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大寶積經)

대보적경-3460-692

근와(槿瓦) 2018. 9. 3. 22:28

대보적경-3460-692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3456 / 3476]

의식도 그와 같아서 그 몸을 헐뜯고 욕하며 '나는 한갓 몸만을 기르다가 이런 나쁜 과보를 만났구나. 나는 오래도록 세간에서 더러운 풀을 짊어진 것은 마치 누에가 고치를 만들어서 제 몸을 감고 들어간 것과도 같다. 어찌하여 나를 이토록 괴로운 지경에 빠뜨렸단 말이냐'라고 하느니라.
그 때 그 의식은 두 번째의 몸으로 옮아가 어머니 태() 속에 있으면서 겨우 7일이 지나 생각하기를 '내가 저기에서 없어져 이 곳으로 온 것은 착한 업() 때문이다'라고 한다. 그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어머니로 하여금 세 가지 조짐이 있게 하되 이른바 어머니의 얼굴에 기쁨이 넘쳐 예뻐지게 하고 모든 기미나 검은 사마귀가 없어지며, 오른 다리는 땅을 밟을 때 보통 때보다 갑절 더 무겁고 또 그 손으로는 자주자주 오른쪽 겨드랑을 만지게 되며 흰옷을 입으면 더욱더 아름다워지는 것이니라.
악한 업[惡業]을 지은 의식도 7일쯤이면 생각하기를 '나는 아무 곳에 있으면서 일찍이 아무 죄를 지었다'라고 하고,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는 슬퍼하고 괴로워하며, 그 어머니로 하여금 모든 나쁜 조짐이 나타나게 한다. 이른바 몸이 더러워지고 악취가 나며 파리해지고 누렇게 되어 항상 슬픔과 근심을 품고 자주자주 구역질을 하게 하고 온갖 재앙이 집안에 가득 차고 재난이 다가오며, 모든 질병이 많게 되어 장차 해산할 때에는 혹 어머니의 목숨을 상하기도 하고 혹은 제가 죽기도 하느니라.”
광박 선인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의식이 처음 태 안에 들어갈 때에는 어떠한 생각과 지혜를 얻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의식이 처음 태 안으로 들어가면 염부주(閻浮洲)에 있는 동산과 숲과 궁전과 못 등이 아주 잘 장식된 것을 보고 친족들이 모여서 정겹게 즐기는 것을 보며 또 하늘의 지혜와 광명으로 생각하는 대로 한량없는 백천 번 동안을 저 여러 곳에서 태어났음을 기억하면서 '저 분이 바로 나의 어머니로서 일찍이 5백 생() 동안 나를 낳아서 길렀구나'라고 하며, 이런 생각을 한 뒤에는 싫어하고 여의려는 마음을 내면서 부르짖되 '아마, 이 세간에서 그리도 많이 나고 죽고 하였구나. 모든 존재[]에서 한없는 괴로움을 겪었으니,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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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영원히 쉬고 싶다'라고 하느니라.”
그 때에 광박 선인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의식은 이미 그토록 싫증을 내거늘 어찌 나고 죽음 가운데서 벗어나지 못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안 되느니라. 큰 선인이여, 그 의식에는 벗어나게 되는 모양이 없나니, 해탈할 수 있는 이치가 없느니라. 그 의식의 경계는 나고 죽는 가운데서 비록 그렇게 싫증은 낸다 하더라도 벗어날 수 있는 이면 마땅히 받아 나지[受生] 않아야 되느니라. 만일 그렇지 못하면 혹 어떤 이는 복을 닦기도 하고 죄를 짓기도 하면서 모두가 열반을 향하여 나아가야 하느니라. 그대가 말한 것과 같이 의식의 생각·사유(思惟)란 의식의 강성한 마음[增上心]이요 지혜의 강성한 마음은 아니니라. 그 까닭은 의식은 분별(分別)할 수 있고 지혜는 환히 알 수[了知]만 있기 때문이니, 이 의식과 지혜가 화합하여야 비로소 그대의 말과 같이 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모든 도둑과 번뇌를 쌓는 자를
능히 막을 수 있고
지혜와 지혜가 없음과
지혜와 어리석음이 함께 함을 알면

교만함과 무명 등
이와 같은 일체가
조금도 지혜를 여읨이 없음을
()으로 환히 알게 되므로
식과 지혜는 서로 여의지 않고
화합한다고 나는 항상 설하노라.

하나의 바퀴로는 수레가 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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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개의 바퀴로도 역시 되지 않느니라.
또한 그 밖의 것으로도 되지 않고
반드시 사람과 소가 있어야 되며,

아울러 바큇살과 비녀장을 갖추고
두 바퀴 테가 서로 돕고 구비되어야 하며
끌채와 멍에와 고삐가 있어야
비로소 수레라 이름할 수 있느니라.

몸의 수레도 역시 그와 같아서
모든 요소[]가 화합하여 생기느니라.

모든 감관을 모두 갖추고
의식으로 말미암아 끌어당기며
팔다리가 서로 연결되어 있고
힘줄과 맥이 항상 박동하며

가죽과 머리칼이 해골을 덮고
소장·대장·폐장·심장과
비장·간장·위장 등이 모두 화합하여
임시로 몸이 건립되는 것이니라.

의식의 왕[識王]이 그 가운데 처하여
몸을 다루거나 거느리는 것이 아니라
모든 몸의 성품을 분명히 아는 것을
지혜와 의식이 함께 한다 하느니라.

