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3250-65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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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계율을 청정하게 지니는 것이니
몸과 목숨을 아끼지도 않고
모든 존재[有]의 생명도 이용하지 않느니라.
바른 행을 닦아 익히어
바른 도(道) 안에 편안히 머무름이
이것을 부처님의 법에서 진실하고
청정하게 계율을 지닌다 하느니라.
계율을 지니면 세간에 물들지 않고
또한 세간의 법에 의지하지도 않으며
지혜의 광명을 얻으면
어두움도 없고 있을 만한 것도 없느니라.
나도 없고 그[彼]라는 생각도 없으면서
이미 모든 모양을 알고 또 보면
이것을 부처님의 법에서 진실하고
청정하게 계율을 지닌다 하느니라.
이 언덕도 없고 저 언덕도 없으며
또한 그 중간도 없으며
이것과 저것이 없는 가운데서는
또한 집착할 것도 없느니라.
묶임도 없고 또한 모든 번뇌[漏]도 없으며
또한 모든 속임수도 없나니
이것을 부처님의 법에서 진실하고
청정하게 계율을 지닌다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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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이름[名]과 물질[色]에 집착하지 않고
나와 내 것[我所]이라 하지도 않으면
이것을 진실하고 청정하게
계율을 지닌 데에 머무른다 하느니라.
비록 모든 계율을 잘 지닐지라도
자만하지 않으며
또한 으뜸가는 계율을 만나서
성스런 도[聖道]를 구한다고 여기지도 않나니
이것을 진실하고 청정하게
계율을 지니는 모양이라 하느니라.
계율이 최고라고 여기지 않고
삼매(三昧)를 귀하게 여기지도 않나니
이 두 가지 일을 초월한 뒤에
지혜를 닦고 익히느니라.
공하고 고요하여 아무 것도 없음이
모든 성현(聖賢)의 성품이니
이것이 청정하게 계율을 지님이요
모든 부처님께서 칭찬하신 것이니라.
마음은 몸에 대한 소견[身見]에서 벗어나고
나와 내 것을 없애며
모든 부처님께서 행하신
공하고 고요한 법을 믿고 이해하느니라.
이와 같이 성스런 계율을 지니면
곧 견줄 데 없게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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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율에 의지하여 삼매를 얻고
삼매로 지혜를 닦게 되느니라.
닦은 지혜에 의하여
청정한 지혜를 얻기에 이르며
이미 청정한 지혜를 얻은 이는
청정한 계율을 두루 갖추게 되느니라.
이 말씀을 하실 때에 5백 명의 비구는 모든 법을 받지 않고도 마음에 해탈을 얻었으며 3만 2천 명은 티끌을 멀리 하고 때를 여의어[遠塵離垢]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었거니와 5백의 비구들은 이 깊은 법을 듣고도 마음에 믿고 이해하지 못하고 통달할 수 없는지라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그 때 대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5백의 비구는 모두가 선정은 얻었사오나 깊은 법을 믿고 이해할 수 없어서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섭아, 이 모든 비구는 모두가 증상만(增上慢)으로 이 청정하고 번뇌가 없는 계율의 모양을 듣고서도 믿고 이해하지 못하여 통달할 수 없었다. 부처가 말하는 이 게송의 이치는 매우 깊으니라. 그 까닭은 모든 부처님의 보리는 지극히 깊기 때문이니, 만일 두터이 선근을 심지 못하고 악한 벗이 지켜주는 사람이면 믿고 이해하는 힘이 적을 뿐더러 믿어 받아들이기도 어렵느니라.
또 대가섭아, 이 5백의 비구는 과거의 가섭 부처님[迦葉佛] 때에 외도(外道)의 제자가 되어 가섭 부처님께로 가서 장단점[長短]을 구하려 하다가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조그마한 믿는 마음[信心]을 내면서 생각하기를 '이 부처님은 희유하구나. 미묘한 말씀을 잘도 말씀하시니'라고 하였으므로 이 착한 마음 때문에 목숨을 마친 뒤에는 도리천(忉利天)에 태어났고 도리천에서 죽은 뒤에는 염부제에 와 나서 불법에 출가하게 되었으나 이 모든 비구들은 모든 견해에 깊이 집착하고 있기 때문에 깊은 법을 듣고서도 믿고 이해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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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못하고 따르면서 통달할 수도 없느니라. 그러나 이 모든 비구들은 비록 통달하지는 못하였다 하더라도 깊은 법을 들은 인연의 힘 때문에 큰 이익을 얻어서 나쁜 길에는 나지 않고 장차 현재의 몸으로 열반에 들게 될 것이니라.”
