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아함경-435-87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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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성이 그렇다면 그대는 곧 석가족 종[奴]의 후손이구나.”
그러자 마납의 5백명 제자들이 모두 큰 소리로 부처님께 말했다.
“그런 말씀 마십시오. 마납이 석가족 종의 후손이라니요? 그 까닭이 무엇입니까? 이 큰 마납은 참된 족성(族姓)의 아들로서 용모가 단정하고 걸림 없는 변재가 있으며 널리 알고 많이 들어 구담과 더불어 서로 주고 받으면서 담론(談論)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5백 명의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너의 스승이 너희들의 말과 같지 않다면 나는 마땅히 너희들과 이야기할 것이다. 만일 너희들의 스승이 앞에서 너희들의 말한 것과 같다면 너희들은 잠자코 있으라. 나는 마땅히 너희들의 스승과 이야기할 것이다.”
그 때 5백 명 마납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은 다 잠자코 스승님과 이야기하시는 것을 듣겠습니다.” 그제서야 5백 마납은 모두 침묵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아마주에게 말씀하셨다.
“아주 먼 옛날에 성마(聲摩)[Okkka라 하고, 범어로는 Ikvku라 한다. 또한 의사마(懿師摩)ㆍ의마미(懿摩彌)라고도 하고 감자(甘蔗)로 한역한다. 석가족 시조의 이름이다. 원ㆍ명 2본에는 의마(懿摩)로 되어 있다.]라는 왕이 있었다. 그 왕에게는 네 왕자가 있었는데, 첫째는 면광(面光)이요, 둘째는 상식(象食)이며, 셋째는 노지(路指)요, 넷째는 장엄(莊嚴)이라 이름했다. 그 네 왕자가 작은 잘못을 저지르자 왕은 그들을 나라 밖으로 쫓아냈다. 그들은 설산 남쪽으로 가서 직수림(直樹林) 속에서 살았다. 그 왕자들의 어머니와 가족들은 모두 그들을 보고 싶어했다. 그들은 모여 서로 의논한 뒤 성마왕에게 나아가 아뢰었다. '대왕이여, 부디 아소서, 우리가 네 왕자와 이별한 지 오래되었습니다. 이제 찾아가 만나보고 싶습니다.' 왕이 곧 말했다. '가 보고 싶거든 마음대로 하라.' 그 때 그 어머니와 권속들은 왕의 허락을 얻어 곧 설산 남쪽의 직수림으로 가 네 왕자들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여러 어머니들끼리 서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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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을 당신의 아들에게 줄테니 당신의 딸은 내 아들에게 주시오.' 그리하여 서로 짝을 맺어 주어 마침내 부부가 되게 하였다. 그 후로 그들은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용모가 단정하였다. 그 때 성마왕은 그 네 왕자의 어머니들이 딸들을 시집보내 서로 부부로 맺어주었고 또 그들이 아들을 낳았는데 그 용모가 단정하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뻐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 아이는 진정한 석가 종족의 아들[釋子]이고, 진정한 석동자(釋童子)로다.' 능히 스스로 존립(存立)했기에 석가라 이름하였던 것이다. [석(釋)은 진(秦)나라 말로 능(能)이다. 직수림에 있었기 때문에 '석'이라 이름했으니, 석은 진나라 말로 직(直)이라고도 한다.] 그러므로 성마왕은 곧 석종(釋種)의 조상이다.
왕에게 방면(方面)이란 이름의 하녀가 있었는데 그녀는 용모가 단정했다. 그녀가 어떤 바라문과 교통하여 곧 아기를 배었고 한 마납을 낳았는데, 아기는 땅에 떨어지자마자 곧 말을 할 줄 알았다. 그 아이가 부모에게 말하였다. '저를 목욕시켜 모든 더러운 것을 씻어 주십시오. 제가 자라면 마땅히 은혜를 갚겠습니다.' 그는 처음 태어나자마자 말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성왕(聲王)이라고 이름했다. 요즘 처음 태어나자마자 말하는 아이가 있으면 사람들이 모두 두려워하여 가외(可畏)라고 이름짓는 것처럼, 그도 또한 이와 같이 처음 태어나자마자 말을 하였기 때문에 성왕이라고 이름한 것이다. 그로부터 바라문 종족은 드디어 성왕으로써 성을 삼게 되었다.”
부처님께서 또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그래 너는 나이 많고 덕이 높은 큰 바라문에게서 이런 종성(種姓)의 인연을 들은 적이 있는가?” 마납은 잠자코 대답하지 못했다. 이와 같이 거듭 물으셨으나 그는 또 대답하지 못했다.
부처님께서는 세 번 물으신 뒤에 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세 번씩이나 물었다. 너는 마땅히 빨리 대답해보아라. 만일 네가 대답하지 못하면 손에 금강저[金杵]를 잡고 내 곁에 있는 밀적역사(密迹力士)가 곧 네 머리를 부수어 일곱 조각을 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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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밀적역사는 손에 금강저를 잡고 마납의 머리 위 허공에 서서 만일 마납이 제 때에 대답하지 못하면 곧 금강저로 내리쳐 마납의 머리를 부수려 하였다.
