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

지장보살본원경 상권(제4품,閻浮衆生業感品)

근와(槿瓦) 2015. 7. 11. 01:11

지장보살본원경 상권(제4품,閻浮衆生業感品)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이때에 지장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부처님의 위신력을 입은 연고로 두루 백천만억 세계에 이 몸을 나투어서 일체 고통받는 업보 중생을 구원하나이다. 만약 여래의 크나큰 자비의 힘이 아니라면 능히 이러한 변화를 하지 못하나이다. 제가 이제 또한 부처님의 부촉(付囑)을 입었사와, 아일다(阿逸多, 미륵부처님)께서 성불하여 오실 때까지 육도 중생으로 하여금 해탈하게 하오리니 세존께서는 염려하지 마시옵소서.

 

그때에 부처님께서 지장보살에게 이르시길,

「일체 중생이 해탈을 얻지 못하는 것은 성식(性識)이 정한 바가 없어 습관으로 업을 짓고 착한 습관으로 과(果)를 지어서, 혹은 착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하여 경계에 따라 태어나게 되는 바, 五도를 윤회하되 잠시도 쉴 사이가 없으며, 그 사이가 티끌 수와 같은 겁이 지나도록 미혹하여 장애와 액난을 받는 것이 마치 고기가 그물 안에서 놀면서 긴 물에 흘러갔다가 벗어났다가 들어가고 하며 잠시 나온 줄 알아도 다시 그물을 만나는 바와 같은 바, 이러한 무리들을 내가 마땅히 근심하고 염려하였더니, 네가 이미 옛부터 세웠던 원력과 또한 여러 겁을 두고 크게 맹세한 바를 마치려 하여 이들 죄업 중생의 무리들을 제도하리라 하니, 내가 다시 무엇을 염려하리오.」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설하실 때에 회중에 한 보살마하살이 있으되, 이름이 정자재왕(定自在王)이라 하셨는데 부처님께 사뢰어 여쭈옵되,

「세존이시여, 지장보살이 여러 겁을 내려오면서 각각 어떠한 원(願)을 세웠기에 이렇게 세존의 은근하신 찬탄을 얻게 되었나이까? 세존께옵서 간략히 말씀하여 주시옵소서.」

 

그때에 세존께옵서 정자재왕보살에게 이르시되,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서 잘 생각하고 생각하여라. 나는 마땅히 너를 위하여 분별하여 설명하리라. 지나간 옛 과거 한량없는 아승지 나유타 불가설 겁에 그 당시 부처님이 계셨으니, 호는 일체지성취여래(一切智成就如來) 응공 · 정변지 · 명행족 · 선서 · 세간해 · 무상사 · 조어장부 · 천인사 · 불세존이셨고, 그 부처님의 수명은 육만겁이었더니라. 이 부처님께서 출가하시기 전에는 작은 나라의 왕으로서 한 이웃나라의 왕과 벗이 되어서 함께 십선(十善)을 행하며 중생들을 이롭게 하였느니라. 그런데 이웃나라의 백성들이 여러 가지 악을 많이 지었기 때문에 두 왕은 의논하여 여러 가지의 방편을 베풀었는데 한 왕은 이때 서원을 세우기를「어서 불도를 이루어서 널리 이 중생들을 제도하여 남음이 없도록 하리라 하였고, 한 왕은 서원을 세우기를「만약 먼저 이 죄많은 중생들을 제도하여 안락하게 하고 보리를 얻게 하지 못한다면 내가 언제까지나 부처가 되기를 바라지 않으리라.」하였느니라.

 

부처님께옵서 정자재왕보살에게 계속하여 말씀하시되,

「속히 성불하기를 발원한 왕은 곧 일체지성취여래이시며, 죄많은 중생을 길이 제도하지 아니하면 성불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발원한 왕은 곧 지장보살이니라. 다시 과거 무량 아승지겁에 한 부처님이 계셨으니, 이름이 청정연화목여래(淸淨連華目如來)이시니, 그 부처님의 수명은 사십 겁이셨는데 그 부처님의 상법(像法) 시대에 한 나한(羅漢)이 계시어 중생을 복으로써 제도하였느니라. 교화를 하시던 중에 한 여인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 이름이 광목(光目)이니라. 그가 음식을 베풀어 공양을 올릴 때, 나한이 원하는 바가 무엇이냐고 물으니 광목이 대답하기를,

