자 8만 4천을 두고 1천 아들을 두었으니, 그들의 힘이 다 연화력왕(蓮花力王)과 비등하였다. 그때 성왕이 3만 6천억 세월에 걸쳐 부처님과 보살에게 갖가지로 공양하니, 이른바 가옥·이부자리·의복·음식·병들어 여윌 때의 약품들이었느니라.”

 

사리불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알 수 없나이다. 그 부처님의 수명은 얼마나 되었나이까?”

“사리불아, 그 부처님의 수명은 10중겁(中劫)을 가득 채웠느니라. 그때 전륜왕이 후궁의 권속 아름다운 여자와 백성 9만 2천억 나유타와 함께 갖가지 한량없고 그지없는 공양 거리를 가지고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8천억의 가장 묘한 보배를 부처님께 뿌리고 땅에 엎드려 예배하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제 베푸는 공양거리는 제법 훌륭한 공양이온데 이보다 뛰어난 공양이 있나이까, 없나이까?’

 

그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대왕이여, 이 훌륭한 공양은 다른 여러 공양보다는 뛰어났으나 이러한 공

 

                                                                                [154 / 1773] 쪽

양은 공양에 있어서 백분 천분 만분 천만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오.’

 

대왕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떠한 공양이온지 즐겨 듣고자 하오니 원컨대 말씀하여 주소서.’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항하의 모래알과 같은 세계에

가득 찬 묘한 보배로써 보시하는

이러한 한량없는 복을 지니어도

보리심 내어 가엾이 여기는 것만 같지 못하네.

항하의 모래알처럼 한량없는 부처님께

깨끗하고 묘한 꽃·향으로 공양하는

이러한 복덕 가지어도

보리심 내어 조금도 물러나지 않기만 같지 못하네.

이러한 발심은 곧 보시오,

지계(戒)·인욕(忍)·정진·선정·지혜가 되나니

만일 가엾이 여기는 큰마음 낸다면

그 복 한량없어 다할 수 없으리라.

높은 몸·힘·재물 있는 족성(族姓)

이 사람이 곧 보리심 낸다면

천 세계에 주인 되어 범천에 이르기까지

크게 자재로움 얻어 발심하리라.

만일 보리심 내기를 즐겨한다면

이러한 악의 존재 끊을 수 있고

능히 인간․·천상에 바른 길 열고

 

                                                                                [155 / 1773] 쪽

8난(難)의 삿되고 험한 길을 닫으리라.

여러 근(根)이 구족하여 눈 어둡고 귀먹지 않음은

다 지극히 보리심을 냈기 때문이니

시방 여러 세간의 탐욕을 보고

천상의 단 이슬 맛을 열 수 있으리라.

만일 지심으로 보리를 낸다면

이 사람은 의심과 교만을 깨뜨릴 것이고

한량없는 지혜 자재로워

능히 중생을 위해 설법하리라.

중생들이 보기를 부모와 같이하고

또 어진 의사·스승·벗처럼 생각하리니

중생들 번뇌의 병을 치료하여

가르쳐서 보리의 도(道)에 나아가게 되리라.’

 

그때 성왕이 부처님께서 이 보리심을 내어 공덕을 얻게 하는 말씀을 듣고, 그 마음이 한량없이 기쁘고 즐거워 뛰니, 그의 권속 안팎 백성들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고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는 이제 중생을 가엾이 여겨

그러므로 이 보리심 내나니

만일 큰 자유를 얻고자 한다면

마땅히 여기에서 물러나지 않으리다.

나고 죽음은 한량없는 고뇌를 받아도

저와 남에게 이익이 없나니

차라리 발심하여 큰 고통을 받을지언정

 

                                                                                 [156 / 1773] 쪽

발심하지 않고서 안락을 받지 않으리다.

만일 중생이 보리심을 낸다면

곧 인간·천상·성왕의 즐거움을 얻고

또 고요히 누(漏) 없는 즐거움을 얻고

위없는 보리의 즐거움까지 얻으리다.

가장 높은 지혜·인욕·삼매·정(定)·

4무량심·6바라밀을 갖추고

3종의 정혜(淨慧)·6신통·

4무애지(無礙智)의 큰 자유

위없는 10력(力)·4무외(無畏)․

4념처(念處)와 대자비

18법을 성취 구족함은

다 이러한 보리심을 내기 때문입니다.

시방 여러 세계를 움직이고

또 시방 중생심을 알고

한량없는 여러 중생을 제도함도

다 보리심을 내기 때문입니다.’

 

사리불아, 이 게송을 말할 때, 4만의 하늘·사람과 한량없는 중생이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느니라. 그때 성왕이 다시 만억 년에 걸쳐 그 부처님을 공양하고 공양을 마치고는 출가하고 이미 출가하여서는 네 가지 글귀를 생각하였으니, 첫째는 진실 글귀, 둘째는 법 글귀, 셋째는 이치 글귀, 넷째는 조복 글귀, 1억 년 동안 이러한 네 글귀의 뜻을 생각하였다. 사리불아, 너는 알라. 그때 전륜성왕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바로 보녀가 그였느니라.”