그때 부처님께서 수보리(須菩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가서 이 비구들을 데리고 오너라.”
수보리가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이 사람들은 부처님의 말씀조차도 오히려 믿지 못하거늘 하물며 제 말이겠습니까?”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변화로 두 사람의 비구를 만들어서 그 5백의 비구들이 가고 있는 길 중간을 따라가게 하셨으므로 그 모든 비구들은 그들을 보고는 변화한 비구들에게 물었다.
“당신들은 어디를 가십니까?”
대답하였다.
“우리들은 혼자 가 있으면서 선정의 즐거움을 닦고자 합니다. 왜냐 하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법을 믿고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 비구들이 말하였다.
“장로여, 우리들도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역시 믿고 이해하지 못하였으므로 혼자 가 있으면서 선정의 행을 닦으려 합니다.”
이 때에 그 변화로 된 비구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우리들은 마땅히 스스로 뽐내거나 거역하거나 다투려는 마음을 버려야 하며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이치를 믿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왜냐 하면 뽐냄도 없고 다툼도 없는 것이 사문의 법이기 때문입니다. 말씀하신 열반을 사라짐[滅]이라 하는데 무엇이 사라진다는 것입니까? 이 몸 안에 나가 있어서 사라진다는 것입니까, 사람이 있고 짓는 것이 있고 받는 것이 있고 목숨이 있어서 사라져야 한다는 것입니까?”
비구들이 말하였다.
“이 몸 안에는 나도 없고 사람도 없고 짓는 것도 없고 받는 것도 없으며 목숨이 있어서 사라져야 한다는 것도 없습니다. 다만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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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라지기 때문에 열반이라 합니다.”
변화한 비구가 말하였다.
“당신들의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은 바로 일정한 모양이어서 사라져 다할 수 있는 것입니까?”
여러 비구들이 말하였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은 안에 있지도 않고 밖에 있지도 않으며 그 중간에도 있지 않나니, 모든 기억과 생각을 여의면 나지 않습니다.”
변화한 비구가 말하였다.
“그러므로 당신들은 기억하거나 생각하지 마십시오. 만일 당신들이 법을 기억하거나 생각하거나 분별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곧 모든 법에서 물들 것도 없고 버릴 것도 없게 됩니다. 물들 것도 없고 버릴 것도 없으면 이것을 고요히 사라진다[寂滅]고 합니다. 온갖 계율[戒品]도 역시 왕래하지도 않고 사라져 다하지도 않으며 선정[定品]·지혜[慧品]·해탈[解脫品] 및 해탈지견[解脫知見品]도 역시 왕래하지도 않고 사라져 다하지도 않나니, 이런 법 때문에 열반이라 하는 것입니다.
이 법은 모두가 공하여 멀리 여읜지라 역시 취할 수도 없나니, 당신들은 이 열반이란 생각을 버리고 여의면서 생각을 따르지도 말고 생각이 아닌 것도 따르지 말며 생각으로써 생각을 버리지도 말고 생각으로써 생각을 관찰하지도 마십시오. 만일 생각으로써 생각을 버린다면 곧 생각에 속박되는 것이니, 당신들은 온갖 느낌[受]과 생각[想]의 사라지는 선정[滅定]을 분별하지 않아야 합니다. 모든 법에는 분별이 없기 때문입니다. 만일 어떤 비구가 모든 느낌과 생각을 없애고 멸정(滅定)을 얻게 된다면 그것은 만족한 것이요, 그 외에는 없습니다.”
변화한 비구가 이런 말을 할 때에 5백의 비구는 모든 법을 받지 않고 마음에 해탈을 얻었으므로 부처님께로 돌아와서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한쪽으로 가 섰다.
그 때 수보리가 그 비구들에게 물었다.
“당신들은 어디까지 갔다가 지금 어디로부터 오십니까?”
여러 비구들이 말하였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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