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大寶積經)

대보적경-3450-690

근와(槿瓦) 2018. 9. 1. 21:50

대보적경-3450-69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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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적경 제120

대당 삼장 보리류지 한역

송성수 번역


49. 광박선인회(廣博仙人會)


이렇게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무투전성(無鬪戰城)의 항하(恒河) 언덕 위에 계셨다.
그 때에 한량없는 비구 대중이 있었으니, 존자 아난(阿難)과 마하가섭(摩訶迦葉)과 사리불(舍利弗)과 박구라(薄拘羅)와 이바다(離婆多)와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 등이었다. 할 일을 다 마치고 모든 티끌[塵染]을 여의었으며,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고 다시는 물러나지 않았으며, 선정과 독경의 수행은 잠시도 쉬거나 게으름이 없었다. 혹은 기러기 떼가 머무는 것처럼 고요했고 혹은 숲 속에 머무르며 항상 선정을 닦았으며, 여래의 광명인 교문(敎門)에 편안히 머물렀고 모든 감관을 조복하여 두려워함이 없음[無所畏]을 얻었다.
그 때에 사라계(娑羅鷄) 숲에는 가지와 잎이 무성하여 흐드러지고 향기로운 꽃이 온 땅에 널리 있었으며, 구지라새[拘枳羅鳥]와 가릉가새[迦陵伽鳥] 및 거위와 떼벌들이 한데 모여 살면서 가락에 맞추어 지저귀고 중생들의 모든 흐린 생각을 여의게 하였다.
그 때 여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할 일을 부지런히 하면서 계율의 위의(威儀)로 자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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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덮어야 한다.”
이 때에 서쪽에서 갑자기 번쩍거리는 것이 마치 햇빛과 같았다. 존자 아난은 아직 욕심을 여의지 못했기 때문에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광명은 무슨 조짐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것은 오통 선인(五通仙人) 가운데서 가장 으뜸가는 흑향(黑香)의 제자 광박(廣博)이라는 이가 음식을 적게 먹어서 파리하고 몸에는 광택(光澤)이 없는데 불백(不白) 선인과 천인(天人) 선인과 점파야나(苫波野那) 선인·단도야나(丹荼野那) 선인·가마야나(迦摩野那) 선인·미가나사(迷佉那斯) 선인·의미(疑味) 선인·도라(度羅) 선인 등 5백 명의 동행자와 함께 앞뒤로 둘러싸여 나에게로 오고 있는 것이다.”
그 때 광박 선인은 멀리서 세존의 몸과 뜻이 고요하고 숲 속에 계시면서 여러 비구들이 모시고 호위하며 있는 것을 보고 곧 생각하기를 '기이하도다 높고 귀하시며 모든 지혜를 지닌 용모를 모두 갖추셨구나. 많은 신하와 전륜왕의 지위와 6만 명의 채녀들을 버리기를 마치 독이 든 음식을 버리듯이 하시고 숲에서 고행(苦行)을 하며 모든 욕락(欲樂)을 여의었다는 명성이 널리 들리더니 진실로 거짓이 아니었다'라고 하였다.
그 때에 그 대중 가운데 나자타(那刺陀)라는 한 선인이 멀리서 여래를 보고 환희심을 내면서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 푸른 꽃 있는 숲 아래를 보니
마치 황금 더미 같은데 어떤 분이실까?
미루산(彌樓山)의 보배와 같이 흐르는 부처님의 광명은
가을달이 아무 것에도 가려진 것이 없는 것과도 같구나.

