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3320-664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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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도량(道場)에 앉았느냐?”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온갖 모든 여래께서 도량에 앉으시지 않으셨거늘 제가 이제 어떻게 혼자 도량에 앉겠나이까? 왜냐 하면 현재 모든 법을 보건대 실제(實際)에 머물렀기 때문이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실제라 하느냐?”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몸에 대한 소견[身見] 등이 바로 실제이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몸에 대한 소견이 바로 실제이냐?”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몸에서 여여한 모습을 보아서 진실도 아니고 진실하지 않은 것도 아니며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또한 몸이면서 몸도 아니오니, 이것을 실제라 하나이다.”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이런 이치를 진실로 환히 알아서 결정되면 이것을 보살마하살이라 하리이다. 왜냐 하면 이와 같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의 모양을 듣고도 마음에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침몰하지도 않고 후회하지도 않기 때문이옵니다.”
미륵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반야바라밀을 얻어듣고 법의 모양을 두루 갖추면 이것은 곧 부처님 자리에 근접한 것이리이다. 왜냐 하면 여래는 현재 이 법 모양을 깨달으셨기 때문이옵니다.”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을 듣고서도 놀라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침몰하지 않고 뉘우치지 않으면 이 사람이야말로 곧 부처님을 뵈었는 줄 알 것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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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에 다시 무상(無相) 우바이가 있다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범부의 법과 성문의 법과 벽지불의 법과 부처님의 법의 이 모든 법은 모두 모양이 없사오니, 이 때문에 반야바라밀을 듣고서도 모두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고 침몰하지도 않고 뉘우치지도 않나이다. 왜냐 하면 온갖 모든 법은 본래 모양이 없기 때문이옵니다.”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나 선여인이 만일 이와 같은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을 듣고 마음에 결정함을 얻고서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고 침몰하지도 않고 뉘우치지도 않으면 이 사람이야말로 곧 물러나지 않는 지위[不退轉地]에 머물러있는 줄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어떤 사람이라도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을 듣고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으면서 믿고 좋아하고 듣고 받아들이며 기뻐하면서 싫어하지 않으면 이는 곧 단(檀)바라밀과 시(尸)바라밀과 찬제(羼提)바라밀과 비리야(毘梨耶)바라밀과 선(禪)바라밀과 반야(般若)바라밀을 두루 갖춘 것이요, 또한 다른 이를 위하여 드러내 보이고 분별하면서 말씀한대로 수행할 수 있느니라.”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떠한 이치를 관찰하였기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무르게 되었느냐?”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저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은 것도 없고 저는 불승(佛乘)에 머무르지도 않았거늘 어떻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겠나이까? 제가 말한 것과 같은 것이 곧 보리의 모양이옵니다.”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찬탄하였다.
“장하고 장하구나. 너는 매우 깊은 법 중에서 이런 이치를 교묘히 설명하였도다. 너는 이미 먼저의 부처님께 오래도록 선근을 심었고 모양이 없는 법으로써 깨끗이 범행(梵行)을 닦았느니라.”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만일 모양이 있음을 보았다면 모양이 없음을 말하겠사온데 저는 지금 모양이 있음을 보지 못하며 또한 모양이 없음도 보지 못하였거늘 어떻게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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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없는 법으로써 깨끗이 범행을 닦았다'고 말씀하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성문(聲聞)의 계율을 보았느냐?”
대답하였다.
“보았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어떻게 보았느냐?”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저는 범부의 소견을 짓지도 않았고 성인의 소견도 짓지 않았으며 배울 것이 있는 이의 소견도 짓지 않았고 배울 것이 없는 이의 소견도 짓지 않았으며, 큰 소견도 짓지 않았고 작은 소견도 짓지 않았으며, 조복하는 소견도 짓지 않았고 조복하지 않는 소견도 짓지 않았으며 본 것도 아니고 보지 않은 것도 아니옵니다.”
사리불이 문수사리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이제 그와 같이 성문승(聲聞乘)을 관찰하셨군요. 만일 불승(佛乘)을 관찰한다면 다시 어떻게 하겠습니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보살의 법을 보지 못하고 보리를 수행하는 이와 보리를 증득한 이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사리불이 문수사리에게 말하였다.
“어떤 이를 부처님이라 하고 어떻게 부처님을 관찰하나이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어떤 것이 나[我]입니까?”
사리불이 말하였다.
“나라 함은 다만 이름이 있을 뿐이며 이름의 모양은 공한 것입니다.”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마치 나[我]가 이름이 있을 뿐인 것처럼 부처님도 역시 다만 이름이 있을 뿐이니, 이름의 모양이 공하니 곧 그것이 보리입니다. 이름으로써는 보리를 구하지 못하나니, 보리의 모양은 말도 없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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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없습니다. 왜냐 하면 말[言說]과 보리는 둘 다 공하기 때문입니다. 또 사리불이여, 당신은 '어떤 이를 부처님이라 하고 어떻게 부처님을 관찰하느냐'라고 묻는데,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이름도 아니고 모양도 아닌 것을 부처님이라 합니다. 그리고 마치 자기 몸의 참 모습[實相]을 관찰하는 것처럼 부처님을 관찰하는 것도 역시 그러합니다. 오직 지혜 있는 이라야 비로소 알 수 있을 뿐이니, 이것을 부처님을 관찰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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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적경 제116권
양(梁) 삼장 만다라선(曼陀羅仙) 한역
송성수 번역
46. 문수사리설반야회 ②
그 때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문수사리가 말한 것과 같은 반야바라밀은 처음 배우는[初學] 보살로서는 환히 알 수 있는 것이 못되옵니다.”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단지 처음 배우는 보살만이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모든 이승(二乘)으로서 할 일을 다 마친 이조차도 역시 환히 알지 못합니다. 이와 같은 설법은 알 수 있는 이가 없습니다. 왜냐 하면 보리의 모양은 실로 어떠한 법으로도 알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볼 것도 없고 들을 것도 없으며 얻을 것도 없고 생각할 것도 없으며 난 것도 없고 없어지는 것도 없으며 말하는 이도 없고 듣는 이도 없어서 이와 같이 보리의 성품[性]과 모양[相]은 공하고 고요하므로 증득할 것도 없고 알 것도 없으며 형용도 없고 모양도 없거늘 어떻게 보리를 얻는 이가 있겠습니까?”
사리불이 문수사리에게 말하였다.
“부처님은 법계(法界)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지 않나이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아닙니다. 사리불이여, 왜냐 하면 세존이 곧 법계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법계로써 법계를 증득한다 하면 이것은 곧 다투는 이론[諍論]이 됩니다. 사...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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