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아함경-615-12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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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었고 잠시도 마음에 생각하지 않았는데 하물며 가까이 하였겠는가? 그 때 전륜성왕은 그것을 보고 못내 기뻐하면서 말했다.
'이 옥녀보는 참으로 나를 상서롭게 하는 것이다. 나는 이제 정말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이 옥녀보를 성취한 경위이다.
어떻게 거사보(居士寶)를 성취하였는가? 어느 때 거사 장부(丈夫)가 갑자기 저절로 나타났다. 그들의 보배 창고에는 저절로 생긴 재물이 셀 수 없이 많았다. 거사는 전생에 닦은 복으로 인해 얻은 눈으로 능히 땅 속에 묻혀 있는 것을 환히 들여다 볼 수 있었고, 또한 주인이 있는지 없는지도 다 알았다. 주인이 있는 것은 잘 지켜 주고 주인이 없는 것은 가져다 왕이 쓰도록 공급했다. 이 때 거사보는 왕에게 가서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베풀어야 할 곳이 있다면 걱정하실 것이 없습니다. 제가 스스로 마련할 수 있습니다.'
그러자 전륜성왕은 거사보를 시험해 보고자 하여 곧 배를 준비하라 분부를 내리고 물에서 놀다가 거사에게 말했다.
'나는 금보(金寶)가 필요하다. 그대는 당장 나에게 금보를 가져다 다오.'
거사가 대답했다.
'대왕이여, 언덕 위에 이를 때까지 잠시만 기다리소서.'
왕은 곧 재촉해 말했다.
'내가 지금 곧 써야 하겠으니 지금 당장 가져 오라.'
이 때 거사보는 왕의 엄한 명령을 받고 곧 배 위에서 길게 꿇어앉아 오른 손을 물 속에 넣었다. 그러자 물 속의 보물 병이 그 손을 따라 나오는데, 마치 벌레가 나무 가지에 기어오르는 것과 같았다. 저 거사보도 또한 그와 같아서 손을 물 속에 넣자 보배는 손을 따라 올라와 배 위에 가득 찼다. 그리고는 왕에게 아뢰었다.
'아까 보배를 쓰시겠다 하셨는데 얼마나 필요하십니까?'
그 때 전륜성왕이 거사보에게 말했다.
'그만두라, 그만 두라. 나는 필요한 것이 없다. 아까는 시험해 보았을 뿐이다. 이만하면 너는 이제 내게 공양해 마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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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거사는 왕의 말을 듣고 곧 보물을 물 속에 도로 넣었다. 그러자 전륜성왕은 못내 기뻐하면서 말했다.
'이 거사보는 참으로 나를 상서롭게 하는 것이다. 나는 이제 정말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이 거사보를 성취하게 된 경위이다.
어떻게 주병보(主兵寶)를 성취하였는가? 어느 때에 주병보가 갑자기 나타났다. 그들은 지혜로운 계책이 있고 용맹하며 뛰어난 지략[英略]과 결단성[獨決]이 있었다. 그가 곧 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대왕이여, 토벌하실 일이 있으시면 걱정하실 것이 없습니다. 제가 스스로 처리하겠습니다.'
이 때 전륜성왕이 주병보를 시험하고자 하여 곧 네 군대를 모으고 그에게 말했다.
'그대는 지금 이 군사들을 통솔하되 모이지 않은 자는 모이게 하고 이미 모인 자는 흩어지게 하며 차비하지 않은 자는 차비하게 하고 이미 차비한 자는 차비를 풀게 하며 가지 아니한 자는 가게 하고 이미 간 자는 머물게 하라.'
그러자 주병보는 왕의 말을 듣고 곧 네 군대로 하여금 모이지 않은 자는 모이게 하고 이미 모인 자는 흩어지게 하며 차비하지 않은 자는 차비하게 하고 이미 차비한 자는 차비를 풀게 하며 가지 않은 자는 가게 하고 이미 간 자는 머물게 했다. 그 때 전륜성왕은 그것을 보고 못내 기뻐하면서 말했다.
'이 주병보는 참으로 나를 상서롭게 하는 것이다. 나는 이제 정말로 전륜성왕이 되었다.'
이것이 전륜성왕이 일곱 가지 보배를 성취하게 된 경위이다.