 

                                                                                [157 / 1773] 쪽

사리불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업을 인연하였기에 이 여자의 몸을 받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리불아, 일체 보살은 여자로 태어날 죄업(罪業)이 있어서 여자의 몸을 받은 것이 아니고, 곧 신통과 지혜의 힘으로 여자의 몸을 보일 뿐이니, 여러 중생을 조복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사리불아, 너는 지금 보녀보살을 실제 여자의 몸이라고 생각하느냐. 그런 생각을 하지마라. 왜냐하면 여자 몸을 받는 것은 곧 이 지혜 힘과 신통의 힘이다. 사리불아, 이 여자는 이미 오랫동안 한량없는 겁에서 남자·여자의 몸을 떠났다. 이러한 몸은 과거에 있지 않고 또 미래·현재에도 있지 않는 이른바 방편의 몸이니, 이 방편의 몸은 이 세계 9만 2천의 여자들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한다. 이러므로 이 방편의 몸을 나타내 보이는 것이니라.”

 

그때 보녀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대덕이시여, 당신은 이제 여자의 몸으로써 바른 법을 설할 수 있겠습니까?”

“내 남자의 몸도 오히려 싫증나고 후회되거든 하물며 여자의 몸이겠습니까?”

 

“사리불시여, 당신은 남자의 몸으로서도 싫증나고 후회합니까?”

“그렇습니다.”

 

“대덕시시여, 그러므로 보살이 성문·벽지불보다 뛰어났나이다. 왜냐하면 저 여러 성문의 싫증나고 후회하는 곳에 보살은 즐거움을 받아 후회하지 않습니다. 성문은 여러 존재[有]를 구하지 않지만 보살은 달갑고 즐거이 받고, 성문은 여러 공덕에 만족한 생각을 내지만 보살은 만족함이 없고, 성문은 번뇌를 싫어 떠나지만 보살 사람은 번뇌에 처하여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보녀여, 보살은 어떠한 힘이 있기에 이 힘으로 싫어 떠나는 마음이 없습니까?”

“대덕이시여, 보살마하살은 여덟 가지 힘이 있어 싫어함이 없나이다. 왜냐하면 첫째는 사랑하는 힘이니 마음에 걸림이 없기 때문이며, 둘째는 가엾이 여기는 힘이니 조복하기 때문이며, 셋째는 진실한 힘이니 여러 부처님·자

 

                                                                               [158 / 1773] 쪽

기·중생을 속이지 않기 때문이며, 넷째는 슬기의 힘이니 번뇌를 떠나기 때문이며, 다섯째는 방편의 힘이니 마음으로 후회하지 않기 때문이며, 여섯째는 공덕의 힘이니 두려움이 없기 때문이며, 일곱째는 지혜의 힘이니 무명을 무너뜨리기 때문이며, 여덟째는 정진의 힘이니 방일을 깨뜨리기 때문입니다. 보살은 이 여덟 가지 힘을 구족하므로 그 마음이 후회하지 않습니다.”

 

“보녀여, 그대는 이미 여덟 가지 힘을 갖추었습니까?”

“대덕이시여, 갖추었다는 말은 곧 뒤바뀜이요, 뒤바뀜이란 것은 곧 두 가지 모양[相]이요, 두 가지 모양이란 곧 함이 있음이요, 함이 있음이란 곧 가짐[所有]이 없음이요, 가짐 없음이란 곧 평등한 것입니다. 대덕이시여, 만일 평등한 것이라면 무엇을 힘 있다 하고 무엇을 힘 없다 하며 무엇을 한 둘[一二]의 수라고 말하겠습니까? 일체 법은 다 허공과 같아서 이 허공이 안이라 말할 수도 없고 밖이라 말할 수도 없고, 밝음이라 말할 수도 없고 어둠이라 말할 수도 없나니, 일체 법도 또한 그러합니다. 만일 일체 법이 허공 같은 것이라면 어떤 것을 힘 있고 힘 없고, 한둘의 수라고 말하겠습니까?

대덕이시여, 보살마하살은 힘이 있기도 하고 힘이 없기도 하나니, 어떤 것을 힘 있고 어떤 것을 힘 없는 것이라고 하는가 하면, 번뇌의 힘이 없고 지혜의 힘이 있으며, 인색의 힘이 없고 보시의 힘이 있으며, 계(戒)를 깨뜨리는 힘이 없고 계를 지니는 힘이 있으며, 미워하고 성내는 힘이 없고 인욕의 힘이 있으며, 게으른 힘이 없고 정진의 힘이 있으며, 어지러운 뜻의 힘이 없고 선정(禪定)의 힘이 있으며, 무명의 힘이 없고 지혜의 힘이 있는 것이니, 그러므로 보살은 악한 법을 멀리 떠나고 착한 법을 닦으며, 그러므로 보살은 악한 법의 힘이 없고 착한 법의 힘이 있는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 보녀를 칭찬하여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만일 선남자·선여인이 이와 같이 설할 수 있다면 이는 곧 진실한 말일 것이다.”보녀보살이 이 법을 연설할 때, 5백의 보살이 인심(忍心)을 성취하였다.

