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大寶積經)

대보적경-3235-647

근와(槿瓦) 2018. 7. 20. 01:18

대보적경-3235-647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3231 / 3476]

...관이라 하느니라.
또 가섭아, 마음이 진실이라는 것도 한쪽으로 치우친 소견이요, 마음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도 한쪽으로 치우친 소견이어서, 만일 심식(心識)이 없으면 역시 심수(心數)의 법도 없는 것이니, 이것을 중도로서의 모든 법의 진실한 관이라 하느니라.
그와 같이 착한 법과 착하지 않은 법, 세간의 법과 출세간법[出世法], 죄가 있는 법과 죄가 없는 법, 번뇌[] 있는 법과 번뇌가 없는 법, []이 있는 법과 함이 없는 법, 나아가 때[]가 있는 법과 때가 없는 법도 역시 그와 같아서 두 쪽의 치우친 소견을 여의면서 받을 수도 없고 말로 설명할 수도 없나니, 이것을 중도로서의 모든 법의 진실한 관이라 하느니라.
또 가섭아, 있다는 것도 한쪽으로 치우친 소견이어서 있고 없고 하는 중간에는 빛깔도 없고 알음도 없나니, 이것을 중도로서의 모든 법의 진실한 관이라 하느니라.
또 가섭아, 내가 말한 12인연(因緣)에 무명(無明)은 지어감[]에 반연하고, 지어감은 의식[]에 반연하며, 의식은 정신과 물질[名色]에 반연하고, 정신과 물질은 여섯 감관[六入]에 반연하며, 여섯 감관은 접촉[]에 반연하고, 접촉은 느낌[]에 반연하며, 느낌은 욕망[]에 반연하고, 욕망은 취함[]에 반연하며, 취함은 존재[]에 반연하고, 존재는 태어남[]에 반연하며, 태어남은 늙고 죽고 근심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함[老死憂悲苦惱]에 반연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인연은 다만 큰 고통의 더미[大苦聚]만을 쌓고 이루게 되느니라.