어떤 것을 네 가지 신덕(神德)이라 하는가? 첫째는 오래 살고 일찍 죽지 않는 것에 아무도 미칠 자가 없는 것이요, 둘째는 몸이 튼튼하고 병이 없는 것에 아무도 미칠 자가 없는 것이며, 셋째는 얼굴 모양이 단정한 것에 아무도 미칠 자가 없는 것이요, 넷째는 보배 창고가 가득 차 넘치는 것에 아무도 미칠 자가 없는 것이다. 이것이 전륜성왕이 성취한 일곱 가지 보배와 네 가지 공덕이다.
어느 때 전륜성왕이 오랜만에 수레를 준비시켜 뒷동산으로 노닐러 나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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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마부[御者]에게 말했다.
'너는 마땅히 잘 몰고 가야 한다. 왜냐 하면, 내가 나라 안의 백성들이 안락하게 살고 있으며 재앙이 없는가를 자세히 살펴 보고 싶기 때문이다.'
이 때 길가의 늪에 서서 바라보던 그 나라의 백성들은 다시 시자(侍者)에게 말했다.
'너는 좀 더 천천히 가라. 우리는 전륜성왕의 위엄 있는 얼굴[威顔]을 자세히 뵙고 싶다.'
이 때 전륜성왕은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듯 백성들을 자애롭게 보살폈고 백성들은 자식이 아버지를 우러르듯이 왕을 사모하였다. 그래서 모든 진기한 것은 다 왕에게 바치면서 말했다.
'원컨대 이것을 받아 마음대로 쓰소서.
그 때 왕이 대답했다.
'그만두시오. 여러분, 나에게도 보배가 있으니 그대들이나 쓰도록 하라.'
전륜성왕이 이 염부제를 다스릴 때에는 그 땅은 고르고 반듯하여 가시덤불ㆍ구덩이ㆍ언덕들이 없었고, 또 모기ㆍ등에ㆍ벌ㆍ전갈ㆍ파리ㆍ벼룩ㆍ뱀ㆍ도마뱀 따위의 나쁜 벌레도 없었다. 돌ㆍ모래ㆍ기와 조각들은 저절로 땅 속으로 사라지고 금ㆍ은ㆍ보옥은 땅 위로 나타났다. 네 절기는 고르고 온화해서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았다. 그 땅은 유연하여 더러운 티끌이 없었는데, 마치 기름을 땅에 바르면 깨끗하고 윤택하여 더러운 먼지가 묻지 않는 것처럼 전륜성왕이 이 세계를 다스릴 때의 땅도 또한 그와 같았다. 땅에서는 깨끗한 샘물이 솟아 나와 마르지 않았고 연한 풀이 나서 겨울이나 여름이나 언제나 푸르렀다. 수목이 무성하고 꽃과 열매도 풍성하였다. 땅에 자라는 부드러운 풀은 공작과 비취색 같은 빛깔을 띠었고 향기는 바사향과 같으며 부드럽기는 하늘 옷과 같았다. 발로 땅을 밟으면 땅은 네 마디나 들어갔다가 발을 들면 도로 올라와 패인 자리가 없었다. 자연생 멥쌀은 등겨가 없고 온갖 맛을 갖추고 있었다.
그 때 향나무가 있었는데 꽃과 열매가 풍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저절로 향기를 내어 향기가 풍긴다. 또 옷나무[衣樹]가 있는데 꽃과 열매가 풍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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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져 온갖 옷이 나온다. 다시 장엄나무가 있는데 꽃과 열매가 풍성하다.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장엄의 도구를 낸다. 다시 만(鬘)나무가 있는데 꽃과 열매가 풍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만이 나온다. 다시 그릇나무가 있는데 꽃과 열매가 풍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그릇이 나온다. 다시 과실나무가 있는데 꽃과 열매가 풍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과실이 나온다. 다시 악기나무가 있는데 꽃과 열매가 풍성하고 그 열매가 익었을 때에는 껍질이 저절로 쪼개져 온갖 악기가 나온다.
전륜성왕이 세상을 다스릴 때에는 밤중이 지나면 아뇩달용왕이 매우 짙은 구름을 일으켜 세상을 뒤덮게 하고 큰 비를 내린다. 소를 끌어당길 만한 정도의 시간동안 8미(味)의 비를 뿌려 윤택하게 널리 적신다. 땅에는 물이 고이지도 않고 또 진흙탕도 없으며 촉촉하게 적셔 초목을 성장시킨다. 마치 그것은 만사(鬘師)가 화만(花鬘)에 물을 뿌려 꽃을 촉촉히 적셔 시들지 않게 하는 것과 같다. 때 맞추어 내리는 비가 촉촉히 적셔 주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또 그 때 밤중이 지나면 하늘이 맑게 개어 구름 한 점 없고 바다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닿으면 즐거운 느낌을 준다. 성왕이 이 염부제를 다스릴 때에는 오곡이 풍성하였으며 백성은 치성하고 재보(財寶)도 풍부해 모자라는 것이 없었다. 그 때 전륜성왕은 바른 도리로써 나라를 다스려 아첨하는 이나 억울함을 당하는 이가 없게 하였고 열 가지 선행을 닦았다. 그 때에 모든 백성들도 또한 바른 소견을 닦고 열 가지 선행을 갖추었다. 그 왕은 오래 살다가 몸에 중병이 생겨 목숨을 마쳤다. 그 때 그는 마치 풍악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음식이 조금 지나쳐서 몸이 조금 불편한 것처럼 하다가 곧 목숨을 마치고 범천에 태어났다.