 

「제가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날에 복을 지어 어머니를 천도하고자 하오니, 저의 어머니가 어느 곳에 가서 나신 줄을 알지 못합니다.」하였다. 나한은 이를 가엾이 여기시고, 정(定)에 들어 관찰하여 보니 광목의 어머니가 나쁜 갈래에 떨어져 큰 고통을 받는 것이 보였다. 이에 나한은 광목에게 말하기를,

「그대의 어머니가 살아 계실 때 어떠한 업을 지었기에 지금 나쁜 갈래에서 아주 큰 고통을 받고 있나이까?」 광목이 대답하기를,

 

「우리 어머니는 평소에 물고기와 자라 등을 먹기 좋아하시어 특히 자라 새끼를 많이 먹었는데, 볶고 지지고 하여 마음대로 먹었나이다. 아마 그 수가 천이나 만보다도 배나 더 될 것이옵니다. 존자께서는 가엾이 여기시어 어떻게 하든지 어머니를 구하여 주시옵소서.」

 

나한이 이를 불쌍히 여기시고 방편을 지어서 광목에게 권하기를,

「그대는 지극한 정성으로 청정연화목여래를 생각하고 따라서 그 형상을 조성하거나 그려서 모시도록 하시오. 그렇게 하면 산 사람도 죽은 사람도 모두 좋은 과보를 얻을 것이오.」

 

광목은 이 말을 듣고 곧 아끼던 물건들을 팔아서 급히 부처님 형상을 그려 모시고, 이를 공양하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슬피 울면서 우러러보고 예배드렸더니, 문득 새벽녘 꿈에 부처님의 모습을 뵈오니, 금빛이 찬란히 빛나는 것이 마치 수미산과 같았다. 큰 광명을 놓으시면서 광목에게 말씀하시기를,

「네 어머니는 오래지 않아서 네 집에 태어나게 되리라. 그리고 배고프고 추운 것을 느낄만하면 곧 말을 하게 되리라.」하시었다.

 

그 뒤 집안에 한 종이 자식을 낳으니, 삼일이 되기 전에 이내 말을 하며 머리를 숙여 슬피 울면서 광목에게 이르되,

「생사의 업연으로 과보를 스스로 받게 되나니, 나는 바로 너의 어머니라. 오래도록 컴컴하고 어두운 곳에 있었으며, 너와 헤어진 후로 여러번 대지옥에 떨어졌으나, 이제 너의 복력을 입어 마땅히 수생(受生)하였지만, 이렇게 하천한 사람이 되었으며, 또다시 단명하여 나이 십삼세가 되면 다시 악도에 떨어지게 될 것이니, 네가 어떤 방법으로 하여 나로 하여금 이로부터 벗어나게 하리오?」하거늘,

 

광목이 이 말을 듣고 어머니인 줄 알고 의심없이 목메어 슬피 울 때, 종의 아이에게 이르되,

「이미 우리 어머니가 틀림없다면 본죄(本罪)를 아셔야 하나이다. 어떠한 업을 지었기에 악도에 떨어졌나이까?」종의 자식이 된 어머니가 말하기를,

 

「산 목숨을 잡아죽이고 불법을 헐뜯고 욕하고 한 가지가지 죄업으로 보를 받은 바, 만약 복된 힘으로 나를 고난에서 구출하지 않았으면, 이 업 때문에 도저히 벗어날 수 없었을 것이니라.」

 

광목이 물어 말하되,

「지옥에서 받은 죄보는 어떤 것이오니까?」대답하기를,

 

「그건 이루 다 입으로 말할 수도 없다. 백천세중에 다 말하여도 말할 수가 없다.」

 

광목이 듣기를 마치고는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며 허공계를 향하여 사뢰어 말하되,

「원하옵건대 나의 어머니가 영원히 지옥의 갈래를 벗어나 십삼세를 마치고는 다시 무거운 죄와 악도에 걸림이 없도록 하옵소서. 시방의 모든 부처님이시여, 저를 보시어 제가 어머니를 위하여 세운 이 광대한 서원을 들어 주시옵소서. 만약 나의 어머니가 삼악도와 이 하천함 내지 여인의 몸까지 영원히 여의어서 영겁토록 그러한 업보를 다시 받지 않게 되옵는다면, 원컨대 내 스스로 청정연화목여래 앞에서 맹세하옵니다. 이 뒤로 백천만억겁 동안 모든 세계의 모든 지옥과 삼악도의 모든 죄고 중생들을 제도하여서 그들로 하여금 지옥 아귀 축생의 몸을 여의게 하고, 이와 같은 죄보의 무리들이 다 성불한 연후에야 비로소 저는 정각을 이루겠나이다.」

 

이렇게 서원을 마치자 청정연화목여래의 말씀이 들렸다.