 

                                                                              [159 / 1773] 쪽

대방등대집경 제6권

북량 천축 담무참 한역

이진영 번역

 

3. 보녀품 ②

그때 보녀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경전에서 말씀한 바와 같이 여래께서 10신력(神力)을 구족하였다는 것은 10력(力)에 나아감으로써 세존이라 합니까, 10력을 떠나서도 세존이라 합니까? 만일 10력에 나아가는 것이 세존이라면, 이는 2법이니 2법이라면, 곧 덧없음[無常]이요, 만일 10력을 떠나서도 세존이라면 어떤 것을 여러 법이 평등하다고 여래께서 말씀합니까? 세존이시여, 만일 1력 가운데 10력을 갖추었다면, 무엇 때문에 여래께서 100력을 말씀하지 않으시며 100력을 말씀하지 않으신다면, 마땅히 1력은 10도 아니요, 100도 아닌 것을 알겠나이다.”

 

그때 세존께서 보녀의 말을 칭찬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여래 세존은 하나도 아니요, 둘도 아니다. 만일 하나도 둘도 아니라면, 어떤 것을 열이라 하고 어떤 것을 백이라 하는가 하면, 보살마하살은 1·2를 멀리 떠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 여래 세존은 10력에 나아가는 것도 아니고 10력을 떠나는 것도 아니면서 능히 10력을 말하기 때문에 여래는 10력을 구족하였다 한다. 여래는 이러한 10력을 말하지만, 1력 가운데 한량없는 힘을 갖추었나니 유포하기 때문에 10력을 말한다 하느니라.”

 

보녀가 다시 아뢰었다.

 

                                                                                [160 / 1773] 쪽

“거룩하옵나이다.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널리 이러한 10력을 말씀하여 주옵소서.”

 

부처님께서 보녀에게 말씀하셨다.

“지심으로 자세히 들어라. 내 너를 위해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보녀야, 보살이 보리도(菩提道)를 수행할 적에 성문승을 구하거나 악한 법을 짓지는 않는다. 이 굳은 마음으로 보리를 얻을 적에 초력(初力)을 성취하나니, 여래는 이러한 힘을 성취하므로 대중 가운데에서 사자처럼 부르짖고 능히 법바퀴를 굴린다. 이러한 법바퀴는 하늘·사람·마왕·범천·사문·바라문으로서는 굴릴 수 없는 것이니라. 다시 보녀야, 보살이 보리도를 수행할 적에 여러 업(業)이 다 한 업인 것을 분명히 안다. 이 힘을 지닌 때문에 과거·미래·현재의 업과 업의 인연과 그런 법, 그렇지 않은 법을 분명히 알아서 보리를 얻을 적에 제2력을 성취한다. 다시 보녀야, 보살이 보리도를 수행할 적에 중생의 근(根)을 분명히 알고, 알고 나서는 설법하고 이 힘을 지닌 때문에 보리를 얻을 적에 제3력을 성취한다. 다시 보녀야, 보살이 보리도를 수행할 적에 중생세계를 관찰하고, 관찰하고는 그 세계에 따라 설법하나니, 세계를 관찰함으로써 보리를 얻을 적에 제4력을 성취한다. 다시 보녀야, 보살이 보리도를 수행할 적에 여러 중생의 상·중·하의 근(根)을 관찰하고, 관찰하고는 알음[解]대로 설법하나니, 알음을 알기 때문에 보리를 얻을 적에 제 5력을 성취한다. 다시 보녀야, 보살이 보리를 수행할 적에 이르는 곳의 도[至處道], 혹은 함이 있는 도[有爲道]와 함이 없는 도[無爲道]와 성문의 도·연각의 도·보살의 도를 관찰하고 도를 관찰하기 때문에 보리를 얻을 적에 제6력을 성취한다. 다시 보녀야, 보살이 보리도를 수행할 적에 여러 선정을 공경하고 존중하여 닦고, 중생을 조복하기 위해 법요(法要)를 말하나니, 닦기 때문에 보리를 얻을 적에 제7력을 성취한다. 다시 보녀야, 보살이 보리도를 수행할 적에 과거의 선근을 비방하지 않고 생각하는 마음을 성취하여 방일하지 않나니, 방일하지 않기 때문에 보리를 얻을 적에 제 8력을 성취한다. 다시 보녀야, 보살이 보리도를 수행할 적에 배우지 못한 자를 보고 경멸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스스로 이미 배워 마치고서도 교만을 부리지 않고 중생에게 지혜의 광명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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