그 때 옥녀보ㆍ거사보ㆍ주병보와 국토의 백성들은 춤추고 노래하며 전륜성왕의 장례를 치렀다. 그 왕의 옥녀보ㆍ거사보ㆍ주병보와 나라의 백성들은 향탕(香湯)으로써 왕의 몸을 씻고 5백 장의 겁패(劫貝:무명천)로 싸고 차례로 묶었다. 왕의 몸을 들어 금관 안에 넣고 향유를 뿌린 뒤 무쇠 덧관 속에 넣었다. 다시 나뭇덧관으로 그 밖을 덧씌우고 온갖 향나무를 쌓아 그 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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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 덮은 다음 화장했다. 네 거리 길머리에 칠보탑(七寶塔)을 세우니 가로와 세로가 각각 1유순이고 갖가지 색이 뒤섞인 7보로 장식하였다. 그 탑의 4면에는 각각 문이 하나씩 있고 7보로 만든 난간을 둘렀다. 그 탑의 4면엔 가로와 세로가 각각 5유순이나 되는 빈 터가 있었는데, 일곱 겹의 담장과 일곱 겹의 난간, 일곱 겹의 그물, 일곱 겹의 가로수가 있었다.
금담장에는 은문, 은담장에는 금문, 유리담장에는 수정문, 수정담장에는 유리문, 붉은 구슬 담장에는 마노문, 마노담장에는 구슬문, 자거담장에는 여러 가지 보배로 된 문이 있었다. 그 난간을 보면 금난간에는 은가름대[銀桄], 은난간에는 금가름대, 수정난간에는 유리가름대, 유리난간에는 수정가름대, 붉은 구슬 난간에는 마노가름대, 마노난간에는 구슬가름대, 자거난간에는 온갖 보배로 만든 가름대가 있었다. 그 금그물에는 은방울을 달고, 은그물에는 금방울을 달고, 유리그물에는 수정 방울을 달고, 수정그물에는 유리방울을 달며, 붉은 구슬 그물에는 마노방울을 달고, 마노그물에는 붉은 구슬 방울을 달고, 자거그물에는 여러 보배로 된 방울을 달았다. 그 금나무에는 은잎ㆍ은꽃ㆍ은열매가 있고, 그 은나무에는 금잎ㆍ금꽃ㆍ금열매가 있었다. 그 유리나무에는 수정꽃ㆍ수정잎이요 수정나무에는 유리꽃ㆍ유리잎이 있었다. 붉은 구슬 나무에는 마노꽃ㆍ마노잎이요, 마노나무에는 붉은 구슬꽃ㆍ붉은 구슬 잎이 있었다. 자거나무는 여러 가지 보배 꽃과 여러 가지 보배 잎이 있었다.
그 네 면의 담장에는 다시 네 개의 문이 있고 난간으로 빙 둘러싸여 있었는데, 또 그 담장 위에는 모두 누각과 보대(寶臺)가 있었다. 그 담장의 네 면에는 수목과 동산 숲과 흐르는 샘물과 목욕하는 못이 있는데 거기에는 온갖 꽃이 피고 수목이 무성하고 꽃과 열매가 풍성하며 온갖 향기가 풍기고 신기한 새들이 구슬프게 울었다.
그 탑이 다 완성되자 옥녀보ㆍ거사보ㆍ주병보와 온 나라의 백성들이 모두 와서 이 탑에 공양했다. 모든 궁핍한 자에게 보시할 때에 밥을 필요로 하는 이에겐 밥을 주고 옷을 필요로 하는 이에겐 옷을 주었다. 코끼리와 말과 보배 수레도 모두 그 필요에 따라 주고 저들이 요구하는 대로 모두 주었다. 전륜성왕의 위신과 공덕은 그 일이 이와 같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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