또 큰 선인이여, 이 의식은 미세해서 빛깔로 볼 수도 없고 모든 감관도 없으면서 역시 서로가 여의지도 않나니, 만일 모든 장부들이 겁을 내거나 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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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을 내거나 거친 생각[尋思]을 낸다면 그것은 모두가 의식이 강성하기[增上] 때문이요 지혜의 작용(作用)은 아니니라.”
그 때 광박 선인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찌하여 온갖 중생이 지옥의 갈래에서 나오는 이와 사람의 세계에서 나오는 이를 관찰합니까? 어떠한 업의 차별로 하늘·사람·축생·아귀 및 지옥에 태어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큰 선인이여, 중생의 본래 성품이 여기에서 죽어 저기 가서 태어남은 바로 부처님의 경계로서 오통 선인이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또한 하늘·사람·악마·범천 및 색구경천(色究竟天) 등과 그 밖의 성문들이 깨달아 알 바도 아닙니다.
큰 선인이여, 나의 법에서 세 가지 더러움[三垢]을 여의게 되어 처음의 과위[初果]를 얻을 때 나타나는 경계는 오히려 제석과 나라연천(那羅延天)조차도 알지 못하는데 그대와 같은 모든 선인들이 알 수 있겠습니까?”
그 때 여래께서 이런 말씀을 하자 광박 선인은 곧 생각하기를 '이러한 윤회 속에서 성인의 지혜 경계는 일찍이 만나지 못하였다'라고 하고, 부처님의 두 발에 예배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늙고 쇠하여 기억을 잃어서 과위를 얻을 수도 없고 깨달음에 머무르지도 못하나니, 부처님과 교법과 더러움을 여읜[離垢] 비구승에게 귀의하나이다. 저는 오늘부터 모든 제자와 권속들과 함께 불··승에 귀의하오니, 오직 원컨대 세존이시여, 보여 주시고 가르쳐 주시고 이익 되게 하시고 기쁘게 하시며 항상 세간에 머물러 거룩한 지혜의 해[]로써 번뇌의 가리움을 없애 주옵소서.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저희들을 위하여 천상에 태어나는 것을 연설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세히 들어라, 바로 지금이 적절한 때이니라. 만일 어떤 중생이 견고하게 성취하여 향과 꽃다발을 보시하면 이 사람은 반드시 지만천(持鬘天)에 태어나게 되며 목숨을 마치려 할 때에는 몸에서 묘한 향기가 풍기고 곱고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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려함을 느끼게 되며, 다시 스스로 갖가지 빛깔의 꽃이 그 위에 뿌려짐을 보게 되고, 혹은 누각이나 궁전이 온갖 방울이 달리고 여러 가지 꽃으로 장식되었으며 그 안에는 백천의 천녀(天女)들이 있는 것을 보게 되느니라.
목숨을 마친 뒤에 지만천의 부모가 화합(和合)하는 것이 마치 섬부주(贍部洲) 사람들과 같음을 보고 곧 애욕의 바람에 날려 그 태() 안으로 들어가느니라. 그 때에 그 천상의 어머니는 아이를 밴 지 7일 만에 오른쪽 겨드랑이 아래서 그 아들을 낳게 된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가슴 앞에 하늘의 만다라꽃[悅意花]이 저절로 꽃다발이 되어 일곱 가지 색깔을 갖추게 되나니, 이른바 백색·흑색·황색·적색·하늘의 감색(紺色)과 붉은 연꽃 색깔 및 불에 녹인 구리의 광명이 번쩍거리는 것과 같은 색깔이며, 향기가 바람에 따라 1유순(由旬)까지 두루하게 되므로 그 하늘의 이름을 지만천이라 하는 것이니라.
그 궁중에는 나무가 있고 그 즙()은 향기롭고 맛이 있어서 마치 감로(甘露)와 같으며 동산에 있는 과일에는 여덟 가지 으뜸가는 맛이 있고 크기는 마치 빈라(頻螺)의 열매와 같으며 그 하늘에서 먹는 음식은 모두가 단 열매요, 그밖에 주먹밥[搏食]이 아니며 무릇 배고픈 생각이 있기만 하면 과일이 저절로 나무에 나타나고 발 딛는 곳에는 모두 가시나무가 없으며 고운 꽃과 부드러운 풀이 온 땅에 깨끗하게 깔려 있느니라. 또 어떤 궁전은 마치 흰 꽃의 무더기 같기도 하고, 혹은 황금으로 집이 되었는데 올빼미의 입술 빛이기도 하며, 그 곳에 있는 천녀들은 빛나게 외양을 꾸미고 난간을 멀리 내다보며 서로 재미있게 즐기느니라.
그 곳의 수명은 하늘의 2백 년이며 장차 죽으려 할 때에는 두 가지 조짐이 있게 되나니, 살던 곳에 있는 나무의 잎이 마르면서 가지가 아래로 처지고 그 꽃의 향기는 저절로 없어져 버리며, 붙어 있던 꽃다발은 갑자기 시들어버리고 맑고 시원했던 바람은 변하여 지독히 더워지므로 가장 훌륭했던 하늘의 성()을 버리고 떠나게 되느니라.
그 때에 모든 천녀들은 이 쇠하는 모양을 보고 서로 에워싸고 슬피 울면서 한탄하며 말하였다.
'! 어찌하여 저 무상(無常)함은 조금도 자비가 없을까? 지금 우리들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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