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가경(楞伽經)

80-3-입능가경-8

근와(槿瓦) 2015. 10. 11. 00:41

80-3-입능가경-8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71 / 415] 쪽

입능가경 제 3 권

원위 천축삼장 보리류지 한역

 

3. 집일체불법품 ②

"또한 대혜여,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세 법의 자체 모양[自體相]을 잘 알아야 할 것이니, 대혜여, 무엇이 세 법의 자체 모양인가? 첫째는 허망하게 명자(名字)를 분별하는 모양이요, 둘째는 인연 법체(法體)의 자기 모양[自相]인 모양이요, 셋째는 제일의제(第一義諦) 법체의 모양이다.

 

대혜여, 어떤 것이 허망하게 명자를 분별하는 모양인가? 명자를 따라서 허망하게 모든 법의 모양을 분별함이니, 이를 허망하게 명자를 분별하는 모양이라 한다.

 

대혜여, 어떤 것이 인연 법체의 자기 모양인 모양인가? 대혜여, 인연 법체의 자기 모양이란 것은 경계와 사상(事相)을 따라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대혜여, 인연 법체의 경계와 사상(事相)은 여러 부처님 · 여래 · 응공 · 정변지께서 허망하게 분별하는 차별이라 말씀하신다. 그것은 두 가지가 있으니, 무엇이 두 가지인가? 첫째는 허망하게 명자와 희론(戱論)에 집착하여 분별함이요, 둘째는 허망하게 명자상(名字相)에 집착하여 경계상(境界相)과 사상(事相)을 분별함이다.

 

대혜여, 어떤 것이 허망하게 명자상과 경계상과 사상에 집착하는 것인가? 이는 곧 저것의 안과 바깥 법의 자기 모양과 같은 모양이다.

 

대혜여, 이를 인연 법체의 두 가지 자기 모양인 모양이라 하니, 그는 저 법에 의지하여 저 법이 생(生)하는 것을 관찰하기 때문이다. 대혜여, 이를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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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법체의 자기 모양인 모양이라 한다.

 

대혜여, 어떤 것이 제일의제(第一義諦) 법체의 모양인가? 부처님 · 여래는 명자상과 경계상과 사상을 떠나고 거룩한 지혜로 수행하는 경계이니, 대혜여, 이를 제일의제 모양인 여러 부처님의 여래장(如來藏) 마음이라 한다."

 

그 때에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명상(名相)을 분별하는 것과

인연법은 두 모양인데,

진여(眞如)의 바르고 묘한 지혜만은

이것이야말로 제일의(第一義)의 모습이네.

 

"대혜여, 이를 5법의 자기 모양을 관찰하는 법문이라 하며, 부처님과 보살의 속으로 증득할 경계를 수행하는 모양이니, 그대와 여러 보살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할 것이다.

 

대혜여,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두 가지 무아(無我)를 잘 관찰할 것이다.

 

대혜여, 무엇이 두 가지인가? 첫째는 인무아(人無我)의 지혜요, 둘째는 법무아(法無我)의 지혜이다.

 

어떤 것이 인무아의 지혜인가? 이는 나와 내 것이라 함과 5음 · 18계 · 6입의 취(聚) 등을 떠나고, 지(智)와 업(業)과 애착으로 생(生)하는 것이 없으며, 눈과 빛깔들에 의하여 허망하게 집착하는 것과 제 마음에서 일체의 모든 감각기관과 몸과 집들을 나타나 보이는 것과 제 마음의 분별로 분별한 것과 분별하는 식(識)인 것과 강물의 흐름과 같은 종자와 등불 타오름과 바람과 구름과 같아서 생각 생각이 구르면서 앞뒤가 차별이 있으며, 가볍게 날뛰고 움직여 구르는 것은 원숭이와 같으며, 깨끗하지 못한 곳을 좋아함은 파리와 같으며, 만족이 없는 것은 불과 같아, 끝없는 옛적부터 희론(戱論)의 경계로 훈습한 것이 마치 두레박의 바퀴와 수레바퀴가 도는 움직임과 같아서 삼계(三界)에서 여러 가지 형태와 몸을 받아 나는 것이 환술(幻術)로서 시체를 산 사람처럼 일으켜 움직이는 것과 같은 것들이다.

