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長)아함경, 중아함경(中阿含經)

장아함경-515-103

근와(槿瓦) 2018. 12. 21. 03:28

장아함경-515-10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511 / 10012] 쪽
'이 여러 가지 보물로 왕의 제사를 돕겠습니다.' 바라문이여, 그 왕은 곧 부인과 채녀들에게 말했습니다.  '그만 두라, 그만 두라. 너희들은 이미 공양하였다. 내게도 많은 재보가 있어 제사 지내기에 충분하다.' 모든 부인과 채녀들은 가만히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이 보물을 가지고 궁중으로 돌아가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 만일 왕께서 동쪽에서 큰 제사를 지내면 그 때에 사용하여 도움이 되게 하리라.' 바라문이여, 그 뒤에 왕은 동쪽에서 큰 제사를 지냈습니다. 그 때 부인과 채녀들은 곧 그 보물을 가지고 큰 제사를 지내는 데 도왔습니다. 그 때 태자와 황자는 왕이 보름날 달이 찼을 때 새 집에서 나와 집 앞에다가 큰 불더미를 피우고는 손에 기름병을 들고 불 위에 쏟으면서 '주리라, 주리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 태자와 황자는 많은 재보를 가지고 왕이 계신 곳으로 찾아가 왕에게 아뢰었습니다.  '이 보물로써 왕의 큰 제사를 돕겠습니다.' 왕은 말했습니다.  '그만 두라, 그만 두라. 너희들은 이미 공양하였다. 내게도 많은 재보가 있어 제사 지내기에 충분하다.' 모든 태자와 황자들은 가만히 생각했습니다. '우리들이 이 보물을 가지고 돌아가는 것은 마땅하지 않다. 왕께서 만일 남쪽에서 제사를 지낸다면 마땅히 이것으로써 도와 드리리라.' 이와 마찬가지로 대신들도 보물을 가지고 와서 자원하여 왕의 서쪽 제사를 돕고 장군들도 보물을 가지고 와서 자원하여 왕의 북쪽 제사를 도왔습니다.”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그 왕은 큰 제사를 지낼 때 소나 염소 및 모든 중생을 죽이지 않고 오직 소(酥)와 우유ㆍ깨 기름ㆍ꿀ㆍ흑밀(黑蜜)ㆍ석밀(石蜜)만을 써서 제사를 지냈습니다.”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저 찰리왕은 큰 제사를 지낼 때 처음에도 기뻤고 중간에도 기뻤으며 나중에도 또한 기뻤습니다. 이것을 제사를 성취하는 법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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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저 찰리왕은 제사를 마친 뒤 수염과 머리를 깎고 3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닦고 4무량심(無量心)을 닦다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 범천에 태어났습니다. 그리고 왕의 부인도 큰 보시를 마친 뒤 또한 머리를 깎고 3법의를 입고 집을 나와 도를 닦고 네 가지 범행(梵行)을 행하다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서는 범천에 태어났습니다. 바라문 대신도 왕에게 사방에 제사지내도록 가르치고 또 큰 보시를 행한 뒤 수염과 머리를 깎고 3법의를 입고 집 을 나와 도를 닦고 네 가지 범행을 행하다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서는 범천에 태어났습니다.”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왕은 세 종류의 제사법과 16사구를 갖추어 큰 제사를 성취했습니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 때 구라단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잠자코 대답하지 못했다. 이 때 5백의 바라문이 구라단두에게 말했다.“사문 구담의 말은 미묘합니다. 대사께서는 왜 잠자코 대답이 없습니까?”

구라단두는 대답했다.

“사문 구담의 말씀은 미묘합니다. 저도 그렇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잠자코 있었던 까닭은 저 혼자 깊이 생각했을 뿐입니다. 사문 구담께서는 이 일을 이야기하면서 남에게 들었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잠자코 생각했습니다.  '사문 구담이 바로 그 찰리왕이 아니었을까? 혹은 저 바라문 대신이 아니었을까?'”

그 때 세존께서 구라단두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합니다, 훌륭합니다. 그대는 여래를 바로 보았습니다. 그 때 큰 제사를 지낸 그 찰리왕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습니까? 그대는 다른 사람이라 생각하지 마시오. 내가 바로 그였습니다. 나는 그 때 아주 크게 은혜['혜(慧)'로 되어 있고 원ㆍ명 2본에는 '혜(惠)'로 되어 있다. 의미상 '혜(惠)'가 옳을 듯하여 원ㆍ명 2본에 의거해 번역하였다.]를 베풀었습


                                                                                                                     [513 / 10012] 쪽
니다.”