만일 무명이 사라지면 지어감도 사라지고, 지어감이 사라지면 의식도 사라지며, 의식이 사라지면 사람과 물질도 사라지고, 정신과 물질이 사라지면 여섯 감관도 사라지며, 여섯 괌관이 사라지면 접촉도 사라지고, 접촉이 사라지면 느낌도 사라지며, 느낌이 사라지면 욕망도 사라지고, 욕망이 사라지면 취함도 사라지며, 취함이 사라지면 존재도 사라지고, 존재가 사라지면 태어남도 사라지며, 태어남이 사라지면 이와 같은 늙고 죽고 근심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큰 고통이 모두 사라지느니라. ()과 무명(無明)은 둘이 아니고 구별도 없나니, 이와 같이 알면 이것을 중도로서의 모든 법의 진실한 관이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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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같아서, 지어감과 지어감이 아닌 것과, 의식과 의식되는 대상[所識], 정신과 물질로서 볼 수 있는 것과, 모든 여섯 감관과 여섯 가지 신통과 접촉과 접촉하는 대상[所解], 느낌과 느낌의 사라짐과, 욕망과 욕망의 사라짐과, 취함과 취함의 사라짐과, 존재와 존재의 사라짐과, 태어남과 태어나지 않음과, 늙어 죽음과 늙고 죽음의 사라짐 등의 이 모두는 둘이 아니고 구별도 없나니, 이와 같이 알면 이것을 중도로서 모든 법의 진실한 관이라 하느니.
또 가섭아, 진실한 관이라 함은 공하기 때문에 모든 법으로 하여금 공하게 하는 것이 아니요, 다만 법의 성품이 저절로 공할 뿐이며, 모양이 없기 때문에 법으로 하여금 모양이 없게 하는 것이 아니요 다만 법이 저절로 모양이 없을 뿐이며, 바람[]이 없기 때문에 법으로 하여금 바람이 없게 하는 것이 아니요 다만 법이 저절로 바람이 없을 뿐이며, 일어남이 없고 생김이 없고 나가 없고 취함이 없고 성품이 없기 때문에 법으로 하여금 일어남이 없고 취함이 없고 성품이 없게 하는 것이 아니요 다만 법이 저절로 일어남도 없고 취함도 없고 성품도 없을 뿐이니, 이렇게 관찰하면 이것을 진실한 관이라 하느니라.
또 가섭아, 사람이 없기 때문에 공하다 하는 것이 아니요 다만 공이 저절로 공할 뿐이니라. 과거도 공하고 미래도 공하며 현재도 공하나니, 마땅히 공에 의지해야 하고 사람에 의지하지 말 것이니라. 만일 공을 얻게 되어 곧 공에 의지한다면 이것은 부처님 법에서 물러나고 떨어지는 것이니라.
그러하느니라. 가섭아, 차라리 나라는 소견[我見]을 일으켜서 수미산만큼 쌓을지언정 공하다는 소견[空見]으로써 뛰어난 체[增上慢]하지 말지니라. 그 까닭은 모든 소견은 공으로써 해탈하게 되는데 만일 공하다는 소견을 일으키면 없앨 수가 없기 때문이니라. 가섭아, 비유하면 의사가 약을 주어서 병을 움직이게 할 때에 이 약이 속에 있으면서 나오지 않으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렇게 병든 사람이 과연 나을 수 있겠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이 약이 나오지 않으면 그 병은 더욱 더할 것이옵다.”
그러하느니라. 가섭아, 온갖 모든 견해는 오직 공으로만 없앨 수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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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데 만일 공하다는 소견을 일으킨다면 제거될 수가 없느니라.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허공을 두려워하여 슬피 부르짖고 가슴을 치면서 '나는 허공을 버리겠다'라고 말한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허공이란 버리거나 여읠 수 있는 것이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그러하느니라. 가섭아, 만일 공한 법을 두려워한다면 나는 그 사람을 '미쳐 날뛰면서 정신을 잃은 이'라고 말할 것이니라. 그 까닭은 항상 허공 가운데 있으면서도 허공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니라. 비유하면 마치 그림 그리는 사람이 제 손으로 야차귀(夜叉鬼)의 형상을 그려놓고 그것을 본 뒤에 두려워 기절을 하면서 땅으로 넘어지는 것과 같나니, 온갖 범부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자기 자신이 빛깔·소리·냄새··접촉을 지었기 때문에 나고 죽음에 오가면서 모든 고통을 받고 있으면서도 자기 자신이 깨닫지 못하느니라. 마치 요술쟁이가 요술로 사람을 만들어 놓고서 도리어 자신이 잔인하게 없애는 것처럼, 도를 수행하는 비구도 역시 그와 같아서 어떤 관()한 법이 모두 공하고 모두 고요하여 견고함이 없기 때문에 이 관도 역시 공하느니라. 가섭아, 비유하면 두 개의 나무를 서로 비벼대면 곧 불이 일어나 도리어 그 나무를 태우는 것처럼, 가섭아, 그와 같아서 진실한 관 때문에 성스런 지혜가 생기고 성스런
지혜가 생긴 뒤에는 도리어 그 진실한 관을 태우느니라. 비유하면 마치 등불을 켜면 온갖 어두움이 모두 저절로 없어져서 그 어두움은 어디서 온 데도 없고 가도 가는 데가 없어서 동쪽에서 온 것도 아니요 가는 것도 역시 남쪽·서쪽·북쪽과 네 사이 방향과 위와 아래에 가 닿지도 않으며 저것으로부터 오지 않았고 간다 하여도 역시 가 닿지도 않은 것과 같으니라. 그리고 이 등불은 '나는 어두움을 없애버렸다'라고 하는 생각도 없으며 다만 등불로 인하여 법에 저절로 어두움이 없어졌을 뿐이니, 밝음과 어두움은 다 같이 공하여서 짓는 것도 없고 취하는 것도 없느니라.