 

대혜여, 이와 같이 모든 법의 모양을 관찰하는 선교방편(善巧方便)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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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이름하여 인무아를 잘 아는 지혜라 한다.

 

대혜여, 어떤 것이 법무아의 지혜인가? 말하자면 참답게 5음 · 18계 · 6입의 모양을 분별함이니 대혜여, 보살이 5음 · 18계 · 6입 등이 나와 내 것이라 함이 없으며, 5음 · 18계 · 6입 등은 업과 애착의 줄에 의하여 번갈아 서로 묶이는 인연으로 생긴 것이며, 나도 없고 짓는 것[作者]도 없는 것임을 관찰함이다.

 

대혜여, 5음 · 18계 · 6입 등은 같은 모양[同相]과 다른 모양[異相]을 떠난 것이지만 진실치 못한 모양[相]과 분별에 의하여 이름을 얻어진 것이다. 어리석은 범부는 망상 분별로서 있는 것으로 여기지만, 참다움을 증득한 이는 있다고 보지 않는다.

 

대혜여, 보살이 이와 같이 관찰하여 마음과 뜻과 의식과 5법의 체상(體相)은 모두 떠난 것이며, 모든 인연은 없는 것이라고 본다면, 법무아 지혜인 경계를 잘 안다고 할 것이다.

 

대혜여, 보살이 법무아를 잘 알고서 진여(眞如)를 관찰하고, 적정(寂靜)의 행을 닦는다면 오래지 않아 마땅히 첫 환희지(歡喜地)를 얻을 것이며, 환희지를 잘 관찰하면 이와 같이 모든 지위가 차례로 더욱 밝아져서 법운지(法雲地)까지 증득하게 되리니, 보살이 그 법운지에 머무르면 한량없는 모든 보배가 곳곳에서 얽히고 꾸며져 큰 연꽃자리와 큰 보배궁전에서 진실한 업과 환(幻)의 경계를 닦아 나는 것처럼 그 위에 앉을 것이며, 여러 수행을 같이 하는 불자들이 공손히 둘러 모실 것이다. 또한 시방의 여러 부처님께서 손을 펴시고 그의 정수리에 물을 부어 부처의 지위를 주시는 것이 전륜왕이 그 태자의 정수리에 물을 부어줌과 같아서 불자의 지위를 벗어날 것이며, 불자의 지위를 벗어나고는 부처님 법을 관찰하고 참답게 수행하여 모든 법에서 자재(自在)함을 얻을 것이며, 자재함을 얻고 나면 여래의 최상 법신을 얻을 것이라 말하니, 이는 법무아를 보았기 때문이다.

 

대혜여, 이를 진실한 법무아의 모양이라 한다.

 

대혜여, 그대와 여러 보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배울 것이다."

 

그 때 거룩하신 대혜보살마하살은 또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이시여, 비방함이 있음과 없음을 저희를 위하여 말씀하

 

                                                                                                                            [74 / 415] 쪽

여 주십시오.

 

세존이시여, 저희와 여러 보살마하살이 만약 이를 듣는다면 있음[有]과 없음[無]이라는 삿된 소견을 벗어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 : 無上正等覺)를 얻을 것이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서는 단견(斷見)과 상견(常見)의 삿된 견해를 멀리 떠나고 곧 부처님의 정법(正法)을 건립할 것입니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거룩한 대혜보살마하살의 청함을 받으시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음속엔 단견과 상견

몸과 살림살이와 사는 곳이 없거늘,

오직 마음이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

물건이 없는 데서 있다고 본다.

 

그 때 세존께서 이 게송의 뜻을 다시 설명하시려고 거룩한 대혜보살에게 거듭 말씀하셨다.