「광목아! 네가 큰 사랑과 연민으로 능히 착하게 어머님을 위하여 이와 같은 큰 원을 세웠기에 내가 관한 즉, 너의 어머니가 십삼세를 마치면 이 업보의 몸을 버리고 바라문으로 태어나서 백 세의 수를 누릴 것이다. 그리고 그 보가 지난 뒤에는 무우국토(無憂國土)에 태어나서 불과(佛果)를 이루고 널리 항하의 모래수와 같은 인간과 하늘을 제도하리라.」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정자재왕보살에게 이르시되,

「그때의 나한의 몸으로 광목을 제도한 자는 곧 무진의보살이요, 광목의 어머니는 곧 해탈보살이며, 광목은 곧 지장보살이니라. 과거 구원겁 중에 이같이 자민(慈愍)스러웠으니, 항하의 모래와 같은 원을 발하고 널리 중생을 제도하여 왔느니라. 미래의 세상 중에 만약 남자나 여인이 있어 선을 행하지 않는 자와 악을 행하는 자, 인과를 믿지 않는 자, 사음(邪)하고 망어(妄語)를 하는 자, 양설(兩舌)과 악구(惡口)를 하는 자, 대승을 훼방하는 자, 이러한 모든 죄업의 중생들은 반드시 악도에 떨어질 것임에 틀림이 없지만, 만약 선지식을 만나서 그의 권유로 손가락 한 번 튕길 동안만이라도 지장보살에게 귀의한다면 이 모든 중생이 삼악도의 죄보에서 해탈함을 얻으리니, 만약 능히 지극한 마음으로 귀의하고 공경하며 예배하고 찬탄하며, 향과 꽃과 의복과 가지가지 진보와 혹은 음식으로 받들어 올리는 자는 미래의 백천만억겁 중에 항상 모든 하늘에서 뛰어난 낙(樂)을 받을 것이며, 만약 하늘에서 복이 다하여 다시 인간으로 내려오더라도 오히려 백천겁을 항상 제왕이 되어서 능히 숙명(宿命)과 인과의 전후를 다 기억하게 되리라.

정자재왕보살이여, 이와 같이 지장보살에게는 불가사의한 대위신력이 있어 널리 중생을 이롭게 하나니, 그대들 모든 보살은 마땅히 이 경을 기록하여서 널리 유포하도록 하여라.」

 

정자재왕보살이 부처님께 사뢰어 말씀하시되,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염려하지 마옵소서. 우리들 천만억 보살마하살이 반드시 부처님의 위신을 이으사, 널리 이 경을 펴서 저 염부제 중생들을 이롭게 하겠나이다.」

정자재왕보살이 이렇게 세존께 사뢰기를 마치시고 합장 공경하여 절하고 물러났느니라.

 

그때 사방(四方)의 천왕이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서 합장 공경하면서 부처님께 사뢰었다.

「세존이시여, 지장보살이 저 구원겁에 이미 그러한 큰 원을 세웠거늘, 어찌하여 지금까지도 오히려 제도하는 것이 끝나지 않았으며, 다시 광대한 서원을 세워야 하나이까? 원하옵건대 세존께옵서는 우리들을 위하여 말씀하여 주옵소서.」

 

부처님께옵서 사천왕께 이르시되,

「착하고 착한지라, 내가 이제 너희들과 현재 · 미래의 하늘과 인간의 중생들에게 널리 이익되게 하기 위하여 지장보살이 저 사바세계 염부제에서 생사의 길에서 자비로 일체의 죄많은 중생들을 구원하여 해탈케 하는 방편을 설하리라.」

「세존이시여, 원컨대 즐거이 듣고자 하나이다.」

 