그와 같아서 가섭아, 진실한 지혜가 생기면 무지(無智)는 이내 사라지는 것이니, 지혜와 무지의 이 두 가지 모양은 다 같이 공이어서 짓는 것도 없고 취하는 것도 없느니라. 가섭아, 비유하면 천 년 동안 어두웠던 방이 아직 광명을 본 일이 없었는데, 만일 등불을 밝히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어두움은 '나는 오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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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 여기에 있었으므로 떠나고 싶지 않다'라고 생각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등불을 켜게 되면 이 어두움은 세력이 없어져서 떠나고 싶지 않아도 반드시 없어져 버립니다.”
그러하느니라. 가섭아, 백천만 겁 동안 오래도록 익힌 번뇌[]와 업()도 하나의 진실한 관[實觀]으로써 이내 모두 소멸되는 것이니라. 그 등불이란 바로 성스런 지혜이며 그 어두움이란 바로 모든 번뇌와 업인 것이니라. 가섭아, 비유하면 종자가 허공에서 나서 자라는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던 것처럼, 보살이 증득함을 취하는 것도 역시 그와 같아서 부처님 법을 더욱 자라게 하는 데에 그런 경우는 끝내 없었느니라. 가섭아, 비유하면 종자가 좋은 밭에 있으면 잘 나서 자라는 것처럼, 가섭아 보살도 역시 그러하여 모든 번뇌가 있어도 세간의 법을 여의어 부처님 법을 기르느니라. 가섭아, 비유하면 고원 지대나 육지에서는 연꽃이 나지 않는 것처럼, 보살도 역시 그와 같아서 함이 없는[無爲] 가운데서는 부처님 법은 생기지 않느니라. 가섭아, 비유하면 낮고 축축한 진창 속에서 비로소 연꽃이 나는 것처럼, 보살도 역시 그러하여 나고 죽은 진창과 지옥에 떨어질[邪定聚] 중생들이 있는 데서 비로소 부처님 법이 생기게 되느니라. 가섭아, 비유하면 마치 사방의 큰 바다에 생소(生蘇)가 가득 차 있는 것처럼, 보살의 유위(有爲)의 선근이 매우 많아서 한량없는 것이 그와 같으니라. 가섭아, 비유하면 하나의 털을 백 개로 쪼갠 뒤에 그 쪼갠 한 개의 털로 바닷물을 한 방울 적신 것과 같아서 온갖 성문(聲聞)의 유위의 선근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가섭아, 비유하면 작은 겨자씨의 구멍에 나 있는 허공과 같아서 모든 성문의 유위의 지혜도 역시 그와 같느니라.
가섭아, 비유하면 시방의 허공이 한량없고 그지없는 것처럼 보살의 유위의 지혜가 매우 많고 그 힘이 한량없는 것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가섭아, 비유하면 마치 찰리 대왕(刹利大王)의 대부인(大夫人)이 가난하고 천한 이가 통()하여 아이를 배어 아들을 낳았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는 왕자라고 하겠느냐?”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그러하느니라. 가섭아, 나의 성문 대중도 역시 그와 같아서 비록 같이 증득하여 법 성품으로써 났다 하더라도 여래의 진실한 불자(佛子)라 하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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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하느니라. 가섭아, 비유하면 찰리 대왕과 심부름하는 이와 통하여 아이를 밴 뒤에 아들을 낳았다면 비록 하천한 성씨에서 나왔다 하더라도 왕자라고 할 수 있는 것처럼, 처음 발심한 보살도 역시 그와 같아서 비록 아직 복덕과 지혜를 갖추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나고 죽음에 오가면서 그의 힘에 따라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므로 이것은 여래의 진실한 불자라 하느니라. 가섭아, 비유하면 마치 전륜성왕에게 천 명의 아들이 있지만 아직 성왕으로서의 모습을 갖춘 이가 한 사람도 없다면 성왕은 그들에게 아들이라는 생각을 내지 않는 것처럼, 여래도 역시 그러하여 비록 백천만억의 성문 권속들이 둘러싸고 있다손 치더라도 보살이 없으면 여래는 그들에게 제자라는 생각을 내지 않느니라. 가섭아, 비유하면 전륜성왕의 대부인이 아이를 밴 지 7일이 되어 이 아들이 전륜왕의 모습을 갖추게 되면 모든 하늘들이 존중하게 되고 그 밖의 모든 아들들이 갖춘 몸과 힘보다 뛰어나게 되나니, 그 까닭은 이 태 안의 왕자는 반드시 높은 자리를 이어받고 성왕의 종성을 잇게 되기 때문이니라.
그러하느니라. 가섭아, 처음 발심한 보살도 역시 그와 같아서 비록 아직 모든 보살의 근본을 갖추지는 못하였다 하더라도 마치 태 안의 왕자를 모든 하늘 신과 왕들이 깊은 마음으로 존중하듯이 8해탈(解脫)을 얻은 큰 아라한들보다 뛰어나느니라. 그 까닭은 이러한 보살은 높은 자리를 이어받고 부처님의 성품을 끊지 않는 이라 하기 때문이니라. 가섭아, 비유하면 한 유리주(琉璃珠)는 수정(水精)보다 수미산만큼 더 뛰어난 것처럼 보살도 역시 그러하여 처음 발심할 때에 모든 하늘과 세간 사람들 모두가 예배하고 공경해야 하느니라. 가섭아, 비유하면 달이 처음 생길 때에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하고 공겸함이 둥근 달보다도 더한 것처럼, 가섭아, 나의 말을 믿는 사람은 보살을 사랑하고 공경함이 여래보다 더할 것이니라. 그 까닭은 모든 보살로 인하여 여래가 나오기 때문이니라.


가섭아, 비유하면 어리석은 사람은 달을 버리고서 별을 섬기고 예배하니 지혜 있는 이는 그렇지 않아서 끝내 보살을 버리거나 여의지 않거늘 수행하는 이로서 성문을 예배하고 공경하겠느냐. 가섭아, 비유하면 모든 천상이나 인간의 세간에서는 거짓 구슬[僞珠]을 잘 다듬더라도 유리(琉璃)의 보배구슬이 되게 할 수는 없는 것처럼, 성문을 구하는 사람도 역시 그와 같아서 모든 계육을 지녀 선정을 성취하더라도 끝내 도량...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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