"대혜여, 네 가지 비방을 건립하는 모양이 있으니, 무엇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있지 않는 것을 건립하는 모양이요, 둘째는 올바른 견해가 아닌 것을 건립하는 모양이요, 셋째는 원인이 있지 않는 것을 건립하는 모양이요, 넷째는 체(體)가 있지 않는 것을 건립하는 모양이니, 대혜여, 이를 네 가지 건립함이라 한다.

 

대혜여, 어떤 것이 이 비방하는 모양인가?

 

대혜여, 삿된 소견으로 건립한 법은 실상(實相)을 볼 수 없음을 관찰하고 곧 모든 법을 비방하여 말하기를, '모두가 없다'라고 하니 대혜여, 이를 비방을 건립한 모양이라 한다.

 

대혜여, 어떤 것이 있지 않는 것을 건립하는 모양인가? 말하자면 5음 · 18계 · 6입은 있지 않는 법이라 분별하며, 끝없는 예로부터 희론은 진실함이 없다고 했기 때문에 같은 모양과 다른 모양에 집착하여, '이 법은 이와 같고, 이와 같아서 결국은 다르지 않다'라고 한 것이다.

 

                                                                                                                            [75 / 415] 쪽

대혜여, 이는 한량없는 옛적부터 오면서 번뇌의 훈습과 집착으로서 생긴 것이다. 대혜여, 이것이 있지 않는 것을 건립하는 모양이라 한다.

 

대혜여, 어떤 것이 올바른 견해가 아닌 것을 건립하는 모양인가?

 

대혜여, 저 5음 · 18계 · 6입 가운데에는 나와 남과 중생과 수자(壽者)와 짓는 이와 받을 이가 없거늘 삿된 견해를 세워서 나와 남들이 있다고 말하니 대혜여, 이를 올바른 견해가 아닌 것을 건립함이라 한다.

 

대혜여, 어떤 것이 원인이 있지 않는 것을 건립하는 모양인가? 말하자면 '처음 식(識)은 원인이 있어서 생긴 것이 아니다. 본래 생긴 것은 아니라면 후에 생긴 것이니, 환(幻)이 본래 없지만 물건으로 인하여 생긴 것과 같아서 눈과 빛깔과 밝음과 생각으로 인하여 식이 생긴 것이요, 생겼다가 도로 없어진다'라는 것이다.

 

대혜여, 이를 원인이 있지 않는 것을 건립하는 모양이라 한다.

 

대혜여, 어떤 것이 체(體)가 있는 것이 아닌 것을 건립하여 법을 비방하는 모양인가? 이는 허공과 멸함과 열반은 짓는 것도 없고 물건도 없다고 하여 집착함을 세운 것이다.

 

대혜여, 저 세 법인 허공과 멸(滅)과 열반은 있음과 없음을 떠난 까닭이다.

 

대혜여, 모든 법은 토끼와 말과 나귀와 낙타의 뿔과 털 바퀴[毛輪]와 같아서 있음과 없음을 건립하는 모양을 떠난 것이다.

 

대혜여, 비방함을 건립하는 모양은 범부들이 허망하게 분별하여 모두가 오직 마음으로 보는 것임을 알지 못하고 모든 법이 있다고 본 것이니, 이는 성인(聖人)의 본 것이 아니다.

 

대혜여, 이는 체가 있는 것이 아닌 것을 건립하여 법을 비방하는 모양이라 함이니 대혜여, 그대는 마땅히 올바르지 못한 견해로 법에 대하여 비방함을 세우는 것을 멀리 떠날 것이다.

 

대혜여, 보살마하살이 참답게 심(心)과 의(意)와 의식(意識)과 5법의 체상(體相)과 두 가지 무아(無我)를 알고서 중생을 편안케 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종류와 형상을 나타내니, 저 허망한 것과 같아서 분별할 바가 없는 것은 인연법에 의해서 여러 가지가 있는 것이다.