그 때 부처님께서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저 위를 쳐다보라.”
마납이 위를 쳐다보니 밀적역사가 손에 금강저를 잡고 허공에 서 있었다. 그 모습을 본 그는 두려워서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그는 곧 일어나 자리를 옮겨 세존께 가까이 가서 앉았다. 그리고는 세존에게 의지해 구원과 보호를 받으려 했다.
그는 세존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물으십시오. 저는 지금 대답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곧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전에 나이 많고 덕이 높은 큰 바라문에게서 이러한 종성의 인연을 들은 적이 있는가?”
마납이 대답했다.
“저는 사실 예전에 그런 일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이 때 5백명 마납 제자들은 다들 소리를 높여 서로 말하였다.
“이 아마주는 진실로 이 석가 종족의 후손입니다. 사문 구담의 말이 사실이었습니다. 우리가 철이 없어 업신여기고 교만한 마음을 가졌었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 곧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 5백 마납은 뒷날 반드시 교만한 마음을 품고 저 사람을 종[奴]이라 부를 것이다. 이제 내가 방편을 써서 종이라는 오명을 없애 주리라.'
곧 5백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모든 사람들아, 그를 종의 자식이라고 부르지 말라. 왜냐 하면 그의 선조는 바라문으로서 큰 선인(仙人)이었고 큰 위력이 있었다. 그래서 성마왕을 정벌하여 여자를 요구했고 왕은 두려워서 곧 그 여자를 주었던 것이다.” 그는 이 부처님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종이라는 이름을 면할 수 있었다.
그 때 세존께서 아마주에게 말씀하셨다. “어떤가? 마납아, 찰리(刹利)의 여자로서 7대를 내려오는 동안 그 부모가 진실하고 올발라서 남의 업신여김과 비난을 받지 않는 여인이 있다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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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어떤 바라문에게 시집가서 아들을 낳았다고 하자. 마납아, 그 아이는 용모도 단정하다. 그 아이는 찰리 종족에 들어가 앉아서 관정(灌頂)의식을 받고 찰리의 법을 외울 수 있겠는가?”
그가 대답했다. “없습니다.”
“그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겠는가?” 그는 대답했다. “없습니다.”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받을 수 있겠는가?” 그는 대답했다. “없습니다.”
“그러면 어떤가? 마납아, 바라문의 여자로서 7대를 내려오는 동안 그 부모가 진실하고 올발라서 남에게 업신여김이나 비난을 받지 않는 여인이 있다고 하자. 그녀가 찰리에게 시집가 한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이의 용모가 단정하다고 하자. 그러면 그 아이는 바라문의 무리에 들어가 앉고 서서 관정의식을 받을 수 있겠는가?”
그가 대답했다. “있습니다.”
“바라문의 법을 외울 수 있고 아버지의 유산을 받을 수 있으며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받을 수 있겠는가?”
그는 대답했다. “있습니다.”
“그러면 어떤가? 마납아, 만일 바라문으로서 바라문을 배척하고 찰리 종족에 들어갔다면 그는 같이 앉고 서고 관정의식을 받으며 찰리의 법을 외울 수 있겠는가?”
그는 답했다. “없습니다.”
“아버지의 유산을 물려받고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받을 수 있겠는가?”
그는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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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습니다.”
“만일 찰리 종족으로 찰리를 배척하고 바라문에 들어갔다면 그는 같이 앉고 서서 관정의식을 받으며 바라문의 법을 외우고 아버지의 유산을 받고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 받을 수 있겠는가?”
그는 대답했다. “있습니다.”
“그러므로 마납아, 여자 중에서는 찰리 여자가 가장 훌륭하고 남자 중에서도 찰리 남자가 가장 훌륭하다. 바라문이 훌륭한 것이 아니다.”
범천이 직접 게송으로 말했다.
찰리가 중생 중에 가장 훌륭하고 종성도 또한 순수하고 참되다네. 지혜와 행실이 두루 구족하여 하늘과 사람 중에 가장 훌륭하니라.
부처님께서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범천이 말한 이 게송은 참으로 훌륭한 말이요, 훌륭하지 않은 말이 아니다. 왜냐 하면 이제 나 여래ㆍ지진ㆍ등정각도 또한 이 뜻을 말할 것이기 때문이다.” 찰리가 중생 중에 가장 훌륭하고 종성도 또한 순수하고 참되다네. 지혜와 행실이 두루 구족하여 하늘과 사람 중에 가장 훌륭하니라.
마납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구담이시여, 어떤 사람이 무상사(無上士)이고 지혜와 행을 구족한 자입니까?”
부처님께서 마납에게 말씀하셨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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