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뇌와 4종류의 사람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 6 ][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중아함경』 제22권 87번째 소경인 「예품경(穢品經)」이 있고, 이역경(異譯經)으로는 서진(西晉) 시대 법거(法炬)가 한역한 『불설구욕경(佛說求欲經)』이 있다.]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존자(尊者) 사리불(舍利弗)과 존자 목건련(目揵連)은 왕사성(王舍城) 가란다죽원(迦蘭陀竹園)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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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사리불이 모든 비구(比丘)들에게 말하였다. "세간(世間)에는 다음과 같은 네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네 종류인가? 이른바 첫 번째 사람은 번뇌[結]를 따르지만, 그러나 마음에 번뇌가 있는 줄을 알지 못하며, 혹 어떤 사람은 번뇌를 따르지만, 그러나 마음에 번뇌가 있는 줄을 사실 그대로 안다. 혹 어떤 사람은 번뇌를 따르지 않지만, 그러나 번뇌를 따르지 않으면서도 마음에 번뇌가 없는 줄을 사실 그대로를 알지 못하며, 혹 어떤 사람은 번뇌를 따르지 않지만, 그러나 마음에 번뇌가 없는 줄을 사실 그대로를 압니다.
여러분, 마땅히 알아야 합니다. 그 첫 번째 사람은 번뇌를 따르지만, 그러나 마음에 번뇌가 있는 줄을 알지 못하니, 그 사람은 저 번뇌가 있는 두 사람 중에서도 가장 못난 사람이다. 그러나 저 두 번째 사람은 번뇌를 따르면서 마음에 번뇌가 있는 줄을 사실 그대로 아는 사람이니, 그 사람은 매우 훌륭한 사람입니다. 저 세 번째 사람은 번뇌를 따르지 않지만, 마음에 번뇌가 없는 줄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니, 그런 사람은 저 번뇌가 없는 두 사람 중에서 가장 못난 사람입니다. 그러나 저 네 번째 사람은 번뇌를 따르지 않으면서 마음에 번뇌가 없는 줄을 사실 그대로 다 아는 사람이니, 그런 사람은 번뇌가 없는 사람 중에서 가장 으뜸 가는 사람입니다. 여러분은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세간에는 이런 네 종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그 때 존자 목건련이 사리불에게 물었다. "무슨 인연(因緣)으로 번뇌가 있어 그 번뇌를 따르는 사람 중에 한 사람은 못나고 한 사람은 훌륭하다고 합니까? 또 무슨 인연으로 번뇌를 따르지 않는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은 못나고 한 사람은 훌륭하다고 합니까?" 사리불이 대답하였다. "저 번뇌를 따르면서도 마음에 번뇌가 있는 줄을 모르는 그런 사람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마땅히 깨끗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곧 깨끗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마땅히 깨끗하다고 생각할 때에 그는 곧 욕심(欲心)을 일으키고, 욕심을 일으키고 나면 곧 탐욕과 성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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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어리석은 마음을 가진 채 목숨을 마칠 것입니다. 그 때 그는 방편(方便)을 구해 이런 욕심을 없애지 못하고, 성냄과 어리석은 마음을 가진 채 목숨을 마치고 마는 것입니다. 목건련이여,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시장에 가서 구리 그릇[銅器]을 샀는데, 먼지와 때가 잔득 묻어 있어 매우 더러웠습니다. 그런데도 그 사람은 수시(隨時)로 닦지도 않고 씻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그 그릇은 갈수록 때가 더욱 끼여 갑절이나 더 더러워지는 것처럼, 이 첫 번째 사람도 그와 같아서 번뇌를 따르면서도 마음에 번뇌가 있는 줄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고 그는 곧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지금 깨끗하다.' 그는 깨끗하다고 생각하고 나서는 곧 욕심을 내고, 욕심을 내고 나서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가진 채 목숨을 마치면서도 방편을 구해 이 욕심을 없애지 않습니다.
저 두 번째 사람은 번뇌를 따르지만 마음에 번뇌가 있는 줄을 사실 그대로 알고 이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지금 깨끗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깨끗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가지리라.' 그는 깨끗하다는 생각을 이미 버리고 깨끗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가집니다. 그리고 깨끗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나서는 곧 욕심을 내지 않습니다. 그리하여 방편을 구해 얻지 못한 것을 얻고,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며, 미치지 못한 것을 미치게 하여 곧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없고, 또한 번뇌가 없이 목숨을 마치고 맙니다.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시장에서 구리 그릇을 샀는데, 그 그릇에 먼지와 때가 묻어 더러웠습니다. 그러므로 그가 수시로 닦고 씻어서 깨끗하게 만든 것처럼, 이 사람도 또한 그와 같아서 번뇌를 따르면서 마음에 번뇌가 있는 줄을 사실 그대로 압니다. 그 사람은 곧 깨끗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깨끗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가집니다. 그는 깨끗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가지고는 다시 방편을 구해 얻지 못한 것을 얻고 거두지 못한 것을 거두며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할 수 있도록 합니다. 그래서 이미 욕심이 없고 성냄과 어리석음이...
참고
범소유상(凡所有相) : 대저 온갖 모양은,
개시허망(皆是虛妄) : 모두 허망한 것이니,
약견제상비상(若見諸相非相) : 만약 모든 모양이 모양 아닌 줄을 본다면,
즉견여래(卽見如來) : 바로 여래를 보리라.
출처 : 증일아함경-440-88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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