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3085-617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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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속이 되게 하소서'라고 하였으며, 또한 그러한 모든 사람들에게 청정한 법[白淨法]을 더욱 늘어나게 하려 함이었나니 그 때문에 보살은 처자 권속을 두었던 것이니라. 또 보살이 궁전에 있었던 것은 4만 2천의 채녀들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게 하기 위해서였고, 또 그 밖의 사람들도 악도에 떨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나니, 이 때문에 보살은 궁전에 있으면서 처자와 권속을 두었던 것이요, 또 모든 여인들은 음욕의 불에 타고 있다가도 보살을 보기만 하면 이내 음욕이 사라졌던 것이니라. 또 보살이 변화로 여러 몸이 되어도 얼굴이나 키의 크고 작음도 본래와 똑 같았으므로 그 모든 여인들은 이 변화로 된 보살과 함께 서로 즐기면서 저마다 자기 몸은 '진짜 보살과 같이 서로 즐기고 있다'라고 여겼느니라. 그때 보살은 항상 선정(禪定)에 있으면서 안락한 행을 닦고 있었나니, 마치 변화로 된 보살이 5욕을 받으면서도 그 5욕을 받는다는 생각이 없는 것처럼 진실한 보살도 역시 그와 같았느니라. 연등 부처님 때로부터 일생보처에 이르기까지 이미 음욕을 여의었나니, 이것을 가리켜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한다 하며, 차닉(車匿)과 건척(犍陟)의 본래 서원도 역시 그와 같았느니라.
무슨 인연 때문에 염부나무[閻浮樹] 아래에서 사유(思惟)하였는가 하면 선남자야, 7억의 모든 하늘들을 교화하기 위해서였느니라. 또한 보살은 그의 부모로 하여금 반드시 수염과 머리를 깎고 법복을 입고 출가할 것이라 함을 알게 하기 위해서요, 또 보살은 지혜가 한층 더하여 염부나무의 그늘조차도 보살의 몸을 따른다 함을 나타내 보이고자 함이며, 중생들로 하여금 선근을 더욱 증가시키게 하기 위해 보살은 염부나무 아래에 앉아 선(禪)을 사유하였나니, 이것을 가리켜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한다 하느니라.
무슨 인연 때문에 보살은 5욕을 스스로 즐기지 않고 성을 나와서 유관(遊觀)하였는가 하면 선남자야, 늙고 병들고 죽는 사람을 나타내 보이기 위해 모든 권속들로 하여금 보살이 늙고 병들고 죽음이 두렵기 때문에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것임을 알게 하기 위해서요, 잘난 체 하면서 권속에게 손해를 끼치려고 출가하는 것이 아니고, 권속들을 이롭게 하려고 출가함을 알게 하기 위해서였느니라. 보살은 집에 있는 사람들의 허물[在家過患]을 보았기 때문에 출가한 것이요, 이 보살은 모든 중생들에게 늙고 병들고 죽는 괴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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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보이기 위하여 보살은 5욕을 즐기지 않고 성을 나가서 유관하였나니, 이것을 가리켜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한다 하느니라.
무슨 인연 때문에 보살은 한밤중에 출가하였는가 하면 선남자야, 중생의 선근을 이익 되게 하고, 보살이 있는 곳마다 중생의 선근이 더욱 증가함을 나타내 보이기 위해서였느니라. 선남자야, 또한 청정한 법[白淨法]을 위하여 5욕을 여의고 권속들에게 말하지도 않고 출가한 것이며, 모든 환락(歡樂)을 버릴지언정 끝내 청정한 법은 여의지 않았나니, 이 때문에 보살은 한밤중에 출가하였느니라. 이것을 가리켜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한다 하느니라.
무슨 인연 때문에 보살은 궁중사람과 채녀들이 다 잠이 든 연후에야 출가하였는가 하면 선남자야, 출가하게 한 모든 허물이 일체의 하늘에게만 있게 하려는 것이며, 어떤 권속이나 양친이 혹시 보살이 출가하는 것을 보면 곧 화를 낼 것이므로 보살은 '이 사람이 나에게 나쁜 마음을 지니면 오랜 세월 동안 고통을 받으면서 3악도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니라. 그 권속이나 양친이 '이것은 바로 모든 하늘이 잠을 재워놓고 일부러 문을 열어 주고 길을 인도하면서 허공을 타고 떠나가게 한 것이지 보살의 허물이 아니다'라고 이렇게 알게 되면 그때 여러 사람들은 심신(信心)이 더욱 더하면서 모든 하늘들에게는 신심을 내지 않게 되나니, 이 때문에 보살은 그러한 허물이 있을 것을 미리 알고 공중 사람과 채녀들이 다 잠이 든 연후에야 출가한 것이니라. 이것을 가리켜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한다 하느니라.