 

대혜여, 보살마하살이 또한 그와 같아서 중생들에 의하여 여러 가지 모양

 

                                                                                                                            [76 / 415] 쪽

을 나타내는 것은 마치 여의주가 모든 중생의 마음 생각을 따르듯이 모든 부처님 세계의 대중 가운데서 환상과 같고 꿈과 같으며 메아리와 같고 물 속의 달과 거울 속의 얼굴과 같은 것을 나타내며, 모든 법의 생멸(生滅)과 단(斷) · 상(常)을 멀리 떠났으며, 여래께서 성문과 연각승을 떠난 것을 나타내기도 한다. 부처님의 법을 듣고 즉시 한량없는 백 천 만 억의 깊고 깊은 삼매를 얻으며, 삼매를 얻고는 삼매의 힘에 의하여 한 부처님의 세계로부터 또 다른 부처님의 세계에 이를 때마다 여러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며, 여러 궁전 속에서 태어나는 것을 보이어 3보(寶)를 찬탄하며, 불신(佛身)을 나타내고 보살과 성문 대중들이 둘러 모신 곳에서 여러 중생으로 하여금 마음이 경계를 나타낸 진리에 들어가게 하고, 바깥 경계에 대하여 물질이 없고 물질이 있는 것을 말하여 그들로 하여금 있음과 없음을 건립하는 것을 멀리 떠나게 한다."

 

그 때에 세존께서는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불자여, 세상의 온갖 것이

오직 마음뿐 딴 법 없다고 본다면

모든 것을 몸으로 짓지 않더라도

힘을 얻어 자재(自在)를 이루리라.

 

그 때 거룩하신 대혜보살이 또한 다시 부처님께 청하여 말하였다.

"원하옵나니 세존이시여, 저희들을 위하여 일체법이 공(空)하여 생(生)함도 없고 둘이 없으며, 자체상(自體相)을 떠난 것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저희와 여러 보살 대중이 법이 공하여 생함이 없고 둘이 없으며 자체 모양을 떠난 것을 알게 되면 있다 없다는 허망한 망상을 떠날 것이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속히 얻을 것이옵니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 거룩한 대혜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착하다. 착하다. 착한 대혜여,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내가 마땅히 그대를 위해 널리 분별해 말하리라."

 

대혜보살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77 / 415] 쪽

"기쁩니다. 세존이여, 순순히 가르침을 잘 받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대혜여, 공(空)이라는 것은 바로 허망하게 생각하는 법체(法體)의 어구[句]이다.

 

대혜여, 그 허망하게 생각하는 법체에 집착하여 말하기를, '법이 공하여 생함이 없고 자체가 없으며, 둘이 아니다'라고 한 것이다.

 

대혜여, 공함에는 일곱 가지가 있으니 무엇이 일곱인가? 첫째는 모양이 공함이요, 둘째는 일체법의 있는 사물과 없는 사물이 공함이요, 셋째는 행(行)이 공함이요, 넷째는 행 아닌 것이 공함이요, 다섯째는 일체법의 말없는 것이 공함이요, 여섯째는 제일의(第一義)인 거룩한 지혜의 큼[聖智大]이 공함이요, 일곱째는 저기에는 저것이 공함[彼彼空]이다.

 

대혜여, 어떤 것이 모양이 공함인가? 일체법의 자기 모양과 같은 모양이 공함이라는 견해가 번갈아 서로 쌓여 모인 것이니, 대혜여, 하나하나 법에서 자기 모양과 같은 모양을 관찰한다면 한 법도 있을 수 없고, 자기 모양과 다른 모양의 두 모양을 떠난 것이어서, 모양들이 머물 수도 볼 수도 없기에 자기 모양이 공한 것이라 함이다.

 

대혜여, 어떤 것이 일체법의 있는 사물과 없는 사물이 공함인가? 자체 모양에 실로 법이 있어 생(生)한다고 하지만 대혜여, 모든 법의 자체 모양은 있음과 없음이 모두 공하므로 자체 모양의 있는 사물과 없는 사물이 공함이라 한다.