그 때 모든 선인들은 모두가 즐거운 생각으로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점차 부처님께 다가왔다.
이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저 염부주(閻浮洲) 안의 모든 선인들을 자세히 살펴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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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강이같이 머리가 흐트러져서 위로 쏠렸으며 숲 속에서 살면서 진흙을 바르고 숯불을 피우면서 밥알을 먹지 않으며, 혹은 한 달 또는 반 달 동안을 음식을 절제하기 때문에 파리해지고 사슴가죽과 나무 껍질로 옷을 지어 입으며, 머리와 손발톱을 깍지 않고 한데 쭈그리고 앉으며, 혹은 연기나 숯이나 검은 벌처럼 빛깔이 검고 주술(呪術)로 불에 제사지내면서 길상(吉祥)으로 여기고 빈 땅이나 나무 아래를 처소로 삼고 살며 혹은 높은 바위 위에서 떨어지기도 하고 깊은 물 속으로 몸을 던지기도 하며 훨훨 타는 불길이나 뙤약볕에 몸을 구우며 신체를 괴롭혀 그의 종성(種姓)이 뛰어남을 자부하여 훌륭한 지혜를 여의고 있느니라.
비구들아, 알아야 하느니라. 이 모든 선인들은 청정하지 못한 것을 보고 모든 존재[]에 탐착하므로 윤회하는 생사를 벗어나지 못하느니라.”
그 때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께서 이와 같이 설하는 것을 듣고 모두 소리를 같이하여 아뢰었다.
저희들은 지금 여래를 의지하여 부지런히 범행(梵行)을 닦기 때문에 모든 존재에서 영원히 벗어날 것입니다.”
그 때 광박 선인은 그 동행들과 함께 점차 부처님께 오면서 모든 아라한들의 위덕이 높고 엄숙한 것을 보고는 속으로 몹시 두려워하며 몸을 굽히고 눈을 내리깔며, 저마다 흐트러진 머리를 만지고 몸에는 흰 끈을 찼는데 얼굴은 검고 두 눈은 누루거나 푸르렀으며, 머리카락은 바짝 마르고 세 갈래로 된 지팡이를 쥐었으며 몸의 형상은 누추하였으나 허공을 걸어오기도 하고 혹은 세속의 전적[俗典]을 이야기하면서 여래의 앞에 다가와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대중의 모임이 기회[]입니다.”
이 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광박이여, 나는 이미 모든 존재[]의 태어남과 제 성품[自性]을 환히 알았느니라.”
그 때에 아난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분은 어떤 선인(仙人)이기에 대중에게 둘러싸이고 말씨와 지혜가 총명하며 머리카락은 위로 쏠렸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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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아, 이 분이 바로 광박(廣博)이니라. 베다의 경전을 지었고 사갈라교(賖羯羅敎)를 봉행하고 익히면서 모든 갖가지 세속의 문자를 만든 분이니라.”
그 때 모든 아라한들은 서로 함께 말하였다.
이 선인들은 얻을 것이 무엇이기에 이와 같은 고행을 하며 나고 죽음 가운데서 해탈하지 않을까?”
그리고 다시 생각하기를 '이 선인들은 지금 부처님께로 와서 무엇을 물려는 것일까? 인연(因緣)에 대하여 물을 것인가. 나 없음[無我]에 대하여 물을 것인가'라고 하였다.
그 때 광박 선인은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은 출현하시기 어렵고 대중의 모임 역시 쉽지 않습니다. 저는 지금 조그마한 의심이 있사오니, 원컨대 가엾이 여기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큰 선인[大仙]이여, 그대의 마음대로 물어라. 해설하여 주리라.”
광박 선인이 말하였다.
어떤 것이 보시[]이고 어느 것이 보시라는 뜻[施義]이며, 어떤 것이 시주(施主)이고 어느 것이 보시라는 뜻이며, 어떤 것이 시주이고 시주란 무슨 뜻입니까? 또 어찌하여 보시하는 이[施者]를 시주라 하지 않고 어찌하여 시주를 보시하는 이라고 하지 않으며 어찌하여 보시를 받는 이에게 보시하여 복의 과보를 얻고 어찌하여 보시한 복은 보시한 뒤에 현재의 세상에서 또는 목숨을 마친 뒤에 행을 따라 쌓이고 모이게 됩니까?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열반하신 뒤에 탑묘(塔廟)에 공양하면 누가 공양 받는 이가 되어 복의 과보를 얻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큰 선인이여, 그대가 지금 묻는 것은 매우 희유하도다. 새로 발심한 이를 깨닫게 하기 때문이구려.”
그 때에 사리불이 흰 머리와 주름진 얼굴로 오른 손으로 눈썹을 쓰다듬으며 돌아보고는 잠시 후에 말하였다.
저는 일찍이 광박 선인이 세간에서 칭찬 받는 것을 들었는데, 어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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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물을 줄을 모르는 것이 마치 어린 아이와 같을까? 어찌하여 인연이나 나 없음의 깊고 묘한 이치는 묻지 않고 겨우 보시에 대한 과보를 묻는단 말인가?”
존자 아난이 나아가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선인은 보시에나 탐착하고 있사오니 제가 그에게 보시에 대한 뜻을 해설하게 하여주소서.”
아난아, 여래에게 물은 것을 성문(聲聞)이 대답하는 것은 여래의 교법(敎法)이 아니다.”
그 때에 사리불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이 선인은 여러 의심이 있사온데 제가 해설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안 되느니라. 네가 성문에서 으뜸이기는 하나 만일 내 앞에서 해설하게 된다면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악한 세계[惡趣]에 떨어질 것이며 그들은 비방하기를 '여래는 결정된 지혜를 지닌 이가 아니다'라고 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말하기를 '여래는 성품을 깨달으신 뒤에도 오히려 아만(我慢)이 있다'라고 할 것이기 때문이니라.”
그 때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한 것을 듣고 청정하게 믿는 마음을 내면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광박 선인의 의문을 끊어 없애 주소서.”
그 때 부처님께서 광박 선인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제 보시의 과보와 업()의 차별을 자세히 들어라. 만일 모든 받는 이가 시주로 하여금 과보를 내게 하면 이것은 보시라는 뜻[施義]이며, 만일 어떤 중생이 청정한 마음을 일으켜 자기의 재보를 맡아보는 이에게 보시하도록 하면 그 재보의 주인을 시주(施主)라 하고 그 일을 맡아보는 사람을 보시하는 이[施者]라 하며, 또 어떤 사람이 자기가 가진 재물을 청정한 마음으로 보시하면 시주이면서 또한 보시하는 이라고 하느니라.
또 큰 선인이여, 서른두 가지 청정하지 않은[不淨] 보시가 있으니, 그대는 이제 자세히 들어라. 만일 또 어떤 사람이 뒤바뀐 소견으로 보시하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고 은혜를 갚기 바라며 보시하면 청정한 보시라 하지 않으며...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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