구라단두는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세 종류의 제사와 16사구(祀具)는 큰 과보를 얻습니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훌륭한 것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있습니다.” 또 여쭈었다.“어떤 것이 그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세 종류의 제사와 16사구로 만일 항상 여러 스님들을 끊임없이 공양하면 이 공덕은 그보다 훌륭합니다.”

또 여쭈었다. “세 종류의 제사와 16사구로 만일 항상 여러 스님들을 끊임없이 공양하면 그 공덕이 가장 훌륭하다 하셨는데, 그것보다 더 훌륭한 것이 있습니까?”

부처님께 말씀하셨다.

“있습니다.” 또 여쭈었다.“어떤 것이 그렇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록 세 종류의 제사와 16사구로 여러 스님들을 끊임없이 공양하더라도 초제승(招堤僧)[ctuddisa)은 사방승가(四方僧伽)를 말한다.]을 위하여 승방이나 당각(堂閣)을 세우는 것만 못합니다. 이 보시가 가장 훌륭합니다.” 또 여쭈었다. “세 종류의 제사와 16사구로써 여러 스님들을 끊임없이 공양하고 또 초제승을 위해 승방이나 당각을 세우면 그 복이 가장 훌륭하다 하셨는데, 다시 그보다 훌륭한 것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514 / 10012] 쪽
“있습니다.” 또 여쭈었다. “어떤 것이 그렇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록 세 종류의 제사와 16사구로써 여러 스님들을 끊임없이 공양하고 또 초제승을 위하여 승방이나 당각을 세우더라도 기뻐하는 마음을 일으켜 입으로 직접 '나는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승가에 귀의합니다'라고 말하는 것만 못합니다. 이 복이 가장 훌륭합니다.” 또 여쭈었다. “이와 같이 3보에 귀의하면 큰 과보를 얻을 것입니다. 그러면 또 이보다 더 훌륭한 것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있습니다.” 또 여쭈었다. “어떤 것이 그렇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기뻐하는 마음으로 5계(戒)를 받들어 행하여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간음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으면 이 복이 가장 훌륭합니다.” 또 여쭈었다. “이 세 종류의 제사를 지내고 나아가 5계를 지키면 큰 과보를 얻을 것입니다. 다시 그보다 더 훌륭한 것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있습니다.” 또 여쭈었다. “어떤 것이 그렇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우유를 짜는 동안만큼이라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체 중생을 생각하면 그 복이 가장 훌륭합니다.”


                                                                                                                     [515 / 10012] 쪽
또 여쭈었다. “이 세 종류의 제사를 지내고 나아가 자비심을 가지면 큰 과보를 얻습니다. 다시 그보다 더 훌륭한 것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있습니다.” 또 여쭈었다. “어떤 것이 그렇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 세상에 나타났을 때 사람들이 불법 가운데 출가하여 도를 닦아 온갖 덕을 두루 갖추고 나아가 3명(明)을 구족하면 모든 어리석음과 어둠을 멸하여 지혜의 밝음을 구족할 것입니다. 무슨 까닭인가? 방일(放逸)하지 않고 한적한 것을 즐기기 때문입니다. 이 복이 가장 훌륭한 것입니다.”

구라단두는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저는 제사를 위하여 모든 소와 염소를 각각 5백 마리씩 준비했는데, 이제 그들 마음대로 물이나 풀을 찾아다니도록 다 놓아주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제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승가에 귀의합니다. 제가 정법 안에서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소서. 지금부터 목숨이 다할 때까지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 간음하지 않고 속이지 않으며 술을 마시지 않겠습니다. 오직 원하옵건대 세존과 모든 대중께서는 때맞추어 저의 공양 요 청을 받아 주소서.”

그 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 청을 허락하셨다. 그러자 바라문은 부처님께서 잠자코 허락하시는 것을 보고 곧 일어나 부처님께 절하고 세 바퀴 돌고는 떠나갔다. 그는 집에 돌아가 갖가지 음식을 마련하였다. 이튿날 때가 되자, 그 때 세존께서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큰 비구 1,250명과 함께 바라문의 집으로 가서 자리에 앉으셨다. 이 때 바라문은 손수 음식을 집어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공양했다. 다 드시고 나자 발우를 거두고 손 씻을 물을 돌려 공양을 끝마쳤다. 부처님께서는 바라문을 위하여 게송을 지어 말씀하셨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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