 

대혜여, 어떤 것이 행(行)이 공함인가? 5음 등이 나와 내 것이라 함을 떠났는데 인연과 짓는 것과 업에 의하여 생기게 되니 대혜여, 이러하므로 행이 공한 것이라 한다.

 

대혜여, 어떤 것이 행 아닌 것이 공함인가? 5음의 법 가운데 본래 열반일 뿐 행은 있지 않음이니, 대혜여, 이를 행 아닌 것이 공함이라 한다.

 

대혜여, 어떤 것이 일체법의 말없는 것의 공함인가? 허망한 생각으로 모든 법을 분별한 것이어서 말로서는 말할 수 없으니 대혜여, 이를 일체법의 말없는 것의 공함이라고 한다.

 

대혜여, 어떤 것이 제일의(第一義)인 거룩한 지혜의 큼이 공함인가? 자기

 

                                                                                                                           [78 / 415] 쪽

몸이 안으로 거룩한 지혜와 법이 공함을 증득하여 모든 삿된 견해와 훈습의 허물을 떠난 것이니 대혜여, 이를 제일의인 거룩한 지혜의 큼이 공함이라 한다.

 

대혜여, 어떤 것이 저기에는 저것이 공함[彼彼空]인가? 어떠한 법들에는 저 법은 없고 이 법은 있으며, 저 법은 있고 이 법은 없나니, 이러하므로 저기에는 저것이 공함이라 말한 것이다. 대혜여, 내가 옛날에 녹모(鹿母; 鹿子母)를 위하여 말한 전당(殿堂)이 공하다는 것은 코끼리와 말과 소와 염소 등이 없으므로 공하다는 것이요, 여러 비구(比丘)들이 있으므로 공함이 아니라 한 것이다. 그리고 전당에는 전당 자체가 없고, 비구에도 비구의 체(體)를 얻을 수 없으며, 코끼리와 말과 소와 염소들이 딴 곳에도 없는 것은 아니다.

 

대혜여, 이와 같이 모든 법의 자기 모양과 같은 모양도 또한 얻을 수 없고, 이곳과 저곳을 떠났기 때문에 내가 저기에는 저것이 공함[彼彼空]이라 말한 것이다.

 

대혜여, 이를 일곱 가지 공함이라 한 것이다. 대혜여, 이 '저기에는 저것이 공함[彼彼空]'이 가장 거칠고 얕으니, 대혜여, 그대는 마땅히 저것과 저것의 공함을 떠날 것이요, 닦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대혜보살은 말하였다.

"어떤 것이 생하지 않는 것[不生]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혜여, 자체(自體)가 생하지 않으며 생하지 않는 것도 아니지만 세제(世諦)에 의하여 생(生)함이라 말하고, 본래 생하지 않는 것에 의하여 불생(不生)이라고 말한 것이다."

 

대혜보살은 말하였다.

"무엇이 자체의 모양[體相]이 없는 것입니까?"

 

"대혜여, 내가 말한 자체의 모양이 없다는 것은 일체 모든 법의 자체가 본래 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모든 법이 자체가 없고, 상속(相續)되는 자체도 찰나 동안에도 머무르질 않는다'라고 말한 것이다.

 

대혜여, 다름[異]과 다른 모양[異相]을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법의 자체 모양이 없는 것이다."

 

                                                                                                                            [79 / 415] 쪽

대혜보살은 말하였다.

"어떤 것을 둘이 아닌 법의 모양[不二法相]이라 말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혜여, 두 법의 모양이라는 것은 햇빛과 그림자, 길고 짧고, 검고 흰 이러한 법들이 각각 이름이 다르니 둘이 아니라고 말 할 수 없다. 대혜여, 세간(世間)과 열반과도 같아서 모든 법도 각각 둘이 있으니 대혜여, 어떤 열반도 그 곳에 세간이 없으며, 어느 곳의 세간도 그 곳에 열반이 없다. 다르다는 것은 모양 때문이니, 그러므로 나는 모든 법이 둘이 아니라 말한다. 모든 법이 둘이 아니라는 것은 세간과 열반이 둘이 아닌 까닭인 것이다. 그러므로 그대는 마땅히 모든 법이 공하며, 생함이 아니요, 자체가 없고 둘이 아닌 것을 닦아 배워야 한다."