무슨 인연 때문에 차닉에게 흰말과 보배 옷과 영락 등을 도로 집에다 돌려보냈는가 하면 선남자야, 권속들로 하여금 집에 있을 적의 훌륭한 옷과 보배 영락에 탐내지 않는다 함을 알게 하기 위해서였느니라. 또 보살은 '나는 이제 이렇게 배우리라. 또한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버리고 부처님 법에 출가하는 것을 배우게 하리라.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배우고 나면 4성종(聖種)의 행을 지니게 되리라'라고 이렇게 관찰하였나니, 오직 부모가 놓아주지 않는데도 출가하는 것만은 허락하지 않았느니라. 이것을 가리켜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한다 하느니라.
무슨 인연 때문에 보살은 칼로 자신이 손수 머리칼을 잘랐는가 하면 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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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야, 삼천대천세계에서 하늘·용·귀신·건달바와 인비인(人非人)인 이들로서는 보살의 위덕(威德)에 가까이 할 수조차 없거늘 하물며 머리를 깎는 이가 있을 수 있겠느냐. 또 보살은 중생들로 하여금 보살을 깊이 믿고 출가하고자 하는 생각을 내게 하기 위하여 자신이 손수 칼을 잡고 머리칼을 자른 것이니라. 또 보살은 정반왕(淨飯王) 때문이기도 하였느니라. 그때 정반왕은 악한 마음을 내면서 자신이 호족(豪族)임을 믿고 오만하게 말하기를 '누가 내 아들의 머리를 깎겠느냐. 나는 당장에 죽여 없애리라'고 하였기 때문이니라. 그때 정반왕은 보살이 스스로 칼을 잡고 머리를 깎았다는 소식을 들었으며 왕은 이 말을 듣자마자 악한 마음이 이내 사라졌나니, 이것을 가리켜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한다 하느니라.
선남자야, 너는 이제 자세히 들어라. 무슨 인연 때문에 보살이 6년 동안이나 고행(苦行)을 하였는가. 선남자야, 이것을 보살이 전생에 지었던 업의 남은 과보 때문에 이런 고통을 받는 것이 아니라 중생들로 하여금 온갖 나쁜 업보(業報)에 대하여 근심하는 마음을 내어 보살에게 귀의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느니라. 또 선남자야, 옛날 가섭 부처님[迦葉佛] 때에 보살은 이런 말을 하였나니 '나는 이 삭발한 사람이 보리를 얻었겠느냐. 보리의 도는 매우 깊어서 얻기 어려운 것이다'라고 하였느니라. 이러한 것들도 역시 보살이 방편을 행하였다 함을 보인 것이니, 여기서 말한 그 이치를 알아야 하리라.
무슨 인연 때문에 보살이 이런 추악한 말을 하였는가. 선남자야, 그때 가섭 부처님이 세상에 출현하셨을 때에 수제(樹提)라고 하는 바라문(婆羅門)의 아들이 있었으며 그에게는 친한 벗 다섯 사람이 있었는데 모두가 위대한 바라문의 아들이었느니라. 그는 이전부터 대승(大乘)을 배우고 있었으나 그때 이 다섯의 벗들은 오래 전부터 나쁜 벗을 가까이 한 까닭에 보리심을 잃고 있었느니라. 선남자야, 그 다섯 사람은 가섭 부처님 때에 외도(外道)를 받들어 섬기면서 부처님 법을 믿지 않았으므로 외도의 말을 이해하면서도 부처님의 말씀은 이해하지 못하였고, 외도의 법은 알면서도 부처님의 법은 알지 못하였느니라. 그 때 다섯 사람은 외도를 스승으로 섬기고 있었는데 그 스승 되는 사람이 말하기를 '나는 바로 부처님·세존이며 일체지(一切智)이다. 내게는 또한 보리의 도가 있느니라'라고 하였다. 그때 수제 범지는 이 다섯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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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을 유도하여 도리어 보배 그릇을 만들고자 하고, 그 다섯 사람이 지닌 외도의 마음을 전환(轉換)시키기 위해 방편을 써서 기와를 만드는 이에게 가서 말하기를 '나는 이제 삭발한 도인을 뵙고 싶습니다. 어찌 삭발한 도인이 보리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보리의 도는 매우 깊어서 얻기 어렵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선남자야, 이런 말을 한 뒤에 다시 얼마를 지나고 나서 때마침 수제 범지와 그 다섯 사람이 어느 한 으슥한 곳에 있었는데 그때 기와 만드는 이가 그 곳으로 와서 수제 범지를 향하여 가섭 부처님·여래·응공·정변지를 찬탄하면서 다시 수제에게 말하기를 '당신은 나와 함께 부처님께로 가십시다'라고 하였느니라. 선남자야, 수제 범지는 생각하기를 '이 다섯 사람은 선근이 아직 성숙되지 못한지라 만일 내가 가섭 부처님을 찬탄하면서 외도의 스승을 찬탄하지 않는다면 이 다섯 사람은 의심을 낼 것이며, 부처님께 갈 리가 없으리라'고 하였다. 그때 수제는 스스로 본래의 원을 지키고 받아 바라밀의 과보로 방편을 행하면서 말하기를 '나는 이 삭발한 도인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어찌 삭발한 도인이 보리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보리의 도는 매우 깊어서 얻기 어렵습니다'라고 한 것이니라.