부처님께옵서 사천왕에게 이르시길,

「지장보살이 오랜 겁으로부터 오면서 지금까지 이르도록 아직도 원을 마치지 못하고 이 세계의 죄많은 중생을 자비로이 가여워하며, 미래의 한량없는 많은 겁 중에 업의 인(因)이 이어져서 끊이지 않음을 봄으로써, 또 거듭 원을 세우게 되느니라. 이와 같이 보살은 사바세계의 염부제 안에서 백천만억 방편으로 제도하나니 사천왕이여,

 

지장보살이 만약 산 목숨을 죽이는 자를 만나면, 그 묵은 재앙으로 단명하게 되는 업보를 말해주고,

 

만약 도둑질하는 자를 만나면, 빈궁하고 고초받는 업보를 말해주고,

 

만약 악담하는 자를 만나면, 친족간에 서로 이간질하며 다투는 업보를 말해주고,

 

만약 훼방하는 자를 만나면, 혀가 없고 입에 창이 생기는 업보를 말해주고,

 

만약 성내고 분해하는 자를 만나면, 얼굴이 더럽고 추악하게 풍창이 생기는 업보를 말해주고,

 

만약 탐내고 인색한 자를 만나면, 구하는 바 소원이 뜻대로 되지 않는 업보를 말해주고,

 

만약 음식을 절도없이 먹는 자를 만나면, 배고프고 목마르고 목병이 생기는 업보를 말해주고,

 

만약 사냥을 함부로 하는 자를 만나면, 놀라 미치고 목숨을 잃어버리는 업보를 말해주고,

 

만약 부모에게 패역하는 자를 만나면, 천재지변으로 졸지에 죽는 업보를 말해주고,

 

만약 산의 수풀과 나무에 불지르는 자를 만나면, 미쳐서 헤매다가 정신없이 죽는 업보를 말해주고,

 

만약 전후(前後) 부모에게 악독하게 하는 자를 만나면, 다시 바꾸어 태어나서는 매를 맞는 갚음을 당하는 업보를 말해주고,

 

만약 그물로 살아 있는 동물의 새끼를 잡는 자를 만나면, 골육간에 분산 이별하는 업보를 말해주고,

 

만약 삼보를 헐뜯고 비방하는 자를 만나면, 눈멀고 귀멀고 벙어리되는 업보를 말해주고,

 

만약에 법을 경시하고 교(敎)를 업신여기는 자를 만나면, 영원토록 악도를 못 면하는 업보를 말해주고, 만약 절 및 상주대중의 물건을 파하거나 함부로 쓰는 자를 만나면, 억겁을 지옥에서 맴도는 업보를 말해주고,

만약 범행(梵行)을 더럽히고 승려를 속이는 자를 만나면, 영원토록 축생을 못 면하는 업보를 말해주고,

 

만약 끓는 물이나 타는 불 · 도끼나 낫 같은 흉기로 상해하는 자를 만나면, 윤회하면서 서로 갚는 업보를 말해주고,

 

만약 계율을 파하고 재(齋)를 범하는 자를 만나면, 새와 짐승의 몸을 받아 주리고 배고픈 업보를 말해주고,

 

만약 재물을 옳지 않게 쓰는 자를 만나면, 구하는 바가 막히고 끊어지게 되는 업보를 말해주고,

 

만약 자만심이 높은 자를 만나면, 하천하고 미천한 종이 되는 업보를 말해주고,

 

만약 한 입으로 두 말하고 서로 다투게 하는 자를 만나면, 혀가 없거나 혀가 많거나 하는 업보를 말해주고,

 

만약 소견이 삿된 자를 만나면, 변두리에 태어날 업보를 말하여주리라.

 

이렇게 염부제의 중생이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악습의 결과로 받는 백천 가지의 업보를 이제 대강 말하였거니와, 이러한 염부제의 중생들이 그 업으로 느끼는 차별인지라. 지장보살이 백천 방편으로 교화하건만, 이 모든 중생이 먼저 받은 이러한 업보로 뒤에 지옥에 떨어져서 여러 겁을 지내되, 벗어날 기약이 없으므로 그대들은 사람을 보호하고 나라를 지키어서 이 모든 중생들이 또 다른 중생들을 미혹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사천왕이 이 말씀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슬피 탄식하면서 합장하고 물러갔느니라.

 

 

출전 : 지장경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