 

그 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가 항상 공한 법을 말함은

단견(斷見)과 상견(常見)을 떠난 것이니,

삶과 죽음은 환(幻)과 꿈 같지만

그러나 그의 업만은 없질 않네.

허공과 열반이며

둘을 멸한 것도 또한 이러한데,

범부들은 분별하지만

성인은 있음과 없음을 떠났다네.

 

그 때 부처님께서 거룩한 대혜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대혜여, 모든 법이 공하여 생함이 아니요, 자체가 없고 둘이 아닌 것들은 모두 여래의 말씀하신 수다라(修多羅 : 經典) 속에 들어 있으니, 모든 법문에 이러한 뜻을 모두 말하였다. 대혜여, 모든 수다라에서 여러 중생의 마음을 따르기 때문에 분별로서 알려 주었으니 대혜여, 비유컨대 아지랑이를 잘 알지 못한 새와 짐승들은 허망한 집착으로서 물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지랑이

 

                                                                                                                           [80 / 415] 쪽

속에는 실로 물이 있지 않는 것과 같다. 대혜여, 모든 수다라에서 말한 법도 또한 그와 같으니, 범부들이 마음속으로 분별하는 것을 위하여 그들로 하여금 기쁘게 하기 위한 것이요, 진실한 성인의 지혜는 말에 있는 것이 아니다.

 

대혜여, 그대는 마땅히 뜻을 따르고 말한 바 명자(名字)나 글귀에 집착하지 말 것이다."

 

그 때 거룩하신 대혜보살마하살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이시여, 수다라에서 말씀하시기를 여래장(如來藏)의 자성(自性)은 청정하여 32상(相)을 갖추고서 일체 중생의 몸 속에 있지만 욕심을 내고 성내고 어리석고 진실치 못한 번뇌의 때로 더럽혀졌으며, 5음 · 18계 · 6입의 옷에 얽히고 쌓인 것이 마치 값진 보배가 더러운 옷 속에 묻힌 것과 같다 하시고, 세존께서 또한 말씀하시되, '항상되고 청량(淸凉)하여 변치 않는다'라고 하시니 세존이시여, 만약 그렇다 할지라도 외도도 또한 말하기를, '나에게 신아(神我)가 있어 항상 있으며, 변치 않는다'라고 합니다.

 

여래께서 또한 여래장(如來藏)은 항상 떳떳하며 변치 않는다 말씀하시나 세존이시여, 외도도 또한 말하기를 '항상되는 작자(作者)는 모든 인연에 따르지 않고도 자연히 두루하면서 멸하지 않는다'라고 합니다. 만약 그와 같다면 부처님과 외도의 말이 다를 것이 없겠습니다."

 

부처님께서 거룩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대혜여, 내가 말한 여래장(如來藏)이 항상된다 함은 외도들이 있다고 하는 신아(神我)와는 같지 않은 것이다.

 

대혜여, 내가 여래장을 말하는데, 공(空)함과 실제(實際) 열반과 생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는다[不生不滅]는 것과 모양이 없으며, 원(願)함이 없다는 등의 말과 글귀로서 여래장을 설명하였다.

 

대혜여, 여래 · 응공(應供) · 정변지(正遍知)는 여러 어리석은 범부들을 위하여 무아(無我)란 말을 들을 때 놀래고 두려워하는 생각을 내기 때문에 내가 여래장이 있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여래장은 분별하는 바가 없으며, 고요하고 모양이 없기 때문에 여래장이라 말한 것이다.

 

대혜여, 현재와 미래의 모든 보살은 마땅히 내가 있다는 상(相)에 집착하지 말 것이니 대혜여, 비유컨대 질그릇 만드는 이가 진흙과 미진(微塵)과 바 .......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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