어떻게 반야바리밀의 과보를 보살이 행하는가. 반야바라밀에는 보리라는 생각도 없고, 부처님이라는 생각도 없기 때문에 부처님을 보지도 못하고 보리를 보지도 못하였으며 또한 안에서도 보리를 보지 못하고 밖에서도 보리를 보지 못하였으며 안팎에서도 보리를 보지 못하였나니, 이와 같이 보리는 공하여 무유법(無有法)임을 모두 알았느니라. 그때 수제는 모든 법은 있을 만한 것이 없음을 알았기 때문에 방편을 행하면서 말하기를 '나는 삭발한 도인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어찌 삭발한 도인이 보리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보리의 도는 매우 깊어서 얻기 어렵습니다'라고 한 것이니라.
선남자야, 다시 다른 때에 수제 범지는 다섯 사람과 함께 강가에 모여 있었는데 그 때 기와 만드는 사람이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서 그 다섯 사람을 교화하기 위하여 다시 그 곳으로 와서 수제 범지에게 말하기를 '당신은 나와 함께 부처님께로 가서 예배하고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며 찬탄하십시다. 모든 세존은 세상에 출현하시기가 매우 어렵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그 수제 범지가 기와 만드는 사람의 찬탄을 듣고서도 고의로 가려 하지 않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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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기와 만드는 사람은 이내 그의 앞으로 와서 손으로 범지의 머리칼을 움켜잡고 강제로 끌며 부처님께로 데리고 갔느니라. 그때 다섯 사람도 그 일에만 정신이 팔려서 따라가게 되었고 수제 범지도 드디어 부처님 처소에 이르게 되었느니라. 그 때 나라의 법에도 만일 다른 이에게 머리칼을 잡힌 사실을 관가에 알리게 되면 그 움켜잡은 사람은 죽음을 당하게 되어 있었느니라. 그때 다섯 사람은 수제 범지가 남에게 머리칼을 붙잡혀 마지못하여 따라간 것을 보고는 삿된 소견을 내면서 '저 여래의 법에 어떤 공덕이 있기에 저 기와 만드는 사람은 죽을죄도 아랑곳없이 수제의 머리칼을 움켜잡고 부처님께 데리고 가서 예배하고 공양하고 공경하고 존중하며 찬탄하게 한단 말이냐'라고 하였느니라. 그 때 다섯 사람도 그 마음이 쏠려서 가섭 부처님께 간 것이요, 가서 부처님을 뵙게 되자 본래의 서원이 도로 일어나면서 믿고 공경하는 마음이 생겼으며, 믿고 공경하는 마음이 생기자 곧 부처님 앞에서 수제를 꾸짖으며 '이러한 세존이시라 이와 같은 위덕이 있으시며, 본래 들었던 대로거늘 어찌 믿고 공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하였느니라. 선남자야, 그때에 다섯 사람은 가섭 부처님의 위덕을 보았고 또 변재를 들었는지라 다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느니라. 그때 가섭 부처님은 그 다섯 사람이 벌써 전일한 마음을 얻은 것을 보시고 그들을 위하여 보살장(菩薩藏)의 물러나지 않는 다라니(陀羅尼)의 금강 같은 구절을 말씀하시고 무생법인(無生法忍)도 차례로 말씀하시자 그 때 다섯 사람은 곧 무생법인을 얻었느니라.
선남자야, 나는 지금 이미 부처님의 지혜를 두로 갖출 수 있었거니와 그때 수제 범지가 만일 가섭 부처님을 찬탄하면서 외도의 스승을 찬탄하지 않았다면 그 다섯 사람이 부처님께서 간다는 일은 있을 수조차 없었겠거늘 하물며 믿고 공경하는 마음을 내었겠느냐. 선남자야, 수제 범지는 다섯 사람을 교화하기 위하여 보살승(菩薩乘)을 배웠고 일부러 반야바라밀의 과보로써 방편을 행하면서 말하기를 '나는 머리를 깎은 수행자를 뵙고 싶지 않습니다. 어찌 머리를 깎은 수행자가 보리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보리의 도는 매우 깊어서 얻기 어렵습니다'라고 한 것이니라. 선남자야, 불퇴전보살은 부처님에 대하여 의심이 없고, 보리에 대하여도 의심이 없으며, 부처님의 법에 대하여도 의심이 없나니, 이것을 가리켜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한다 하느니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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